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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성대모사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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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붕 인터뷰 잘하시네요+_+ㅋ
1. 인트로
- (청담동의 한 감각적인 카페에서 7명의 멤버를 만났다 도저히 한 자리에 모두 모을 수 없다는 매니저가 그나마 일정을 쥐어짠 결과다. 요즘 스케줄이 가장 바쁘다는 윤아와 티파니는 결국 따로 따로 만나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7인 1색의 인사였다. 날아갈 듯 예쁜 목소리들이었지만, 마치 악보를 두고 화음을 조율하듯 일체감이 느껴졌다. 카페 안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 순간 이쪽으로 쏠리고, 여기저기서 폰카가 올라왔다.)
만나서 반가워요, 제가 오늘 인터뷰를 할 아저씨에요, 혹시 저를 아시는 분 계세요.
“네… '뉴 하트' 원작자 아저씨요.”
(지휘봉을 따라 입술이 움직였다. 절대 연습문제를 풀고 오면 안 된다고 매니저에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마 '투자 평론가요'라고 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편견일까? 왠지 아이들이 아이들 같지 않았다. 편견을 걷어내고자 기획한 인터뷰에서 인터뷰어의 눈에 편견이 끼면 인터뷰는 하나마나다.)
- (아이들의 눈에서는 또래에서 찾을 수 있는 호기심이나 천진난만함을 쉽게 발견 할 수 없었다.)
미리 말씀 드리죠. 이 인터뷰는 연예 인터뷰가 아니에요. 저는 여러분에게 별로 관심 없거나, 혹은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어른들에게 여러분의 진짜 모습을 이해시키고 싶어요. 어쩌면 앞으로 여러분이 연예활동을 하는 동안 이런 얘기를 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지 몰라요. 우리 소개부터 먼저 할까요?
“유리요, 효연이요, 제시카, 태연, 수영, 서현, 써니예요.”
- (일부러 노트를 꺼내지 않았다. 권혁재 기자가 잔뜩 긴장한 매니저를 순간적으로 포착한 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까르르 웃음이 터지며 얼굴이 풀리기 시작했다. 순간 순간 드러나는 아이들의 모습과, 가지런히 다리를 모으고 미스코리아식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이들의 진짜에 가까운 모습일까 호기심이 들었다.)
우리 데뷔할 때 얘기부터 해 볼까요? 기분이 어땠어요?
“설레고, 두근거리고, 심장이 간질거렸어요. 내 노래와 춤, 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요. 전날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왔어요. 쇼케이스에서 끼를 보여주겠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요.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희열을 느꼈어요.”
- (“눈앞이 하얘졌어요”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와 같은 예상 답변이 빗나갔다.)
그렇게 가수가 되고 나서 인기를 얻고, 이젠 최고가 되었는데. 여러분에게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은 어떤 거죠? 이제는 노래 뿐 아니라 연기나 DJ를 하는 친구도 있잖아요?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 거부감이 클 거예요. 하지만 학교가면 수학과 영어를 다 잘하는 아이가 있잖아요. 그렇게 봐주면 안 되나요?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기에는 저희들은 아직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우리는 각자 다른 꿈들이 있어요.
(우선 그들의 당당함에 놀랐다. “최고의 가수로서 인정받고 싶어요”와 같은 모범답안이 또 다시 빗나간 것이다. 영어와 수학을 같이 잘하는 아이, 이것이 그들의 꿈이었다.)
2. 탄생
- 몇 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견딜만하던가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어요, 허황된 꿈이었죠. 보아 언니를 보면서 자극을 받았어요, 이미 끼가 있었던 거죠. 시작만하면 당장 그렇게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다치죠, 많이 아프고, 그러면서 굳은살이 배기죠. 애착이 생기고, 나중에는 집착이 생겨요, 이를 악물고 이루겠다는…” “힘이 안 들면 거짓말이죠. 슬럼프에 빠지고, 그때마다 울고, 서로 위로하고, 억지로 참죠” “처음에는 신기했죠. 연예인이 되는 연습을 한다는 게 그저 신났어요. 하지만 하이힐을 신고 춤추면서 발이 너무 아팠어요. 그때 고통이라는 걸 배우는 거죠…”
- (‘사육된 아이들’ ‘박제된 인형’. 이들을 고깝게 보는 시각이다. 보아 역시 그랬다. 한창 학교에서 공부 해야 할 아이들이 연예기획사에서 길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한 켠에 분명히 있다. 아프겠지만 이 인터뷰에서는 꼭 물어야만 하는 질문들이었다.)
그렇게 서로 경쟁하면 기분이 어때요? 친구를 이겨야 사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게 쉽게 꿈을 꾸죠, 하지만 부딪치고 배우고 연습하면서 그게 아니란 걸 알죠. 그 중에 많은 아이들이 실망하고 떠나요. 회사에서 내보내는 아이들도 있고, 스스로 그만두는 아이도 있죠.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이 있어요. 이기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거라는 걸요” “서로 의지가 되죠. 이루겠다는 각오를 서로 심어주고 위로해요, 끈끈해지는 거죠. 그래도 힘들었어요” “저는 SM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캐스팅되어 왔는데, 그때 3-40명이 같이 왔어요, 도중에 나간 친구, 회사에서 금방 내보내는 친구, 그것을 보면서 회의가 들죠. 하지만 그래도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게 좋았어요.”
- (이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들은 나와 같은 눈높이에 있었다. 아이들은 연습생시절 이미 경쟁이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성숙해갔다. 애착, 이라는 말을 할 때 어린 소녀의 눈에서 이미 세상을 보아버린 처연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운동장을 뛰거나, 영어를 배우려고 비행기를 타는 다른 아이들과 뭐가 다를까.) 그래도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생존경쟁이 아닌가요?
“쟤를 끌어내려야 해, 그런 경쟁자가 아니라, 발전을 위해 욕심을 내는 거죠. 더 잘하는 아이보다 더 잘하려는 욕심 같은 거죠.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내가 올라가려는 거에요. 그런 욕심이 큰 친구들이 결국에는 자기만의 꿈을 이루죠. 나만 생각하고 앞을 보고 가야 해요.”
-(이 말이 과연 19살 소녀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일까? 조치훈 기성이나, 이창호 국수 수준의 입에서나 나올 말들을 아이들은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었다. 의심했다. 혹시나 기획사의 모범답안 아닐까? 하지만 내가 아이들의 완벽한 연기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면 아이들의 눈은 지나치게 진지했다.)
문제는 어른들이 걱정하는 거죠. 교육받아야 할 시간에 춤과 노래만하면 나중에…
“사회생활에서 많이 배워요, 교실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많이 배우게 돼요. 연습실에서 교육받으면서 배우는 것도 크죠. 연습실도 작은 사회에요. 같은 목표를 가진 연습생들이 모인 학교 같은 공간인 셈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희들은 '애 어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하지만 다른 애들보다 공부할 시간이 없는 건 맞아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배우려고 하죠,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저희들, 정말 욕심이 많아요.”
- 그래도 어른들의 눈에는 제대로 영어 한마디라도 할까? 같은 의구심이 있거든요.
“쟤들이 제 이름자나 제대로 적을까?라는 건 연예인에 대한 시선은 고정관념일 뿐이에요. 우리는 꿈이 가수에요. 가수가 교수가 되려는 아이보다 인수분해를 못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꿈이 다르잖아요. 우리는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것이 공부에요. 누구나 꿈을 이루려고 공부하잖아요.”
- (이어 보여준 아이들의 회화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유창한 네이티브 수준이었다. 그것도 중국어와 영어로 말이다. 해외진출을 꿈꾸려면 외국어도 춤이나 노래만큼 중요하다. 회사에서 배운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쉽지는 않은가요? 다른 평범하게 사는 친구들에 비해?
“잃어 버린 게 크죠. 학교생활이 그리워요. 누구나 다른 세계가 부럽듯 우리는 우리의 세계가 있고, 다른 아이들과는 세계가 달라요. 아이들이 즐기는 축제, 친구들과의 수다, 점심시간이 되면 밥 먹고 막 수다 떨고 놀잖아요. 그게 제일 그립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의 추억이 있어요” “제가 DJ를 했거든요. 청취자 사연을 읽어요” “그럼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만드는 슬프거나 기쁜 그런 예쁜 인연 같은 거요. 그때마다 슬펐어요” “아련하게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 같은 느낌, 그런 기분이 들어요.”
-(다른 세계라고 했다. 내가 가진 것 외에 다른 것도 같이 가지려 하면 나쁘다고도 했다.)
소녀시대는 이미 분화되고 있죠. 이중에 잘나가는 친구들이 있고, 뒤쳐진 친구들이 있고요. 이때 기분이 어떤가요?
“각자의 시기와 때가 있어요. 저 친구는 시기가 빨리 오고, 나는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어요. 순서가 다를 뿐이에요. 시기 질투는 없어요. 응원하죠. 우리는 ‘덕분에’라는 말을 많이 해요. 먼저 앞에 서는 아이가 그렇게 말하는 거죠. 어느 한 친구가 빠르면 나는 대신 천천히 기다릴 시간이 있다는데 감사하죠. 더 준비 할 수 있잖아요” “제가 앞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먼저 일 뿐이죠. 같은 차를 타고 간다면 누가 먼저 타는가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 (교육의 힘일까? 이수만이라는 기획자가 노래와 춤을 가리키며 이 정도의 인성을 길러 놓았다면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내가 너무 물정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소녀시대도 해체되지 않겠어요. SES나 핑클처럼요.
“언젠가 그런 시기가 오겠죠. 지금도 이미 재능에 따라 역할이 바뀌기 시작하고 있어요. 또 그게 아니더라도 커서 언젠가는 청순에서 섹시 컨셉트로 바뀔지도 모르죠. 또 누군가가 연기를 위해 떠날 수도, 또 누군가는 다른 목적으로 떠날 수 있어요. 그 때가서 '우리는 소녀시대잖아'라고 할 수는 없죠.”
- 만약 말이죠, 지금 할리우드에서 이중 한 사람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역할을 맡기고, 또 그 정도 금액의 전속계약 제안이 들어왔어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솔직히 말해주세요.”
“저는 안 떠날 거 같아요. 왜냐하면 그건 소녀시대의 나를 보고 제안한 거지, 나 혼자를 보고 제안한 건 아닐 테니까요. 우린 아직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어요. 소녀시대가 있어서 내가 있지, 아직은 나 하나가 따로 그 만큼 가지 못했어요.”
(다른 아이들의 반응도 그랬다.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는데, 다른 아이가 ‘나는 떠날게요’ 라고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들의 답변은 어지간한 정치인 뺨칠 수준이었다. 이수만의 SM은 이 친구들에게 '겸손' 이라는 가치를 상당한 무게로 주입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아이콘
오타쿠, '당신' '댁'이라는 뜻을 지닌 이인칭 대명사의 일본어다. 마니아보다 더욱 심취하여 집착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가지 일에 몰두하여 광기(狂氣)가 있다는 뜻으로 낚시광·바둑광·골프광 등의 말을 쓰는데, 그들보다 더욱 깊이 빠져들어 있는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부른다. 특정 분야에만 관심을 가져, 일반적 상식을 결여한 사람으로 보는 부정적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 말을 차용하여 ‘오덕후’로, 소녀시대 마니아들을 가리켜 ‘소덕후’라 부르기도 한다.
태연, 유리, 제시카, 써니, 태연, 효연, 서연, 티파니, 윤아. 당신이 이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다면, 또 그들의 데뷔 경로인 ‘한일 울트라 아이돌 듀오 오디션’ ‘SM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댄스짱’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노래짱’등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소녀시대 브로마이드를 한 장 얻기 위해 그들이 모델로 나선 ‘**치킨’을 배달시킨 적이 있다면 당신은 진정 ‘소덕후’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 이제 불편한 얘기 좀 하죠. '소녀시대'라는 말이 정말 순수하다고 느끼세요? 청순을 가장한 섹시코드가 숨어있다고 보지는 않나요?
“최소한 우리가 만든 컨셉트는 아니에요. 그렇게 보는 분들도 있죠. 인터넷에 느끼한 글을 보면 아프죠. 하지만 우리는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힘이라고 생각해요. 성장의 이미지를 보여준 거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물론, 나이가 들면 달라지겠죠.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 우리를 달리 보는 건 그렇게 보는 분들의 문제죠. 왜 꼭 그렇게 보는 거죠? 우리는 아직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있지도 않는걸 억지로 그렇게 보는 게 오히려 문제 아닌가요?”
(하지만 정형화된 화장, 외과의사인 내 눈에 비친 지울 수 없는 성형의 흔적, 미니스커트, 앉음새에서 매무새까지, 이렇게 느껴지는 가공된 흔적들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입혀진 ‘소녀’ 아닌 ‘숙녀’의 모습일 것이다.)
-요즘 쇠고기 수입반대 포스터에 ‘촛불소녀’라는 그림이 등장해요. 어린 소녀가 촛불을 안고 ‘지켜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죠. 소녀라는 말에는 이런 청순한 소녀가 먼저 떠오르는데, 과연 소녀시대의 소녀가 이런 소녀일까요?
“저희는 여리고, 착하고, 보호하고 싶은 소녀는 아니죠. 저희는 오히려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힘내세요’라고 하는 소녀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소녀는 가냘픈 소녀가 아니라, 발랄하고 청순한 그리고 함께 즐거워하는 그런 친구 같은 소녀에요.”
