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유로 2008이 D-100 라인을 돌파한 시점에서 유럽 각국의 유력 언론 및 도박사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승후보 및 다크호스 국가들에 대한 각양각색의 분석평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유로 2008에 대한 전망은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압축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참가국의 전력이 평준화되어 있지만, 소위 말하는 ‘열강’의 범위 내에서 우승팀이 결정될 것이다.”

그 ‘열강’ 중에서도 언론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두 팀은 2006 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와 ‘유로의 왕자’ 독일이다.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등 역시 우승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이변을 일으킬 다크호스 후보로는 크로아티아, 스위스, 그리스 등이 손꼽히고 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지난 유로 2004 및 2006 월드컵 당시와 마찬가지로 빠른 공·수 전환속도가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각국 고유의 전통적인 스타일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위와 같은 현대 축구의 흐름에 충실한 팀이 보다 우승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커라인’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위와 같은 현지 언론들의 분석을 토대로 유로 2008 우승후보 국가들의 전력을 점검해 볼 예정이다. 그 첫 번째 국가는 2006 월드컵 우승의 여세를 유로 2008까지 이어가고자 본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다.

▣ 지역예선


2006 월드컵 우승 직후 이탈리아 대표팀에 찾아온 ‘모티베이션의 저하’는 곧바로 지역예선 초반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유로 2000, 2006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인연으로 인해 첨예한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라이벌 프랑스 전 완패(1-3)는 월드컵 챔피언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스코틀랜드 등을 연파하는 과정에서 점차 안정감을 되찾았고, 도나도니 감독 역시 4-3-3을 정착시키고 몇몇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등 자신만의 팀컬러를 정립해 나갔다. 여전히 경험부족을 문제로 지적받고 있음에도 불구,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는 도나도니 감독의 ‘뚝심’에 지지표를 보내는 이들도 많다.

스코틀랜드 원정에서의 극적인 승리와 함께 본선 행 티켓을 손에 넣은 이탈리아 대표팀은 이 경기를 기점으로 상승무드에 올라선 것으로 관측된다. 은퇴한 토티와 네스타의 공백은 여전히 작지 않지만, 지난 2006 월드컵 당시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조직력 및 전술적 완성도, 그리고 특유의 승부를 결정짓는 힘을 앞세워 수퍼스타들의 부재를 극복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기본 전술 및 전략

도나도니 감독은 리피 감독과 마찬가지로 견고한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되, 미드필드 싸움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 경기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단,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리피 감독과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

양쪽 측면 공격수의 스피드를 적극 활용하는 4-3-3은 도나도니 감독의 부임 이후 이탈리아 대표팀의 메인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왼쪽 측면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스피드 스타’ 안토니오 디 나탈레가 도나도니식 축구의 색깔을 고스란히 대변한다.

수비 국면에서는 오른쪽의 카모라네시가 수비 대형에 가담하여 4-4-2로 변화하거나, 양쪽 측면 공격수 모두가 아래로 내려와 4-1-4-1과 같은 대형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실시한 후 디 나탈레, 잠브로타, 오또 등의 측면 공격을 통해 역습을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격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밖에 지공 상황에서는 최전방의 토니가 2~3명의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어낸 후 주변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주로 활용한다. 그만큼 도나도니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 베스트 11 분석


Main Point: 이탈리아 대표팀의 베스트 11은 매우 강력하다. 그러나 몇몇 키 플레이어들의 역할을 대신할만한 백업진에는 다소간의 불안요소가 있다. 특히 토니, 가투소, 피를로, 칸나바로, 부폰의 공백은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1. 토니 - 최전방 센터 포워드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중요시하는 도나도니 감독의 성향상 질라르디노, 인자기 등은 전술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한 대체카드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파워, 높이, 발재간을 겸비하고 있는 포스트 플레이계의 ‘스페셜 리스트’ 아마우리는 이중국적 문제가 해결될 경우 도나도니 감독에 의해 적지 않은 기회를 부여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가투소 - 스타일상으로는 노첼리노가 가장 이상적인 백업요원이다. 그러나 밀란에서 준수한 활약상을 유지하고 있는 암브로시니의 벽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로타를 피를로와 데 로시의 앞선에 위치시키는 4-2-3-1도 유력한 가투소의 대체법 중 하나다.

