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튼의 성공 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데이빗 모예스 감독이 팀과의 연장 계약 논의가 없는 것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02년부터 에버튼을 이끌고 있는 모예스 감독은 뛰어난 지도력을 바탕으로 에버튼의 선전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특히 올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확보를 놓고 지역 라이벌 리버풀을 긴장시키고 있다. 에버튼은 28라운드가 종료된 현 시점에서 승점 53점을 확보, 4위에 올라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빅 4' 체제가 붕괴된다는 것은 팬들에게 있어 낯선 일이지만 에버튼은 이미 2005년 근래 들어 마지막으로 '빅 4'(맨유, 아스날, 첼시, 리버풀) 체제를 붕괴해 본 경험이 있는 팀이다. 물론 그 때나 지금이나 에버튼의 벤치를 한결같이 지키고 있는 인물이 바로 모예스다.

에버튼과 모예스의 계약은 다음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모예스가 에버튼이라는 결코 그 규모가 크지 않은 팀에서 이뤄낸 성과를 감안해 봤을 때 아직까지 계약 연장에 대한 별다른 논의가 없는 것은 분명 최근의 추세에 걸맞지 않은 일이라는 게 중론. 그러나 모예스는 이미 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계약 연장 논의가 없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빌 켄라이트 구단주와 계약 문제로 만난 적이 없다고 밝힌 모예스는 '선데이 미러'를 통해 "나는 감독으로서의 내 능력을 알고 회장과 구단 경영진도 나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오히려 켄라이트 구단주가 에버튼에서 이뤄낸 업적을 높게 평가하며 최근 팀의 상승세에는 구단주의 공로도 적지 않음을 역설했다.

한편 에버튼은 우리시간으로 3일 새벽 벌어진 포츠머스와의 리그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아예그베니 야쿠부가 2골을 터뜨리는 활약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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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I 역사적 개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세 클럽이 UEFA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르자 적잖은 잉글랜드 언론들은 “프리미어리그의 시대가 왔다”, “프리미어리그가 명실상부 최고의 리그”라는 논조의 평론들을 쏟아냈다. 이탈리아 2위 클럽을 7-1로 격파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인터뷰는 어쩌면 그러한 언론의 분위기에 불을 질렀다. 퍼거슨 감독에 따르면 “1990년대의 이탈리아, 2000년대 초의 스페인 시대를 지나 점진적으로 향상되어온 잉글랜드 클럽들이 바야흐로 선두로 나섰다”는 것이다.

축구사적 센스를 포함하는 퍼거슨 감독의 견해는 언뜻 보아 일리가 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리그는 분명 프리미어리그였다 ― 궁극의 영광이 AC밀란의 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준결승 세 팀의 성과 뿐 아니라 잉글랜드 클럽들은 조별리그에서도 모두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러한 성적은 러시아의 거부와 미국의 투자자들이 속속 잉글랜드에 안착하는 한편, 천문학적 중계권료 계약의 체결에 따른 막대한 금전 유입의 흐름과 맞물리며 더욱 돋보일 수 있는 까닭이다.

또한 퍼거슨 감독의 표현과도 같이 실제로 챔피언스리그(전신인 ‘유러피언 챔피언클럽스컵’ 포함)의 역사는 일종의 ‘사이클’을 지니고 있다. 대체로 그것은 전설적인 레알의 시대(1955~60), 벤피카와 두 밀라노 클럽들이 주도한 라틴 유럽 시대(1961~66), 셀틱의 우승으로 시작된 북부 유럽 시대(1967~84), 그리고 전세계의 수퍼스타들을 망라하며 압도적 힘을 과시했던 세리에A의 시대(1985~97)로 대별된다.

