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0 - [축구/경기 동영상] - [European Cups - Champions League] 16강 1차전 2/19 경기 골장면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쯤 올라오면 각 팀들의 감독들이 으레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어느 한 팀 만만히 볼 팀이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 않지만 실제로 예상을 깨는 결과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축구기에 감독들은 방심을 경계하는 취지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에서 관심 경기 중 하나로 꼽히는 인터 밀란과 리버풀의 경기는 인터쪽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듯 하면서도 최근 3년 동안 두 차례나 대회 결승에 오른 리버풀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자국 리그 1위팀인 인터가 올 시즌들어 고난을 겪는 리버풀을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카펠로 감독은 앤필드에서 열릴 1차전을 앞두고 "리버풀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만 나서면 다른 팀으로 바뀐다."고 언급,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FA컵에서 반슬리(챔피언십)에게 당한 패배가 챔피언스리그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펠로 감독의 이런 언급은 유벤투스 감독 시절 리버풀에게 당한 패배때문이기도 하다. 카펠로 감독 아래 유벤투스는 04-05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리버풀에게 앤필드 원정 1차전을 1-2로 지며 역전의 불씨를 살렸지만 홈 2차전에서 상대의 그물망 수비를 뚫지 못하고 결국 '한 골'을 뽑지못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리버풀은 그 대회에서 또다른 이탈리아 팀인 AC 밀란을 기적적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기에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보여주는 리버풀의 집중력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으리라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지만 그들은 전 대회 우승팀을 꺾었고 결국 결승까지 올라섰다. 이것이 욘 아르네 리세와 크레익 벨라미(웨스트햄)사이에 벌어진 다툼으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에서 그것도 사건 당사자 두 명이 누캄프에서 골을 터뜨리며 일궈낸 승리였기에 많은 사람들은 무척 놀랐다. 자국리그에서 승승장구하며 이번에는 기필코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인터가 전력상 우위에도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카펠로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오직 38%만이 잉글랜드 선수라면서 한정된 자원으로 대표팀을 운영해야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단적인 예로 골키퍼문제를 들었다. 감독으로써 첫 경기인 스위스와 친선전에서 데이빗 제임스(포츠머스)를 골문에 세운 그는 "폴 로빈슨(토트넘)마저 소속팀에서 벤치를 지키는 현 상황에서는 21세이하 대표팀에까지 손을 뻗칠 수 밖에 없다"며 부진한 잉글랜드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래도 잉글랜드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다면서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조국인 이탈리아와 맞붙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 사커라인 배철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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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7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자존심 회복 나선 잉글랜드, 11월 독일과 친선전
2008/01/08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카펠로, "첫 느낌이 좋다"

잉글랜드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데이비드 베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스위스 전에 그를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펠로 감독은 베컴에게 그의 컨디션이 아직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을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베컴은 여전히 카펠로 감독의 미래 계획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가 정상적인 컨디션에 도달할 경우 대표팀으로 부를 것이라고 한다.

현재 A매치 99경기에 출장한 베컴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위스 전을 통해 센추리 클럽 가입을 고대하고 있었다. 미국 프로리그가 휴식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스날 훈련장에서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던 베컴이기에 이번 대표팀 제외는 아쉬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해준 데에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였고 곧 다시 대표팀에 부를 것이라는 약속에 대해 만족해 했다고 한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전격적으로 LA 갤럭시 이적을 발표하며 카펠로 감독의 후반기 계획에서 제외된 적이 있었던 베컴. 하지만 그는 당시 상황을 실력으로 극복해내며 카펠로 감독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시즌 뒤 두 사람 모두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고, 6개월 만에 잉글랜드에서의 재회를 앞두고 있었다.

비록 베컴의 대표팀 합류는 늦춰졌지만 그와 카펠로 감독의 화합은 잉글랜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리그에서 몸을 담고 있지만 여전히 잉글랜드 최고 스타인 베컴은 대표팀 뿐만 아니라 자국 언론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카펠로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 베컴과의 관계도 잘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카펠로 감독이 베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한 대목은 칭찬받을 만하다.

- 사커라인 박통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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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SL 리뷰] 독일, 또 한 번 적의 심장에서 웃다
2007/08/25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프리뷰] 잉글랜드 vs 독일, 그 30번째 전쟁
2008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예선 탈락하며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구긴 잉글랜드가 오는 11월 베를린에서 '숙적' 독일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972년 유럽선수권대회 8강전 이후 처음으로 라이벌의 수도를 방문한다.

유로 2008 본선 진출 실패 이후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선임하며 본격적인 팀 추스리기에 나서고 있는 잉글랜드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오는 11월 19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독일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은 독일 축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으로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의 결승전이 열렸다.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은 "대단한 경기다. 이러한 대진이 확정된 것에 대해 대단한 기쁨을 느끼며 팀과 선수들에게 있어 진정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잉글랜드를 초대하는 독일 대표팀의 요하킴 뢰브 감독 역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이러한 수준 높은 경기는 우리의 계획에 큰 도움이 된다. 베를린에서 잉글랜드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 일"이라며 친선전을 반겼다.

