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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디비지도 드디어 반환점을 돌고 휴식기에 돌입했다. 특히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에레디비지에 소속된 18팀들 중 어느 한 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숨 가쁜 레이스를 잠시 멈추고 2주간의 휴식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레디비지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라있다.

사커라인은 이번 휴식기 동안 몇 가지 이슈를 통해 07/08 에레디비지 전반기 결산의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첫 번째 시간은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두 강호에 대한 이야기다.

‘전세 역전’ 두 강호
올 시즌, 에레디비지는 과거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에레디비지를 대표하는 ‘빅3’ - 아약스, PSV 에인트호벤, 페예노르트 - 가 전반기 TOP3을 장식하며 제 자리를 찾은 것이다. 사실 에레디비지는 지난 몇 년간 신흥세력 AZ알크마르의 부상으로 ‘빅4’ 체제로의 변화를 도모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 변화는 페예노르트의 몰락 아닌 몰락으로 쉽게 성사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 특히 지난 시즌 AZ가 시즌 최종전까지 아약스, PSV와 함께 치열한 우승경쟁을 벌이는 동안 페예노르트는 부진에 허덕이며 7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올 시즌 역시 페예노르트와 AZ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눈에 띄는 것은 두 팀이 지난 시즌과 노선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권을 형성해 온 페예노르트는 골득실차로 아쉽게 ‘빈터 캄피운(전반기 우승)’은 놓쳤으나 10년만의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중위권에 맴돌았던 지난 시즌과는 사뭇 다른 모습. 반면 시즌 초반, 하위권까지 떨어져야 했던 AZ는 9위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전반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부진에서 어느 정도 탈피했다고는 하나 시즌 초 우승을 노리던 팀이었음을 감안한다면 불만족스러운 성적임이 틀림없다.

페예노르트의 전반기 성적은 괄목할만하다. 개막을 앞두고 로이 마카이, 지오바니 반 브롱크호스트 등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유입, 전망을 밝혔던 그들은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지난 시즌의 오명을 깨끗이 씻어냈다. 특히 수비 라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무려 66실점이나 허용하며 부진의 원흉이 됐던 수비 라인은 올 시즌 전반기를 마친 현재 13실점만을 허용하며 리그 최강의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페예노르트가 06/07시즌 17라운드까지 허용한 실점이 32점임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변화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약스, PSV를 비롯해 트벤테, 흐로닝언, 헤렌벤 등 중상위권 팀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은 분명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



한편 AZ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몇 년간 성공적 리빌딩의 표본을 보여왔던 AZ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공격수 쇼타 아벨라제와 다니 쿠베르만스를 동시에 이적시키는 무리수를 띄웠다. 루이스 반 할 감독은 무사 뎀벨레, 그라치아노 펠레, 무니르 엘 함다위 등 젊은 공격수들이 그들의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부진의 화근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은 아벨라제, 쿠베르만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으며 결국 이는 공격력 약화로 이어졌다. 새롭게 가세한 아리 다 실바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3골 이상의 고득점 경기가 4경기에 그치고 있다는 수치는 분명 실망스러울 것이다.

시즌 초반 잦은 패스 미스, 현격히 줄어든 활동량 등 정신적, 체력적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AZ는 다행히 전반기 막바지에 회복세를 띄며 부활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지난 시즌 화끈한 골폭풍으로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던 AZ가 후반기 대역전극을 벌일 수 있을 것인지, 부활을 노리는 페예노르트가 10년 만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 두 팀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에레디비지 후반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승격팀들의 조용한 돌풍
올 시즌 승격팀 데 흐라프샤프와 VVV 벤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 순위표를 보면 12, 13위에 나란히 안착해 센세이션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그들의 경기력을 접하게 된다면 생각은 이내 달라질 것이다. 중 ․ 하위권과의 대결에 국한되지 않고 아약스, 페예노르트 등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는 데 흐라프샤프와 VVV. 두 팀은 강등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전망과 달리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스타일 자체는 판이하게 다르나 매 경기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그 길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주필러리그(2부 리그)에서 압도적인 승점을 기록, 우승을 차지했던 데 흐라프샤프는 에레디비지에서도 자신들의 진가를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아약스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1-8이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맛보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그들은 이후 9월 한 달 동안 무패가도를 달리는 등 초반 돌풍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러한 돌풍의 원동력은 바로 수비력. 10경기에서 상대 실점을 1점대로 묶는 등 승격팀 답지 않은 견고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전체 실점도 26점으로 틀어막고 있다. 이는 아약스, 헤렌벤과 단 1점밖에 차이나지 않는 수치. 여기에 고비 때마다 터져 나오는 도니 데 흐로트의 득점포, 라세 쉔의 수준 높은 경기 운영 능력이 데 흐라프샤프의 생존 경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14년 만에 승격에 성공한 VVV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승격 프로젝트와 함께 대대적인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한 VVV는 새얼굴들이 모두 기대에 부응하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시즌 ‘데 쿨’을 찾은 원정팀은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VVV의 기세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경험해야 했으며 이는 아약스, 페예노르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빠른 역습 속도와 매끄러운 공격 전개, 순도 높은 결정력 등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공격 작업들은 갓 승격한 팀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VVV는 시즌 초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수비 조직력도 개선되고 있어 후반기 대약진을 기대해볼 만하다.