3. 피를로 - 데 로시를 포백라인의 바로 앞에 포진시키고, 아퀼라니 혹은 몬톨리보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유력한 대체카드다. 플레이 스타일상 몬톨리보가 4-3-3의 좌·중앙 미드필더 역할에 좀 더 어울릴 수 있지만, 도나도니 감독은 아퀼라니 쪽에 보다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여 왔다.

4. 칸나바로·부폰 - 바르잘리와 아멜리아가 그 뒤를 받치고 있지만 전폭적인 신뢰감을 보내기엔 부족함이 느껴지는 카드다.

▣ 남은 100일 동안의 중요 포인트

몇몇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에서의 과밀일정으로 인해 다소 부담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선수들을 대체할만한 백업요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 등은 도나도니 감독의 대표적인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가투소, 피를로, 오또 등의 ‘밀란파’는 물론, 동료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예정보다 많은 숫자의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노장 수비수 칸나바로 역시 이 문제의 중심에 놓여져 있다.

만약 이들이 시즌 종료 후 피지컬 컨디션 회복에 실패할 경우 도나도니 감독은 결코 작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공산이 크다. 아퀼라니, 노첼리노, 키엘리니 등과 같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탈리아 대표팀은 여전히 베테랑들의 ‘경험’ 및 ‘노련미’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팀인 까닭이다.

그 밖에 삼프도리아에서 부활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는 카사노의 대표팀 복귀여부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디 나탈레의 입지가 매우 탄탄한 편이긴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출해낼 수 있는 카사노 특유의 재능은 토티를 잃은 도나도니 감독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일 수 있다.

또한 카사노는 스타일적인 측면에서도 도나도니식 4-3-3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기에 매우 적합한 유형의 선수다. 남은 100일 동안의 활약상에 따라 대표팀 발탁은 물론, 디 나탈레의 주전 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23인 엔트리 전망

골키퍼(3): 부폰, 아멜리아, 쿠르치가 유력하다. 스페인 진출 후 No.2에 머물러 있는 아비아티, 데 상티스 등에게 기회가 돌아가기란 쉽지 않을 듯 보인다.
SL 예상: 부폰, 아멜리아, 쿠르치

수비수(7~8): 칸나바로, 마테라찌, 오또, 잠브로타, 파누치, 바르잘리까지는 확정적이다. 센터백의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보네라와 키엘리니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경쟁 중인 구도다.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키엘리니가 발탁될 경우 백업 레프트백 한자리는 다른 포지션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SL 예상: 칸나바로, 마테라찌, 바르잘리, 오또, 파누치, 잠브로타, 키엘리니.

미드필더(7~8): 피를로, 가투소,데 로시, 암브로시지, 카모라네시, 페로타 등은 이변이 없는 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이다. 미드필드진의 남은 한 자리는 중앙 미드필더, 또 다른 한 자리는 측면 날개나 공격형 미드필더일 가능성이 높다. 전자쪽에서 펼쳐지고 있는 아퀼라니와 몬톨리보의 치열한 라이벌 대결에 주목해 볼만하다.

후자 쪽에서는 세미올리, 포지아, 로시나 등이 경합 중이나 포워드를 한 명 더 뽑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디 나탈레, 콸리아렐라, 카사노, 델 피에로, 팔라디노 등의 포워드들이 측면 날개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선수들임을 감안해 본다면, 미드필더의 추가발탁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SL 예상: 피를로, 가투소, 데 로시, 암브로시니, 카모라네시, 페로타, 아퀼라니.

공격수(5~6): 토니와 디 나탈레가 ‘절대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활약할 수 있는 이아퀸타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조커로서의 가치가 높은 콸리아렐라 역시 도나도니 감독으로부터 최종적인 선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토니의 백업 요원으로는 질라르디노, 아마우리, 인자기 등이 치열한 경합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최전방 원톱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중요시하는 도나도니 감독의 성향상 아마우리의 우위를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그 밖에 카사노, 델 피에로, 팔라디노, 로시, 로키 등 가운데 한 명의 포워드를 추가로 발탁할 가능성도 쉽게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카사노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SL 예상: 토니, 아마우리, 이아퀸타, 디 나탈레, 카사노, 콸리아렐라.