(아이들에게는 가혹한 질문이었다. 사실 그들에게 할 질문은 아니었다.)
-연예인들이 공인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입으로 그렇게 말하면 우습지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보여지는 사람들 이잖아요. 우리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을 보고 함께 하잖아요. 좋던 싫던 우리의 말이나 행동이 화제가 되고요. 그럼 영향이 있죠. 그게 공인이라면 공인이지요.”
- 요즘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요?
“용기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저희들은 발언을 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아는 건 아직 너무 적고, 판단할 능력이 없잖아요. 안다고 할 수도 없죠. 마음으로는 느끼지만, 아직 말은 두렵죠. 연예인이 아니라면 마구 하고 싶은 말들이 있지만, 그러기에는 저희가 너무 어려요.” (맞은편에 앉아 자리를 지키던 매니저의 얼굴이 일순 긴장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니저의 수신호가 전해지기도 전에 이미 자신들의 역할과 한계를 알고 있었다.)
4. 현실과 이상 사이
- 만약 친동생이 연예인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친동생이 한다면, 원하면 하라고 하겠어요. 한번 하고 싶으면, 또 하겠다고 일단 말할 정도면, 말려서는 안 돼요. 우선 스스로 겪어보고 경험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저니깐 할 수 있어요. 태어나기를 강하게 태어나야죠. 마음이 강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은 일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아요.”
(생각이 4:3 으로 쫙 갈라졌다. 이유는 제각각 달랐지만, 찬성하는 아이도 겪어보고 포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고, 반대하는 측은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했다. 특히 마음이 강해야 한다는 말을 몇 번씩이나 반복했다.)
- 경쟁상대인 원더걸스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텔 미로 인해서 여러분보다는 기성세대에는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소녀시대와 비슷한 경쟁자가 생긴 거죠. 서로 잘해야죠” “하지만 서로가 추구하는 컨셉트나 음악이 달라요” “서로 자극이 되죠. 더 잘해야 한다는.” (이거 너무 상투적인 얘기 아니냐, 진심을 얘기해보라는 말에 반격이 들어왔다.) “왜 속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하시죠? 우리가 인터뷰를 하면 기자 아저씨들이 그래요. ‘외우고 왔냐?’ ‘질투 안 나냐?’ ‘에이 말도 안돼’ 다들 이래요, 왜 저희 말을 믿지 않으시죠?” (솔직히 당황했다, ‘그게 편견이란 거지. 연예인, 특히 아이돌 그룹에 대한 색안경 같은 거야. 왠지 만들어진 인형 같은 느낌, 미안하지만 그래’라고 솔직히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 책은 얼마나 읽죠? 그럴만한 시간은 있어요?
“지난주에 읽은 책은 ‘리버보이’고요, 지금 읽는 책은 ‘3월은 붉은 구름을’ 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아무래도 소설 같은 걸 주로 많이 보게 되죠.” “책을 많이 보면 좋은데 시간이 잘 안나요, 낮에는 스케줄이 있고, 밤에는 힘들어요.”
-가장 힘들고 상처 받을 때는 언제죠?
“일전에 어느 기자 분이 순간 포착 사진을 합성해 만든 ‘효크’라는 게 떠돌았어요. 동영상에서 순간을 캡처하면 이상한 장면이 나오잖아요. 만드신 분들은 장난이시지만, 저희들에게는 심장에 칼이 꽂히는 거에요. 저희는 연예인이고, 더구나 아이돌 그룹이잖아요. 상처가 컸어요” “말은 날아다니고, 소문이 찐빵처럼 부풀잖아요. 연예계라는 곳이, 누구는 손가락 하나 클릭하면 되지만 그게 쌓이면 사람을 죽이는 상처가 되죠. 그게 우리숙명이라고 하지만 저희들은 아직 감당하기 어려워요.”
- 어린 나이에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부담은 안되나요?
“사적인 시간이 힘들어요.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쓰고 나가면 그게 더 티 내는 거라지만 그래도 누군지는 모르잖아요. 처음에는 시선을 즐겼어요. 오히려 몰라보면 섭섭했어요. 아직도 나를 몰라보는구나 서운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불편해요. 참 이기적이죠? 하지만 길거리를 가다가 누가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고 싶으면 보통은 물어보고 찍잖아요. 안 그러면 도촬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도 옆에서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해달라고 하죠. 소녀시대의 나는 있는데 그냥 나는 없어졌죠. 그런데 이젠 다시 편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도 예전에 그랬더라고요. 좋아하는 연예인을 우연히 만나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잖아요. 그러니 사진 찍고 악수하고 싶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니 그게 당연하데요. 내 불편만 생각하면, 팬에게 내가 필요 할 때만 보여주는 거 잖아요.”
(과연 이게 19세 여고생의 대답일까?)
-꿈이 뭐였어요. 연예인 말고, 만약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디자이너요. 엔터사업을 하고 싶어요. 피아니스트요. 춤을 배우고 있었을 거에요. 아나운서요. 연기자요.
(다들 하나씩 이렇게 말하는데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꿈이 있었는데 이젠 꿈을 버린 지 오래 됐어요.”
-(꿈을 버린 지 오래되었다는 아이의 말에 축축한 습기가 느껴졌다)
왜 버렸어요? 꿈이 뭐였는데요.
“비웃으실지 모르겠는데, 국제변호사요. 저는 그게 꿈이었어요. NYU에서 그것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 2개의 꿈을 좇았죠. 12살에 지하철에서 캐스팅 되어서 이젠 그 꿈을 접어둔거죠. 하지만 지금의 꿈을 이루고 나면…”
(지금은 접었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라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인터뷰지만 소녀의 접어둔 꿈 이야기를 듣고도 내 잇속만 차리려고 질문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꿈에 대한 작은 토론이 시작되었다.)
- 연예 기획사들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도 사람이에요.”
(뜻밖의 말이 튀어 나왔다. 일순 앞자리에 있던 매니저와 뒤에서 귀를 기울이던 로드매니저가 바짝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우리회사는 상당히 좋아요. 이수만 아저씨도 잘해주시죠. 특히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선생님이시고요. 하지만 다른 연예인들의 기획사 문제를 들어보면 우리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비록 우리회사는 아니지만 그런 얘기를 들으면 화가 나죠. 같은 연예인이니까요.”
- (소녀시대는 합숙을 한다고 한다. 공연이 없거나 연습이 없어도 그건 원칙이라고 했다. 심지어 30분의 시간도 내기 어려워 따로 시간을 내서 만나야 했던 티파니와 윤아도 그랬다. 어린 소녀들에게 스캔들이나 구설수가 생기는 것을 우려한 탓이다.)
누가 가장 보고 싶어요. 가장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또 누구죠?
“엄마요. 아빠요. 부모님요.
(이구동성으로 엄마, 아빠를 지목했다. 한 사람의 예외도 없었다. 심지어는 멘토가 누구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보고 싶단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했다. 자신들이 이 길을 가는데 믿어줘서 고맙고, 부모님들의 배려도 감사하다고 했다. 역시 십대 소녀였다.)
- 연예인 한다고 하니까 부모님들이 반대 안 하셨어요? 특히 아빠는 반대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부모님들이 반대한 아이들은 여기까지 못 오죠. 요즘에는 연습실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려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제 경우에는 아빠가 교회에서 노래하는 저를 보고 재능이 아깝다고 이 길로 나가라고 하셨어요.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죠. 오히려 엄마가 걱정하셨어요. 험하다는데, 하시면서요. 하지만 우리 회사는 그런 면에서는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리죠” “저는 엄마에게 왜 찬성했느냐 물어봤어요. 나중에 원망 들을까 봐 그랬대요. 제가 행복해지는걸 보고 싶었대요. 그런데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많이 죄송했어요.”
- 한류스타들처럼 세계로 진출할 계획은 있나요?
“당연하죠. 어릴 때부터 공부해왔어요. 중국어, 영어, 일어 모두 배우고요. 다만 대중의 편견이 걸림돌이죠. 실력이 되냐는 거죠. 노래, 춤, 공부 모든 게 함께 가야 해요. 우리는 그걸 준비하고 있고요. 그것 역시 또 하나의 큰 꿈이에요.”
- 요즘 아이들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물론 외모로 승부하는 건 옳지 않죠. 연예인은 보여주는 거니까 저희 같은 경우는 솔직히 그게 필요해요. 하지만 외모는 조건의 하나일 뿐이죠. 외모는 시간이 지나면 길게 못 가요. 다른 일을 해도 그럴 거 같아요.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기부 선행을 하는 김장훈 같은 가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쉽게 가질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에요. 마음이 선하시고 닮고 싶어요.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해요. 앞으로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볼게요.”
- 요즘 팬클럽 문제로 마음 고생이 많죠? 진정한 팬 문화는 어떤 거라고 생각해요?
“신나게 같이 즐기시면 좋겠어요. 연예인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같이 즐기고 느끼고, 그런데 파헤치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분석하고요. 아쉽고 속상하죠. 그것도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연예인에 대한 감정도 군중심리가 있어요. 댓글을 볼 때마다 그걸 깨닿죠. 때론 두려워요.”
(실제 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연예인 팬클럽끼리의 감정싸움으로 소위 10 minute 침묵사건이 벌어지고, 소녀시대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는 일이 일어났다.)
- 이제 자신들의 버라이어티가 소진된 것 같지 않나요? 한계를 느낀 적은 없나요?
(이 질문을 하자 눈에 띄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니에요. 아직 다 못 보여 드렸어요. 더 보여드려야 해요. 이제 시작인걸요. 앞으로도 보여드리면서 더 쌓아나가야죠. 지금 가진 것이 전부라면 우린 끝이에요. 늘 앞서가야죠. 우리는 아직 한계를 느낄 자리에 있지 않아요. 아직은 탑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아니죠.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너무나 멀어요.”
-이수만씨는 어떻습니까? 자주 만나나요?
“저희를 아티스트로 배려해 주시죠. 꿈을 찾아주시고요. 음악적으로는 엄격하시지만. 그것이 우리를 위한 것 이라는걸 알아요. 생각해보세요. 대선배가 우리를 아티스트로 대우해준다는 거. 예전엔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렸어요.”
5. 마침
대중연예인과 아티스트의 차이는 소비의 기호에 있다. 대중연예인은 대중이 요구하는 아이콘으로 자신을 단장하고 대중의 요구에 순종한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자신의 영감이 대중의 기호를 선도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아이콘이 되어 대중을 복종시킨다. 이들은 아직 대중 연예인이다. 어쩌면 이들 스스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수만의 SM이 아티스트로 대우해주는 것이 떨린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아티스트로 대우해 주더라도, 대중이 이들을 미소녀 아이템으로만 소비하려 드는 한, 그 길은 요원하다. 스스로 선택한 '소녀'의 굴레를 이제 어떻게 벗어나는가. 이점이 지금 이들에게 던져진 가장 난해한 숙제 아닐까.
박경철 donodonsu@naver.com
1. 인트로
- (청담동의 한 감각적인 카페에서 7명의 멤버를 만났다 도저히 한 자리에 모두 모을 수 없다는 매니저가 그나마 일정을 쥐어짠 결과다. 요즘 스케줄이 가장 바쁘다는 윤아와 티파니는 결국 따로 따로 만나야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7인 1색의 인사였다. 날아갈 듯 예쁜 목소리들이었지만, 마치 악보를 두고 화음을 조율하듯 일체감이 느껴졌다. 카페 안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 순간 이쪽으로 쏠리고, 여기저기서 폰카가 올라왔다.)
만나서 반가워요, 제가 오늘 인터뷰를 할 아저씨에요, 혹시 저를 아시는 분 계세요.
“네… '뉴 하트' 원작자 아저씨요.”
(지휘봉을 따라 입술이 움직였다. 절대 연습문제를 풀고 오면 안 된다고 매니저에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나마 '투자 평론가요'라고 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편견일까? 왠지 아이들이 아이들 같지 않았다. 편견을 걷어내고자 기획한 인터뷰에서 인터뷰어의 눈에 편견이 끼면 인터뷰는 하나마나다.)
- (아이들의 눈에서는 또래에서 찾을 수 있는 호기심이나 천진난만함을 쉽게 발견 할 수 없었다.)
미리 말씀 드리죠. 이 인터뷰는 연예 인터뷰가 아니에요. 저는 여러분에게 별로 관심 없거나, 혹은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어른들에게 여러분의 진짜 모습을 이해시키고 싶어요. 어쩌면 앞으로 여러분이 연예활동을 하는 동안 이런 얘기를 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지 몰라요. 우리 소개부터 먼저 할까요?
“유리요, 효연이요, 제시카, 태연, 수영, 서현, 써니예요.”
- (일부러 노트를 꺼내지 않았다. 권혁재 기자가 잔뜩 긴장한 매니저를 순간적으로 포착한 사진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까르르 웃음이 터지며 얼굴이 풀리기 시작했다. 순간 순간 드러나는 아이들의 모습과, 가지런히 다리를 모으고 미스코리아식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이들의 진짜에 가까운 모습일까 호기심이 들었다.)
우리 데뷔할 때 얘기부터 해 볼까요? 기분이 어땠어요?
“설레고, 두근거리고, 심장이 간질거렸어요. 내 노래와 춤, 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요. 전날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왔어요. 쇼케이스에서 끼를 보여주겠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요.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희열을 느꼈어요.”