2편 리그 평준화를 선언하다

암스테르담에서 치러진 아약스와 트벤테의 17라운드. 아약스는 훈텔라르의 행운이 깃든 프리킥골로 2-1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종료 2분여를 앞두고 ‘아약스 킬러’ 블레이즈 은쿠포가 맹수의 이빨을 드러냈다. 최종 스코어는 2-2. 아약스에게는 아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결과들은 더 이상 흔치 않은 결과가 아니다. 흐로닝언이 페예노르트를 상대로 거둔 통쾌한 역전승, 4골이나 몰아치며 PSV 에인트호벤에게 충격을 안겨준 로다 JC 등 최근 들어 중위권팀이 강팀을 잡아내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다크호스, 빅3에 제동 걸다
신흥강호로 입지를 굳힌 AZ 알크마르, 05/06시즌 돌풍의 주인공 흐로닝언 등 ‘제3세력’의 등장은 에레디비지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며 헤렌벤, 트벤테, 로다 JC 등 이 대열의 잠재적 후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 시즌 전반기만을 놓고 봤을 때 ‘리그 평준화’는 더 이상 어색한 단어가 아니다. 리그 선두 PSV 에인트호벤과 7위 헤렌벤의 승점차가 6점에 불과하다는 전반기 기록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제3세력의 등장은 맞대결에서의 결과가 우승 향방을 가늠한다고 생각했던 빅3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트벤테는 올 시즌 빅3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하며 신흥강호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친 그들은 07/08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적지 않은 멤버 교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트벤테는 올 시즌 점유율 높은 축구로 다시 한 번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전반기까지 아약스와 함께 리그 최소 패(2패)를 기록 중이며 최소 실점 부문에서도 페예노르트에 이어 2위(14실점)을 달리고 있는 등 트벤테의 위력은 보여 지는 스탯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하다. 빅3와의 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문. 무승부를 줄이고 승점을 차곡차곡 쌓는다면 통합 창단 후 첫 우승도 노려볼만 하다.



전반기에 10승을 달성하며 4위에 안착한 흐로닝언은 돌풍 그 이상을 꿈꾸고 있다. 비결은 강력한 홈 승률. 6승 1무 2패로 여타 강팀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질 것이 없는 홈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 수비와 터프한 피지컬 게임은 올 시즌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으며 마커스 베리, 프레드릭 스텐만 등 신입생들의 고른 활약도 상승세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또한 트벤테와 마찬가지로 빅3와의 맞대결에서 강한 면모(2승 1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돌풍의 원동력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경기 기복을 줄이고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05/06시즌(5위)에 필적하는 성적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로다와 헤렌벤 역시 6,7위 안착하며 제3 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실 이 두 팀은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중상위권을 지켜 온 숨은 고수들. 그들에게 전반기 성적은 큰 화젯거리가 되지 못한다. 시즌 초반 아폰소 알베스와의 불화, 수비 조직력 와해로 큰 어려움을 맞이했던 헤렌벤은 알베스의 복귀와 함께 제자리를 찾고 있다. 특히 헤르트-얀 베어벡 감독의 지휘 아래 창끝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으며 경기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수비도 어느 정도 안정화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저지한 바 있는 알베스의 이적을 더 이상 막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보다는 다가올 후반기, 알베스의 공백을 얼마만큼 최소화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반면 카운터 어택 중심의 팀 컬러를 과감히 버리고 공격적인 라인업을 감행한 로다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 시즌 3-4-3을 주요 전술로 채택하고 있는 로다는 측면 미드필더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득점이 12점(06/07 23점, 07/08 35점)이나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질적인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트벤테, 흐로닝언, 헤렌벤과의 맞대결에서 전승을 기록했다는 점 또한 로다의 돌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배후 공간에 대한 약점 노출 등 전술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후반기 개막에 앞서 보완이 필요한 요소다.

