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때까지는 끝난것이 아닙니다.

정치는 생활이며 삶입니다.

시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는 독재에 불과하며, 죽은 정치이죠.



아 직까지 ‘진중권이 누구야?’라고 묻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혹시 그렇게 묻는다면 주위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100일을 향해 달려가는 쇠고기 정국에서 진중권은 토론장과 집회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일명 ‘촛불 정국 최고 유명인’으로 떠올랐다. 대중의 호불호를 떠나, ‘논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그만큼 어울리는 이도 없을 것이다.

#1 비 오는 청계광장
청 계광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어김없이 비가 왔고 시청광장을 가로지르는 길은 전경 버스에 막혀 있었으며 사람들은 무언가 들뜬 기분에 우왕좌왕했다. 진보신당의 인터넷 방송 ‘칼라TV’ 리포터로 벌써 두 달 넘게 현장에서 촛불집회를 생중계해온 진중권 교수는 “여성지에서 취재를 온다 하여 옷을 몇 벌 갈아입는 줄 알았다”는 우스갯소리로 기자를 맞았다. 곧이어 쏟아지는 거침없는 말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걸 어떻게 글로 옮기지?’

벌써 두 달이 넘는 강행군이에요. 그동안 연행도 됐었고, 폭행도 당했는데 건강은 어떠신가요?
지 금 바지가 안 맞아서 헐렁헐렁해요. 체중이 2kg 빠졌는데 저한테 2kg 빠진 건 정말 엄청난 거예요. 지난번 연행되면서 생긴 상처가 결국 흉터가 됐어요. 이거 안 없어질 것 같아요. 다른 건 괜찮은데 잘생긴 얼굴에 상처 낸 건 못 참겠더라구요(웃음).

촛불집회가 100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그동안 현장에서 느낀 변화가 있다면?
이 제 서서히 장기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저도 일이 있는 사람이고 다들 생업이 있는데 물리적으로 이렇게 매일 나와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건 불가능해요. 그런 상황에 맞춰서 촛불집회가 진화해가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보면 평일에는 소수의 사람이 모이고 주말이나 특별한 이슈가 있는 날엔 좀 많이 모이는데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라도 규모는 줄어들 듯합니다. 아무래도 4년 내내 이래야 될 것 같거든요.
 
4년 내내 촛불집회, 정말 그렇게 보고 계신 건가요?
왜냐하면 앞으로 쇠고기 사안뿐만 아니라 민영화 문제부터 줄줄이 걸려 있어요. 모두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항들이에요. 수돗물, 전기세 민영화는 국민의 에너지권 문제고. 돈 없는 사람은 물 끊겠다는 거 아닙니까. 의료 민영화는 돈 없는 사람은 병원에 가지 말라는 얘기거든요. 이런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어요. 쇠고기는 도화선에 불과해요.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이 본능적으로 터져 나온 겁니다. 물론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는 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촛불이 가라앉으면 정부는 또 다시 그런 정책을 시도하려고 할 겁니다.

촛불집회가 장기화되면서 여기저기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 런 분들 계시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비폭력으로 가야 된다고 봐요.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두 달 넘는 시간 동안 여기 계신 상인 분들 장사 못하셨어요. 그분들은 죄가 없잖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저희도 책임을 느껴야 되거든요. 합법 시위를 하고 가능한 한 도로로 나가는 것을 피해야죠. 사람들이 한두 번이야 참아줬지만 몇 달씩 길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참아주기 힘들어요.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도 그렇잖아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죠. 예컨대 집회 끝나면 그동안 집회 때문에 피해봤던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든지, 최대한 매출을 올려줘야죠. 또 격렬한 시위가 끝난 후에 전경들에게 위문품을 보낸다든지, 그동안 다소 과격했던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고 ‘너희들이 미워서 그랬던 건 아니다’ ‘너희가 했던 행동도 다 용서하겠다’는 식의 마무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유모차를 끌고 집회 현장에 나온 주부들에게 아이를 방패 삼는다는 정부의 비난도 있었어요.
유 모차 주부들은 위험한 현장에는 오지 않아요. 앞쪽에서 버스 끌어내고 있는데 유모차 끌고 가겠어요? 항상 시위 앞부분은 격렬해도 한 50m 뒤는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다른 세상이에요. 투쟁으로서의 정치, 놀이로서의 정치가 함께하는 거죠. 정부가 아이를 방패 삼는 거냐고 하잖아요. 그런 말을 하시는 분들은 아이를 진압할 의지가 있다는 거죠. 어떤 어머니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살의를 느꼈다고 해요. 자기는 운동권도 아니고 그저 애한테 미국산 쇠고기 먹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데리고 나온 건데 그런 식으로 매도를 당했다구요. 치사하게 자기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물고 늘어지는데 정말 참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진 교수님도 아이를 가진 아버지로서 그런 의견에 동감하나요?
물론 저도 애한테 위험한 걸 먹이고 싶진 않죠. 저는 남자니까 어머니 마음만큼은 아니겠지만 일단 위험이 있으면 피해야 되는 거잖아요. 피하고 싶은 건 거부하게 돼 있죠.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현재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진중권은 누구인가요? 정체성을 정의하신다면요.
첫 째로 저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들의 의견에 동감하기 때문에 나온 거고, 둘째로 리포터로 나온 거고, 세 번째는 미디어 미학자로서 지금의 현상이 재밌으니까 나와요.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의 집회는 처음이잖아요. 촛불집회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아마 사태가 좀 진정되면 풀어낼 거예요. 일부는 칼라TV를 통해서 이미 풀어냈구요. 칼라TV가 집회 현장을 인터넷에 생중계하잖아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지시를 내리면 그 지시를 받고 인터뷰를 해요. 싸우는 사람들 말려달라고 하면 말려주고 중재해달라면 중재해주고. 현장에 없는 시민들도 원격 제어로 집회에 개입하게 되는 거죠. 처음에는 우리도 책상 갖다 놓고 카메라 고정시키고 하다가 나중에는 카메라를 들고 뛰기 시작했어요. 노트북이니까 그게 됐죠.