- 사커라인 이형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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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기획의도 - 어느덧 월드컵 못지 않은 전세계인의 축구 제전으로 자리잡은 UEFA 챔피언스 리그 및 유럽 빅리그에서 나타나는 전술적 흐름은 곧 현대 축구의 전술적 흐름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히 챔피언스 리그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그 팀의 성패를 좌우하는 '단기전'의 특성을 지닌 대회로서, 감독들이 전술적인 측면에서 대회에 접근하는 방식은 월드컵, 유럽 선수권 대회 등과 매우 유사하다.

그만큼 챔피언스 리그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술적 흐름을 분석하고 조명해보는 것은 다가오는 유로 2008과 2010 월드컵에서 나타날 전술적 흐름을 예측·전망하는 측면에서도 유의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커라인'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최근의 챔피언스 리그 및 유럽 주요리그 경기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술적인 흐름을 지속적으로 분석, 2008년 새해가 밝은 시점에서 그 정보 및 자료들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또한 각 전술 이론들을 정리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는 아리고 사키, 카를로 안첼로티, 라우레아노 루이스, 비센테 델 보스케, 로베르토 만치니와 같은 유명 지도자들의 컬럼을 적극적으로 참조하였다. 이번 분석은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선 1편에서는 90년대부터 강조되기 시작한 '포제션' 개념의 발달 과정 및 현 시점에서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을, 2편과 3편에서는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역습 전술 및 전환 이론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축구에서 '점유율'이 갖는 의미는 경기를 치르는 두 팀이 어떤 스타일의 경기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대한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고자 하는 팀들 간의 경기에서는 점유율이 곧 우위와 열세를 판가름짓는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반면 공격적인 팀과 역습 위주의 팀이 맞붙는 경기 구도에서는 점유율이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다만 현대 축구에서 중요시되고 있는 '포제션'(Possession)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점유율과 같은 숫자적 측면에만 주목해서는 안된다. 축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고 그것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가는 것', 즉 볼을 소유(점유)하는 행위 자체도 '포제션'의 정의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그라운드 위에 볼은 하나 뿐. 볼을 소중히 다루어라. 볼을 소유해야만 공격할 수 있고, 공격을 해야 골을 넣을 수 있으며, 골을 넣어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는 요한 크라이프의 한 마디는 매우 유명하다.]

축구의 전술적인 측면이 발달해 온 경로 또한 포제션 개념과 결코 무관치 않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술운용이 강조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흐름을 본격적으로 강화시킨 주인공들은 AC 밀란의 황금기를 이끈 아리고 사키와 바르셀로나의 '드림팀 시대'를 주도한 요한 크라이프 등이다.

토털풋볼, 사키 혁명, 크라이프 정신

'현대 축구의 아버지' 리누스 미헬스가 잭 레이놀즈에 의해 창시된 토털풋볼(토털사커) 이론을 실전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강조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해진 포지션에 구애받지 말라. 포지션은 경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들은 되도록이면 좁은 간격을 유지하라. 밀집된 대형을 바탕으로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해야 하며, 수비수도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

"패스한 뒤에는 반드시 빈공간을 향해 움직여라. 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멈춰서는 안된다. 확률 낮은 롱패스보다는 짧은 그라운드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골문을 향해 전진하라."



이러한 토털풋볼의 이론은 곧 '포제션' 개념의 발달로 이어졌는데, 이는 미헬스 감독이 토털풋볼 이론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한 개념 또한 '볼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미헬스의 토털풋볼 이론을 바탕으로,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술이 체계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위와 같은 흐름에 정점을 찍은 인물은 바로 이탈리아 축구계의 '혁명가' 아리고 사키였다. 사키의 등장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탈리아에서는 골문 앞에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밀집시켜 수비를 두텁게 한 후, 역습 한 방으로 경기를 결정짓는 '카데나치오 축구'가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나 아리고 사키는 "현대 축구는 좀 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냐아 한다" 며 '혁명'을 자신의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미헬스의 토털풋볼에 영향을 받은 사키는 우선 대인마크 위주의 수비전술에서 벗어나 지역방어를 바탕으로 한 압박전술(존 프레스)을 도입, '현대적 압박축구'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했다. 사키는 1명의 선수가 1명의 선수를 전담하여 마크하는 것이 아니라,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항시 좁은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상대 선수에게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허용하지 않는 조직적 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지역방어의 도입으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좁아진 간격, 즉 전체적으로 '컴팩트해진 대형'(밀집된 대형)이다. 사키는 "공격시에도, 수비시에도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을 항상 30m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며 컴팩트한 대형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켰다.

