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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9 더 밸리를 울린 베르바토프

 
잔류의 희망이 남아있던 찰튼을 응원하기 위해 더 밸리에 찾아 온 2만5천여 팬들은 불가리아 출신의 공격수의 현란한 재간에 눈물을 떨궈야만 했다. 이날따라 유독 다급해보였던 홈팀 공격진의 무기력함을 같이 지켜보면서.

찰튼이 토트넘과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0-2로 지면서 남은 리버풀 원정경기에 관계없이 다음시즌 챔피언십 강등을 확정지었다. 00-01시즌 프리미어십에 다시 올라온 이후 앨런 커비쉴리 현 웨스트햄 감독 하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찰튼은 커비쉴리가 떠난 첫 시즌에 강등을 당하고 말았다. 커비쉴리가 밸리에서 멀지 않은 웨스트햄을 이끌고 막판 대반전을 노리고 있는 것을 보면 찰튼의 팬들에게 홈팀의 강등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질 것이다.

승부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한 골로 이미 갈렸다고 해도 무방했다. 전반 7분, 역습찬스를 맞은 토트넘의 베르바토프는 하프라인부근에서 단 한 번의 볼 터치로 등뒤에 있는 수비수를 절묘하게 제껴낸 뒤 단독 질주, 정확한 마무리로 골을 뽑아냈다. 베르바토프는 4월의 선수에 뽑힌 것을 자축이라도 하듯 다시한번 예술적인 골을 터뜨리며 더 밸리에 모인 홈팬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이 골로 베르바토프는 11골째를 기록하며 팀내 최다 리그득점자에 올라섰다.

무조건 이겨야했던 찰튼은 정즈와 대런 암브로스를 앞세워 허리진영에서부터 토트넘을 밀어붙여봤지만 돌아온 주장 레들리 킹을 앞세운 토트넘의 수비진은 좀체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중반 정즈가 페널티 박스안에서 돌파를 하다 마이클 도슨의 태클에 걸려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을 얻어내지 못했고, 결국 찰튼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토트넘 수비진앞에 힘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11개의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변변한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한 것.

오히려 토트넘은 경기 내내 간간히 역습을 시도하며 찰튼에게 치명상을 입히려했고 후반 46분 교체투입된 저메인 데포의 깔끔한 슈팅 한 방은 찰튼을 회복불능 상태로 몰아넣었다. 이 골을 만들어낸 스루패스 역시 베르바토프의 발에서 나왔다.

지난 라운드에서 스콧 카슨 골키퍼의 실책이 도화선이 되어 블랙번에게 1-4로 대패한 것이 찰튼에게 결정적인 강등의 빌미를 제공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3월까지만 해도 잔류의 희망을 높여가던 찰튼이 무너진 것은 4월이후 이날까지 벌어진 6경기에서 단 3골에 그친 것이 더 컸다. 찰튼은 5월 대진상 4월에 승부를 걸어야 했는데 이런 저조한 득점력 때문에 4월에 열린 5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질 못했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웨스트햄이 카를로스 테베스의 대활약 속에 치고올라온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앨런 파듀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수준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불러왔다 자신의 팀이 부족했음 시인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인 파듀는 꾸준한 지원을 해준 클럽과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기회가 되면 다음시즌 승격을 위해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높은 득점력을 보이며 강력한 이적후보로 꼽히는 대런 벤트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그런 것을 생각하기 싫다고 발을 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벤트가 마음만 먹으면 데려갈 팀은 많은 게 사실.

원정경기에서 오랜만에 무실점경기를 펼친 토트넘은 블랙번과 주중 경기, 맨체스터 시티와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황인데 그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UEFA컵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모두 홈경기다.

이 날 경기를 비롯 최근 보여주는 베르바토프의 활약은 토트넘의 마틴 욜 감독에게 흐뭇한 미소를 안겨주었지만, 이번여름 새로운 10번(혹은 9번)을 찾을 것이 유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그를 노리는 많은 탑클럽의 공세를 막아내야한다는 부담도 함께 오고있음을 욜 감독은 알 것이다.

욜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베르바토프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그는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충분히 행복하다고 잔류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욜 감독에겐 지난시즌 어렵게 영입한 마이클 캐릭을 한시즌 밖에 쓰지 못하고 너무 손쉽게 올드 트래포드로 보낸 쓰라린 기억이 있다.

- 사커라인 배철호 -
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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