세리에A의 치세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며 ‘힘의 분산’의 서막을 알린 시점은 어쩌면 1998년이다. 돌아온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당대의 강자 유벤투스를 극복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 여기에 이듬해에 일어났던 하나의 ‘사건’이 힘의 분산 국면을 더욱 명백한 것으로 만들어줬다. 헤이젤 참사로 인한 징계가 풀린 이래 유럽에서 필마단기로 싸워왔던 잉글랜드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축구역사상 네 번째로 ‘대삼관(The Treble)’에 등극, 암울한 한 시기를 보낸 잉글랜드 리그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춘추전국’의 인상을 풍기기 시작한 이 시기에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선 리그는 틀림없이 스페인 라리가였다. 2000년 레알, 바르셀로나, 발렌시아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동반 진출한 것을 비롯, 2002년까지 세 시즌 연속 결승전에 참여 ― 우승 두 차례 ― 한 라리가는 유럽 무대에서 가장 능수능란한 솜씨를 펼쳐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2003년, 한 시대의 ‘엘 도라도’를 자임해온 세리에A 또한 밀란, 유벤투스, 인터를 준결승에 올려놓으며 결코 녹슬지 않은 그들의 퀄리티를 입증했다. 특히 밀란은 가장 위협적이고도 꾸준한 ‘유주얼 서스펙트’로서 재등장했다.

하지만 밀란의 일곱번째 우승을 극적으로 저지한 리버풀을 시작으로 잉글랜드 클럽은 이제 세 시즌 연속 결승전에 참여하게 됐다. 반면 지난 시즌 의심의 여지없는 세계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던 바르셀로나의 올 시즌은 (불구대천의 라이벌 레알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통상적 기준치에 미달했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잠재워버린 밀란의 퀄리티에도 불구, 근본적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겐 ‘칼치오폴리(승부조작 스캔들)’의 상처가 매우 컸다.

이른바 ‘3대 빅리그’의 챔피언스리그 투쟁의 역사는 대체로 ‘돌고 도는’ 형국으로 진행되어 왔다. 총체적 우승 횟수에서도 결과적으로 3대리그는 11(스페인) : 10(이탈리아) : 10(잉글랜드)이라는 절묘한 황금 분할을 이루고 있으며, 얼마 후 아테네에서의 결승전이 끝나고 나면 이탈리아 혹은 잉글랜드가 스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지금은 폐지된 컵위너스컵과 UEFA컵(전신인 ‘인터시티즈 페어스컵’ 포함)의 우승 횟수까지를 고려할 때 3대리그의 눈물나는 경합은 더욱 극명해진다. 컵위너스컵은 잉글랜드 8회,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각각 7회의 우승을 차지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UEFA컵에선 스페인이 11회(올 시즌 포함), 잉글랜드와 이탈리아가 각각 10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축구에서 유럽 무대 투쟁의 결과는 모든 클럽에게 점점 더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특별히, 최근 약 10년간의 세월만큼 압도적 우위의 리그를 허용치 않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시기도 흔치 않았다. 퍼거슨 감독의 말대로 이제는 바야흐로 잉글랜드 클럽의 치세가 활짝 열린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이 무엇이든지 간에 사실상 ‘최고의 리그’에 관한 질문은 자체로 흥미로운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동시에, 이 질문에 연루된 논쟁유발적 요소들은 이따금 생산적 논의가 아닌 무의미한 감정 대립을 이끌기도 한다. 『풋볼위클리』가 이 미묘하고도 난해한 문제로 들어가 보았다.


II 리그의 진정한 힘

최고를 가리기 위한 작업에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이 무엇일까? 그것은 어떠한 ‘기준과 잣대’가 사용되어야 하는가에 관한 합리적 판단이다. 일방적으로 한쪽에 유리한, 그리고 다른 쪽에 불리한 잣대를 들이대며 비교에 돌입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일단 우리는 올 시즌의 챔피언스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이른바 ‘빅4’가 평균적으로 좋은 활약도를 보여왔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 대진운을 다소간 문제삼을 수 있을 법한 조별리그에서의 1위 기록들을 차치하고라도, 준결승에 세 팀을 올려놓은 것은 그 자체로 인정받을만한 성과다. 이 과정에서 첼시는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를 상대로 성공적인 승부를 펼쳤고 리버풀은 시즌 개막 이전부터의 ‘우승후보 1순위’ 바르셀로나를 탈락시켰다. 밀란에게 셧아웃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지만 로마를 상대했던 올드 트래포드 일전은 두 번 다시 재현되기 어려운 결과물을 남겼다.