유럽에서도 가장 치열한 라이벌로 손꼽히는 잉글랜드와 독일의 이번 맞대결은 작년 8월 잉글랜드의 뉴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의 '리턴 매치'격으로 성사됐다. 당시 잉글랜드는 부상으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 독일을 상대로 전반 9분 만에 프랑크 램파드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잡았으나 케빈 쿠라니와 크리스티안 판더에게 연이어 골을 허용하며 결국 1-2 역전패 했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독일을 상대로 항상 나쁜 기억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과 클럽을 막론하고 전통적으로 독일 원정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잉글랜드지만 최근의 독일 원정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대승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바로 2001년 9월 뮌헨에서 벌어진 경기로 잉글랜드는 마이클 오웬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1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이 경기에 승리한 잉글랜드는 2002 한-일 월드컵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지만 반대로 독일은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한편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오는 2월 6일 뉴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스위스와의 친선 경기를 갖고 카펠로 사단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린다. 또한 잉글랜드는 3월 26일에 파리로 건너가 프랑스와의 경기를 가질 계획이며 유로 2008 본선 진출 실패로 인한 공백은 스코틀랜드 등 인접 국가들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 사커라인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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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기획의도 - 어느덧 월드컵 못지 않은 전세계인의 축구 제전으로 자리잡은 UEFA 챔피언스 리그 및 유럽 빅리그에서 나타나는 전술적 흐름은 곧 현대 축구의 전술적 흐름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히 챔피언스 리그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그 팀의 성패를 좌우하는 '단기전'의 특성을 지닌 대회로서, 감독들이 전술적인 측면에서 대회에 접근하는 방식은 월드컵, 유럽 선수권 대회 등과 매우 유사하다.

그만큼 챔피언스 리그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술적 흐름을 분석하고 조명해보는 것은 다가오는 유로 2008과 2010 월드컵에서 나타날 전술적 흐름을 예측·전망하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커라인'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최근의 챔피언스 리그 및 유럽 주요리그 경기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술적인 흐름을 지속적으로 분석, 2008년 새해가 밝은 시점에서 그 정보 및 자료들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또한 각 전술 이론들을 정리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는 아리고 사키, 카를로 안첼로티, 라우레아노 루이스, 비센테 델 보스케, 로베르토 만치니와 같은 유명 지도자들의 컬럼을 적극적으로 참조하였다. 이번 분석은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선 1편에서는 90년대부터 강조되기 시작한 '포제션' 개념의 발달 과정 및 현 시점에서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2편과 3편에서는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역습 전술 및 전환 이론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축구에서 '점유율'이 갖는 의미는 경기를 치르는 두 팀이 어떤 스타일의 경기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대한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고자 하는 팀들 간의 경기에서는 점유율이 곧 우위와 열세를 판가름짓는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반면 공격적인 팀과 역습 위주의 팀이 맞붙는 경기 구도에서는 점유율이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다만 현대 축구에서 중요시되고 있는 '포제션'(Possession)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점유율과 같은 숫자적 측면에만 주목해서는 안된다. 축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고 그것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가는 것', 즉 볼을 소유(점유)하는 행위 자체도 '포제션'의 정의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그라운드 위에 볼은 하나 뿐. 볼을 소중히 다루어라. 볼을 소유해야만 공격할 수 있고, 공격을 해야 골을 넣을 수 있으며, 골을 넣어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는 요한 크라이프의 한 마디는 매우 유명하다.]

축구의 전술적인 측면이 발달해 온 경로 또한 포제션 개념과 결코 무관치 않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술운용이 강조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흐름을 본격적으로 강화시킨 주인공들은 AC 밀란의 황금기를 이끈 아리고 사키와 바르셀로나의 '드림팀 시대'를 주도한 요한 크라이프 등이다.

토털풋볼, 사키 혁명, 크라이프 정신

'현대 축구의 아버지' 리누스 미헬스가 잭 레이놀즈에 의해 창시된 토털풋볼(토털사커) 이론을 실전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강조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해진 포지션에 구애받지 말라. 포지션은 경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들은 되도록이면 좁은 간격을 유지하라. 밀집된 대형을 바탕으로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해야 하며, 수비수도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

"패스한 뒤에는 반드시 빈공간을 향해 움직여라. 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멈춰서는 안된다. 확률 낮은 롱패스보다는 짧은 그라운드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골문을 향해 전진하라."



이러한 토털풋볼의 이론은 곧 '포제션' 개념의 발달로 이어졌는데, 이는 미헬스 감독이 토털풋볼 이론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한 개념 또한 '볼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미헬스의 토털풋볼 이론을 바탕으로,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술이 체계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위와 같은 흐름에 정점을 찍은 인물은 바로 이탈리아 축구계의 '혁명가' 아리고 사키였다. 사키의 등장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탈리아에서는 골문 앞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밀집시켜 수비를 두텁게 한 후, 역습 한 방으로 경기를 결정짓는 '카데나치오 축구'가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나 아리고 사키는 "현대 축구는 좀 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냐아 한다" 며 '혁명'을 자신의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미헬스의 토털풋볼에 영향을 받은 사키는 우선 대인마크 위주의 수비전술에서 벗어나 지역방어를 바탕으로 한 압박전술(존 프레스)을 도입, '현대적 압박축구'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했다. 사키는 1명의 선수가 1명의 선수를 전담하여 마크하는 것이 아니라,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항시 좁은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상대 선수에게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허용하지 않는 조직적 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지역방어의 도입으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좁아진 간격, 즉 전체적으로 '컴팩트해진 대형'(밀집된 대형)이다. 사키는 "공격시에도, 수비시에도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을 항상 30m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며 컴팩트한 대형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켰다.

사키의 컴팩트 축구 이론은 곧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처럼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30mX30m의 범위 안에 밀집되어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할 경우, 그 팀은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압박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키는 위와 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할 경우 최후방 수비수들에게 하프라인 부근까지 올라와 미드필더들과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원하던 사키는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에도 최후방 수비수들을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시키지 않고 그대로 '높은 지점'에 머무르게 하는 전술을 활용,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수비법을 크게 유행시켰다.

수비 국면에서 최후방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높은 지점에 머무른다는 것은 곧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 쪽으로 밀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압박을 시도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상대 골문과 최대한 가까운 지점에서 볼을 탈취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곧 '공격축구의 출발점'이라 표현해도 좋다.


