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고소영'인가 했더니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의 약자란다. 왜 갑자기 '강부자'인가 했더니 '강남의 부동산 부자'란다. 졸지에 이명박 정권 인사정책의 화신이 된 두 여인. 지금 심정이 어떨까? 아무튼 이 두 이름은 어제 출범한 정권의 본질을 명료하게 압축한다. 즉 '강부자'는 대통령이 속한 계층의 사회적 코드, '고소영'은 거기서 사람을 가져다 쓰는 대통령 개인의 사적 코드다. 후자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기도 하다.

발표한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면모가 흥미롭다. 병역면제율이 무려 38.5%, 일반 국민의 여섯 배에 달한다고 한다. 자녀들의 이중국적율은 21%, 그러니까 다섯 명 중의 하나는 한국의 국적을 포기했거나, 다른 나라 국적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재산은 평균이 39억, 일반국민의 열여섯 배에 달한다. 돈이 많다고 나무랄 일은 못 되나, 그들의 재산이란 것이 자연과 건축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찜찜하다. 1인당 주택 3.6채과 토지 4건.

사실 종합부동산세는 국민의 2%만 내는 세금이다. 하긴, 주택을 3.6채 정도 갖고 있으면, 과연 세금이 좀 나오긴 할 게다. 하지만 그 동안 오른 집값으로 인해 발생한 차익은 그 몇 푼 안 되는 세금에 비할 바가 못 될 것이다. 그런데도 조중동이라는 싸구려 스피커를 통해 "세금 폭탄" 운운하며 그것도 못 내겠다고 요란하게 사회적 소음을 일으킨 게 바로 이런 분들이다. 이제 출범한 MB 정권은 앞으로 이런 계층의 정서와 이익을 노골적으로 대변하게 될 것이다. 새 역사의 주인공들, 어떤 분들인지 면면을 살펴보자.

전쟁과 평화

먼저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 신문에 떠드는 것을 정리하는 데에도 한참이 걸린다. 헌정파괴 국보위에 참여한 경력이 있고, 투기차익 은폐하여 공직자 윤리법 위반, 거기에 편법증여에 부인의 위장전입. 그리고 본인 및 장남의 병역특혜, 거기에 장남은 군 복무 중 해외 골프 여행. 전 세계에서 복무 중 해외 골프 여행 보내주는 '선진'적 군대는 아마 대한민국에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위장전입' 하나로 총리 후보의 목을 날리던 이들이 이 분을 어떻게 할지 지켜 볼 일이다.

이어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 교육비 이중 공제 받은 게 4천5백만 원. 부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 "부부 교수로 25년 벌어서 재산이 그 정도면 양반"이란다. 아무리 양반이라도 그렇지, 글 읽는 선비의 재산이 어떻게 탐관오리 뺨치냐. 게다가 곧 한미 간에 전쟁이 벌어지며, 2007년에 남한이 무정부상태가 된다는 등의 극우망언. 아무리 생각해도 정신상태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극우반공주의자가 통일부 장관이란다. 차라리 반달곰 이근안을 국가인권위원장 삼아라.

이상희 국방부 장관 후보. 이 분은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하여 평택에서 시위가 벌어졌을 때, "xx 분자" 진압해야 한다며 거기에 무장병력을 투입할 계획을 내놨다고 한다. 듣자 하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듣기에도 끔찍해서 말렸다고 한다. 도대체 먹여줬지, 입혀줬지, 별 달아줬지, 도대체 뭐가 불만이기에 자기 먹여주고 입혀주는 국민의 가슴에 감히 총부리를 들이댈 생각을 하는가? 이런 발상이 가능한 인물의 손에 국가의 무력을 지휘할 권한을 쥐어준다? 간도 크다.