사람들이 저를 ‘포로리(‘보노보노’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만화 캐릭터. 진 교수를 닮았다고 하여 네티즌들이 붙여준 별명-편집자 주)’라는 캐릭터로 만들어버리잖아요.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드는 거죠. 칼라TV 후원금을 게임 아이템 모으듯 ‘아이템을 모아 마련해주자’ 이런 식이에요. 제가 연행 당했을 때도, 게임하다 캐릭터가 죽으면 얼마나 열 받겠어요. 진지함과 놀이와 기대가 결합되어 있는 것. 굉장히 재밌는 미디어 현상이에요. 

#3 천하무적 진중권
작 년 이맘때에도 진중권은 토론의 중심에 있었다. 사실 토론보다는 논란에 가까웠다.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영화 ‘디워’를 혹평해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던 것. 1년 후 전세는 역전(?)됐지만 여전히 진 교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거침없는 발언 뒤에 따라오는 수많은 비난과 협박은 무섭지 않다.
 
촛불 역시 ‘냄비다’라는 얘기가 있어요. 정부는 식을 때까지 두고 보자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구요.
냄 비가 두 달 동안 가는 거 봤어요? 이게 어떻게 냄빕니까. 저도 지겨워 죽겠는데(웃음). ‘선거 때 되면 까먹고 또 찍을 거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번엔 좀 다를 거예요. 시민들이 이제는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촛불집회 했죠, 도로로 나갔죠, 불법이라고 해서 다시 들어왔죠. 이제는 수가 없는 거예요. 정부는 여전히 말 안 듣고. 시민들이 정치의식을 운동권식으로 습득한 게 아니거든요. 말이 안 된다는 걸 체험으로 깨닫고 스스로 경찰에 맞서고 연행됐단 말이죠. 이제는 구속되기까지 했죠. 이런 체험을 했다는 게 굉장히 큰 자산으로 남을 거예요.
 
교수님도 연행됐었고 폭행도 당했었고, 살해 협박에 그야말로 ‘갖은 고초’를 겪었는데 주위 분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이 사람들이 집으로 전화를 해요. 집에 노모가 계시는데 제가 받으면 괜찮은데 어머니가 받으시면 좀 그렇더라구요. 전화 코드를 뽑아놨어요. 불만이 있으면 직접 와서 말을 하지 죽이러 온다고 협박하는데 오지는 않고 전화만 계속하니 짜증이 나죠. 온다고 온다고 말만 하고 안 오니 내가 찾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고(웃음).
 