결승전만을 남겨둔 현재 UEFA의 계수(coefficient) 산정 방식에 따른 올 시즌 클럽 순위에서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른 팀들 가운데 1,2,3위를 마크하고 있다(물론 전체 랭킹을 보게 되면 이들보다 높은 곳에 있는 클럽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챔피언스리그 클럽들이 아닌 에스파뇰과 세비야다). 가장 먼저 탈락했던 아스날은 열 번째에 랭크. 결국 UEFA컵 참가 클럽들의 점수 획득에 더 많이 의존해야 했던 라리가, 그리고 밀란과 로마가 주로 분전했던 세리에A에 비해 프리미어리그 ‘빅4’의 전체적 활약도는 틀림없이 좋았다.

“프리미어리그가 최고의 위치에 올라섰음”을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들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사실에 연계된다. 다름아닌 ‘빅4의 힘’. 그러한 평론가들은 어떠한 리그든 리그를 이끌어가는 클럽들이 있게 마련이며 지금 현재 이 ‘이끌어가는 클럽들’의 고른 파워 면에서 잉글랜드가 가장 앞서있다고 주장한다.

멤버 구성, 자금력 등의 문제 이외에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목할만한 논거 한 가지는 ‘빅4’를 이끄는 수장들의 면면이다.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조세 무리뉴(언제까지 첼시에 남느냐가 다소간 미지수이기는 하더라도), 그리고 라파 베니테스로 구성된 빅4 감독들 ― 모두 잉글랜드 출신이 아니다! ― 의 라인업은 틀림없이 ‘판타스틱 4’와도 같이 보이는 측면이 있는데, 특히 이들 모두가 잉글랜드 밖 대륙의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까닭이다. 프리미어리그 내 경기들에 비해 감독의 전술적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유럽 경기에서 이것은 분명 작지 않은 어드밴티지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증이 ‘최고의 리그’를 가리는 논쟁에 있어 결정적일 것일까? 우리의 대답은 (일부 옳은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답은 빅클럽 4팀의 존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점수를 따내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이 해당 리그가 진정한 최고의 리그임을 ‘보증’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부터 나온다.

실상 프리미어리그의 올 시즌 선전은 분명 강팀이 넷씩이나 존재했다는 사실에 기반하는 면이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올 시즌 그러한 ‘팀 수’에 있어 핸디캡을 안고 있었고 이탈리아의 경우 그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칼치오폴리’의 필연적 결과였다. (유벤투스가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응분의 징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상반되는 입장인 인터의 팬들조차 유벤투스의 부재가 몰고 온 갖가지 영향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오사수나가 최종 예선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던 라리가는 ‘양강’ 레알과 바르셀로나마저 그들 자신의 통상적 기준치 및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여기서의 문제의 핵심은 과연 리그의 ‘진정한 힘’이 ‘몇몇 강자들의 존재’와 얼마나 많은 상관관계를 맺는가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은 그들의 존재가 강한 리그를 형성하는 데에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강한 리그가 형성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강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위권, 하위권 클럽들의 두께’가 리그의 강약을 논함에 있어 더욱 긴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좋은 팀’이란 한두 명의 ‘수퍼 플레이어’의 존재에 의해 결정된다기보다 ‘팀을 구성하는 다수의 선수들의 수준과 선수층’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다는 논증과도 일맥상통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1위팀과 최하위(20위), 1부 잔류권(17위), 유럽 무대 진출권(7위) 간의 각각의 승점 차가 의미를 지닌다. 유벤투스가 없는 가운데 인터 밀란이 독보적인 전력을 구축한 반면, 절정기의 ‘세븐 시스터즈(유벤투스, 밀란, 인터, 라치오, 로마, 피오렌티나, 파르마)’ 시대와는 판이하게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며 전반적 클럽층이 엷어진 세리에A는 적어도 현재로선 이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현재의 프리미어리그는 그보다는 다소 나은 모습이나 역시 ‘빅4’와 ‘그 밖의 팀들’ 사이에는 여전한 간극이 존재했다. 기복있는 시즌을 보낸 리버풀과 아스날이지만 볼튼, 토트넘 등의 추격세력이 이들에게 ‘진정한 긴장감’을 선사했던 시간은 별로 길지 않았다. 다만 하위팀들의 ‘반란을 일으키는 능력’이 약간은 향상된 모습.