사키의 컴팩트 축구 이론은 곧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처럼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30mX30m의 범위 안에 밀집되어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할 경우, 그 팀은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압박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키는 위와 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할 경우 최후방 수비수들에게 하프라인 부근까지 올라와 미드필더들과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원하던 사키는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에도 최후방 수비수들을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시키지 않고 그대로 '높은 지점'에 머무르게 하는 전술을 활용,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수비법을 크게 유행시켰다.

수비 국면에서 최후방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높은 지점에 머무른다는 것은 곧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 쪽으로 밀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압박을 시도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상대 골문과 최대한 가까운 지점에서 볼을 탈취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곧 '공격축구의 출발점'이라 표현해도 좋다.


[그림설명: 사키의 스타일을 계승하는 레이카르트 감독(바르셀로나)의 공격적 압박 전술을 단순화시킨 그림. 최대한 빠르게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들이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부터 전면적인 압박을 실시한다. 이러한 압박법이 성공할 경우 그만큼 볼을 탈취하는 평균 지점이 상대 골문과 가까워질 수 있으며, 상대에게 볼 소유권을 내주는 시간도 짧아지게 된다. 반면 실패할 경우에는 상대의 역습에 뒷공간을 공략당할 위험성이 크다.]

사키의 압박 전술은 현대 축구에서 포제션이 갖는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매우 당연하게도,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법은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최대 한도로 늘리는 대신 볼을 내주는 시간을 최소 한도로 줄이는 것이며, 사키가 정립시킨 전술적 이론들은 위와 같은 '포제션 이론'의 측면과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까닭이다.

아리고 사키와 함께 토털풋볼의 이론을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지도자로 그 명망이 드높은 요한 크라이프 감독은 위와 같은 이론들을 바탕으로 '포제션 축구'를 하나의 스타일로 확립시켰다. 크라이프가 강조한 자신의 축구 철학은 아래와 같다.

"볼을 효과적으로 소유하고, 볼이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끊임없이 패스하며 움직여라. 볼은 사람과 달리 지치지 않지만, 볼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으면 볼을 쫓는 상대 선수들은 필연적으로 지치게 된다."

"전체적인 대형을 항상 컴팩트하게 유지하라. 그라운드 위의 넓은 공간을 모두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을 30m 정도로 유지하는 한편, 공격수가 10m, 미드필더가 10m, 수비수가 10m 정도의 공간을 자신의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볼은 항상 30mX30m의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No, Retreat!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에도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말아라. 공격적인 팀은 자기 진영이 아닌 상대 진영을 자신들의 '주무대'로 삼아야 한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최대한 높은 지점에서 볼을 탈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라."

"최선의 수비는 바로 공격이다. 우리가 공격하고 있으면, 상대로부터 공격당하지 않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항상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볼을 소유하고 있어야 공격할 수 있으며, 공격을 해야 공격당하지 않을 수 있다."

"상대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테크닉과 포지셔닝이다. 뛰어난 기술과 함께 상대보다 한 발 앞서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는 결코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거나 볼을 불필요하게 빼앗기지 않는다."



크라이프의 '드림팀' 바르셀로나는 위와 같은 기본 원칙에 충실한 공격축구의 팀이었다. 이러한 크라이프의 포제션 이론은 공격적인 측면에서 사키의 그것과 양상을 달리하는데, 사키가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속공'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반면 크라이프는 극단적으로 볼의 소유를 강조하는 '지공'을 이상적인 공격 형태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감독이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에 전술의 초점을 맞추고,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공격적 스타일의 전술을 운용했다는 점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러한 스타일을 표방하는 팀이 늘어나면서 90년대 이후에는 '미드필드 싸움', 즉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볼 소유권 다툼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두 팀 모두가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며 상대 진영 쪽으로 선수들을 밀집시킬 경우, 필드의 중앙 부위에 해당하는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전면적 충돌'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키와 크라이프 등에 의해 정립된 현대 축구의 전술적 이론들은 2008년 현 시점의 축구에서도 고스란히 밑바탕에 깔려 있다. 다만 2000년대 들어서는 오프 사이드 규정의 완화, 역습 전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넓은 배후공간을 열어둔 채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하는 수비 전술이 점차 문제를 드러내기에 이르렀고, 따라서 극단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은 점차 적지 않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다.