[그림설명: 사키의 스타일을 계승하는 레이카르트 감독(바르셀로나)의 공격적 압박 전술을 단순화시킨 그림. 최대한 빠르게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들이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부터 전면적인 압박을 실시한다. 이러한 압박법이 성공할 경우 그만큼 볼을 탈취하는 평균 지점이 상대 골문과 가까워질 수 있으며, 상대에게 볼 소유권을 내주는 시간도 짧아지게 된다. 반면 실패할 경우에는 상대의 역습에 뒷공간을 공략당할 위험성이 크다.]

사키의 압박 전술은 현대 축구에서 포제션이 갖는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매우 당연하게도,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법은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최대 한도로 늘리는 대신 볼을 내주는 시간을 최소 한도로 줄이는 것이며, 사키가 정립시킨 전술적 이론들은 위와 같은 '포제션 이론'의 측면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까닭이다.

아리고 사키와 함께 토털풋볼의 이론을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지도자로 그 명망이 드높은 요한 크라이프 감독은 위와 같은 이론들을 바탕으로 '포제션 축구'를 하나의 스타일로 확립시켰다. 크라이프가 강조한 자신의 축구 철학은 아래와 같다.

"볼을 효과적으로 소유하고, 볼이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끊임없이 패스하며 움직여라. 볼은 사람과 달리 지치지 않지만, 볼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으면 볼을 쫓는 상대 선수들은 필연적으로 지치게 된다."

"전체적인 대형을 항상 컴팩트하게 유지하라. 그라운드 위의 넓은 공간을 모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을 30m 정도로 유지하는 한편, 공격수가 10m, 미드필더가 10m, 수비수가 10m 정도의 공간을 자신의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볼은 항상 30mX30m의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No, Retreat!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에도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말아라. 공격적인 팀은 자기 진영이 아닌 상대 진영을 자신들의 '주무대'로 삼아야 한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볼을 탈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라."

"최선의 수비는 바로 공격이다. 우리가 공격하고 있으면, 상대로부터 공격당하지 않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볼을 소유하고 있어야 공격할 수 있으며, 공격을 해야 공격당하지 않을 수 있다."

"상대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테크닉과 포지셔닝이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상대보다 한 발 앞서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는 결코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거나 볼을 불필요하게 빼앗기지 않는다."



크라이프의 '드림팀' 바르셀로나는 위와 같은 기본 원칙에 충실한 공격축구의 팀이었다. 이러한 크라이프의 포제션 이론은 공격적인 측면에서 사키의 그것과 양상을 달리하는데, 사키가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속공'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반면 크라이프는 극단적으로 볼의 소유를 강조하는 '지공'을 이상적인 공격 형태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감독이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에 전술의 초점을 맞추고,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공격적 스타일의 전술을 운용했다는 점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러한 스타일을 표방하는 팀이 늘어나면서 90년대 이후에는 '미드필드 싸움', 즉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볼 소유권 다툼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두 팀 모두가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며 상대 진영 쪽으로 선수들을 밀집시킬 경우, 필드의 중앙 부위에 해당하는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전면적 충돌'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키와 크라이프 등에 의해 정립된 현대 축구의 전술적 이론들은 2008년 현 시점의 축구에서도 고스란히 밑바탕에 깔려 있다. 다만 2000년대 들어서는 오프 사이드 규정의 완화, 역습 전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넓은 배후공간을 열어둔 채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하는 수비 전술이 점차 문제를 드러내기에 이르렀고, 따라서 극단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은 점차 적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역습 경계령

사키, 크라이프 등의 지도자들은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 상대 선수들이 자기 진영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공격축구를 실현하기 위한 지름길" 이란 신념을 갖고 있었고, 따라서 컴팩트한 대형, 후퇴하지 않는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수비법을 크게 유행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운용에 문제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 문제점이란, 위치선정 문제로 인해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거나 전술적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혹은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 컨디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타이트한 압박을 시도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대형의 '컴팩트함'과 압박의 '타이트함'이 느슨해지면 많은 숫자의 선수들을 상대 진영 쪽으로 밀집시킨 '공격의 팀'은 상대의 빠른 역습에 넓은 배후공간을 공략당할 수밖에 없다.

-Check Point-
올 시즌 바르셀로나의 전술적인 문제점 또한 위와 같은 측면에 기인한다. 선수 개개인의 저조한 피지컬 컨디션으로 인해 상대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이 느슨해져 있을 뿐 아니라, 과거에 비해 볼을 빼앗기는 빈도 역시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대부분의 상대팀이 소극적이고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누 캄프에서의 홈경기보다는 자신들을 상대로 공격적, 적극적으로 '맞불'을 놓는 팀들과의 원정경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경계한 파비오 카펠로는 아리고 사키로부터 밀란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직후부터 '카데나치오의 부활'을 선언했다. 물론, 이는 고전적 카데나치오의 부활이 아닌 현대적 카데나치오로의 승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카펠로는 사키가 발전시킨 전술적 이론들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남다른 힘을 기울였다.

카펠로는 사키와 마찬가지로 컴팩트한 대형 유지, 존 프레스 등을 강조했지만 사키처럼 공격적 경기운영에 힘을 쏟지는 않았다. 이는 카펠로가 수비적이고 안전제일주의적인 축구를 신봉하는 지도자라는 점에 기인하는데, 카펠로식 수비 전술의 요점은 "적극적으로 압박을 시도하되, 그보다 앞서 최전방 공격수 1~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온 이후에 압박을 시작함으로써 배후공간을 줄여야 한다" 는 것에 있다. [사진: 서로 상반된 축구철학을 지닌 '라이벌'로 유명한 아리고 사키(좌)와 파비오 카펠로(우). 이탈리아에서 사키식 축구와 카펠로식 축구의 대결구도는 종종 '메노티 vs. 빌라르도'(아르헨티나)의 그것에 비교되기도 하지만, 사키와 카펠로의 관계는 상호 존중을 밑바탕으로 한 '선의의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카펠로는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도 사키처럼 많은 선수들이 공격 국면에 관여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수비 국면에서 숫적 열세에 놓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수비로의 전환에 철저히 대비하며 '득점하는 것'보다는 '실점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의 축구에서는 카펠로 감독의 수비 이론이 적극적 혹은 부분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사키와 크라이프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계승함으로써 극단적 공격노선을 지향하는 레이카르트 감독의 바르셀로나 역시도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계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위와 같은 흐름에 충실하고 있다.