그게 어떻게 보면 유명세의 부작용 아닌가요? 인기가 많은 만큼 안티도 늘어나는.
반 짝 유명세라고 생각해요. 연예인들 인기와 마찬가지죠. 연예인도 처음엔 막 인기 있다가 1, 2년 지나면 잊혀지잖아요. 그 많은 가수들, 누가 이름 기억하나요? 지금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지식인한테 필요한 건 인기가 아니라 신뢰죠. 상처받고 그러면 ‘이런 짓’ 못하죠. 악플이나 협박에 상처 안 받아요. 대중이 저에게 원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언제까지 현장에 계실 건가요?
촛 불집회가 끝날 때까지 있어야죠. 쇠고기 문제 때문에 묻힌 것들이 많아요. 비정규직, 이랜드, KTX 승무원 등등. 쇠고기 문제는 이 정도였지만 앞으로 터져 나올 이슈들, 예를 들어 의료 민영화 같은 사안은 또 다른 문제예요. 그때는 매우 격렬해질 겁니다. 어쨌든 집회가 계속되는 한 새로운 방식으로 끊임없이 결합하면서 대응 방법을 찾아 나갈 겁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이 번 기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정치라는 게 삶과 이렇게 밀착되어 있구나’라고 느끼셨을 거예요. 이번 집회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여성들의 힘이 굉장히 큽니다. 어떤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구요. 백화점에 가면 남편한테는 ‘고객님’이라고 부르고 자기한테는 ‘어머니’라고 부른다고요. 어머니와 모성애가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긴 하지만 여성의 모든 정체성을 담는 건 아니잖아요. 어머니의 역할과 더불어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나가세요.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중 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관심 갖지 마세요. 먼저 책 읽고 현명한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그대로 따라 해요. 아이들은 스스로 자랄 때 가장 잘 큽니다(웃음).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임 군

진중권 시론

2008/08/14 17:21
그냥 막연한 느낌인데, 지금 정권이 하는 짓을 보니 뭔가 또 하나 터질 것 같네요. 그때를 대비해서 뭘 준비해야 할지 구상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권이 강공 드라이브를 펼치는 것은 역설적으로 저들의 약함을 보여줄 뿐입니다. 지난 반 년 간 거의 식물정권처럼 지냈으니, 그렇게 5년을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시민들의 자발적 복종을 기대할 수 없으니 과거의 군사독재를 연상시키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으로 이 곤경을 헤쳐나가겠다는 거죠. 검찰, 경찰, 감사원 등 모든 국가기관을 동원해서 시민으 입을 틀어막는, 상식을 초월한 시대착오는 바로 거기서 나오는 겁니다.

한편, 촛불 집회를 했던 시민들은 장기간의 싸움으로 지친 상태죠. 그 때문에 저런 강압적 통치가 일시적으로는 먹혀 들어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실은 그 모든 억압이 시민들의 신체에 스트레스로 고스란히 쌓이고 있습니다. 그게 저절로 해소되는 게 아니죠. 화산이 가스를 적절하게 분출하면 큰 문제 없지만, 화산의 입이 틀어막히면 나중에 대폭발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시민들은 묵묵히 지금 이 모든 스트레스를 견디며, 또 다른 분출의 기회를 엿보는 상태라고 할 수 있지요. 차곡 차곡 쌓여가는 그 불만이 임계점을 넘으면 지난 번 촛불처럼 다시 터져나올 수밖에 없죠.

아마도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정권의 위기상황이 몇 차례 더 있겠지요. 그 때를 위해서라도, 한번 쯤 촛불집회에 냉정한 정리가 필요할 듯합니다. 전체적으로는 평화적이고 창조적으로 진행됐지만, 부분적으로 부정적인 현상도 존재했습니다. 전경대원을 향한 모욕적 언행, 불필요한 과격시위, 허무맹랑한 괴담의 방치, 시위현장에서 프락치 논란 등등. 이 모든 것이 저들에게 역공의 빌미를 주었지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촛불집회자를 향해 정권이 휘두르는 카드는 대강 다 드러났습니다. 저쪽의 대응 방식이 노출됐으니, 그것을 무력화시킬 방안도 생각해 두어야지요.

아울러 이번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자발성, 창발성, 역동성을 잘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안에는 한층 더 진화한 형태의 저항의 가능성이 아직 충분히 발현하지 않은 맹아의 형태로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 분석을 통해 촛불집회를 추동했던 에너지를 (기동전과 진지전 상황 모두에서)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명박 산성을 물리력으로 넘는 것보다는 상상력으로 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들의 시대착오에 같은 시대착오로 대응할 필요는 없지요. 시대착오에 빠진 정권은, 같은 수준으로 내려가 싸우기보다, 우리가 진화함으로써 그냥 도태시켜 버리는 게 최선입니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촛불집회의 바탕에는 이명박 정권에 '반대'한다는 소극적 욕망만이 아니라, '뭔가에 '찬성'한다는 적극적 욕망도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즐겼습니다. 그들은 차도로 뛰어나오는 일탈을 만끽했고, 도심 한복판에 부당한 권력이 닿지 않는 해방구를 세우고 그 안에서 노래와 댄스와 그래피티 예술을 즐기는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했지요. 여기에는 정권에 대한 반감을 뛰어넘는, 어떤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욕망이 있습니다. 쇠고기 문제에 대한 분노 못지 않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이 것입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임 군

시국 법어 전문

2008/07/05 10:37
  [전문] 시국법어
  2008-07-04 오후 10:21:02


우리는 80년대의 험한 산을 힘겹게 넘어 왔습니다. 그리고 가까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이제 더 이상 넘을 산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돌연히 또 하나의 높은 산이 나타나 국민의 앞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 우리 사회는 무슨 큰 일이 터질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른바 쇠고기 협상을 다시 하라고 요구하는 국민과 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는 정부와의 강경 대결이 이런 예측 불허의 긴장된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차와 기차가 맞보고 달리면 그 결과는 공멸뿐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대결 상황을 이기고 지는 문제로 접근하면 해결 방법은 없습니다. 어느 쪽이건 진다는 것은 명예의식이 용납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쇠고기 문제는 잘잘못으로 성찰해야 합니다.
 