역습 경계령

사키, 크라이프 등의 지도자들은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 상대 선수들이 자기 진영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공격축구를 실현하기 위한 지름길" 이란 신념을 갖고 있었고, 따라서 컴팩트한 대형, 후퇴하지 않는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수비법을 크게 유행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운용에 문제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 문제점이란, 위치선정 문제로 인해 최전방과 최후방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거나 전술적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혹은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 컨디션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타이트한 압박을 시도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대형의 '컴팩트함'과 압박의 '타이트함'이 느슨해지면 많은 숫자의 선수들을 상대 진영 쪽으로 밀집시킨 '공격의 팀'은 상대의 빠른 역습에 넓은 배후공간을 공략당할 수밖에 없다.

-Check Point-
올 시즌 바르셀로나의 전술적인 문제점 또한 위와 같은 측면에 기인한다. 선수 개개인의 저조한 피지컬 컨디션으로 인해 상대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이 느슨해져 있을 뿐 아니라, 과거에 비해 볼을 빼앗기는 빈도 역시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대부분의 상대팀이 소극적이고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누 캄프에서의 홈경기보다는 자신들을 상대로 공격적, 적극적으로 '맞불'을 놓는 팀들과의 원정경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경계한 파비오 카펠로는 아리고 사키로부터 밀란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직후부터 '카데나치오의 부활'을 선언했다. 물론, 이는 고전적 카데나치오의 부활이 아닌 현대적 카데나치오로의 승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카펠로는 사키가 발전시킨 전술적 이론들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남다른 힘을 기울였다.

카펠로는 사키와 마찬가지로 컴팩트한 대형 유지, 존 프레스 등을 강조했지만 사키처럼 공격적 경기운영에 힘을 쏟지는 않았다. 이는 카펠로가 수비적이고 안전제일주의적인 축구를 신봉하는 지도자라는 점에 기인하는데, 카펠로식 수비 전술의 요점은 "적극적으로 압박을 시도하되, 그보다 앞서 최전방 공격수 1~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온 이후에 압박을 시작함으로써 배후공간을 줄여야 한다" 는 것에 있다. [사진: 서로 상반된 축구철학을 지닌 '라이벌'로 유명한 아리고 사키(좌)와 파비오 카펠로(우). 이탈리아에서 사키식 축구와 카펠로식 축구의 대결구도는 종종 '메노티 vs. 빌라르도'(아르헨티나)의 그것에 비교되기도 하지만, 사키와 카펠로의 관계는 상호 존중을 밑바탕으로 한 '선의의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카펠로는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도 사키처럼 많은 선수들이 공격 국면에 관여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수비 국면에서 숫적 열세에 놓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수비로의 전환에 철저히 대비하며 '득점하는 것'보다는 '실점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의 축구에서는 카펠로 감독의 수비 이론이 적극적 혹은 부분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사키와 크라이프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계승함으로써 극단적 공격노선을 지향하는 레이카르트 감독의 바르셀로나 역시도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계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위와 같은 흐름에 충실하고 있다.

레이카르트 감독이 04/05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첼시의 빠른 역습에 고배를 마신 이후 05/06 시즌 리벤지 매치에 이르러서는 수비의 시작점을 낮추는 방식의 전술운용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극단적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하는 빈도를 낮추는 대신 자기 진영 쪽으로 어느 정도 퇴각하여 수비를 시작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04/05 시즌 당시에 비해 첼시의 빠른 역습을 효과적으로 제어해낼 수 있었고, 이러한 방식의 전술운용은 밀란과의 4강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최근의 흐름은 여러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공격적·주도적인 경기운영을 펼쳐야 하는 리그전에서와 달리, 한 순간의 실수가 대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월드컵, 유럽 선수권 대회,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단계와 같은 '단기적 생존게임'에서 더욱 강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능형 모델'을 지향하는 팀들