- (“눈앞이 하얘졌어요”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와 같은 예상 답변이 빗나갔다.)
그렇게 가수가 되고 나서 인기를 얻고, 이젠 최고가 되었는데. 여러분에게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은 어떤 거죠? 이제는 노래 뿐 아니라 연기나 DJ를 하는 친구도 있잖아요?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 거부감이 클 거예요. 하지만 학교가면 수학과 영어를 다 잘하는 아이가 있잖아요. 그렇게 봐주면 안 되나요?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기에는 저희들은 아직 너무 이르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우리는 각자 다른 꿈들이 있어요.
(우선 그들의 당당함에 놀랐다. “최고의 가수로서 인정받고 싶어요”와 같은 모범답안이 또 다시 빗나간 것이다. 영어와 수학을 같이 잘하는 아이, 이것이 그들의 꿈이었다.)
2. 탄생
- 몇 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견딜만하던가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어요, 허황된 꿈이었죠. 보아 언니를 보면서 자극을 받았어요, 이미 끼가 있었던 거죠. 시작만하면 당장 그렇게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다치죠, 많이 아프고, 그러면서 굳은살이 배기죠. 애착이 생기고, 나중에는 집착이 생겨요, 이를 악물고 이루겠다는…” “힘이 안 들면 거짓말이죠. 슬럼프에 빠지고, 그때마다 울고, 서로 위로하고, 억지로 참죠” “처음에는 신기했죠. 연예인이 되는 연습을 한다는 게 그저 신났어요. 하지만 하이힐을 신고 춤추면서 발이 너무 아팠어요. 그때 고통이라는 걸 배우는 거죠…”
- (‘사육된 아이들’ ‘박제된 인형’. 이들을 고깝게 보는 시각이다. 보아 역시 그랬다. 한창 학교에서 공부 해야 할 아이들이 연예기획사에서 길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한 켠에 분명히 있다. 아프겠지만 이 인터뷰에서는 꼭 물어야만 하는 질문들이었다.)
그렇게 서로 경쟁하면 기분이 어때요? 친구를 이겨야 사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게 쉽게 꿈을 꾸죠, 하지만 부딪치고 배우고 연습하면서 그게 아니란 걸 알죠. 그 중에 많은 아이들이 실망하고 떠나요. 회사에서 내보내는 아이들도 있고, 스스로 그만두는 아이도 있죠.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이 있어요. 이기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거라는 걸요” “서로 의지가 되죠. 이루겠다는 각오를 서로 심어주고 위로해요, 끈끈해지는 거죠. 그래도 힘들었어요” “저는 SM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캐스팅되어 왔는데, 그때 3-40명이 같이 왔어요, 도중에 나간 친구, 회사에서 금방 내보내는 친구, 그것을 보면서 회의가 들죠. 하지만 그래도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게 좋았어요.”
- (이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들은 나와 같은 눈높이에 있었다. 아이들은 연습생시절 이미 경쟁이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성숙해갔다. 애착, 이라는 말을 할 때 어린 소녀의 눈에서 이미 세상을 보아버린 처연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운동장을 뛰거나, 영어를 배우려고 비행기를 타는 다른 아이들과 뭐가 다를까.) 그래도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생존경쟁이 아닌가요?
“쟤를 끌어내려야 해, 그런 경쟁자가 아니라, 발전을 위해 욕심을 내는 거죠. 더 잘하는 아이보다 더 잘하려는 욕심 같은 거죠.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내가 올라가려는 거에요. 그런 욕심이 큰 친구들이 결국에는 자기만의 꿈을 이루죠. 나만 생각하고 앞을 보고 가야 해요.”
-(이 말이 과연 19살 소녀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일까? 조치훈 기성이나, 이창호 국수 수준의 입에서나 나올 말들을 아이들은 천연덕스럽게 하고 있었다. 의심했다. 혹시나 기획사의 모범답안 아닐까? 하지만 내가 아이들의 완벽한 연기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면 아이들의 눈은 지나치게 진지했다.)
문제는 어른들이 걱정하는 거죠. 교육받아야 할 시간에 춤과 노래만하면 나중에…
“사회생활에서 많이 배워요, 교실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많이 배우게 돼요. 연습실에서 교육받으면서 배우는 것도 크죠. 연습실도 작은 사회에요. 같은 목표를 가진 연습생들이 모인 학교 같은 공간인 셈이죠. 그래서 그런지 저희들은 '애 어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하지만 다른 애들보다 공부할 시간이 없는 건 맞아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배우려고 하죠,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저희들, 정말 욕심이 많아요.”
- 그래도 어른들의 눈에는 제대로 영어 한마디라도 할까? 같은 의구심이 있거든요.
“쟤들이 제 이름자나 제대로 적을까?라는 건 연예인에 대한 시선은 고정관념일 뿐이에요. 우리는 꿈이 가수에요. 가수가 교수가 되려는 아이보다 인수분해를 못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꿈이 다르잖아요. 우리는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것이 공부에요. 누구나 꿈을 이루려고 공부하잖아요.”
- (이어 보여준 아이들의 회화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유창한 네이티브 수준이었다. 그것도 중국어와 영어로 말이다. 해외진출을 꿈꾸려면 외국어도 춤이나 노래만큼 중요하다. 회사에서 배운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쉽지는 않은가요? 다른 평범하게 사는 친구들에 비해?
“잃어 버린 게 크죠. 학교생활이 그리워요. 누구나 다른 세계가 부럽듯 우리는 우리의 세계가 있고, 다른 아이들과는 세계가 달라요. 아이들이 즐기는 축제, 친구들과의 수다, 점심시간이 되면 밥 먹고 막 수다 떨고 놀잖아요. 그게 제일 그립죠.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의 추억이 있어요” “제가 DJ를 했거든요. 청취자 사연을 읽어요” “그럼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만드는 슬프거나 기쁜 그런 예쁜 인연 같은 거요. 그때마다 슬펐어요” “아련하게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 같은 느낌, 그런 기분이 들어요.”
-(다른 세계라고 했다. 내가 가진 것 외에 다른 것도 같이 가지려 하면 나쁘다고도 했다.)
소녀시대는 이미 분화되고 있죠. 이중에 잘나가는 친구들이 있고, 뒤쳐진 친구들이 있고요. 이때 기분이 어떤가요?
“각자의 시기와 때가 있어요. 저 친구는 시기가 빨리 오고, 나는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어요. 순서가 다를 뿐이에요. 시기 질투는 없어요. 응원하죠. 우리는 ‘덕분에’라는 말을 많이 해요. 먼저 앞에 서는 아이가 그렇게 말하는 거죠. 어느 한 친구가 빠르면 나는 대신 천천히 기다릴 시간이 있다는데 감사하죠. 더 준비 할 수 있잖아요” “제가 앞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냥 먼저 일 뿐이죠. 같은 차를 타고 간다면 누가 먼저 타는가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 (교육의 힘일까? 이수만이라는 기획자가 노래와 춤을 가리키며 이 정도의 인성을 길러 놓았다면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내가 너무 물정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소녀시대도 해체되지 않겠어요. SES나 핑클처럼요.
“언젠가 그런 시기가 오겠죠. 지금도 이미 재능에 따라 역할이 바뀌기 시작하고 있어요. 또 그게 아니더라도 커서 언젠가는 청순에서 섹시 컨셉트로 바뀔지도 모르죠. 또 누군가가 연기를 위해 떠날 수도, 또 누군가는 다른 목적으로 떠날 수 있어요. 그 때가서 '우리는 소녀시대잖아'라고 할 수는 없죠.”
- 만약 말이죠, 지금 할리우드에서 이중 한 사람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역할을 맡기고, 또 그 정도 금액의 전속계약 제안이 들어왔어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솔직히 말해주세요.”
“저는 안 떠날 거 같아요. 왜냐하면 그건 소녀시대의 나를 보고 제안한 거지, 나 혼자를 보고 제안한 건 아닐 테니까요. 우린 아직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어요. 소녀시대가 있어서 내가 있지, 아직은 나 하나가 따로 그 만큼 가지 못했어요.”
(다른 아이들의 반응도 그랬다.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는데, 다른 아이가 ‘나는 떠날게요’ 라고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들의 답변은 어지간한 정치인 뺨칠 수준이었다. 이수만의 SM은 이 친구들에게 '겸손' 이라는 가치를 상당한 무게로 주입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아이콘
오타쿠, '당신' '댁'이라는 뜻을 지닌 이인칭 대명사의 일본어다. 마니아보다 더욱 심취하여 집착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가지 일에 몰두하여 광기(狂氣)가 있다는 뜻으로 낚시광·바둑광·골프광 등의 말을 쓰는데, 그들보다 더욱 깊이 빠져들어 있는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부른다. 특정 분야에만 관심을 가져, 일반적 상식을 결여한 사람으로 보는 부정적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 말을 차용하여 ‘오덕후’로, 소녀시대 마니아들을 가리켜 ‘소덕후’라 부르기도 한다.
태연, 유리, 제시카, 써니, 태연, 효연, 서연, 티파니, 윤아. 당신이 이들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다면, 또 그들의 데뷔 경로인 ‘한일 울트라 아이돌 듀오 오디션’ ‘SM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댄스짱’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노래짱’등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소녀시대 브로마이드를 한 장 얻기 위해 그들이 모델로 나선 ‘**치킨’을 배달시킨 적이 있다면 당신은 진정 ‘소덕후’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 이제 불편한 얘기 좀 하죠. '소녀시대'라는 말이 정말 순수하다고 느끼세요? 청순을 가장한 섹시코드가 숨어있다고 보지는 않나요?
“최소한 우리가 만든 컨셉트는 아니에요. 그렇게 보는 분들도 있죠. 인터넷에 느끼한 글을 보면 아프죠. 하지만 우리는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힘이라고 생각해요. 성장의 이미지를 보여준 거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물론, 나이가 들면 달라지겠죠.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 우리를 달리 보는 건 그렇게 보는 분들의 문제죠. 왜 꼭 그렇게 보는 거죠? 우리는 아직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있지도 않는걸 억지로 그렇게 보는 게 오히려 문제 아닌가요?”
(하지만 정형화된 화장, 외과의사인 내 눈에 비친 지울 수 없는 성형의 흔적, 미니스커트, 앉음새에서 매무새까지, 이렇게 느껴지는 가공된 흔적들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입혀진 ‘소녀’ 아닌 ‘숙녀’의 모습일 것이다.)
-요즘 쇠고기 수입반대 포스터에 ‘촛불소녀’라는 그림이 등장해요. 어린 소녀가 촛불을 안고 ‘지켜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죠. 소녀라는 말에는 이런 청순한 소녀가 먼저 떠오르는데, 과연 소녀시대의 소녀가 이런 소녀일까요?
“저희는 여리고, 착하고, 보호하고 싶은 소녀는 아니죠. 저희는 오히려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힘내세요’라고 하는 소녀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소녀는 가냘픈 소녀가 아니라, 발랄하고 청순한 그리고 함께 즐거워하는 그런 친구 같은 소녀에요.”
(아이들에게는 가혹한 질문이었다. 사실 그들에게 할 질문은 아니었다.)
-연예인들이 공인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입으로 그렇게 말하면 우습지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보여지는 사람들 이잖아요. 우리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을 보고 함께 하잖아요. 좋던 싫던 우리의 말이나 행동이 화제가 되고요. 그럼 영향이 있죠. 그게 공인이라면 공인이지요.”
- 요즘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요?
“용기에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저희들은 발언을 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아는 건 아직 너무 적고, 판단할 능력이 없잖아요. 안다고 할 수도 없죠. 마음으로는 느끼지만, 아직 말은 두렵죠. 연예인이 아니라면 마구 하고 싶은 말들이 있지만, 그러기에는 저희가 너무 어려요.” (맞은편에 앉아 자리를 지키던 매니저의 얼굴이 일순 긴장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매니저의 수신호가 전해지기도 전에 이미 자신들의 역할과 한계를 알고 있었다.)
4. 현실과 이상 사이
- 만약 친동생이 연예인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친동생이 한다면, 원하면 하라고 하겠어요. 한번 하고 싶으면, 또 하겠다고 일단 말할 정도면, 말려서는 안 돼요. 우선 스스로 겪어보고 경험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저니깐 할 수 있어요. 태어나기를 강하게 태어나야죠. 마음이 강하고 의지가 강한 사람은 일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아요.”
(생각이 4:3 으로 쫙 갈라졌다. 이유는 제각각 달랐지만, 찬성하는 아이도 겪어보고 포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고, 반대하는 측은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했다. 특히 마음이 강해야 한다는 말을 몇 번씩이나 반복했다.)
- 경쟁상대인 원더걸스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텔 미로 인해서 여러분보다는 기성세대에는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소녀시대와 비슷한 경쟁자가 생긴 거죠. 서로 잘해야죠” “하지만 서로가 추구하는 컨셉트나 음악이 달라요” “서로 자극이 되죠. 더 잘해야 한다는.” (이거 너무 상투적인 얘기 아니냐, 진심을 얘기해보라는 말에 반격이 들어왔다.) “왜 속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하시죠? 우리가 인터뷰를 하면 기자 아저씨들이 그래요. ‘외우고 왔냐?’ ‘질투 안 나냐?’ ‘에이 말도 안돼’ 다들 이래요, 왜 저희 말을 믿지 않으시죠?” (솔직히 당황했다, ‘그게 편견이란 거지. 연예인, 특히 아이돌 그룹에 대한 색안경 같은 거야. 왠지 만들어진 인형 같은 느낌, 미안하지만 그래’라고 솔직히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 책은 얼마나 읽죠? 그럴만한 시간은 있어요?