  물론 그 성찰에는 인간의 불완전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도 할 수 있고 잘못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위대합니다. 바로 그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아량과 겸허함과 이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인간다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잘못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한 눈을 감았거나 아니면 대통령이라는 콩깍지가 씌어서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로인해 한 가지만 보거나 한 쪽만 보는 잘못이 있습니다.
 
  예컨대 쇠고기는 보면서 광우병을 보지 못하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보면서 한국의 국민들은 보지 못합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촛불시위의 허물은 보지만 대통령의 잘못은 보지 못하고 추가 협상까지는 보지만 재협상은 보지 못하고 뼈아픈 반성까지는 보지만 고쳐야 할 것은 보지 못합니다.
 
  이런 눈 때문에 중고등 학생들도 아는 생명의 가치를 대통령은 모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쇠고기 협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곧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광우병 위험물질까지를 그것도 아주 쉽게 수입하기로 결정한 대통령의 태도에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광우병쯤은 감수하라는 주문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중고등 학생이나 국민들은 경제만 살아난다면 광우병에 걸려도 좋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대로 한국 경제가 연간 7%씩 성장하고, 국민소득이 4만 불이 되고, 그리고 세계 7대 선진국에 진입한다고 한들 광우병에 걸려서 죽는다고 하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입니다.
 
  결국 경제라는 것은 사람이 폼 나게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조건으로서 요구되는 것이지 죽은 다음에야 황금산을 가진들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 인간의 생명 위에 존재할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계속해서 한국 경제를 위해서는 재협상을 할 수 없다고 뭉개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공권력의 폭력을 합법화해서 촛불시위를 제압하려는 의도를 굳히고 있습니다. 최근의 공권력이 자행한 무자비한 폭력을 보면 이명박 대통력이 과연 민선 대통령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왜냐면 쿠데타로 집권한 대통령이나 쓸 법한 후진국 수준의 낡은 방법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좌시할 수 없어 종교계의 성직자들까지 거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 나라에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는가. 이명박 정부는 그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진지한 성찰을 통해서 이제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으로서 잘못을 깨달아야 합니다.
 
  캄캄한 방에 촛불을 밝히면 일시에 어둠이 사라지듯, 잘못을 깨달으면 그 잘못의 허물도 금방 일소됩니다. 양쪽을 다 보지 못하고 한 쪽만 본 것 때문에 쇠고기 협상에 있어서 대통령으로서 막을 것을 막지 못하고 지킬 것을 지키지 못한 점, 그러면서 반대급부도 없이 오히려 주기만 하고 물러서기만 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면 시력은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따라서 두 눈으로 보면 미처 보지 못했던 것도 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협상의 당위성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민의 뜻을 좇아 재협상을 선언하고 그로인해 부정적으로 보였던 모든 고정관념이 해소되어 다시금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대통령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한 눈으로 보면
 
  촛불만 보이지만
 
  두 눈으로 보면
 
  촛불 속의 영혼까지 보입니다.
 
  씽씽 바람이 되는 이여
 
  알아야 합니다
 
  영혼이 있는 촛불은
 
  폭풍도 끄지 못한다는 것을.
 
  이 촛불 앞에서
 
  두 눈으로 보면
 
  안 보이던 종달새의
 
  노래 소리도 다 보이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한 눈을 감고
 
  두 뿔로 들이 받는 쇠귀신은 보지 못하면서
 
  안 보이는 금송아지 꼬리만 보인다 합니까.




청화스님/조계종 교육원장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임 군

BLOG main image
유럽 축구와 메이저 리그를 즐기는 공간입니다. +_+ by 임 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770)
축구 (1699)
야구 (454)
야구/축구 외 스포츠 관련 (120)
음악 (5)
기타 동영상 (300)
기타 글 (172)
잡설 (17)
Total : 661,652
Today : 721 Yesterday : 722
Statistics Graph
네이버에 북마크 다음에 북마크 마가린 바르기 HanRSS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News2.0에 투고하기 del.icio.us에 북마크하기 Digg에 번역해 투고하기 dzone에 번역해 투고하기 붐바
Add to Google 블로그얌::블로그가치평가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