대조적으로, 라리가의 선두 ― 양대산맥의 다소간 저조했던 시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 와 17위 사이의 간격은 다른 두 리그의 선두와 7위 사이의 폭보다도 좁다. 어쩌면 바로 이것이 리그의 ‘진정한 힘’이자 ‘경쟁적인 리그’를 의미할 수 있다.
III UEFA컵의 의미


챔피언스리그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있어왔다. 반면 UEFA컵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잦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르며 ‘프리미어리그 대세론’을 부르짖는 동안 UEFA컵 준결승에 안착한 라리가의 세 클럽 에스파뇰, 세비야, 오사수나는 조용히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전진할 뿐이었다.

오늘날 UEFA컵의 위상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 컵이 하나의 독자적인 스포츠 대회로서의 가치가 훼손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회의 ‘포맷(format)’에 기인하는 문제로서 챔피언스리그에서 낙오된 클럽들을 두 차례 ― 3차예선 탈락 팀들의 UEFA컵 1라운드 진입, 조별리그 3위 팀들의 3라운드 진입 ― 나 구제하는 현행 포맷은 UEFA컵을 챔피언스리그의 산하 대회와 같이 보이게끔 함으로써 컵의 값어치를 스스로 격하시키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금전적 측면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 비해서는 별반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UEFA컵의 현주소다.

그러나 리그의 강약을 논함에 있어 UEFA컵은 실로 귀중한 척도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88/89시즌부터 94/95시즌까지 세리에A의 클럽들은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결승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우리가 이 시기를 환상적인 세리에A의 시대로 일컫는 것과 너무도 잘 맞아떨어진다. 1980년은 전대미문의 기록이 수립된 해로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네 클럽 ― 프랑크푸르트, 바이에른 뮌헨, 뮌헨글라드바흐, 슈투트가르트 ― 이 UEFA컵 준결승 무대를 휩쓰는 진풍경을 연출했던 시기다. 이야말로 분데스리가가 최고조로 좋았던 시절을 상징하는 사건 이외의 다름아닐 것이다.

이와 같이 “UEFA컵에서 강하다”는 말 한 마디에는 작지 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UEFA컵은 각 리그 중상위권 클럽들의 총체적 능력들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회이며, 그들의 수준이 사실상 ‘리그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라리가 클럽들의 UEFA컵에서의 선전은 높게 평가될 만하다. 우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비야를 제외하고 다른 준결승 멤버들인 에스파뇰과 오사수나는 현재 리가 중하위권에 위치하는 클럽들이다. 여기에 16강까지 올랐던 셀타 비고는 현재 ‘강등’을 걱정해야만 하는 처지로 사실상 유에파컵에 많은 신경을 기울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멀지 않은 과거에도 좋은 예들이 존재한다. 1부와 2부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클럽들인 알라베스와 라요 바예카노는 00/01시즌 UEFA컵 8강에서 맞대결했고 결국 알라베스는 준우승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챔피언스리그로 사례를 확장할 수도 있다. 근년 들어 데포르티보와 비야레알은 챔피언스리그 4강에까지 진출했는데, 이들의 유럽 무대에서의 경쟁력은 비슷한 위치에서 유사한 도전에 임했던 잉글랜드, 이탈리아 클럽들 ― 뉴캐슬, 에버튼, 우디네제, 키에보 등 ― 과는 다소간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렇듯 ‘한 치도 방심할 수 없는’ 스페인 리그이기는 하더라도 물론 약점은 있다. 바로 클럽들의 명백한 ‘기복’과 ‘불안정성’.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 멤버’였던 데포르티보, 레알 소시에다드, 비야레알, 레알 베티스 등은 잘 나아갈 때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베티스에는 더 이상 호아킨이 존재하지 않으며 데포르티보 또한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재정난이 이어지며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적어도 현재로선) 오직 세비야만이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 줄리오 밥티스타, 세르히오 라모스 등이 떠나간 상황에서조차 꾸준한 전력을 유지해왔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세비야의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쪽에 긍정적인 이야기 한 마디를 해보자면,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잉글랜드 클럽들의 UEFA컵에서의 활약도는 분명 향상되는 인상이다. 지난 시즌 ‘도깨비팀’으로 명성을 날리던 미들스브로가 결승에 진출했고 올 시즌에는 토트넘, 뉴캐슬, 블랙번이 모두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하며 ‘UEFA 계수’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 비록 올 시즌 최고 성적은 토트넘의 8강 진출로 초라한 감이 없지 않지만, 유럽 무대 경험치가 계속 증가하는 동시에 더 많은 자금으로 무장하게 될 그들의 잠재성을 경시하기란 어렵다. 다음 시즌 참가자인 토트넘, 에버튼, 볼튼의 라인업도 괜찮다.