최근 들어 포제션을 중시하는 공격축구를 표방하던 팀들은 '속공 능력의 개발'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있는 추세다. 어느 정도 후퇴하여 수비를 시작함으로써 자기 진영 쪽의 배후공간을 줄이는 대신, 그 반대급부로 생겨날 수 있는 상대 수비의 배후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최근 5시즌 동안 챔피언스 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평균성적을 거두고 있는 안첼로티 감독의 AC 밀란은 이상적인 '만능형 모델'을 제시 중인 팀으로 손꼽힌다. 아리고 사키의 수제자로 손꼽히는 안첼로티 감독은 기존의 공격 노선에서 한 걸음 후퇴하는 대신 최근의 축구의 흐름에 맞는 유연한 스타일로의 변화를 꾀함으로써 밀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안첼로티 감독의 밀란이 여전히 '볼의 소유'를 중시하는 공격적인 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상황, 상대 팀의 스타일에 따라 수비의 시작점을 적절히 조절하는 한편, 카카의 스피드를 활용한 빠른 역습을 하나의 확실한 공격루트로 정립시킴으로써 지공과 속공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조절했다.

"지금의 밀란은 예전보다 20m 정도 뒤로 나와 수비해야 한다. 상대의 역습에 적절히 대비하는 한편, 카카의 속공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카를로 안첼로티(AC 밀란 감독)



레알 마드리드의 슈스터 감독 역시 AC 밀란과 같은 '만능형 모델'을 지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슈스터 감독은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패스로 연결해나가는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한편, 수비적인 측면 또한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레알 마드리드를 지공과 속공에 모두 능한 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며 위와 같은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 극단적인 포제션 중심의 공격축구와 마찬가지로 단조로운 역습 일변도의 수비축구 역시 최근에는 쉽게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공격적인 팀들이 과거에 비해 신중하게 역습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카운터 어택 일변도의 공격만으로는 상대의 골문을 열어젖히기가 어려워진 까닭에서다. 무리뉴 감독 시절의 첼시, 2006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리피 감독의 이탈리아 등이 역습 위주의 팀컬러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드 싸움의 중요성을 간과한 팀이 아니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각 팀의 감독들은 자신의 축구철학,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 등을 고려하여 '포제션'이나 '카운터' 중 어느 한 쪽을 지향하면서도, 이 두 가지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전술운용에 각별한 힘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전은 물론, 올 한 해의 정점을 의미하게 될 유로 2008에서도 이 부분의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팀이 보다 강한 생존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2편 역습

지난 90년대~2000년대 초반에는 기본적인 수비 숫자를 늘림으로써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경기를 펼친 후 단조로운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는 방법이 역습 전술의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근의 축구에서는 공·수 양면에 걸친 빠른 전환속도를 바탕으로 한 능동적 역습 전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역습 전술은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한 후, 볼을 빼앗아낸 이후에는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해야 한다" 는 아리고 사키(사진)의 속공 이론에 밑바탕을 둔다. 사키의 이론이 하나의 스타일로 정립됨에 따라 공격적인 스타일의 팀들도 빠른 전환 속도를 바탕으로 능동적인 역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위와 같은 방식의 속공 전술은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낸 후 역습이 시도되는 까닭에 공격적이고, 능동적이며, 역습의 사정거리가 길지 않다는 특성을 나타낸다. 공격적인 팀들이 활용하기에 용이한 사정거리가 길지 않은 역습, 즉 '숏 카운터' 전술은 최근의 축구에서도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리고 사키의 역습 이론

아리고 사키는 현대 축구의 역습 전술이 한 개인의 드리블이나 스피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잘 훈련된' 패스 플레이 및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속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한 개인의 드리블이나 스피드에 의해 이루어지는 역습은 하나의 전술로써 성립될 수 없다. 전술적인 역습이란 조직적 패스 플레이 및 빠른 전환속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 아리고 사키


사키가 전술적으로 역습을 시도하기 위해 주목한 측면은 바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순간의 신속한 대처 능력이다. 사키는 볼을 빼앗아낸 직후 '전진하며 패스하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선수를 공격 국면에 관여시키는 한편,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사키는 현대 축구에서의 역습이란 곧 '전환 속도의 승부'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선수 개개인의 주력의 차이가 역습의 성패를 판가름짓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 조직적·전술적 스피드의 차이가 역습의 성패를 판가름짓는다는 의미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역점을 둔 팀이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유로 2004 우승국 그리스의 레하겔 감독이 구사한 역습 전술 역시도 사키의 속공 이론에 밑바탕을 둔다. 유럽 언론들은 "4-5-1 대형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한 후, 최단 시간내에 상대 문전까지 도달하는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훈련한 것이 그리스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의 축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역습 전술은 아리고 사키의 "상대보다 빠르게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한 후, 상대보다 빠르게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 는 이론에 밑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한 개인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된 성향을 나타낸다. 이처럼 '장거리 드리블러'에 의한 역습 전술을 본격적으로 체계화시킨 주인공은 화제를 몰고다니는 전 첼시 감독, 조세 무리뉴다.