“지난주에 읽은 책은 ‘리버보이’고요, 지금 읽는 책은 ‘3월은 붉은 구름을’ 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아무래도 소설 같은 걸 주로 많이 보게 되죠.” “책을 많이 보면 좋은데 시간이 잘 안나요, 낮에는 스케줄이 있고, 밤에는 힘들어요.”
-가장 힘들고 상처 받을 때는 언제죠?
“일전에 어느 기자 분이 순간 포착 사진을 합성해 만든 ‘효크’라는 게 떠돌았어요. 동영상에서 순간을 캡처하면 이상한 장면이 나오잖아요. 만드신 분들은 장난이시지만, 저희들에게는 심장에 칼이 꽂히는 거에요. 저희는 연예인이고, 더구나 아이돌 그룹이잖아요. 상처가 컸어요” “말은 날아다니고, 소문이 찐빵처럼 부풀잖아요. 연예계라는 곳이, 누구는 손가락 하나 클릭하면 되지만 그게 쌓이면 사람을 죽이는 상처가 되죠. 그게 우리숙명이라고 하지만 저희들은 아직 감당하기 어려워요.”
- 어린 나이에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부담은 안되나요?
“사적인 시간이 힘들어요.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쓰고 나가면 그게 더 티 내는 거라지만 그래도 누군지는 모르잖아요. 처음에는 시선을 즐겼어요. 오히려 몰라보면 섭섭했어요. 아직도 나를 몰라보는구나 서운했고요. 그런데 지금은 불편해요. 참 이기적이죠? 하지만 길거리를 가다가 누가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고 싶으면 보통은 물어보고 찍잖아요. 안 그러면 도촬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도 옆에서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해달라고 하죠. 소녀시대의 나는 있는데 그냥 나는 없어졌죠. 그런데 이젠 다시 편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도 예전에 그랬더라고요. 좋아하는 연예인을 우연히 만나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잖아요. 그러니 사진 찍고 악수하고 싶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니 그게 당연하데요. 내 불편만 생각하면, 팬에게 내가 필요 할 때만 보여주는 거 잖아요.”
(과연 이게 19세 여고생의 대답일까?)
-꿈이 뭐였어요. 연예인 말고, 만약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디자이너요. 엔터사업을 하고 싶어요. 피아니스트요. 춤을 배우고 있었을 거에요. 아나운서요. 연기자요.
(다들 하나씩 이렇게 말하는데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꿈이 있었는데 이젠 꿈을 버린 지 오래 됐어요.”
-(꿈을 버린 지 오래되었다는 아이의 말에 축축한 습기가 느껴졌다)
왜 버렸어요? 꿈이 뭐였는데요.
“비웃으실지 모르겠는데, 국제변호사요. 저는 그게 꿈이었어요. NYU에서 그것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 2개의 꿈을 좇았죠. 12살에 지하철에서 캐스팅 되어서 이젠 그 꿈을 접어둔거죠. 하지만 지금의 꿈을 이루고 나면…”
(지금은 접었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라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인터뷰지만 소녀의 접어둔 꿈 이야기를 듣고도 내 잇속만 차리려고 질문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꿈에 대한 작은 토론이 시작되었다.)
- 연예 기획사들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도 사람이에요.”
(뜻밖의 말이 튀어 나왔다. 일순 앞자리에 있던 매니저와 뒤에서 귀를 기울이던 로드매니저가 바짝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우리회사는 상당히 좋아요. 이수만 아저씨도 잘해주시죠. 특히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선생님이시고요. 하지만 다른 연예인들의 기획사 문제를 들어보면 우리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비록 우리회사는 아니지만 그런 얘기를 들으면 화가 나죠. 같은 연예인이니까요.”
- (소녀시대는 합숙을 한다고 한다. 공연이 없거나 연습이 없어도 그건 원칙이라고 했다. 심지어 30분의 시간도 내기 어려워 따로 시간을 내서 만나야 했던 티파니와 윤아도 그랬다. 어린 소녀들에게 스캔들이나 구설수가 생기는 것을 우려한 탓이다.)
누가 가장 보고 싶어요. 가장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또 누구죠?
“엄마요. 아빠요. 부모님요.
(이구동성으로 엄마, 아빠를 지목했다. 한 사람의 예외도 없었다. 심지어는 멘토가 누구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보고 싶단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했다. 자신들이 이 길을 가는데 믿어줘서 고맙고, 부모님들의 배려도 감사하다고 했다. 역시 십대 소녀였다.)
- 연예인 한다고 하니까 부모님들이 반대 안 하셨어요? 특히 아빠는 반대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부모님들이 반대한 아이들은 여기까지 못 오죠. 요즘에는 연습실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려오시는 경우도 많아요. 제 경우에는 아빠가 교회에서 노래하는 저를 보고 재능이 아깝다고 이 길로 나가라고 하셨어요.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죠. 오히려 엄마가 걱정하셨어요. 험하다는데, 하시면서요. 하지만 우리 회사는 그런 면에서는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리죠” “저는 엄마에게 왜 찬성했느냐 물어봤어요. 나중에 원망 들을까 봐 그랬대요. 제가 행복해지는걸 보고 싶었대요. 그런데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많이 죄송했어요.”
- 한류스타들처럼 세계로 진출할 계획은 있나요?
“당연하죠. 어릴 때부터 공부해왔어요. 중국어, 영어, 일어 모두 배우고요. 다만 대중의 편견이 걸림돌이죠. 실력이 되냐는 거죠. 노래, 춤, 공부 모든 게 함께 가야 해요. 우리는 그걸 준비하고 있고요. 그것 역시 또 하나의 큰 꿈이에요.”
- 요즘 아이들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물론 외모로 승부하는 건 옳지 않죠. 연예인은 보여주는 거니까 저희 같은 경우는 솔직히 그게 필요해요. 하지만 외모는 조건의 하나일 뿐이죠. 외모는 시간이 지나면 길게 못 가요. 다른 일을 해도 그럴 거 같아요.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기부 선행을 하는 김장훈 같은 가수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쉽게 가질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에요. 마음이 선하시고 닮고 싶어요.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해요. 앞으로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볼게요.”
- 요즘 팬클럽 문제로 마음 고생이 많죠? 진정한 팬 문화는 어떤 거라고 생각해요?
“신나게 같이 즐기시면 좋겠어요. 연예인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같이 즐기고 느끼고, 그런데 파헤치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분석하고요. 아쉽고 속상하죠. 그것도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연예인에 대한 감정도 군중심리가 있어요. 댓글을 볼 때마다 그걸 깨닿죠. 때론 두려워요.”
(실제 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연예인 팬클럽끼리의 감정싸움으로 소위 10 minute 침묵사건이 벌어지고, 소녀시대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는 일이 일어났다.)
- 이제 자신들의 버라이어티가 소진된 것 같지 않나요? 한계를 느낀 적은 없나요?
(이 질문을 하자 눈에 띄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니에요. 아직 다 못 보여 드렸어요. 더 보여드려야 해요. 이제 시작인걸요. 앞으로도 보여드리면서 더 쌓아나가야죠. 지금 가진 것이 전부라면 우린 끝이에요. 늘 앞서가야죠. 우리는 아직 한계를 느낄 자리에 있지 않아요. 아직은 탑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아니죠.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너무나 멀어요.”
-이수만씨는 어떻습니까? 자주 만나나요?
“저희를 아티스트로 배려해 주시죠. 꿈을 찾아주시고요. 음악적으로는 엄격하시지만. 그것이 우리를 위한 것 이라는걸 알아요. 생각해보세요. 대선배가 우리를 아티스트로 대우해준다는 거. 예전엔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렸어요.”
5. 마침
대중연예인과 아티스트의 차이는 소비의 기호에 있다. 대중연예인은 대중이 요구하는 아이콘으로 자신을 단장하고 대중의 요구에 순종한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자신의 영감이 대중의 기호를 선도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아이콘이 되어 대중을 복종시킨다. 이들은 아직 대중 연예인이다. 어쩌면 이들 스스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수만의 SM이 아티스트로 대우해주는 것이 떨린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아티스트로 대우해 주더라도, 대중이 이들을 미소녀 아이템으로만 소비하려 드는 한, 그 길은 요원하다. 스스로 선택한 '소녀'의 굴레를 이제 어떻게 벗어나는가. 이점이 지금 이들에게 던져진 가장 난해한 숙제 아닐까.
박경철 donodon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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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sbs라됴 뉴스앤조이 내용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당과는 무관하게, 그리고 정파와도 무관하게 오로지 홍반장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사,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함께하는 시사감식반 홍반장 시간입니다. 홍반장님 연결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안녕하세요.
▷ 김어준/ 진행자 :
우선 축하드립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고맙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이번에 특히 BBK 공방에서 1등 공신이시니까 이제 홍준표 의원님도 장관직 같은 것 하나 하셔야되는 것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 생각 없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하하하. 그런데 제가 의원님을 굉장히 오랫동안 보아왔고 계속 인터뷰도 하고 만나뵙기도 했는데 정치활동 그동안 하시는 것 보면 만날 행동대장하고 궂은 일만 하고 실제로 보상을 제대로 못 받아온 세월 아니었습니까? 이번에는 어떻게 안되나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이번에는... 안됐죠. 하하하
▷ 김어준/ 진행자 :
하하하 그런데 사실은 이번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에 기여한 사람들이 또 워낙 많다보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여러 사람의 힘으로 다 했으니까요.
▷ 김어준/ 진행자 :
많다보니까 논공행상 할 때 만만치 않겠는데 또 다시 행동대장 역할로 돌아가시는 것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행동대장 할 군번은아니죠 이제 난. 아닌데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안해줄 수가 없었죠.
▷ 김어준/ 진행자 :
검찰 출신이시니까 법무부 장관 그런 자리 하나 하셔야되는 거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이고. 때가 되면 한번 하겠죠 뭐. 하하하.
▷ 김어준/ 진행자 :
대선 기간에는 당과 무관하게, 정파와 무관하게 발언하지 않고 당의 입장만 말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방송에서 인기가 떨어지셨다가 이제는 대선 끝났으니까 소신껏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네
▷ 김어준/ 진행자 :
이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총선이지 않습니까 이제. 그리고 대선 이후에 논공행상이 있을텐데 당연히. 총선의 자리는 한정되어있고 대선은 많고 이러면서 또 첫 번째 잡음이 나오지 않을까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잡음 아마 없을 겁니다. 2004년도 같은 경우에 김문수 위원이 공천 심사를 주도를 쭉 해봤는데요. 그때도 사실상 물갈이가 43%를 물갈이 했습니다, 현역의원들의. 아마 해방 이후에 현역의원 물갈이 그렇게 심하게 된 적이 없을 겁니다. 특히 야당에서. 그런데 그때도 잡음이 없었습니다. 객관적인 기준 세워놓고 그 기준에 맞춰서, 말하자면 이명박 시대를 이끌어갈 그런 사람들 모으면 그건 잡음이 있을 리가 없죠.
▷ 김어준/ 진행자 :
그때하곤 상황이 좀 틀린게 이번에는 10년만에 정권을 찾고 승리했고 그리고 거기에 각각 다들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왜냐하면 노무현 정권 초기로 되돌아가보면 그때 사실 당시 논공행상 과정에서 자기가 기여한만큼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다들 자기가 제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니까요.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떨어져나갔거든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때하고는 노무현 정권하고는 저희들은 좀 틀릴겁니다. 좀 틀린게, 10년동안 야당을 해오면서 설움을 다 당해봤습니다. 그리고 여당이 되면 자리가 많습니다. 자리 많기 때문에 아마 일한만큼 자리가 다 보장이 될 겁니다. 전 그렇게 봅니다.