한편 재작년 파르마의 준결승 진출 이후 두 시즌 연속 UEFA컵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세리에A 또한 다음 시즌에야말로 크게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영리한 여름 이적 시장’을 보내기만 한다면, 피오렌티나, 엠폴리, 팔레르모가 내년도 UEFA컵 무대의 주역이 된다 해도 하등의 이상할 것은 없다.

논의한 바, UEFA컵에서의 활약상을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대우하는 ‘UEFA 계수 랭킹’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랭킹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최근 5년 동안의 성적을 고려하여 서열을 매긴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성공한 팀 수의 많고 적음만이 능사는 아니다. 단적인 예로서 PSV에인트호벤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반면 리옹은 같은 곳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 갑자기 네덜란드 리그가 프랑스 리그보다 더 나은 리그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의미있는 랭킹에서 스페인 라리가는 여전히 수위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


IV 스타일과 테크닉

3대 빅리그를 비교함에 있어 어쩌면 가장 노골적인(?) 방법은 서로 간 맞대결의 결과를 살펴보는 것일게다. 경기의 중요도 및 그때그때의 상황적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더라도, 반세기를 넘긴 챔피언스리그 역사를 통틀어 3대리그 클럽들 간 승부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나타내고 있는 리그는 역시 스페인 라리가다.

라리가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잉글랜드 클럽들을 상대로 통산 87전 36승25무26패의 우세한 결과를 낳았으며, 이탈리아 클럽들과의 103차례의 투쟁에서도 45승24무34패로 앞섰다.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의 상대 전적은 어떨까? 그들은 지금껏 챔피언스리그에서 61차례 만나 잉글랜드가 23승17무21패로 박빙의 우위를 점했다.

예측불허의 상황들이 곧잘 연출되는 리그 간 맞대결에서 라리가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준수한 결과를 낳은 것은 라리가 클럽들의 퀄리티 및 상황대처 능력이 그만큼 꾸준했다는 증거다.

물론 보다 미세한 의미에서는, 전통적으로 확연히 구별되는 3대리그의 서로 다른 축구 스타일이 이들 간의 승부에 다소간 영향을 미쳐온 것으로 보인다.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수비력의 결정체인 세리에A 클럽들은 라리가가 추구하는 세밀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종종 별무신통한 것으로 만들곤 했다. 반대로, 수비에 대한 전통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라리가의 후방은 세리에A 판타지스타들의 위협에 쉽사리 노출된다.

어쩌면 세리에A의 클럽들에겐 잉글랜드 스타일의 공격이 종종 더 껄끄러울 때가 있다. 거리낌없이 미드필드를 생략해온 잉글랜드 클럽들의 스피드 및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파워가 보다 직선적으로 이탈리아 클럽의 골망을 흔들 수 있는 까닭이다.

반면 잉글랜드의 전통적 스타일은 스페인식 축구에 매우 취약할 수 있는데, 그것은 스피드와 롱패스 ― 숏패스에 비해 정교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 에 몰입하는 잉글랜드식 스타일이 너무 쉽게 볼소유권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스페인 클럽에게 한 번 내준 볼소유권은 쉽사리 다시 찾아오기 어렵다.