‘동병상련’ 라이벌
에레디비지에서 아약스와 PSV 에인트호벤의 입지는 확고하다. 독보적인 우승 횟수(아약스 - 29회, PSV - 20회)와 1000승 이상을 거둔 유이한 팀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들의 이름은 언제나 에레디비지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으며 리그는 언제나 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페예노르트에게는 섭섭하게 들릴지도 모르나 에레디비지 역사는 이 두 팀이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 두 라이벌이 올 시즌 ‘시련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먼저 양 팀 모두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PSV의 로날드 쿠만 감독은 발렌시아로 떠났으며 아약스의 헹크 텐 카테 감독은 첼시 수석 코치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 팀은 감독들의 급작스러운 이동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으며 잠깐 동안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었다. 현재는 각각 아드리 코스터(아약스)와 세프 베르호센(PSV) 대행 체제에 돌입하며 안정세에 접어든 상태. 하지만 리그가 ‘춘추전국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중위권들의 분발 뿐 아니라 풍파를 겪은 두 강호의 흔들림도 한몫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두와 3점차. 나쁘진 않은 성적이나 내용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특히 토마스 베르마엘렌의 장기 부상과 얍 스탐의 은퇴는 수비 불안을 안겨줬고 이는 결국 잦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죠니 헤이팅하와 골키퍼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무실점 경기가 3경기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의 영입으로 인해 강화된 공격력은 분명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특히 수아레스는 개인 전술뿐 아니라 클라스-얀 훈텔라르와도 좋은 호흡을 과시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등극했다.

지난 시즌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낸 PSV는 쿠만의 이적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삼각편대 - 라조비치, 쿠베르만스, 페레즈 - 는 25골을 합작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삼각편대의 중심축 페레즈가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아약스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한편 헤우렐료 고메스를 비롯, 다수의 주축 선수들과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는 점도 팀 분위기를 다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 PSV는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큰 이변 없이 리그 5연패 문턱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3편.

07/08 에레디비지는 유난히도 감독 이동이 잦았던 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페예노르트), 빌렘 반 하네헴(위트레흐트)이 시즌 개막과 함께 에레디비지 팬들에게 돌아온 반면 헹크 텐 카테와 로날드 쿠만은 시즌 도중 돌연 잉글랜드와 스페인 행을 택하며 네덜란드 팬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줬다.

특히 이들은 시즌 초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었던 두 강호의 수장들이었기에 당혹감의 크기가 더욱 컸다. 한편 헤렌벤의 성공시대에 일익을 담당한 수장, 헤르트-얀 베어벡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즌 종료 후 팀과의 결별할 것을 예고했다.

빌렘 II의 데니스 반 바이크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일찌감치 경질됐으며 헤르트 안데빌 감독은 부임 4개월 만에 스파르타 로테르담의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현재 빌렘 II는 반 바이크의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채 안드리스 용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고 있으며 스파르타는 돌연 알 나스르(사우디 아라비아)로 사라져 팬들을 당혹케 했던 위트레흐트 감독 출신의 푸키 보이를 긴급 수혈하는 데 성공했다. 헤라클레스의 루드 블로드 감독 또한 경질을 피하지 못했으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마리오 벤의 자리도 위태로운 상태다.