레이카르트 감독이 04/05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첼시의 빠른 역습에 고배를 마신 이후 05/06 시즌 리벤지 매치에 이르러서는 수비의 시작점을 낮추는 방식의 전술운용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극단적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하는 빈도를 낮추는 대신 자기 진영 쪽으로 어느 정도 퇴각하여 수비를 시작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04/05 시즌 당시에 비해 첼시의 빠른 역습을 효과적으로 제어해낼 수 있었고, 이러한 방식의 전술운용은 밀란과의 4강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최근의 흐름은 여러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공격적·주도적인 경기운영을 펼쳐야 하는 리그전에서와 달리, 한 순간의 실수가 대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월드컵, 유럽 선수권 대회,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계와 같은 '단기적 생존게임'에서 더욱 강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능형 모델'을 지향하는 팀들

최근 들어 포제션을 중시하는 공격축구를 표방하던 팀들은 '속공 능력의 개발'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있는 추세다. 어느 정도 후퇴하여 수비를 시작함으로써 자기 진영 쪽의 배후공간을 줄이는 대신, 그 반대급부로 생겨날 수 있는 상대 수비의 배후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최근 5시즌 동안 챔피언스 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평균성적을 거두고 있는 안첼로티 감독의 AC 밀란은 이상적인 '만능형 모델'을 제시 중인 팀으로 손꼽힌다. 아리고 사키의 수제자로 손꼽히는 안첼로티 감독은 기존의 공격 노선에서 한 걸음 후퇴하는 대신 최근의 축구의 흐름에 맞는 유연한 스타일로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밀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안첼로티 감독의 밀란이 여전히 '볼의 소유'를 중시하는 공격적인 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상황, 상대 팀의 스타일에 따라 수비의 시작점을 적절히 조절하는 한편, 카카의 스피드를 활용한 빠른 역습을 하나의 확실한 공격루트로 정립시킴으로써 지공과 속공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조절했다.

"지금의 밀란은 예전보다 20m 정도 뒤로 나와 수비해야 한다. 상대의 역습에 적절히 대비하는 한편, 카카의 속공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카를로 안첼로티(AC 밀란 감독)



레알 마드리드의 슈스터 감독 역시 AC 밀란과 같은 '만능형 모델'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슈스터 감독은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패스로 연결해나가는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한편, 수비적인 측면 또한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레알 마드리드를 지공과 속공에 모두 능한 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며 위와 같은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 극단적인 포제션 중심의 공격축구와 마찬가지로 단조로운 역습 일변도의 수비축구 역시 최근에는 쉽게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공격적인 팀들이 과거에 비해 신중하게 역습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카운터 어택 일변도의 공격만으로는 상대의 골문을 열어젖히기가 어려워진 까닭에서다. 무리뉴 감독 시절의 첼시, 2006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리피 감독의 이탈리아 등이 역습 위주의 팀컬러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드 싸움의 중요성을 간과한 팀이 아니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각 팀의 감독들은 자신의 축구철학,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 등을 고려하여 '포제션'이나 '카운터' 중 어느 한 쪽을 지향하면서도, 이 두 가지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전술운용에 각별한 힘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전은 물론, 올 한 해의 정점을 의미하게 될 유로 2008에서도 이 부분의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팀이 보다 강한 생존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2편 역습

지난 90년대~2000년대 초반에는 기본적인 수비 숫자를 늘림으로써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경기를 펼친 후 단조로운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는 방법이 역습 전술의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의 축구에서는 공·수 양면에 걸친 빠른 전환속도를 바탕으로 한 능동적 역습 전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역습 전술은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한 후, 볼을 빼앗아낸 이후에는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해야 한다" 는 아리고 사키(사진)의 속공 이론에 밑바탕을 둔다. 사키의 이론이 하나의 스타일로 정립됨에 따라 공격적인 스타일의 팀들도 빠른 전환 속도를 바탕으로 능동적인 역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같은 방식의 속공 전술은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낸 후 역습이 시도되는 까닭에 공격적이고, 능동적이며, 역습의 사정거리가 길지 않다는 특성을 나타낸다. 공격적인 팀들이 활용하기에 용이한 사정거리가 길지 않은 역습, 즉 '숏 카운터' 전술은 최근의 축구에서도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리고 사키의 역습 이론

아리고 사키는 현대 축구의 역습 전술이 한 개인의 드리블이나 스피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잘 훈련된' 패스 플레이 및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속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한 개인의 드리블이나 스피드에 의해 이루어지는 역습은 하나의 전술로써 성립될 수 없다. 전술적인 역습이란 조직적 패스 플레이 및 빠른 전환속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 아리고 사키


사키가 전술적으로 역습을 시도하기 위해 주목한 측면은 바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순간의 신속한 대처 능력이다. 사키는 볼을 빼앗아낸 직후 '전진하며 패스하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선수를 공격 국면에 관여시키는 한편,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사키는 현대 축구에서의 역습이란 곧 '전환 속도의 승부'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선수 개개인의 주력의 차이가 역습의 성패를 판가름짓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 조직적·전술적 스피드의 차이가 역습의 성패를 판가름짓는다는 의미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역점을 둔 팀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유로 2004 우승국 그리스의 레하겔 감독이 구사한 역습 전술 역시도 사키의 속공 이론에 밑바탕을 둔다. 유럽 언론들은 "4-5-1 대형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한 후, 최단 시간내에 상대 문전까지 도달하는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훈련한 것이 그리스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의 축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역습 전술은 아리고 사키의 "상대보다 빠르게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한 후, 상대보다 빠르게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 는 이론에 밑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한 개인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된 성향을 나타낸다. 이처럼 '장거리 드리블러'에 의한 역습 전술을 본격적으로 체계화시킨 주인공은 화제를 몰고다니는 전 첼시 감독, 조세 무리뉴다.