생태주의 내각?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 전국 곳곳에 부동산 투기를 한 사실을 지적하자, "남편이 기쁜 마음에 오피스텔을 선물했다"고 해명했다는 바로 그 분이다. 이 해프닝은 한국 남자들이 얼마나 센스가 없는지 보여준다. 도대체 반지나 목걸이도 아니고 아내에게 줄 선물로 오피스텔을 고르는 취향은 또 뭔가? 그냥 꽃이나 한 송이 선물했으면 얼마나 아름다웠겠는가? 하긴, 선물로 부동산을 받아야 감동하는 게 강남의 낭만이 아니던가. 꽃 한 송이보다는 길목 좋은 곳의 화훼단지를 통째로....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 김포의 농지를 불법취득 했다가 적발 당하자, 나는 그저 자연을 사랑했노라고 뿐이라고 읊었던 문학소녀. 그녀의 시심은 대지(大地)와 대지(垈地)를 구별하지 않는다. (참고 "건축법에 의하면 '대지란 지적법에 의하여 각 필지로 구획된 토지'를 말한다고 되어 있으나, 하나의 건축물을 그 필지 이상에 걸쳐 건축할 때는 그 건축물이 건축되는 모든 필지의 최외곽선으로 구획된 토지를 대지라 하며, 대지면적도 그 대지 경계선 내의 면적으로 한다." 출처: 네이버 사전) 이 분이 환경부 장관이 되면 전 국토를 사랑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김성이 복지부 장관 후보. 전두환 정권이 '3청교육'이나, '정화운동'이니 하면서, 국민들을 빨아야 할 걸레 취급할 때, 그 섬섬옥수로 걸레를 깨끗이 빠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써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로부터 표창까지 받으셨단다. 그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던 걸까? 다른 이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단다. 박미석 청와대 수석도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단다. 수박 겉핥듯이 잠깐 서핑해서 정리한 것이 이 정도. 도대체 이것도 내각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실용과 선진

그 동안 보수언론은 '도덕이냐, 능력이냐'라는 이분법을 내세워 잔머리를 굴려왔다. 쉽게 말해 '노무현 정권은 도덕성만 강조하느라 일을 못한 무능한 정권'이었다는 식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의 무능에서 자동적으로 자기들이 유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도덕적이지 못한 저 집단이 과연 유능이라도 한가?' 저들이 그토록 자랑하는 능력이라는 것은 혀 꼬인 '아륀지' 발음만큼 술 취한 듯한 인수위의 다채로운 닭짓을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

어떤 면에서 저들은 실제로 유능하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제 나름의 노하우가 있기에 땅도 사놓고, 위장전입도 하고, 세금 탈루도 하고, 병역도 면제 받는 게 아니겠는가? 바로 이것이 저들이 비록 도덕성은 없지만 능력은 있다고 자부하는 근거다. 우리는 잘 사는데, 너희들은 왜 못 사냐? 한 마디로 우리 강부자들을 따라 배우면 온 국민이 잘 살 수 있다, 이게 저들이 생각하는 '선진'이다. 그러려면 부도덕한 고소영이라도 부자라면 데려다 써야 한다, 이게 저들이 말하는 '실용'이다.

'실용'과 '선진'이라는 게 뭔지 알고 싶은가? 그럼 그 두 원칙으로 뽑은 인물들을 보라. 더 황당한 것은, 저게 그래도 나름대로 엄선해서 내놓은 멤버들이라는 사실이다. 고르고 고른 게 이 정도니, 그 성긴 체에 걸려 간택 받지 못한 들의 상태는 어떻겠는가? 기껏 고르고 골라서 5공 올드보이에 IMF 리사이클링이라면, 이건 인력 '풀'이 아니라 꿀꿀이 '죽'이라 하는 게 났겠다. 제 말이 얼마나 웃기는지도 모르는 바보들은 그 위에 데코레이션으로 얹은 도토리쯤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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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현 정부에게 필요한 글..


국제칼럼] 우파의 적은 우파다
좌든 우든 이념에 치우쳐 개혁 발목잡힌 현정권 전철 밟지 않길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큰 빚이 있다. 그가 대권의 꿈을 이루는 계기가 된 청계천 복원에 결정적 힘을 실어준 이가 노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2003년 6월4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보고하도록 배려했고, 작심한 듯 차례로 반대하는 장관들의 의견을 뿌리치고 이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인연 때문인 듯 이 당선자는 "솔직히 이회창 보다는 노무현에게 더 호감이 간다"고 말해 이회창 씨의 분노를 산 적도 있고 대선기간 중에도 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거의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이 정파적 이해 관계에 서지 않았던 사례는 청계천뿐만 아니다. 그는 그를 지지했던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이툰 파병을 결정했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성사시켰다. "배신자" "속았다"는 비난과 냉소가 주 지지층인 노동계와 시민단체에서 터져나왔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현 정권이 아닌 차기 이명박 정권에서 FTA가 추진됐다면 노 대통령이 맞닥뜨렸던 반대의 2배, 3배 되는 저항에 직면했을 것이다. 김영삼정권이었기 때문에 정치군인 숙청이나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단죄가 가능했다는 평가와 같은 선상이다.