한편 론 얀스(흐로닝언)과 프레드 루텐(트벤테) 감독은 올 시즌에도 좋은 지도력을 선보이며 에레디비지와 네덜란드를 이끌 젊은 감독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반기에 소속팀을 4위(흐로닝언)와 6위(트벤테)에 올려놓는 등 이들이 이끄는 팀은 어느새 ‘빅3’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대학 강단에서 피치 위로 무대를 옮긴 론 얀스는 올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05/06 시즌을 재현하겠다는 욕심을 보이고 있으며 ‘히딩크의 수제자’ 루텐은 지난 몇 년간 AZ알크마르가 걸어온 길을 이어받으려 하고 있다. 얀스와 루텐은 전반기를 통해 왜 자신들이 빅클럽과 숱한 루머를 뿌리고 있는 지, 왜 네덜란드 지도계의 미래로 불리고 있는 지를 증명해낸 감독들이다.


4편.

요한 크라이프부터 라파엘 반 데 바르트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에레디비지는 젊은 선수들의 등용문으로 유럽 축구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올 시즌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히려 해가 거듭할수록 ‘영 파워’ 세력은 힘을 더해가고 있으며 이제는 리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과연 07/08 시즌 전반기에는 어떤 유망주들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었을까.

루이스 수아레스 없이 영 파워를 언급하긴 어렵다. 지난 시즌 득점왕 아폰소 알베스와 함께 에레디비지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멈출 줄 몰랐고 전반기에만 9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약스의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결국 여름 이적 시장에서 흐로닝언과 기나긴 줄다리기를 벌였던 아약스의 인내심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던 것이다. 특히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던 클라스-얀 훈텔라르의 고립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승격 듀오’ VVV 벤로와 데 흐라프샤프가 보여준 전반기 약진은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존의 중 ․ 하위권 팀들과는 달리 강호들을 상대로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활약은 이들의 에레디비지 잔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노르딘 암라바트(VVV)와 라세 쉔(데 흐라프샤프)는 이러한 약진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VVV의 전천후 공격수, 암라바트는 아약스 유스 출신으로 프로 데뷔 2년차의 풋내기. 하지만 이 당돌한 신예는 저돌적인 플레이, 탁월한 1:1 능력을 앞세워 리그의 쟁쟁한 수비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쉔 또한 원활한 패스 공급과 날카로운 문전 쇄도로 3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선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에이스로 자리잡은 쉔은 꾸준한 경기력으로 데 흐라프샤프 입단 후 팬들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다.

더비 라이벌, 헤렌벤과 흐로닝언은 올 시즌 또 다른 재능을 배출해냈다. 그 주인공은 마이클 브래들리(헤렌벤)과 마커스 베리(흐로닝언). 먼저 브래들리는 이미 05/06시즌 데뷔전을 치른 중고신인으로 지난 2년간 성장이 더뎌 팬들로부터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선수였으나 올 시즌 중원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U-20 청소년 월드컵에서 돌아온 그는 정적인 모습에서 탈피, 역동적이며 과감한 플레이를 앞세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 흐로닝언전 해트트릭 포함, 6골을 터뜨리며 2선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한편 수아레스의 대체자로 올 시즌 흐로닝언에 입성한 베리는 놀라운 킬러 본능을 드러내고 있다. 스웨덴 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입단 당시부터 적지 않은 기대를 받아온 그는 탄탄한 피지컬과 간결한 테크닉을 앞세워 리그 수위급 수비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전반기 동안 8골을 터뜨렸는데 그 골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천하의 얍 스탐(아약스)을 넘어 2골을 작렬시킨데 이어 전반기 최소실점에 빛나는 페예노르트에게도 2골을 터뜨리며 파괴력을 과시했다. 결국 에레디비지의 ‘빅4’ 중 어느 누구도 그의 득점포를 막진 못했다.

그 밖에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페예노르트 부활의 선봉장에 선 조나단 데 구즈만, 비테세에서 연일 눈부신 선방을 펼치며 오렌지 수문장의 또 다른 미래로 떠오른 피트 벨타이젠, 재기 넘치는 드리블과 광속 스피드로 트벤테의 측면 공격수 한 자리를 꿰찬 엘예로 엘리아, 로다 JC와 위트레흐트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롤란트 라마흐(로다), 르로이 조지(위트레흐트) 등이 올 시즌 전반기를 빛낸 영 파워들이었다.