-Check Point-
사정거리가 길지 않은 숏 카운터 전술은 공격적인 팀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밀란, 아스날, 레알, 바르샤 등과 같이 볼 포제션을 중시하는 팀들은 지공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도 경기 상황에 따라 숏 카운터 위주로 역습을 시도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무리뉴, 사키와 크라이프에 반기를 들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를 유럽 정상급 팀으로 급부상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완성도 높은 역습 전술이었다. 무리뉴 감독의 첼시는 4-3-3을 기본 대형으로 하면서도, 수비시에는 4-5-1로 변화함으로써 미드필드 지역의 수비벽을 두텁게 구축한 후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는 전술적인 특성을 나타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역습전술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사키와 카펠로의 이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에서의 대처 과정에 있어서는 사키의 '전환 이론'을,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와 자기 진영 쪽에 수비 대형을 갖추는 전술운용에 있어서는 카펠로의 이론을 그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림설명: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볼을 가진 상대 선수를 기준으로 설정되는 '볼의 라인'보다 아래로 내려올 수 있어야 한다. 첼시는 수비시 양쪽 측면 공격수가 볼의 라인보다 윗쪽에 머무는 전형적인 4-3-3과 다르게, 양쪽 측면 공격수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시킴으로써 4-5-1로 변화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또한 무리뉴는 4~50m 가량의 중·장거리를 드리블로써 질주할 수 있는 '고속 드리블러'의 효용성에 크게 주목했다. 한 개인에 의한 역습 전술을 부정했던 사키는 무리뉴의 이러한 전술운용에 "축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며, 전술적인 측면 또한 그 때의 환경에 맞게 발전하고 변화해나갈 수 있다" 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크라이프는 사키와 다르게 무리뉴의 축구에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크라이프는 "무리뉴의 축구는 수비적이고, 수동적이며, 이기는 것에만 집착한다" 며 자신과 상반된 철학을 고수하는 무리뉴에 선제 공격을 가했고, 이에 무리뉴는 "크라이프는 아직도 과거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 현대 축구는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나는 그의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계속해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지 않은가" 라며 그 공격을 일축했다. [사진: 크라이프 vs. 무리뉴, 서로 다른 축구철학의 충돌.]

무리뉴의 첼시가 빛나는 성공을 거두면서 드리블러의 중요성은 유럽 전 지역에 걸쳐 크게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밀란의 카카, 바르샤의 메시, 레알의 호비뉴 등과 같은 직선적 돌파에 능한 선수들이 각 팀의 역습 전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수의 드리블러에 의한 '폭탄 역습'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팀이다.

루드 반 니스텔로이의 이적 이후 새로운 한 사이클을 맞이한 '젊은 맨유'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카운터 어택의 가공할만한 위력이다.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낸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일제히 시작되는 루니, 테베스, 호나우두, 긱스, 나니, 에브라 등의 공간 쇄도는 이 선수들 중 누군가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투입될 경우 곧 위력적인 역습 장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야말로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스펙타클한 팀이다." - 비센테 델 보스케(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퍼거슨 감독은 컴팩트한 대형, 상대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 패스하고 움직이는 모토에 기반을 둔 공격축구 등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식의 경기 스타일을 개척함으로써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패스 & 무브'를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맨유의 변화는 속공 능력이 강조되는 최근의 전술적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포스트 플레이어의 높은 활용도

아리고 사키의 속공 이론을 뒤집는 역습 전술은 비단 '드리블러에 의한 역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낮은 성공확률로 인해 비효율적이고 구시대적인 공격법으로 간주되었던 '롱볼 전술'이 최근 들어 각 팀의 역습 전술에서 생각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워, 높이, 수준급의 테크닉을 겸비한 '포스트 플레이어' 스타일의 공격수들은 이러한 롱볼 전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포스트 플레이어 스타일의 공격수들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영향력 및 공중볼 장악 등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방면에 걸쳐 높은 공헌도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포스트 플레이어는 1.5선 혹은 2선의 위치까지 내려와 볼을 전달받은 후,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효과적으로 볼을 키핑함으로써 충분한 공격 숫자가 확보될만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경기 상황 및 상대 수비의 움직임에 따라 직접 돌파를 시도하거나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다재다능함까지 갖추고 있다면, 그 선수의 활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드록바와 크라우치를 보유한 첼시와 리버풀 등이 위와 같은 롱볼 전술이나 포스트 플레이에 의한 속공을 하나의 공격루트로 확립시켜놓고 있으며, 이는 아데바요르를 앞세운 아스날도 마찬가지다. 그 밖에 세비야의 카누테, 바이에른의 토니, 팔레르모의 아마우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다. [사진: 최전방 공격수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중시하는 도나도니 감독은 토니의 가장 자연스러운 대체요원이 될 수 있는 아마우리의 발탁을 적극 고려 중에 있다.]