참여정부를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하는 게 타당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몇몇 보수언론의 '딱지 붙이기' 탓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게 이 정부 참여자들이 그런 시각을 부정하는 것을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차떼기' '금권유착'으로 별칭되던 우파의 행태에 진저리가 나서인지, 좌파=양심세력 쯤으로 생각했기 때문인지는 모른다. 가질 것 다 가진 채 머리까지 채워졌다고 인정 받으려는 '강남좌파'도 많고 전통깊은 노동조합이 우파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게 우리나라이다. 좌·우의 경계선이 뒤섞이다보니 고려대 임혁백 교수는 아예 좌·우파를 가르는 기준을 친북이냐 반북이냐로 보기도 한다. 북한의 세습통치를 정당화하고, 인권유린에 눈감는 좌파의 행태가 이해난망이기 때문이다.

좌·우 이야기를 한 것은 참여정부가 실질과는 상관없이 이로 인해 너무 많이 잃었기 때문이다. 경제 외교 국토균형발전 등에서의 실용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 친일 행적 추적, 건국 이후 역사의 재평가 등은 숱한 논란을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좌파정권이라는 꼬리표가 붙여진 것이다. 1970년대, 80년대 초 대학사회를 풍미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 수준의 잣대가 여전히 유효한가도 의문이지만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결코 적지 않았다. 당장 기업들의 막연한 의혹이 돈을 쌓아놓고도 투자하지 않는 부작용으로 나타났고 때아닌 좌·우논쟁이 각계를 달구었다. 이 당선자 자신도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나름대로 잘하려고 했으나 경제와 반비례할 수밖에 없는 정치와 이념적 마인드가 너무 강하다"고 아쉬움을 표시한 적이 있다.

이 당선자가 그같은 전례에서 배웠다면, 앞으로의 국가운영에 이념의 덧칠이 씌워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우선 자신이 속해 있다고 분류되는 우파의 논리부터 경계해야 한다. 그의 노선이 시장 친화적을 넘어 시장 방임으로 기울면 분명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삼성 비자금 사건,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에서 드러나듯 기업을 사유화하는 재벌들의 행태나 제왕적인 의식구조는 여전히 개혁대상이다. 오히려 CEO 출신으로 시장에 대한 믿음을 전혀 의심받지 않는 이 당선자가 어느 정부보다 더 개혁을 잘해낼 수 있는 분야이다. 사실상 수도권의 식민지가 된 지방을 살리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기업도시· 공기업 이전 등 균형발전 전략은 정권의 색채가 어떻든 추구돼야할 가치이다. 이런 것들조차 경제적 효율과 효능이란 이름으로 배제될 수는 없다. 따지고보면 CEO의 유능함과 대통령의 유능함은 다르다. CEO는 이윤을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대통령은 배고프고 외로운 이의 눈물도 닦아줘야하는 것이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좌에서 우로의 정권이동"이라며 우파쪽의 환호가 쏟아지고 있고 우리사회의 적폐가 모두 현정부의 좌파정책 때문인 것처럼 치부되고 있다. '현정부와 반대로'가 만병통치인 것처럼 비치고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이회창씨와 그 주변인들이 내년 총선때 국회 진입에 성공하면 끊임없이 우파끼리의 선명성 경쟁을 도발할 것이다. 당선자가 여기에 매몰돼서는 안된다.

오른쪽으로 조금씩 치우치는 버스는 인도로 뛰어들기 십상이다. '참여정부가 좌회전 깜박이를 켜고 우측으로 갔다'는 우스개가 있지만 그래도 참여정부가 국민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이 FTA 타결이었다. 자기 진영의 논리가 아닌 국익이라는 선택이 인정받은 것이다. 이 당선자는 이미 대선이라는 강을 건넜다. 그러니 자신을 실어준 우파라는 나룻배는 놓아버리는 게 옳다. 그게 실용이다.



권순익 논설위원 marin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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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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