- 사커라인 김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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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다크호스’란 경마에서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복병의 말(馬)을 일컫는 단어다. 그리고 지금은 뜻하지 않은 숨은 세력이나 잠재력을 지닌 선수 및 팀을 지칭하는 단어로 많은 스포츠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어느 스포츠나 다크호스의 세력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축구 역시 마찬가지. 숨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그들은 리그의 판도를 뒤흔들기도 하며 때때로 주인공이 되길 원한다.

최근 몇 년간 AZ 알크마르의 급부상 덕택에 ‘빅3’ 구도가 깨지긴 했으나 그렇다고 에레디비지의 판도 자체가 뒤틀린 것은 아니다. 여전히 PSV 에인트호벤의 강세가 되고 있으며 아약스의 텃세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다크호스로 부상한 ‘화이트호스’ 트벤테의 파워는 그들에게 잠시나마 일탈을 꿈꾸게 만들어줬다.

06/07 시즌 트벤테의 돌풍은 그야말로 ‘쇼크’ 그 자체였다. 그 동안 끈끈한 조직력으로 ‘빅4’와의 대결에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던 그들이 드디어 신흥 강호로의 도약을 외치고 나선 것이다. 사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트벤테의 돌풍을 예상한 자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자본력을 앞세운 헤렌벤이나 05/06 시즌 최고의 팀 중 하나였던 흐로닝헨이 ‘제 5 세력’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힘이 트벤테를 이끌고 있는 것일까?

‘돌아온 영웅’ 프레드 루텐의 마법

트벤테는 06/07 시작과 함께 팀 개편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감독 교체 작업이다. 오랫동안 동고동락 해오던 리니 콜렌과 결별한 트벤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PSV 에인트호벤의 성공 시대를 이끈 수석 코치, 프레드 루텐에게 지휘봉을 건냈다. 현역 시절 트벤테에서만 14년 동안 활약하며 전설이 된 그의 복귀를 두고 서포터들은 ‘왕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칭송하기 바빴다. 하지만 환대에는 비난이 따르기 마련. 부임 초기 감독들이 모두 그렇듯이 루텐도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특히 긴 코치 생활에 비해 단 1년뿐이었던 감독 경험을 이유로 ‘과연 그가 트벤테의 감독에 적합한가’를 묻는 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반기만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며 수많은 비난과 의문표들을 일축했다. 그의 가세 이후 트벤테는 다크호스가 아닌, 진정한 강호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PSV와의 2라운드에서 1-0 신승을 거두는가 하면 시즌 프리뷰에서 전력상에서 트벤테보다 높게 평가받던 흐로닝헨과 헤렌벤을 각각 7-1과 5-1로 완파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수많은 우려 속에서도 초반 기세를 시즌 후반부까지 이어갈 수 있었던 그들은 결국 시즌을 4위로 마감하며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AZ 알크마르의 저력에 가로 막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지만 06/07이 성공적인 시즌이었음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루텐의 취임 이후 트벤테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아진 집중력을 꼽을 수 있다. 트벤테는 에레디비지에서 후반부에 약한 팀들 중 하나로 항상 집중력 결여가 문제점으로 지적 받아왔으며 다잡은 승리가 무승부나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특히 그들의 수비력이 근 몇 년간 리그 수위권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올 시즌 실점도 수치상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7실점으로 지난 2시즌간의 실점 – 04/05 38실점, 05/06 36실점 – 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체감상의 실점은 훨씬 줄어든 느낌이다. 오히려 추격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빈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는 결국 공격력 강화로 이어졌고 트벤테는 67골을 터뜨리며 99/00 시즌 이후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PSV에서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루텐과 레네 아이켈캄프 코치의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트벤테를 이끄는 힘, ‘갓 블레이즈’ 은쿠포

현재 트벤테를 언급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있는 인물이 하나 있으니, 바로 블레이즈 은쿠포다. 콩고/스위스 출신 공격수로 수많은 팀을 전전해왔던 그는 03/04 시즌 트벤테 정착 후 4시즌 동안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에레디비지 최정상급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야수를 방불케 하는 피지컬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은 그만의 자랑 거리다. 강팀들을 상대로도 전혀 물러섬이 없었으며 아약스 전 통산 7골을 터뜨리며 ‘아약스 킬러’로 명성을 떨쳐왔다. 트벤테가 매번 수비 중심의 축구를 구사하면서도 승리를 노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존재 덕택이었다.