한편 로마에서 원톱 역할을 맡고 있는 토티의 경우 전형적인 포스트 플레이어들과는 스타일적 차이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역습시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하고 있다.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볼을 키핑하는 것에 능숙할 뿐 아니라, 2선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상대 문전을 향해 침투하는 만시니, 페로타, 타데이 등에게 '최고급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토티 특유의 재능은 스팔레티 감독에 의해 새롭게 극대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공 상황: "상대의 밀집수비를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아무리 스피드 면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팀이라 할지라도, 90분 내내 속도 면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축구에서는 속공 이외에도 지공 상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며, 이러한 경우에는 이미 밀집 대형을 갖추고 있는 상대 수비진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여부가 공격의 성패를 판가름 짓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요한 크라이프의 스타일을 계승하는 지도자들은 상대를 속도로 제압하려 하기 보다는 볼 점유율을 최대한으로 높여 지공 위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팀들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에 놓여져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바르셀로나, 인테르 밀란, 혹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대표팀 등과 같이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공격축구를 그 팀의 '정신'으로 삼고 있는 팀들은 변함 없이 위와 같은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Check Point-
지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테르의 경우 '팀 스피드의 부족', '역습 루트의 부재' 등을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실패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중이다. 이는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을 때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05/06 시즌 비야레알과의 원정경기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수아소의 효과적인 활용을 비롯한 역습 루트의 개발이 요구된다.



상대적으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지공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측면에서의 포커스가 "상대의 밀집 수비대형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이 간추려 볼 수 있다.

첫째,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에 있어야 한다. 지공 상황에서는 속공 상황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테크닉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지공 상황에서의 공격은 개인 전술(개인기) 및 부분 전술(컴비네이션)의 연속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공격의 완성도가 테크닉의 수준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은 진부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둘째, 공격루트가 다양해야 한다.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이미 대형을 갖춘 상태에서 상대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공격하는 팀 입장에서는 양쪽 측면과 중앙을 다양하게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양날개의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수들을 사이드 쪽으로 끌어내는 전형적인 공격 방법은 물론, 적극적인 중거리 슈팅 혹은 원·투 패스를 바탕으로 한 컴비네이션 공격을 시의적절하게 구사해야 한다.

셋째, 예측 불허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마법'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수퍼스타의 마법 한 방은 완성된 수비조직을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 펠레, 마라도나, 호나우두, 지단, 호나우디뉴와 같은 '마법사'들이 그 사실을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해 왔다.


3편 전환

현대 축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제로 기술적인 면에서 축복받은 일부 팀들을 제외한 대다수 팀의 감독들은 '팀 스피드의 강화'를 통해 전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축구에 있어서의 팀 스피드란 선수 개개인의 주력에만 그 의미가 한정되진 않는다. 특히 현대 축구에서는 '전환속도'가 전체적인 팀 스피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화되어 왔으며, 그만큼 각 팀들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리고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순간에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대처능력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는 곧 감독들이 전술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공격 국면'과 '수비 국면' 이외에도 '전환되는 국면'에 주목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8~90년대에 걸쳐 현대 축구의 전술적 이론들을 정립시킨 아리고 사키가 '전환 이론'에 주목한 대표적인 지도자이며, 전환 이론의 초점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시간 및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시간을 최소화시키는 것에 맞춰져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상대로부터 볼 소유권을 탈취해낸 직후의 대처 능력에 따라 그 빠르기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 수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볼을 소유한 선수의 테크닉 및 판단의 스피드, 그리고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효과적인 움직임 등이다.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낸 직후, 볼을 소유한 선수는 자신이 직접 드리블로써 전방으로 치고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공급할 것인지, 혹은 볼을 키핑하며 경기의 템포를 조절할 것인지 여부를 최대한 빠르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은 전방에 열려 있는 공간을 향해 적극적으로 쇄도하거나, 패스를 전달받기 좋은 위치로 신속·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는 요한 크라이프가 강조한 '탈압박'의 개념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볼을 빼앗아낸 직후의 시점에서 볼을 빼앗긴 상대 선수가 압박을 시도해 올 경우, 그 압박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벗겨내는 과정을 의미하는 '탈압박'은 곧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의 출발점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크라이프는 "효과적인 탈압박을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과 함께 상대보다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포지셔닝 능력이 중요하다" 고 설명하는 한편, "지네딘 지단이 상대 선수들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내는 과정을 연상시켜보라" 며 지단의 플레이를 가장 알기 쉬운 예로 들었다.

실제로 상대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낼 수 있는 미드필더들은 각 팀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을 보다 매끄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밀란의 피를로를 필두로, 바르셀로나의 샤비, 로마의 피사로, 리버풀의 알론소, 맨유의 캐릭 등이 대표적이다.

-Check Point-
최근의 세리에A에서는 공격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유형의 미드필더들에게 '레지스타'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피를로(밀란), 캄비아소(인테르), 피사로(로마), 리베라니(피오렌티나), 코리니(토리노), 레데스마(라치오) 등은 포백 라인의 바로 앞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하며, 이들에게 부족한 수비력은 가투소, 비에이라, 무딘가이 등과 같이 상대 진영과 자기 진영을 끊임없이 오가며 활약할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보완한다.


효과적인 탈압박 이후의 주요 관건은 볼을 가진 선수가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하는 것'과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가 '전방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 된다. 사키의 이론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만족될 경우 그 팀은 횡패스가 아닌 전진패스를 통해 빠르게 공격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적지 않은 팀들이 '장거리 드리블러'에게 공격으로 전환된 직후의 스피드를 높이는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C.호나우두, 션 라잇 필립스, 조 콜, 로벤, 리베리, 호아킨, 레넌, 나바스 등의 전형적인 윙어들은 물론, 에토, 비야, 토레스, 카카, 호비뉴, 루니, 테베스 등과 같은 공격수·공격형 미드필더 유형의 선수들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팀의 속도적 측면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 요한 크라이프와 같은 지도자들은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굳이 속도로 상대를 제압하려 할 필요가 없다" 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여전히 크라이프식 노선을 고수하는 감독들도 적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속도적 측면'이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 (1)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에 있어서는 그 팀의 특성에 따라 '속공'과 '지공' 중 한 가지 방법을 유효·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에 있어서 만큼은 속도적 측면이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격시에는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 쪽으로 올라가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는 현대 축구의 특성상, 수비로의 빠른 전환속도는 모든 팀들에게 요구되는 필수조건과도 같다.