▷ 김어준/진행자 :
자리가 워낙 많기 때문에?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하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자리만해도 몇 천개가 되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래서 싸움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국회의원들은 당장 국회의원부터 되는게 최우선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당장 대선은 대선이고, 국회의원은 당장 내일이 되는건데 대선까지는... 총선이 되면 내일이 되는건데 여기에 작게 따져도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 분들하고 이번에 이명박 후보 당선자를 지지했던 분들하고 밥그릇이 사실은 부딪히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후보께서 당선되기 전에도 박근혜 대표를 국정의 파트너로 이미 선언을 했고 저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렇다면 오히려 이명박 당선자를 계속 지지해왔던 분들 중에 일부는 손해를 봐야되는데요. 그걸 감수할까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데 그게요 선거판이 되면요. 사실 선거 끝나고 나면 전부 살펴보면 안 도와준 사람이 없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렇긴 합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걸 전부 챙길 수가 없는게 그렇게 되면 역관제가 됩니다. 역관제의 폐단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역관제 하면 안되거든요. 대통령이 되고 난 뒤는 나라를 생각해야지 능력과 학식이 겸비가 안 되어있는데도 자리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건 국민의 세금이 축나게 됩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물론 안 되죠. 그리고 홍준표 의원님이야 지역구에서 다시 재선되시니까 크게 어렵지 않으니까 여유있으시지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어려울 때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탄핵때도 되셨는데 이번에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이번에는 조금 수월하겠죠.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니까요. 홍준표 의원님 정도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지금 초선들이나 이런 분들이야 사실 불안불안하지 않겠습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저는 불안할 이유 없다고 봅니다. 그것 뭐 국회의원 한두번 했으면 됐지, 팔자인데 왜 자꾸 집착... 집착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또 한가지 이슈는요. 예전 같으면 대선 끝나면 사실 완전 싹쓸이 분위기 돼가지고 국민지지도 팍팍 90% 나오고. 한동안 언론도 몇개월동안 절대 시비 걸지 않는 허니문 기간도 이어지고. 그런데 이번엔 BBK특검도 있고 총선도 또 바로 있고 그래서 상대 정당도 가만있지 않을 것 같고 언론도 어쨌튼 다뤄야 되니까 허니문 기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대선 치르고 총선 치르는게 20년만에 처음 오는 거거든요. 87년도 한번 있었고. 그런데 87년도는 지역주의가 만연해서 사상 최대가 되었지만 아마 이번에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국민들이 어제 방송사 여론 조사에도 나왔는데요. 말하자면 과반수 넘는 정당을 여당에게 몰아주길 원한다, 그렇게 해서 안정적인 국정을 운영해줬으면 하는게 국민들 바람이 더 컸기 때문에 지금 BBK 특검법, 사실 법적인 부분도 많고 위헌적인 법률이거든요. 위헌적인 법률이고 이래서 국민들이 이걸 제대로 수용할지 저는 참 의심스럽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래서 이제 특검 거부하라고 강재섭 대표가 바로 그랬던건데... 그런데 저는 제 3자 입장에서 보자면 좀 오버인게 아닌가 싶은게 이 특검을 신당이 당시에 힘으로 통과시켰다 그랬다면, 당선 이후에 “봐라 지금 압도적 지지니까 무효다” 할 수 있는데 사실은 이명박 당선자가 당시에 “직접 내가 받겠다” 했단 말이죠. 그런데 당선되자마자 바로 “안받겠다” 하면 그때 특검 받겠다고 한게 대선용 페인트모션이었다 이런 논리 공격을 받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게 이제 이명박 후보께서 특검 받겠다고 하는 것은, 그 당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법사위에서 논의를 해서 합법적인 법률을 만들어달라, 그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게 신당 측에서 급히 만들다 보니까 말하자면, 대법원장이 특별 검사를 초청해서 사실상 임명하는 그런 형국이 돼버려가지고 판사가 검사를 임명하는 그런 꼴이 되어버렸거든요. 이게 권력분립주의에 반하고 그리고 참고인에 대한 동행명령제도를 채택하면서 이건 영장주의에 반합니다. 이런 위헌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위헌적인 요소가 있는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 이렇게 말할게 아니고 지금 대통령한테 특검 거부하라고 요구한거 아니겠습니까. 특검하지 말자는 건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하지 말라는게 아니고. 위헌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해야된다 그런 취지로 아마 강재섭 대표가 이야기한 걸로 압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이유가 뭐든 간에 제 말은 BBK를 총선에서 지렛대로 신당에서 쓰려고 하는건 분명히 맞는데 정략적인 면이 있는건 분명히 맞는데요.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도 사실은 BBK일 이번에 확실히 털어버리면 총선에서 통합 신당 세력을 완전히 중소정당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찬스 아닙니까? 이걸 왜 취소하라고 합니까 만약에...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취소하라고 하는게 아니고 강재섭 대표 말은 그게 위헌적인 법률이니까 거부를 하는게 옳다 그런 취지고 사실상 법률이, 위헌법률이라는 게 시행된다는 것은 옳지 못하죠.
▷ 김어준/ 진행자 :
지금와서 그런 말 하면 너무 늦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지금 와서 그런말 하는게 아니라 우리 특검 통과 되는날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법률이 위헌법률이다. 위헌법률인데 더구나 그게 신당측에서 소위 수정안을 낸 안이 더 위헌적이었거든요.
▷ 김어준/ 진행자 :
그럼 끝까지 받지 말았어야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받는다고 하고 이튿날 신당측에 우리가 협상을 하자고 그랬어요. 위헌 요소를 빼고 특검을 다 받자. 그런 얘길 했는데 신당측에서 협상 다 필요없다. 그리고 오후에 단독으로 통과를 시켜버렸습니다. 사실이 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앉아서 위헌적인 요소 있는 법률이 시행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 그런 취지로 얘기하는 것이지... BBK 그거는 아무리 파보세요. 아무리 다시 조사해보세요. 나올게 없어요.
▷ 김어준/ 진행자 :
제 말이 그겁니다. 그러니까 더더욱이 이번에 BBK 특검을 통해서 아무것도 안 나와서 무혐의가 되어서, 이제는 총선에서 통합 신당이 기댈 데가 없어서 완전히 죽 쑤게 되는 그런 절호의 찬스인데 그걸 왜 안취하고 이거 BBK 특검 털고 가자고 그러십니까. 이거는 이유가 뭐든간에 보기에는 이제 게임 끝났으니까 그냥 덮자, 이렇게 보이지 않습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거는 그런게 아니죠. 만약 그렇다면 위헌 법률이라도 시행해서 한번 해보자고 하는 것은 그건 옳지 못한거죠. 위헌 법률은 시행되서는 안되는거죠. 그러나 만약 위헌 요소를 제거해준다면 얼마든지 조사를 하라는 겁니다. 말하자면 대법원장이 특별 검사를 임명하는 전례는 특검 시행되고 난 뒤에 지난번에...
▷ 김어준/ 진행자 :
한번 있었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한번 딱 있었는데 그때 대법원장께서는 뭐라고 했냐면, “권력 분립 주의에 반한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이 특검 자기가 진행하는게 곤란하다 그 얘기까지 대법원장이 했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위법적인 요인이 있다고 해서 지금 특검 하지 말자고 하는건...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위헌. 헌법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다 무효로 하자고 하는 건 너무 늦은 변명인것 같고요. 혹은...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늦은 변명이 아니라 위헌 법률이 시행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걸 고쳐보라 이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건 알겠는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고쳐보라고 하는 게 거부권 행사 뿐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면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 같은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안해도 좋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않을 것 같은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우린 안해도 언제라도 이건 당당하게 조사를 해도 나올게 없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니까 차라리 시원시원하게 특검 하자라고 이명박 당선자가 팍 나서버리면 오히려 통합신당이 더 주저 앉을 수밖에 없는... 왜냐하면...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이명박 후보는 오늘도 특검 하자고 했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꼭 이명박 후보 시절에도 그렇고 당선자 시절에도 그렇고 본인은 하자 그러고 당에서는 그걸 막지 않습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지 않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아닙니까? 네 하하하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게 위헌 법률이라고 하는게, 위헌 법률을 시행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하고 무슨 국회 일정을 논의를 합니까. 그건 잘못된거거든요.
▷ 김어준/ 진행자 :
저는 사실 한나라당에서...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리고 사실 영장주의라는게 ‘참고인을 강제로 데리고 올 수 있다’ 그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없습니다. 사람들 강제로 데려오는 것은 영장이 필요합니다. 영장이 필요한데 이 특검법 보면 참고인을 강제로 데려오고 동행명령제도를 채택하고 있어요. 법원에 영장을, 구인장을 받아가지고 전부 그 자리 마음대로 데려올 수 없습니다. 법원에 영장을 받아야됩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의원님, 그건 알겠는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데 아무런 영장도 없이 참고인 무자비하게 데리고 가서 조사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법을 만들어놓고 그 법에 의해서 조사를 하자, 그것은 위헌적인 사태가 계속 되는 건 옳지 못하죠.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고요. 한나라당에서 사실 특검법 기분 나쁠 것도 백번 이해가 가고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당선 됐는데 당선자의 인수 기간에 인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이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명박 당선자에게 투표하지 않은 절반까지, 혹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까지 진심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승복하지 않을 수 없도록 이 찬스에 만들어버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위헌적 요소가...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김어준씨 자꾸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그게 자꾸 김어준씨 말씀하시는 게 짜증스러운 게 마치 우리가 특검을 하지 말자는 걸 전제로 하고 말씀을 하시는데... 특검을 하자 이겁니다. 그러나 위헌적인 특검은 안된다 이겁니다. 헌법이 완전히 법률을 제정해놓고 그 법률에 따라서 조사를 하자고 하면 나중에 국회에서 일반 국민들 마음대로 데리고 와서 억지로 조사를 할 수 있게 법령 만들면 국민들 그거 따라갈 수 있습니까?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면 이번에 이 특검은...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 식으로 법령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고 우리가 만들 때 이야기를 했고, 했는데도 단독으로 처리를 해버렸다 이겁니다. 그 요소는 제거를 해보라 이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면 이 특검을 취소하고 거부해서 다시 특검을 발휘하자는 건가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특검 발휘하든지 그런 주장이 아니고, 현재 있는 상황 처리부터 하고 난 뒤에 그 다음 특검을 뭘 하든지 합법적인 법률로 하자고 하는데 무슨 특검을 하지 말자고 그런 얘기를 자꾸 합니까?
▷ 김어준/ 진행자 :
일단 특검을 거부하고. 이건 이제 위헌적 요소가 있으니까 취소하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취소를 해야죠. 아니 위헌 법률을 만들려면 그러면 국회에서 국민들 아무나 데리고 와서 심지어 법원에 영장 없이 아무나 데리고 와서 조사할 수 있게 만들어놨으면, 국민 누구나 불러와서 조사를 하고 강요를 해야하는데 그 법률 동의할 수 있습니까?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지금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급히 신당에서 만들다 보니까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그런 법률을 만들었으니까 그걸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왜 특검을 받았겠습니까. 당당하기 때문에 받은 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리고 김경준씨만 해도 대선투표하기 전날 그랬지 않습니까? 자기 잘못했다고 반성한다고 반성문까지 제출했는데, 네? 검찰하고 앉아서 검찰이 회유한 적이 없다는 취지, 그런 취지의 반성문까지 제출했는데...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특검을 해본들 무슨 실효성이 있고!
▷ 김어준/ 진행자 :
반장님!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무슨 의미가 있냐 이 말이야. 법률 가지고!
▷ 김어준/ 진행자 :
예, 당선... 이겼으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 식으로 국력 소모하지 말자는 그런 얘기를 갖다가 마치 우리가 캥겨가지고... 하는건 곤란하죠.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예예.
▷ 김어준/ 진행자 :
당과는 무관하게, 그리고 정파와도 무관하게 오로지 홍반장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사,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함께하는 시사감식반 홍반장 시간입니다. 홍반장님 연결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안녕하세요.
▷ 김어준/ 진행자 :
우선 축하드립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고맙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이번에 특히 BBK 공방에서 1등 공신이시니까 이제 홍준표 의원님도 장관직 같은 것 하나 하셔야되는 것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 생각 없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하하하. 그런데 제가 의원님을 굉장히 오랫동안 보아왔고 계속 인터뷰도 하고 만나뵙기도 했는데 정치활동 그동안 하시는 것 보면 만날 행동대장하고 궂은 일만 하고 실제로 보상을 제대로 못 받아온 세월 아니었습니까? 이번에는 어떻게 안되나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이번에는... 안됐죠. 하하하
▷ 김어준/ 진행자 :
하하하 그런데 사실은 이번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에 기여한 사람들이 또 워낙 많다보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여러 사람의 힘으로 다 했으니까요.
▷ 김어준/ 진행자 :
많다보니까 논공행상 할 때 만만치 않겠는데 또 다시 행동대장 역할로 돌아가시는 것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행동대장 할 군번은아니죠 이제 난. 아닌데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안해줄 수가 없었죠.
▷ 김어준/ 진행자 :
검찰 출신이시니까 법무부 장관 그런 자리 하나 하셔야되는 거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이고. 때가 되면 한번 하겠죠 뭐. 하하하.
▷ 김어준/ 진행자 :
대선 기간에는 당과 무관하게, 정파와 무관하게 발언하지 않고 당의 입장만 말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방송에서 인기가 떨어지셨다가 이제는 대선 끝났으니까 소신껏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네
▷ 김어준/ 진행자 :
이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총선이지 않습니까 이제. 그리고 대선 이후에 논공행상이 있을텐데 당연히. 총선의 자리는 한정되어있고 대선은 많고 이러면서 또 첫 번째 잡음이 나오지 않을까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잡음 아마 없을 겁니다. 2004년도 같은 경우에 김문수 위원이 공천 심사를 주도를 쭉 해봤는데요. 그때도 사실상 물갈이가 43%를 물갈이 했습니다, 현역의원들의. 아마 해방 이후에 현역의원 물갈이 그렇게 심하게 된 적이 없을 겁니다. 특히 야당에서. 그런데 그때도 잡음이 없었습니다. 객관적인 기준 세워놓고 그 기준에 맞춰서, 말하자면 이명박 시대를 이끌어갈 그런 사람들 모으면 그건 잡음이 있을 리가 없죠.