그런 그가 ‘스칸디나비아 날개’를 달았다. 샤르벨 투마와 케네디 바키르시오글루가 날개의 주인공들. 그들의 지원 사격 아래 은쿠포는 22골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은쿠포의 20+ 골은 트벤테 역사상 단 6차례만 있었으며 2000년 이후 단 한번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위대하게 느껴지는 기록이다. 한편 트벤테의 3톱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팀 플레이뿐만 아니라 강인한 1:1 능력까지 지녀 수비수들을 곤경에 빠뜨리기 일수였고 에레디비지의 강호라 불리는 아약스, PSV, AZ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의 막강 화력 또한 돌풍의 원동력 중 하나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퍼즐 게임에 성공한 트벤테

올 시즌 새롭게 가세한 로비 빌라르트와 올란도 엥헬라르는 트벤테를 넘어 에레디비지 최고의 영입이었다. 특히 빌라르트는 리더가 필요했던 수비진에 구심점을 잡아준 숨은 공신. NEC 네이메헨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수비수로 시즌 초 NAC 브레다의 구애를 뿌리치고 트벤테에 입성한 그는 기본적인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 지원 능력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필드 위의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트벤테 수비진의 달라진 모습, 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엥헬라르의 합류도 간과할 수 없다. NAC 출신의 검증된 미드필더, 엥헬라르의 영입은 플레이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던 바키르시오글루의 부담을 덜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장신에 어울리지 않게 섬세한 테크닉을 보유한 엥헬라르는 강인한 피지컬과 정교한 볼 컨트롤을 앞세워 트벤테의 중원 장악에 큰 기여를 했으며 그로 인해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비약적으로 상승한 공격수들의 기록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합류한 측면 수비수, 에드손 브라프하이트와 중앙 미드필더, 이스마일 아이사티(임대)도 전력 강화에 일조한 영입이었다. 비록 슈퍼스타들의 합류는 없었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들을 속속히 불러들이며 퍼즐 맞추기에 성공한 트벤테. 기술 고문을 겸하고 있는 루텐의 능력이 다시 한번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트벤테, 갈림길에 서다

과연 트벤테는 올 시즌의 성적을 역사 속으로 묻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발판의 기회로 삼을 것인가. 그들은 현재 갈림길에 서있다. 많은 중소 클럽들이 그래왔듯이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보내고 재정적 여유를 가질 수도 있지만 이 정도의 성적이라면 다음 시즌 막대한 부담을 안고서라도 다시 한 번 험난한 바다에 뛰어들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트벤테 역시 중소 클럽들의 애환을 겪고 있는 셈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일차적으로 현재의 핵심 전력들을 고스란히 잔류시키고 스쿼드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올 시즌 삼각편대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바키르시오글루가 100만 유로라는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를 남기고 아약스로 떠났으며 그의 파트너들이었던 은쿠포와 투마도 여러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미들 진영에서는 팀에 창조성을 불어넣어줬던 아이사티가 임대 기간 종료로 PSV로 복귀했으며 버팀목이 되주었던 엥헬라르마저 이적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AZ가 보여준 전례가 트벤테에게는 큰 도움이 된 듯 보인다. 불과 몇 년 전 돌풍의 근원지였던 AZ는 주축 선수들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리그 내의 새로운 재능들을 수혈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세대교체와 입지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내는데 성공한 바 있다. 그리고 트벤테는 현재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애초에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만 주력하는 대신 새로운 얼굴들과 다양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페예노르트의 노장 미드필더 알프레드 스흐뢰더를 영입해 미들 진영에 경험을 추가했으며 융 오렌지 출신의 공격수, 엘예로 엘리아(ADO 덴하흐)의 영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아누아르 디바(NAC 브레다), 안디 반 데 메이데(에버튼) 등을 위시 리스트에 올려 놓은 상태. 루텐 감독은 이 들과 함께라면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대화재,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막대한 피해 속에서도 부활한 트벤테. 올 시즌 그들의 돌풍이 단발성에 그칠 것인지, 나아가 에레디비지 판도에 새로운 핵으로 부상할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을 수 차례 넘어온 트벤테는 분명 다음 시즌에도 가장 주목해야 될 팀들 중 하나일 것이다.

- 사커라인 김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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