현대 축구에서는 지역 방어가 수비 전술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따라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과정은 곧 '압박을 시도하기 위한 선결조건의 마련'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지역 방어를 바탕으로 한 압박의 정의를 보다 분명히 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 방어를 바탕으로 한 압박(존 프레스)이란 단순히 한 명의 선수가 다른 한 명의 선수를 타이트하게 마크하며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선수가 다음 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을만한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제한시키는 조직적 움직임을 압박의 정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압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숫적 우위를 확보한 후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최대한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컴팩트한 대형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형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압박은 최초에 시도한 압박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상대에게 넓은 공간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림설명: 압박을 시도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숫적 우위의 확보 및 기본 대형의 정비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도되는 압박(그림 오른쪽)은 압박의 실패시 상대에게 공간적 여유를 허용할 위험성이 크다.]

사키의 이론에 따르면, 최대한 빠르게 압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항시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며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술적 체계가 뒷받침 될 경우, 그 팀은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압박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의 '최소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만약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된 직후 최후방 수비수들을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시키지 않고 높은 지점에 머무르게 할 경우에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수비로의 전환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 사키는 위와 같은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수비법을 크게 유행시켰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한 후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공격적 전술운용에 초점을 맞추는 감독으로는 프랑크 레이카르트, 마르코 반 바스텐, 후스 히딩크, 로날드 쿠만 등의 '네덜란드세'를 비롯,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로베르토 만치니, 후안데 라모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그림설명: 현대 축구에서는 위와 같이 전체적으로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 국면에서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 쪽으로 전진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는데, 하나는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높은 위치에서 곧바로 압박을 실시하는 방법(사키의 공격노선)이며, 다른 하나는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여 골문과 가까운 쪽에 수비 대형을 구축한 후 압박을 실시하는 방법(카펠로의 수비노선)이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 (2)

상대 진영에서부터 전면적인 압박을 시도하는 전술은 수비로의 전환 속도를 최대 한도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약 전술적 톱니바퀴가 어긋나거나 선수들 개개인의 피지컬 컨디션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에는 상대의 역습에 넓은 배후공간을 공략당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자기 진영 쪽으로 퇴각하여 배후공간을 줄인 후 압박을 시도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할 수 있어야 한다" 며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비 전술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수비의 시작점'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수비의 시작점이 낮아지는 만큼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 역시 늦어질 수 있기에 이 부분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배후공간을 차단하기 위해 후퇴한 수비수들과 그보다 앞선에 위치한 미드필더들 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면 안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상대에게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선수들은 1차적으로 상대 공격의 속도를 늦추는 한편, 나머지 선수들은 빠르게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와 수비 대형에 가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압박이 시작되는 타이밍 또한 빨라질 수 있다.


[그림설명: 사키와 상반된 성향을 드러내는 카펠로는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 곧바로 압박을 실시하기보다는 최전방 공격수 1~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볼을 가진 상대 선수(붉은 X표)를 기준으로 설정되는 '볼의 라인'보다 아래로 내려와 압박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컴팩트한 대형을 바탕으로 존 프레스를 실시한다는 점에서는 사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연설명 1: 2008년 현 시점에서 사키의 수비법과 카펠로의 수비법은 경기 상황, 상대 팀의 스타일 등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활용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같이 극단적으로 높은 위치에서 수비를 시작하려는 팀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고자 할 경우에는 전자의 방법을, 수비적으로 신중한 경기운영을 펼치고자 할 경우에는 후자의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수비전술을 운용한다.]

[부연설명 2: 자기 진영 쪽으로 퇴각하는 거리는 그 팀의 공격 전술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 마련이며, 지공 위주의 팀들은 지나치게 후퇴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반면 '역습의 사정거리'가 긴 팀일 수록 상대 선수들을 자기 진영 깊숙한 곳까지 끌어들이는 특성을 나타낸다.]

만약 전환속도 면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자기 진영 쪽에 숫적 우위를 확보하는데 실패할 경우, 이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수비의 1차적 실패'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숫적 우위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수비수 개개인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수비를 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격에 많은 비중을 두는 팀 스타일상 위와 같은 '1차적 실패'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팀들이 수비수 개개인의 스피드 및 1:1 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의 맥락에서다. 바르셀로나는 야야 투레, 아비달 등을 보강하며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레알 마드리드 역시 페페의 영입에 거액의 돈을 쏟아부으며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Check Point-
전방에는 섬세한 테크니션들이, 후방에는 빠르고 1:1에 강한 수비수들이 포진해 있는 아스날의 선수구성은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공격축구를 구사하기에 매우 용이하다는 특성이 있다. 콜로 투레, 갈라스, 클리쉬, 사냐 등의 빠른 스피드와 강인한 1:1 능력은 아스날이 상대의 역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해 왔다.

- 사커라인 이형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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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프리미어십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잉글랜드 대표팀을 극찬하고 나섰다. 호날두는 카펠로 감독은 뛰어난 지략가이며, 그가 잉글랜드를 강팀으로 부활시킬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펠로 감독은 위대한 감독이며, 그가 잉글랜드를 잘 이끌 것이라 기대한다"며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선택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잉글랜드는 화려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으며 카펠로 감독 지휘 아래 환상적인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고 예상했다.