▷ 김어준/ 진행자 :
그때하곤 상황이 좀 틀린게 이번에는 10년만에 정권을 찾고 승리했고 그리고 거기에 각각 다들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왜냐하면 노무현 정권 초기로 되돌아가보면 그때 사실 당시 논공행상 과정에서 자기가 기여한만큼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다들 자기가 제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니까요.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떨어져나갔거든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때하고는 노무현 정권하고는 저희들은 좀 틀릴겁니다. 좀 틀린게, 10년동안 야당을 해오면서 설움을 다 당해봤습니다. 그리고 여당이 되면 자리가 많습니다. 자리 많기 때문에 아마 일한만큼 자리가 다 보장이 될 겁니다. 전 그렇게 봅니다.
▷ 김어준/진행자 :
자리가 워낙 많기 때문에?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하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자리만해도 몇 천개가 되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래서 싸움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국회의원들은 당장 국회의원부터 되는게 최우선 아닙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당장 대선은 대선이고, 국회의원은 당장 내일이 되는건데 대선까지는... 총선이 되면 내일이 되는건데 여기에 작게 따져도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 분들하고 이번에 이명박 후보 당선자를 지지했던 분들하고 밥그릇이 사실은 부딪히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후보께서 당선되기 전에도 박근혜 대표를 국정의 파트너로 이미 선언을 했고 저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렇다면 오히려 이명박 당선자를 계속 지지해왔던 분들 중에 일부는 손해를 봐야되는데요. 그걸 감수할까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데 그게요 선거판이 되면요. 사실 선거 끝나고 나면 전부 살펴보면 안 도와준 사람이 없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렇긴 합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걸 전부 챙길 수가 없는게 그렇게 되면 역관제가 됩니다. 역관제의 폐단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역관제 하면 안되거든요. 대통령이 되고 난 뒤는 나라를 생각해야지 능력과 학식이 겸비가 안 되어있는데도 자리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건 국민의 세금이 축나게 됩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물론 안 되죠. 그리고 홍준표 의원님이야 지역구에서 다시 재선되시니까 크게 어렵지 않으니까 여유있으시지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어려울 때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탄핵때도 되셨는데 이번에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이번에는 조금 수월하겠죠.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니까요. 홍준표 의원님 정도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지금 초선들이나 이런 분들이야 사실 불안불안하지 않겠습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저는 불안할 이유 없다고 봅니다. 그것 뭐 국회의원 한두번 했으면 됐지, 팔자인데 왜 자꾸 집착... 집착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또 한가지 이슈는요. 예전 같으면 대선 끝나면 사실 완전 싹쓸이 분위기 돼가지고 국민지지도 팍팍 90% 나오고. 한동안 언론도 몇개월동안 절대 시비 걸지 않는 허니문 기간도 이어지고. 그런데 이번엔 BBK특검도 있고 총선도 또 바로 있고 그래서 상대 정당도 가만있지 않을 것 같고 언론도 어쨌튼 다뤄야 되니까 허니문 기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대선 치르고 총선 치르는게 20년만에 처음 오는 거거든요. 87년도 한번 있었고. 그런데 87년도는 지역주의가 만연해서 사상 최대가 되었지만 아마 이번에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국민들이 어제 방송사 여론 조사에도 나왔는데요. 말하자면 과반수 넘는 정당을 여당에게 몰아주길 원한다, 그렇게 해서 안정적인 국정을 운영해줬으면 하는게 국민들 바람이 더 컸기 때문에 지금 BBK 특검법, 사실 법적인 부분도 많고 위헌적인 법률이거든요. 위헌적인 법률이고 이래서 국민들이 이걸 제대로 수용할지 저는 참 의심스럽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래서 이제 특검 거부하라고 강재섭 대표가 바로 그랬던건데... 그런데 저는 제 3자 입장에서 보자면 좀 오버인게 아닌가 싶은게 이 특검을 신당이 당시에 힘으로 통과시켰다 그랬다면, 당선 이후에 “봐라 지금 압도적 지지니까 무효다” 할 수 있는데 사실은 이명박 당선자가 당시에 “직접 내가 받겠다” 했단 말이죠. 그런데 당선되자마자 바로 “안받겠다” 하면 그때 특검 받겠다고 한게 대선용 페인트모션이었다 이런 논리 공격을 받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게 이제 이명박 후보께서 특검 받겠다고 하는 것은, 그 당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법사위에서 논의를 해서 합법적인 법률을 만들어달라, 그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게 신당 측에서 급히 만들다 보니까 말하자면, 대법원장이 특별 검사를 초청해서 사실상 임명하는 그런 형국이 돼버려가지고 판사가 검사를 임명하는 그런 꼴이 되어버렸거든요. 이게 권력분립주의에 반하고 그리고 참고인에 대한 동행명령제도를 채택하면서 이건 영장주의에 반합니다. 이런 위헌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위헌적인 요소가 있는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 이렇게 말할게 아니고 지금 대통령한테 특검 거부하라고 요구한거 아니겠습니까. 특검하지 말자는 건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하지 말라는게 아니고. 위헌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해야된다 그런 취지로 아마 강재섭 대표가 이야기한 걸로 압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이유가 뭐든 간에 제 말은 BBK를 총선에서 지렛대로 신당에서 쓰려고 하는건 분명히 맞는데 정략적인 면이 있는건 분명히 맞는데요.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도 사실은 BBK일 이번에 확실히 털어버리면 총선에서 통합 신당 세력을 완전히 중소정당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찬스 아닙니까? 이걸 왜 취소하라고 합니까 만약에...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취소하라고 하는게 아니고 강재섭 대표 말은 그게 위헌적인 법률이니까 거부를 하는게 옳다 그런 취지고 사실상 법률이, 위헌법률이라는 게 시행된다는 것은 옳지 못하죠.
▷ 김어준/ 진행자 :
지금와서 그런 말 하면 너무 늦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지금 와서 그런말 하는게 아니라 우리 특검 통과 되는날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법률이 위헌법률이다. 위헌법률인데 더구나 그게 신당측에서 소위 수정안을 낸 안이 더 위헌적이었거든요.
▷ 김어준/ 진행자 :
그럼 끝까지 받지 말았어야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받는다고 하고 이튿날 신당측에 우리가 협상을 하자고 그랬어요. 위헌 요소를 빼고 특검을 다 받자. 그런 얘길 했는데 신당측에서 협상 다 필요없다. 그리고 오후에 단독으로 통과를 시켜버렸습니다. 사실이 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앉아서 위헌적인 요소 있는 법률이 시행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 그런 취지로 얘기하는 것이지... BBK 그거는 아무리 파보세요. 아무리 다시 조사해보세요. 나올게 없어요.
▷ 김어준/ 진행자 :
제 말이 그겁니다. 그러니까 더더욱이 이번에 BBK 특검을 통해서 아무것도 안 나와서 무혐의가 되어서, 이제는 총선에서 통합 신당이 기댈 데가 없어서 완전히 죽 쑤게 되는 그런 절호의 찬스인데 그걸 왜 안취하고 이거 BBK 특검 털고 가자고 그러십니까. 이거는 이유가 뭐든간에 보기에는 이제 게임 끝났으니까 그냥 덮자, 이렇게 보이지 않습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거는 그런게 아니죠. 만약 그렇다면 위헌 법률이라도 시행해서 한번 해보자고 하는 것은 그건 옳지 못한거죠. 위헌 법률은 시행되서는 안되는거죠. 그러나 만약 위헌 요소를 제거해준다면 얼마든지 조사를 하라는 겁니다. 말하자면 대법원장이 특별 검사를 임명하는 전례는 특검 시행되고 난 뒤에 지난번에...
▷ 김어준/ 진행자 :
한번 있었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한번 딱 있었는데 그때 대법원장께서는 뭐라고 했냐면, “권력 분립 주의에 반한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이 특검 자기가 진행하는게 곤란하다 그 얘기까지 대법원장이 했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위법적인 요인이 있다고 해서 지금 특검 하지 말자고 하는건...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위헌. 헌법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다 무효로 하자고 하는 건 너무 늦은 변명인것 같고요. 혹은...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늦은 변명이 아니라 위헌 법률이 시행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걸 고쳐보라 이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건 알겠는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고쳐보라고 하는 게 거부권 행사 뿐입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면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 같은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안해도 좋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않을 것 같은데...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우린 안해도 언제라도 이건 당당하게 조사를 해도 나올게 없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니까 차라리 시원시원하게 특검 하자라고 이명박 당선자가 팍 나서버리면 오히려 통합신당이 더 주저 앉을 수밖에 없는... 왜냐하면...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이명박 후보는 오늘도 특검 하자고 했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꼭 이명박 후보 시절에도 그렇고 당선자 시절에도 그렇고 본인은 하자 그러고 당에서는 그걸 막지 않습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렇지 않습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아닙니까? 네 하하하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게 위헌 법률이라고 하는게, 위헌 법률을 시행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하고 무슨 국회 일정을 논의를 합니까. 그건 잘못된거거든요.
▷ 김어준/ 진행자 :
저는 사실 한나라당에서...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리고 사실 영장주의라는게 ‘참고인을 강제로 데리고 올 수 있다’ 그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없습니다. 사람들 강제로 데려오는 것은 영장이 필요합니다. 영장이 필요한데 이 특검법 보면 참고인을 강제로 데려오고 동행명령제도를 채택하고 있어요. 법원에 영장을, 구인장을 받아가지고 전부 그 자리 마음대로 데려올 수 없습니다. 법원에 영장을 받아야됩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의원님, 그건 알겠는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데 아무런 영장도 없이 참고인 무자비하게 데리고 가서 조사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법을 만들어놓고 그 법에 의해서 조사를 하자, 그것은 위헌적인 사태가 계속 되는 건 옳지 못하죠.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고요. 한나라당에서 사실 특검법 기분 나쁠 것도 백번 이해가 가고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당선 됐는데 당선자의 인수 기간에 인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 이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명박 당선자에게 투표하지 않은 절반까지, 혹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까지 진심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승복하지 않을 수 없도록 이 찬스에 만들어버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위헌적 요소가...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아니 김어준씨 자꾸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 그게 자꾸 김어준씨 말씀하시는 게 짜증스러운 게 마치 우리가 특검을 하지 말자는 걸 전제로 하고 말씀을 하시는데... 특검을 하자 이겁니다. 그러나 위헌적인 특검은 안된다 이겁니다. 헌법이 완전히 법률을 제정해놓고 그 법률에 따라서 조사를 하자고 하면 나중에 국회에서 일반 국민들 마음대로 데리고 와서 억지로 조사를 할 수 있게 법령 만들면 국민들 그거 따라갈 수 있습니까?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면 이번에 이 특검은...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 식으로 법령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고 우리가 만들 때 이야기를 했고, 했는데도 단독으로 처리를 해버렸다 이겁니다. 그 요소는 제거를 해보라 이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그러면 이 특검을 취소하고 거부해서 다시 특검을 발휘하자는 건가요?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특검 발휘하든지 그런 주장이 아니고, 현재 있는 상황 처리부터 하고 난 뒤에 그 다음 특검을 뭘 하든지 합법적인 법률로 하자고 하는데 무슨 특검을 하지 말자고 그런 얘기를 자꾸 합니까?
▷ 김어준/ 진행자 :
일단 특검을 거부하고. 이건 이제 위헌적 요소가 있으니까 취소하고?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취소를 해야죠. 아니 위헌 법률을 만들려면 그러면 국회에서 국민들 아무나 데리고 와서 심지어 법원에 영장 없이 아무나 데리고 와서 조사할 수 있게 만들어놨으면, 국민 누구나 불러와서 조사를 하고 강요를 해야하는데 그 법률 동의할 수 있습니까?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지금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급히 신당에서 만들다 보니까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그런 법률을 만들었으니까 그걸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왜 특검을 받았겠습니까. 당당하기 때문에 받은 겁니다.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리고 김경준씨만 해도 대선투표하기 전날 그랬지 않습니까? 자기 잘못했다고 반성한다고 반성문까지 제출했는데, 네? 검찰하고 앉아서 검찰이 회유한 적이 없다는 취지, 그런 취지의 반성문까지 제출했는데...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특검을 해본들 무슨 실효성이 있고!
▷ 김어준/ 진행자 :
반장님!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무슨 의미가 있냐 이 말이야. 법률 가지고!
▷ 김어준/ 진행자 :
예, 당선... 이겼으니까...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그런 식으로 국력 소모하지 말자는 그런 얘기를 갖다가 마치 우리가 캥겨가지고... 하는건 곤란하죠.
▷ 김어준/ 진행자 :
알겠습니다.
▶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
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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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머뭇거리는 동안, 삼성은 증거를 폐기한다"
[인터뷰] 김용철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
2007-11-07 오전 8:06:13
"도망 다니는 일은 난생 처음인데…."
당연한 일이다. 그는 원래 검사였으니까.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게 그의 본업이었다. 이런 그가 칫솔 하나 지니지 않은 몸으로 이리 저리 떠돌고 있다. 하지만 따뜻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그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스스로 잘못을 고백한 자가 누리는 편안함이다.
6일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 사제관에서 만난 그는 바로 김용철 변호사다. 검사복을 벗고 삼성으로 이직한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던 그는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했다. 법무팀장을 맡아서 삼성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삼성이 막대한 비자금을 불법적으로 관리해 왔으며, 이 돈을 권력기관에 뿌리는 뇌물로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런 범죄 행각에 자신도 가담했다고 고백했다. 최근 열흘 사이의 일이다.