바로 이 대목에서 “프리미어리그가 최고”라는 주장에 반하는 논증이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전통적으로 기술적, 전술적 측면에 있어 다른 두 리그에 미치지 못해왔다는 논증이 그것이다. 물론 ‘장관의(spectacular)’, ‘역동적인(dynamic)’, ‘재미있는(entertaining)’ 등의 긍정적 형용사로 묘사되어왔던 프리미어리그이기는 하더라도, 문제는 이 형용사들이 그 자체로 ‘승부를 내는 힘’ 혹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떤 이들은 여기서 다음과 같은 측면을 지적할런지도 모른다. 조지 베스트와 같은 역대 최상급 테크니션을 비롯 유럽 출신의 뛰어난 테크니션들이 거쳐가기는 했더라도, 잉글랜드 리그에는 전통적으로 기술 축구를 상징하는 남미 출신 일류 선수가 많지 않았고 이것이 리그 전체의 기술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크게 성공한 남미의 수퍼스타는 아르헨티나의 오시 아르딜레스, 브라질의 주니뉴 파울리스타 정도가 전부. (어쩌면 아르딜레스의 동료 리키 비야와 아스날의 기둥 질베르투를 이 대열에 추가시킬 수 있을까?) 그 밖의 남미 선수들은 잉글랜드에서 그다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거나 잠시 거쳐간 수준이었다. 특히 축구 세계에서 가장 재능있는 나라인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부족은 잉글랜드 리그를 ‘뭔가 이가 빠진’ 리그처럼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공평하게도, 이러한 논증들에 반하게 프리미어리그를 옹호하는 논증 또한 존재한다. 그것의 골자는 한 마디로 프리미어리그가 여러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스페인 클럽에 대한 잉글랜드 클럽들의 전적이 명백한 향상을 보았다. 근년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양한 스페인 클럽들을 상대했던 리버풀, 첼시, 아스날은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는데, 이는 라리가에 맥을 못추는 경향이 뚜렷했던 2000년대 초반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사실상 이것은 앞서 언급한 ‘판타스틱 4’와 같은 감독들의 영향, 그리고 (비록 남미 선수의 수는 아직도 적지만) 프리미어리그를 점점 더 많이 채우고 있는 세계각지로부터 몰려든 외국인 재능들에 기인하는 바 크다.

외국인 감독과 외국인 선수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현대 축구의 한 가지 주요 트렌드인 ‘스타일의 혼합’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 프리미어리그이고, 따라서 이제 잉글랜드 클럽들의 경기 스타일도 옛날처럼 ‘1차원적’이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이 글은 2007년 5월21일 발간된『풋볼위클리』28호의 특집기획 '프리미어리그는 과연 최고인가?'의 일부입니다.

- 사커라인 한준희, 김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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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1983년의 준비없는 출발로부터 기인하는 많은 문제들, 개선되어야할 산적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의 K-리그는 희망적이다.

우선 ‘팬 관심도’의 측면에서 지난 시즌의 상승 곡선이 이어지리라 예상한다. 적어도 필자가 느끼기에, 지금 한국에는 우리 프로축구의 본질적 문제들을 근심하는 진지한 팬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내 고장의 내 팀을 지니려는 팬들의 수도 늘어난다. 여전히 각급 대표팀의 축구가 일반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기는 하더라도, 바야흐로 ‘나의 길을 가는’ 팬들의 수효는 분명 증가 추세에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올 시즌의 K-리그는 매우 뜨겁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미 그 뜨거움은 유럽 축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중요한 이적이 빈번했던 프리시즌 이적 시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안정환(수원)이 마침내 보금자리를 찾았고, 또다른 ‘천재과’에 속하는 인물들인 고종수(대전)와 정광민(서울)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에 종사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부여받았다. 김동현(성남)과 현영민(울산)은 빅리그 아닌 리그들로부터 획득한 다양한 경험들을 K-리그에 쏟아부을 것이며, 베테랑 최성용(울산)은 ‘요코하마FC의 기적’을 일구어낸 값진 정신을 이제는 울산 선수단에 불어넣을 것이다.

시즌 전 예상이란 ‘틀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는 하더라도, 각 팀들의 외관을 놓고 볼 때 올 시즌 K-리그는 일단 ‘빅4’와 ‘도전 2강’, 그리고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 세력들’로 구분된다.