호날두는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웨인 루니에 대해 잉글랜드의 핵심 선수이자 위대한 선수라며 치켜 세웠다. 그는 "모든 사람이 알다시피 루니는 뛰어난 선수이며, 카펠로 감독이 그를 검증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라며 극찬한 뒤, "루니는 아스톤 빌라전에 출전했고, 매우 날카롭고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라며 루니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호날두는 올 시즌 맨유의 후반기 전망에 대해 "우리가 이번 시즌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클럽은 환상적인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대회에서 트로피를 거머질 수 있다"라며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맨유는 지난해 칼링컵 32강전에서 코벤트리 시티에 덜미를 잡히며 4관왕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아스날과 승점 2점차이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올림피크 리옹과의 16강전을 앞두고 있으며 FA컵에서는 지난 주말 아스톤 빌라를 물리치며 4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 사커라인 박통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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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2007/12/14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졸라, '카펠로는 최적의 대안'
새해가 되며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본격적으로 대표팀 감독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제 카펠로 감독은 TV 수상기 앞에 있는 많은 축구 팬들의 눈앞에 심심치 않게 그 모습을 비출 것이다. 카펠로 감독이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FA컵 64강 경기를 관전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카펠로의 빌라 파크 방문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어긋나지 않았다. 이는 웨인 루니(맨유) 보다는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빌라)에 대한 카펠로 감독의 높은 관심 때문이었다. 빌라 홈팬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은 카펠로 감독은 선발로 나온 아그본라허의 활약을 중점적으로 봤다는 후문 속에 후반 25분 박지성을 대신해 투입된 루니의 활약도 유심히 살펴보았다고 한다. 아그본나호르는 평범한 활약에 그친 반면 루니는 후반 44분 감각적인 발리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어 신임 대표팀 감독 앞에서 멋진 신고식을 펼쳤다.

대표팀 감독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클럽 경기를 관전한 카펠로 감독은 "수준 높은 잉글랜드 선수들이 많아 경기 보기가 좋았다"며 첫 관전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그리고 골을 터뜨린 루니에 대한 칭찬도 곁들였다. 그는 "루니가 교체 투입되어 좋은 활약을 펼치고 결정적인 몫(골)까지 터뜨린 것을 부임 첫 날에 볼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적어도 대표팀이 순항할 동안에는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줄 잉글랜드 팬들에 대해서도 "환상적이었다."면서 앞으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월 6일(현지시각) 웸블리에서 스위스와 친선경기를 통해 감독 데뷔전을 치르는 카펠로는 그 전까지 열리는 리그 경기와 FA컵 그리고 칼링컵 4강전 경기들까지 찾아가 옥석 가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그리고 현재 아스날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의 동향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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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2007/11/24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비극의 잉글랜드, 맥클라렌 거취 놓고 '긴급회의'
2007/12/14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졸라, '카펠로는 최적의 대안'

2007/12/10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잉글랜드 FA, 무리뉴에 파격적인 제안할 듯
2007/12/10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비알리, "잉글랜드 선수들 너무 비싸"
잉글랜드는 유로 2008 본선 진출 실패의 충격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역사상 두 번째로 외국인 사령탑을 앉혔다. 감독을 수출하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와 같은 주변 축구강국에 비해 잉글랜드 리그는 수출은 커녕 계속 외국인 감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게 현실이며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 상황이 되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중에서 잉글랜드 출신이 감독을 맡고 있는 팀이 8개 팀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8개 팀의 8명 중에 1명인 앨런 커비쉴리 웨스트햄 감독은 잉글랜드가 앞으로 과연 자국 출신 감독을 대표팀에 앉힐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이전 에릭손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커비쉴리 감독은 지난 유로 2008 본선 진출 실패로 경질된 스티브 맥클라렌이 마지막 잉글랜드 출신 사령탑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축구협회 측이 자국 감독은 안된다고 과장하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하며 "자국 감독들이 대표팀을 이끌어온 자랑스러운 전통이 끝났다"고 말한다.

한편, 카펠로 감독은 1달 이면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역시 감독과 선수들을 연결해줄 수 있는 자국 출신의 코치가 필요하며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사실 시즌 중인데다가 현재로서는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태라 카펠로 감독이 마음에 드는 인물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력하게 떠오르는 후보가 현 21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는 스튜어트 피어스다.

이에 대해 커비쉴리 감독은 당장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결국은 별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피어스가 대표팀 코치로 들어가게 되면 결국 21세 이하 대표팀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피어스가 현재 자리에 충실해서 감독으로서 국제 경기 경험과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커비쉴리 감독은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문제는 자국의 감독들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나서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고 본다. 항상 피말리는 싸움을 펼쳐야하는 챔피언스리그를 겪어봐야 감독의 역량이 증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잉글랜드가 자국 감독을 뽑기 위해서는 그 감독의 큰 경기 경험이 많은가를 점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는 그런 경험을 축적한 사람이 아무도 없고 당분간 그럴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점점 커지는 프리미어리그의 규모 속에서 잉글랜드의 축구계는 위기 아닌 위기에 직면해있다. 축구 강국의 조건은 역시 튼튼한 뿌리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뿌리는 결국 자국 지도자들의 몫이 크다. 커비쉴리 감독은 이 점을 알고 있지만 이것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다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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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첼시의 아브람 그랜트 감독이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직 박탈설이 제기되고 있는 팀의 중앙 수비수 존 테리(John Terry)를 옹호하며 테리가 여전히 대표팀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최근 유로 2008 본선 진출 실패의 책임을 물어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영국 언론들은 팀의 강한 규율과 단결을 중시하는 카펠로 감독의 선임이 대표팀 문화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추측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이러한 '카펠로 개편'의 첫 신호탄이 대표팀 주장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맥클라렌 감독 시절 데이빗 베컴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 받은 테리는 심판에게의 잦은 항의 등으로 대표팀 주장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맥클라렌이 새로운 주장감을 찾고 있을 때 언론과 팬들이 원한 그들의 캡틴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였다.

그러나 이러한 곱지 못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랜트 감독은 "나는 존 테리가 잉글랜드가 보유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