'삼성에서 화려한 대우를 받았던 그가 왜 이제 와서 친정에 돌을 던지는가', '재벌의 비리를 들춰낸 그는 과연 '의인'인가' 등 온갖 구설수가 뒤따랐고, 지난 5일 그는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개 숙여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검찰 최고위층에도 삼성의 뇌물을 받은 이들이 여럿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소위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삼성의 뇌물을 받은 검사들은 이제 편한 잠을 잘 수 없게 됐다. 밝은 표정의 '죄인'은 과연 잠을 설치고 있을 '검사'들의 명단을 공개할까. 궁금증을 지우지 못한 <프레시안> 기자들이 김용철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 결함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게 사태의 본질인가?"

▲ 김용철 변호사. ⓒ프레시안
프레시안 : 어제(5일) 삼성이 보도자료를 냈다. 김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김용철 : 삼성의 반박문을 읽지 않았다. 볼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괜히 기분만 상할 뿐이다. 나는 삼성의 구성원 누구에 대해서도 험담을 한 적이 없다. 사생활을 들추지도 않았다. 재산 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삼성은 내가 하는 말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듯하다. 내 증언이 유력한 증거인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다. 삼성은 나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몰아붙인다.
하지만 내가 의인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문제인가. 나는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내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한 내용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삼성은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내가 언제 "나는 깔끔하다"라고 했나. 내가 언제 "내 인격을 검증해 달라"고 했나. 언론이 삼성 임원들을 취재해서 내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검증하려 하지 않고, 이런 엉뚱한 문제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찾아갔을 때 대꾸도 안 하던 언론이 갑자기 취재에 나섰다"
프레시안 :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은 듯하다.
김용철 : 사제단 신부님이 인간은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말씀을 했다. 그리고 이번 회오리가 지나고 나면, 쓸쓸할 거라고 했다. 공감했다. 정치인도 못 믿고, 언론도 못 믿는다. 그래서 이미 쓸쓸하다.
사제단을 처음 찾아왔을 때, 원로 신부가 나를 야단쳤다. 삼성에서 호의호식하다가 왜 이제 와서 그러느냐고 했다. 맞는 말이다. 나는 더 혼나야 한다.
언론을 못 믿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당신들(기자들)이 더 잘 알거라고 본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연락이 왔다. 취재를 하겠다고 했다. 안 만난다. 삼성의 잘못을 알리겠다고 내가 찾아 갔을 때, 대꾸도 안 했던 이들이다. 그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이런 언론에 어떤 기대를 하겠는가.
프레시안 : <한겨레> 기획위원 경력이 있다.
김용철 : 삼성에서 나온 뒤, 개인 변호사를 하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다시 공직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어디든 좋으니 내가 속할 조직이 필요했다. 언론사가 적당해 보였다. 몇몇 언론사에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응답이 온 곳은 <한겨레> 뿐이었다. 그래서 <한겨레>에 들어갔다. 다른 이유는 없다.
"뇌물 받은 검사 명단, 사실 공개하고 싶지 않다"
프레시안 : 언론이 아닌 사제단을 통해 삼성의 범죄를 폭로했다. <한겨레> 기획위원 시절, <한겨레>를 통해 알릴 수도 있지 않았나.
김용철 : <한겨레>에 들어갈 때, 삼성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칼럼을 쓰면서도 삼성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굳이 사제단을 찾은 이유는 절망감 때문이었다.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도저히 안 할 수 없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어디서도 부담스러워 했다. 언론도, 시민단체도 다 마찬가지였다.
답답해하던 차에 한 친구가 "신부님들을 한 번 뵙자"고 했다. 정의구현 사제단 신부들을 만나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연세가 예순이 넘은 분들인데, 눈빛이 너무 맑았다. 아이들처럼 순수했다. 과거 목숨을 걸고 독재정권과 싸웠던 분들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은 사제단 신부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 상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다 지엽적인 것들이다. 사태의 본질이 아니지 않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프레시안 :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은 언제 공개할 생각인가. 대중의 관심이 쏠린 대목이다.
김용철 : 사실 나는 공개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검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다. 사건의 본질은 재벌의 부당한 권력이다. 지금 명단이 언론에 공개되면,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고 본다. 어차피 내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모든 게 밝혀지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은 사제단에 맡겼다. 명단도 사제단에 넘겼다. 사제단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언론은 왜 내 입만 바라보나. 다른 삼성 임원 계좌를 확인해 보라"
프레시안 :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 당시 증인과 증거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김용철 : 구체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다. 어차피 검찰 수사나 청문회 등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검증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기서 말을 많이 하면 상대방(삼성)을 도와주는 셈이 된다. 이쪽이 갖고 있는 것에 맞춰, 삼성 측이 준비를 갖추게 된다. 이미 상당수의 증거들이 삼성 내부에서 폐기됐을 게다.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조사가 빨리 시작돼야 한다.
지금, 언론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게서 제보를 받아 달라. 삼성 비자금 차명 계좌 관련 제보다. 익명이라도 좋다. 이런 제보를 받아 확인하여 보도하는 게 언론의 역할 아닌가. 언론이 왜 내 입만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검찰 조사 받기 전에 미리 다 내놓고 당하라는 말인가.
수사는 신속해야 하는데,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는 증거가 다 사라질 수 있다. 언론이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해서 논점을 흐리면 안 된다. 수사가 사건의 본질을 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은행, 왜 삼성위해 범죄 저지르나"

▲ ⓒ프레시안
프레시안 : 비자금이 담겼다고 폭로한 차명계좌가 우리은행에서 개설됐다. 우리은행과 삼성의 관계가 상당히 긴밀해 보인다.
김용철 : 그런 것 같다. 이미 밝혔듯 나는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적이 없다. 그런데 보안계좌가 개설됐다. 본인 확인 없이 보안계좌를 개설한 것은 금융실명제 위반이다. 명백한 범죄다.
프레시안 : 만약 그렇다면, 우리은행이 삼성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이런 점만 봐도 삼성과 우리은행의 관계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김용철 : 은행은 공신력이 생명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내가 차명계좌를 폭로한 지, 시간이 꽤 지났다. 그 사이에 우리은행 계좌번호가 갑자기 찾을 수 없게 됐다. 분명히 세금도 냈는데 말이다. 금감원을 통해 확인하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런 사태에 대한 우리은행 측의 내부 조사 결과도 아직 안 나왔다. 우리은행이 삼성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프레시안 : 삼성과 우리은행의 관계가 유독 관심을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삼성이 금산 분리를 철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분리가 철폐된다면, 그래서 삼성이 은행을 소유하게 된다면, 우리은행이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김용철 : 가능한 이야기라고 본다. 하지만 나는 금융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기 힘들다.
"국세청 뇌물은 '0'이 하나 더 붙는다"
프레시안 :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신이 어제(5일)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부분일 뿐이며, 이해관계가 있는 재경부 등에 대해서는 로비의 규모가 더 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경제 부처에 대해 로비를 했다면, '금산분리 철폐'라는 목표를 갖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김용철 : 그런데 이런 질문을 굳이 나에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삼성이 경제부처에 대해 어떤 로비를 해 왔는지는 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X파일'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전직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0'이 하나 빠진 것 아니냐"라고 말이다.
검찰이 받은 뇌물이 자신들이 받아 왔던 뇌물보다 훨씬 적어서 놀랍다는 뜻이다. 경제부처에 대한 로비는 워낙 일상적이어서 금산 철폐 등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국세청 6급 직원(주사)에게 향응을 베푸는 자리에 삼성 임원이 참석하기도 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워낙 접대를 화려하게 해서 내가 삼성에 있을 때, "이 정도로 많은 비용을 써야 하느냐"고 한마디 한 적이 있다.
"이 회장 지시 사항 전달한 친구, 안 잘렸을까"
프레시안 : 최근 언론에 이건희 회장의 지시 사항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눈에 띄는 대목이 많다. 분당 삼성 플라자 관련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는 삼성 특유의 경영 방침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김용철 : 회장에게 노조 설립을 저지했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한 것 아니냐. 당연히 불법 행위가 뒤따랐을 게다. 노조 설립을 어떻게 저지하나. 회유, 매수, 협박 등이 없이 가능했겠는가. 그 문건 속의 문장 한 줄은 그냥 한줄이 아니다. 추미애 의원을 언급한 대목도, 언론이 확인하니까 삼성이 거액을 들고 찾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나.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그 문건 속에 있는 내용들을 그냥 흘리지 않을 게다. 하나하나가 신문 일면 머릿기사 소재들 아닌가. 그런데 언론은 추미애에 관한 부분을 확인하고는 그냥 지나쳤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뇌물공여죄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언론에 공개된 문건은 밀봉돼서 구조본 팀장급에게만 전달되던 문건이다. 아무나 볼 수 있던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걸 두고, '단순 참고 사항이다', '이행되지 않은 것이 많다'고 삼성에서 해명하더라. 그걸 해명이라고 했던 그 친구, 아직 안 잘렸나?
"이건희의 현장 방문, 김일성의 현장 지도 분위기다"
프레시안 : 언론에 공개된 문건에서도 이 회장이 사회 곳곳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이런 영향력이 가능한 배경에는 권력 기관에 대한 불법 로비가 있었으리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김용철 : 삼성은 자랑스러운 기업이다. 다만 삼성과 이건희 일가는 분리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전무가 삼성의 현지 공장을 방문하면 북한 김일성, 김정일이 현장지도 할 때와 거의 유사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거의 종교적인 분위기다.
삼성 직원들은 왜 이건희 일가를 그렇게 맹목적으로 추종할까. 권력기관까지 휘두르는 막강한 영향력이 무서워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냥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나도 삼성에 있을 때, 수없이 갈등했다. 하지만 참았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3년이 지나야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나도 다른 삼성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이었다. 조직의 배후에 비수를 꽂는 배신자는 내가 속한 유형이 아니다. 혁명 투사 역시 아니다. 물론 크게 한탕하려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오히려 조직에 잘 순응하는 유형이다. 검찰에서도, 삼성에서도 그랬다. 지시를 잘 따르고, 다른 생각하지 않은 유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조직에 고분고분했던 내가 삼성을 떠나면서, 휴대전화를 바꿨다. 삼성 제품에서 다른 회사 제품으로. 삼성에 관련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삼성 계열사 제품도 쓰지 않았다. 식구들이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였다. 삼성을 미워해서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삼성을 떠올리는 게 싫어서 그랬다.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와 버렸을까. 운명일 수도 있고, 하느님의 섭리일 수도 있겠다. 나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내가 원했던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희 일가와 삼성을 분리해서 생각하자"

▲ ⓒ프레시안
프레시안 : 삼성에 대해 모순된 감정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건희 일가와 삼성을 떼놓고 생각하기 힘들어서 생긴 현상일 게다.
김용철 : 거듭 말하지만 삼성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기업이다. 우리나라에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지금 보다 많이 생겨야 한다. 그리고 이런 훌륭한 기업이 이건희 일가와 몇 명 가신들의 부당한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계속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삼성 내부에 양식 있는 분들이 많다. 이른바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였다는 집단이다. 그 분들이 이 씨 일가의 경영 세습에 찬성하겠나, 전혀 검증되지 않은 외아들이 총수가 되는 것에 대해 찬성할리 없다. 다만 대놓고 말하지 못할 따름이다.
최근의 언론 보도가 삼성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철저하게 이 씨 일가와 그 가신들의 잘못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7년 간 두 번 출근한 이건희와 실세 이학수·김인주, 직원들이 누구 눈치를 더 볼까"
프레시안 : 이 씨 일가의 가신들이라면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들의 영향력이 그토록 막강한가.
김용철 : 그렇다. 그들은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니다. 내가 삼성에서 보낸 7년 동안, 이건희 회장이 삼성 본관으로 출근한 것을 딱 두 번 봤다.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사안은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처리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직원들도 어떤 면에서는 이 두 사람의 눈치를 더 많이 본다. 자신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삼성 측이 이건희 회장에 대한 비판보다 이학수, 김인주에 대한 비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제 걱정'은 검찰의 몫이 아니다"
프레시안 : 이건희 회장의 잘못을 지적하면, 경제 불안을 이유로 만류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김용철 : 최태원이 구속되니까, SK계열사 주가가 올랐다. 삼성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SK텔레콤 주가가 한때 400만원까지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00만원도 못 넘겼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보다 못한 기업이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삼성은 강한 기업이다. 이건희 회장 일가와 가신들이 삼성전자의 이익을 다른 곳으로 유출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는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회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검사들은 국가의 경제를 걱정한다며 재벌에 대한 수사를 머뭇거린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경제를 걱정하는 것은 애당초 검사의 몫이 아니다. 검찰이 법에 따라 부끄럽지 않은 수사를 하기 바란다. 검사는 검사답게 검사의 길을 가고, 기업은 기업의 길을, 언론이 언론의 길을 갈 때 올바른 사회가 되지 않겠나.
출처: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
"검찰이 머뭇거리는 동안, 삼성은 증거를 폐기한다"
[인터뷰] 김용철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
2007-11-07 오전 8:06:13
"도망 다니는 일은 난생 처음인데…."
당연한 일이다. 그는 원래 검사였으니까.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게 그의 본업이었다. 이런 그가 칫솔 하나 지니지 않은 몸으로 이리 저리 떠돌고 있다. 하지만 따뜻한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그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스스로 잘못을 고백한 자가 누리는 편안함이다.