챔피언 성남은 ‘3연패 습관(?)’에 도전가능한 선수단 구성을 완료했다. 많은 경기 수가 다소간 부담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성남은 그 부담을 극복할 수 있을만한 선수층을 확보한 인상이다. 김학범 감독이 성공적으로 구축해놓은 기존의 틀에다 우수 선수들이 곳곳에 추가된 성남이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데에 이의를 달기란 어렵다. 나드손, 에듀, 안정환의 특급 공격진을 추가한 수원은 지난 시즌의 아쉬운 부위인 공격수 부문을 확실하게 보강, 전포지션에 걸친 호화멤버 구축에 성공했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강력함 또한 여전히 돋보이는 수원은 올 시즌에는 결코 ‘차석’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울산과 서울의 정상 등극 의지 또한 만만치 않다. 그 어느 구단 이상으로 우수 선수를 다수 보강한 울산은 양질의 선수층에 있어 성남, 수원과 자웅을 겨룰만한 전력이다. 다만 조직력과 팀 스피릿을 빠른 시간 내에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남았다. 서울은 지난 시즌의 선수단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 잠재성 풍부한 유망주들의 성숙에 기대를 걸만하다. 귀네슈 감독이 얼마나 빨리 한국 축구 전반을 파악하는가가 남은 문제다.

‘빅4’에 대한 가장 두드러진 도전 세력은 포항과 전남이 될 것이다. 포항은 공격진이 다소간 얇아진 인상이지만 한국 축구에 익숙한 파리아스 감독의 지도력과 황진성, 오범석 등 젊은 선수들의 번뜩이는 재능이 여전히 건재하다. 김진규, 김치우를 보강한 전남은 산드로 히로시, 레안드롱, 송정현의 삼각 편대가 기대만큼 돌아간다면 한층 매서워진 공격력 또한 과시할 법하다.

전북과 부산, 대전과 경남 등이 다크호스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역경을 극복한 값진 경험을 획득한 전북은 지난해보다는 여유를 갖는 시즌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염기훈, 정인환 등의 경험이 증가했고 유익한 영입도 해냈다. 에글리 감독의 축구가 본궤도에 오를 부산은 뽀뽀가 빠져나간 창의성의 공백을 이승현, 박규선의 측면, 페르난도의 중원에 의지할 전망이다. 경남은 비로소 '신생팀'이 지녔던 핸디캡을 떨쳐버릴 법하다. ‘부산의 손실’ 뽀뽀를 자신들의 새로운 영웅으로 만들 준비를 끝냈고 김효일의 가세도 듬직하다. ‘투혼의 팀’ 대전 또한 새로 영입된 타이슨(파비안 카바예로)이 지난 시즌의 스타 데닐손과 기대만큼의 조화를 이룰 경우 만만찮은 행보가 예상된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대전에게 중요한 것은 ‘멤버’가 아니다.

인천과 대구, 제주는 이적 시장에서의 행보에 있어 완벽하게 순탄치는 못했다. 인천에선 김치우와 최효진, 이근호와 이요한이 이탈했고 대구는 이상일과 윤주일, 그리고 오장은을 잃었다. 제주 역시 김상록, 조용형, 이상홍, 최철우 등이 팀을 떠났다. 변화가 많은 이들이기는 하지만 이들 또한 그 어느 팀이라도 괴롭힐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해 보인다. 인천은 새로이 영입한 스트라이커 데얀과 새로운 수비수 이동원에게 기대를 걸만하다. 대구 역시 이근호와 셀미르가 도착했고 장남석이 있다. 제주는 신병호, 심영성 등 제주 출신 공격진이 홈에서 승점을 벌어주기를 갈망할 법하다. 김승용, 고창현, 한태유 등이 입대한 광주도 지난 시즌에 비해 약화된 전력은 아니다.

단일리그 제도로의 회귀가 선수층 엷은 구단에게 조금 더 어려움을 제공할 수 있기는 하더라도, 한 마디로 올 시즌의 K-리그는 ‘열전 14국지’가 될 수 있는 기본적 바탕을 형성하고도 남았다. 다만 올 시즌 눈여겨볼 포인트 한 가지는 시험대에 오르는 ‘6강 플레이오프’ 제도다. 이 제도가 과연 시즌 끝까지의 긴장감을 높이는 도구로서 제 몫을 다할 것인가, 아니면 단점들을 더 많이 노출한 채 ‘이른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인가가 오래지 않아 판명될 것 같다.

- 사커라인 한준희 -
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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