6일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 사제관에서 만난 그는 바로 김용철 변호사다. 검사복을 벗고 삼성으로 이직한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던 그는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했다. 법무팀장을 맡아서 삼성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삼성이 막대한 비자금을 불법적으로 관리해 왔으며, 이 돈을 권력기관에 뿌리는 뇌물로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런 범죄 행각에 자신도 가담했다고 고백했다. 최근 열흘 사이의 일이다.
'삼성에서 화려한 대우를 받았던 그가 왜 이제 와서 친정에 돌을 던지는가', '재벌의 비리를 들춰낸 그는 과연 '의인'인가' 등 온갖 구설수가 뒤따랐고, 지난 5일 그는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개 숙여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검찰 최고위층에도 삼성의 뇌물을 받은 이들이 여럿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소위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삼성의 뇌물을 받은 검사들은 이제 편한 잠을 잘 수 없게 됐다. 밝은 표정의 '죄인'은 과연 잠을 설치고 있을 '검사'들의 명단을 공개할까. 궁금증을 지우지 못한 <프레시안> 기자들이 김용철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 결함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게 사태의 본질인가?"

▲ 김용철 변호사. ⓒ프레시안
프레시안 : 어제(5일) 삼성이 보도자료를 냈다. 김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김용철 : 삼성의 반박문을 읽지 않았다. 볼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괜히 기분만 상할 뿐이다. 나는 삼성의 구성원 누구에 대해서도 험담을 한 적이 없다. 사생활을 들추지도 않았다. 재산 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삼성은 내가 하는 말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고 하는 듯하다. 내 증언이 유력한 증거인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다. 삼성은 나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몰아붙인다.
하지만 내가 의인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문제인가. 나는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내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한 내용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삼성은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내가 언제 "나는 깔끔하다"라고 했나. 내가 언제 "내 인격을 검증해 달라"고 했나. 언론이 삼성 임원들을 취재해서 내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검증하려 하지 않고, 이런 엉뚱한 문제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찾아갔을 때 대꾸도 안 하던 언론이 갑자기 취재에 나섰다"
프레시안 :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은 듯하다.
김용철 : 사제단 신부님이 인간은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말씀을 했다. 그리고 이번 회오리가 지나고 나면, 쓸쓸할 거라고 했다. 공감했다. 정치인도 못 믿고, 언론도 못 믿는다. 그래서 이미 쓸쓸하다.
사제단을 처음 찾아왔을 때, 원로 신부가 나를 야단쳤다. 삼성에서 호의호식하다가 왜 이제 와서 그러느냐고 했다. 맞는 말이다. 나는 더 혼나야 한다.
언론을 못 믿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당신들(기자들)이 더 잘 알거라고 본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연락이 왔다. 취재를 하겠다고 했다. 안 만난다. 삼성의 잘못을 알리겠다고 내가 찾아 갔을 때, 대꾸도 안 했던 이들이다. 그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이런 언론에 어떤 기대를 하겠는가.
프레시안 : <한겨레> 기획위원 경력이 있다.
김용철 : 삼성에서 나온 뒤, 개인 변호사를 하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다시 공직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어디든 좋으니 내가 속할 조직이 필요했다. 언론사가 적당해 보였다. 몇몇 언론사에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응답이 온 곳은 <한겨레> 뿐이었다. 그래서 <한겨레>에 들어갔다. 다른 이유는 없다.
"뇌물 받은 검사 명단, 사실 공개하고 싶지 않다"
프레시안 : 언론이 아닌 사제단을 통해 삼성의 범죄를 폭로했다. <한겨레> 기획위원 시절, <한겨레>를 통해 알릴 수도 있지 않았나.
김용철 : <한겨레>에 들어갈 때, 삼성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칼럼을 쓰면서도 삼성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굳이 사제단을 찾은 이유는 절망감 때문이었다.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도저히 안 할 수 없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어디서도 부담스러워 했다. 언론도, 시민단체도 다 마찬가지였다.
답답해하던 차에 한 친구가 "신부님들을 한 번 뵙자"고 했다. 정의구현 사제단 신부들을 만나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연세가 예순이 넘은 분들인데, 눈빛이 너무 맑았다. 아이들처럼 순수했다. 과거 목숨을 걸고 독재정권과 싸웠던 분들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은 사제단 신부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 상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다 지엽적인 것들이다. 사태의 본질이 아니지 않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
프레시안 :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은 언제 공개할 생각인가. 대중의 관심이 쏠린 대목이다.
김용철 : 사실 나는 공개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다시 태어나면 검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다. 사건의 본질은 재벌의 부당한 권력이다. 지금 명단이 언론에 공개되면,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고 본다. 어차피 내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모든 게 밝혀지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은 사제단에 맡겼다. 명단도 사제단에 넘겼다. 사제단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언론은 왜 내 입만 바라보나. 다른 삼성 임원 계좌를 확인해 보라"
프레시안 :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 당시 증인과 증거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김용철 : 구체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다. 어차피 검찰 수사나 청문회 등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검증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기서 말을 많이 하면 상대방(삼성)을 도와주는 셈이 된다. 이쪽이 갖고 있는 것에 맞춰, 삼성 측이 준비를 갖추게 된다. 이미 상당수의 증거들이 삼성 내부에서 폐기됐을 게다.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조사가 빨리 시작돼야 한다.
지금, 언론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게서 제보를 받아 달라. 삼성 비자금 차명 계좌 관련 제보다. 익명이라도 좋다. 이런 제보를 받아 확인하여 보도하는 게 언론의 역할 아닌가. 언론이 왜 내 입만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검찰 조사 받기 전에 미리 다 내놓고 당하라는 말인가.
수사는 신속해야 하는데,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는 증거가 다 사라질 수 있다. 언론이 지엽적인 문제를 부각해서 논점을 흐리면 안 된다. 수사가 사건의 본질을 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은행, 왜 삼성위해 범죄 저지르나"

▲ ⓒ프레시안
프레시안 : 비자금이 담겼다고 폭로한 차명계좌가 우리은행에서 개설됐다. 우리은행과 삼성의 관계가 상당히 긴밀해 보인다.
김용철 : 그런 것 같다. 이미 밝혔듯 나는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적이 없다. 그런데 보안계좌가 개설됐다. 본인 확인 없이 보안계좌를 개설한 것은 금융실명제 위반이다. 명백한 범죄다.
프레시안 : 만약 그렇다면, 우리은행이 삼성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이런 점만 봐도 삼성과 우리은행의 관계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김용철 : 은행은 공신력이 생명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내가 차명계좌를 폭로한 지, 시간이 꽤 지났다. 그 사이에 우리은행 계좌번호가 갑자기 찾을 수 없게 됐다. 분명히 세금도 냈는데 말이다. 금감원을 통해 확인하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런 사태에 대한 우리은행 측의 내부 조사 결과도 아직 안 나왔다. 우리은행이 삼성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프레시안 : 삼성과 우리은행의 관계가 유독 관심을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삼성이 금산 분리를 철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분리가 철폐된다면, 그래서 삼성이 은행을 소유하게 된다면, 우리은행이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김용철 : 가능한 이야기라고 본다. 하지만 나는 금융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기 힘들다.
"국세청 뇌물은 '0'이 하나 더 붙는다"
프레시안 :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신이 어제(5일)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부분일 뿐이며, 이해관계가 있는 재경부 등에 대해서는 로비의 규모가 더 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경제 부처에 대해 로비를 했다면, '금산분리 철폐'라는 목표를 갖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김용철 : 그런데 이런 질문을 굳이 나에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삼성이 경제부처에 대해 어떤 로비를 해 왔는지는 기자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X파일'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전직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0'이 하나 빠진 것 아니냐"라고 말이다.
검찰이 받은 뇌물이 자신들이 받아 왔던 뇌물보다 훨씬 적어서 놀랍다는 뜻이다. 경제부처에 대한 로비는 워낙 일상적이어서 금산 철폐 등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국세청 6급 직원(주사)에게 향응을 베푸는 자리에 삼성 임원이 참석하기도 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워낙 접대를 화려하게 해서 내가 삼성에 있을 때, "이 정도로 많은 비용을 써야 하느냐"고 한마디 한 적이 있다.
"이 회장 지시 사항 전달한 친구, 안 잘렸을까"
프레시안 : 최근 언론에 이건희 회장의 지시 사항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눈에 띄는 대목이 많다. 분당 삼성 플라자 관련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는 삼성 특유의 경영 방침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김용철 : 회장에게 노조 설립을 저지했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한 것 아니냐. 당연히 불법 행위가 뒤따랐을 게다. 노조 설립을 어떻게 저지하나. 회유, 매수, 협박 등이 없이 가능했겠는가. 그 문건 속의 문장 한 줄은 그냥 한줄이 아니다. 추미애 의원을 언급한 대목도, 언론이 확인하니까 삼성이 거액을 들고 찾아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나.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그 문건 속에 있는 내용들을 그냥 흘리지 않을 게다. 하나하나가 신문 일면 머릿기사 소재들 아닌가. 그런데 언론은 추미애에 관한 부분을 확인하고는 그냥 지나쳤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뇌물공여죄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언론에 공개된 문건은 밀봉돼서 구조본 팀장급에게만 전달되던 문건이다. 아무나 볼 수 있던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걸 두고, '단순 참고 사항이다', '이행되지 않은 것이 많다'고 삼성에서 해명하더라. 그걸 해명이라고 했던 그 친구, 아직 안 잘렸나?
"이건희의 현장 방문, 김일성의 현장 지도 분위기다"
프레시안 : 언론에 공개된 문건에서도 이 회장이 사회 곳곳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이런 영향력이 가능한 배경에는 권력 기관에 대한 불법 로비가 있었으리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김용철 : 삼성은 자랑스러운 기업이다. 다만 삼성과 이건희 일가는 분리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전무가 삼성의 현지 공장을 방문하면 북한 김일성, 김정일이 현장지도 할 때와 거의 유사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거의 종교적인 분위기다.
삼성 직원들은 왜 이건희 일가를 그렇게 맹목적으로 추종할까. 권력기관까지 휘두르는 막강한 영향력이 무서워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냥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이다. 나도 삼성에 있을 때, 수없이 갈등했다. 하지만 참았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3년이 지나야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나도 다른 삼성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이었다. 조직의 배후에 비수를 꽂는 배신자는 내가 속한 유형이 아니다. 혁명 투사 역시 아니다. 물론 크게 한탕하려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오히려 조직에 잘 순응하는 유형이다. 검찰에서도, 삼성에서도 그랬다. 지시를 잘 따르고, 다른 생각하지 않은 유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조직에 고분고분했던 내가 삼성을 떠나면서, 휴대전화를 바꿨다. 삼성 제품에서 다른 회사 제품으로. 삼성에 관련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삼성 계열사 제품도 쓰지 않았다. 식구들이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였다. 삼성을 미워해서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삼성을 떠올리는 게 싫어서 그랬다.
나는 어쩌다 여기까지 와 버렸을까. 운명일 수도 있고, 하느님의 섭리일 수도 있겠다. 나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내가 원했던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희 일가와 삼성을 분리해서 생각하자"

▲ ⓒ프레시안
프레시안 : 삼성에 대해 모순된 감정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건희 일가와 삼성을 떼놓고 생각하기 힘들어서 생긴 현상일 게다.
김용철 : 거듭 말하지만 삼성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기업이다. 우리나라에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지금 보다 많이 생겨야 한다. 그리고 이런 훌륭한 기업이 이건희 일가와 몇 명 가신들의 부당한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계속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삼성 내부에 양식 있는 분들이 많다. 이른바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였다는 집단이다. 그 분들이 이 씨 일가의 경영 세습에 찬성하겠나, 전혀 검증되지 않은 외아들이 총수가 되는 것에 대해 찬성할리 없다. 다만 대놓고 말하지 못할 따름이다.
최근의 언론 보도가 삼성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철저하게 이 씨 일가와 그 가신들의 잘못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7년 간 두 번 출근한 이건희와 실세 이학수·김인주, 직원들이 누구 눈치를 더 볼까"
프레시안 : 이 씨 일가의 가신들이라면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들의 영향력이 그토록 막강한가.
김용철 : 그렇다. 그들은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니다. 내가 삼성에서 보낸 7년 동안, 이건희 회장이 삼성 본관으로 출근한 것을 딱 두 번 봤다.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사안은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처리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직원들도 어떤 면에서는 이 두 사람의 눈치를 더 많이 본다. 자신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삼성 측이 이건희 회장에 대한 비판보다 이학수, 김인주에 대한 비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제 걱정'은 검찰의 몫이 아니다"
프레시안 : 이건희 회장의 잘못을 지적하면, 경제 불안을 이유로 만류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김용철 : 최태원이 구속되니까, SK계열사 주가가 올랐다. 삼성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SK텔레콤 주가가 한때 400만원까지 오른 적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00만원도 못 넘겼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보다 못한 기업이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삼성은 강한 기업이다. 이건희 회장 일가와 가신들이 삼성전자의 이익을 다른 곳으로 유출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는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회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검사들은 국가의 경제를 걱정한다며 재벌에 대한 수사를 머뭇거린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경제를 걱정하는 것은 애당초 검사의 몫이 아니다. 검찰이 법에 따라 부끄럽지 않은 수사를 하기 바란다. 검사는 검사답게 검사의 길을 가고, 기업은 기업의 길을, 언론이 언론의 길을 갈 때 올바른 사회가 되지 않겠나.
출처: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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