-Check Point-
사정거리가 길지 않은 숏 카운터 전술은 공격적인 팀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밀란, 아스날, 레알, 바르샤 등과 같이 볼 포제션을 중시하는 팀들은 지공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도 경기 상황에 따라 숏 카운터 위주로 역습을 시도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무리뉴, 사키와 크라이프에 반기를 들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를 유럽 정상급 팀으로 급부상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완성도 높은 역습 전술이었다. 무리뉴 감독의 첼시는 4-3-3을 기본 대형으로 하면서도, 수비시에는 4-5-1로 변화함으로써 미드필드 지역의 수비벽을 두텁게 구축한 후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카운터 어택을 시도하는 전술적인 특성을 나타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역습전술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사키와 카펠로의 이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에서의 대처 과정에 있어서는 사키의 '전환 이론'을,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와 자기 진영 쪽에 수비 대형을 갖추는 전술운용에 있어서는 카펠로의 이론을 그 근거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림설명: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볼을 가진 상대 선수를 기준으로 설정되는 '볼의 라인'보다 아래로 내려올 수 있어야 한다. 첼시는 수비시 양쪽 측면 공격수가 볼의 라인보다 윗쪽에 머무는 전형적인 4-3-3과 다르게, 양쪽 측면 공격수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시킴으로써 4-5-1로 변화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또한 무리뉴는 4~50m 가량의 중·장거리를 드리블로써 질주할 수 있는 '고속 드리블러'의 효용성에 크게 주목했다. 한 개인에 의한 역습 전술을 부정했던 사키는 무리뉴의 이러한 전술운용에 "축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것이며, 전술적인 측면 또한 그 때의 환경에 맞게 발전하고 변화해나갈 수 있다" 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크라이프는 사키와 다르게 무리뉴의 축구에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크라이프는 "무리뉴의 축구는 수비적이고, 수동적이며, 이기는 것에만 집착한다" 며 자신과 상반된 철학을 고수하는 무리뉴에 선제 공격을 가했고, 이에 무리뉴는 "크라이프는 아직도 과거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 현대 축구는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나는 그의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계속해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지 않은가" 라며 그 공격을 일축했다. [사진: 크라이프 vs. 무리뉴, 서로 다른 축구철학의 충돌.]

무리뉴의 첼시가 빛나는 성공을 거두면서 드리블러의 중요성은 유럽 전 지역에 걸쳐 크게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밀란의 카카, 바르샤의 메시, 레알의 호비뉴 등과 같은 직선적 돌파에 능한 선수들이 각 팀의 역습 전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퍼거슨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수의 드리블러에 의한 '폭탄 역습'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팀이다.

루드 반 니스텔로이의 이적 이후 새로운 한 사이클을 맞이한 '젊은 맨유'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카운터 어택의 가공할만한 위력이다.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낸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일제히 시작되는 루니, 테베스, 호나우두, 긱스, 나니, 에브라 등의 공간 쇄도는 이 선수들 중 누군가에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가 투입될 경우 곧 위력적인 역습 장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야말로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스펙타클한 팀이다." - 비센테 델 보스케(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퍼거슨 감독은 컴팩트한 대형, 상대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 패스하고 움직이는 모토에 기반을 둔 공격축구 등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식의 경기 스타일을 개척함으로써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패스 & 무브'를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맨유의 변화는 속공 능력이 강조되는 최근의 전술적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포스트 플레이어의 높은 활용도

아리고 사키의 속공 이론을 뒤집는 역습 전술은 비단 '드리블러에 의한 역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낮은 성공확률로 인해 비효율적이고 구시대적인 공격법으로 간주되었던 '롱볼 전술'이 최근 들어 각 팀의 역습 전술에서 생각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워, 높이, 수준급의 테크닉을 겸비한 '포스트 플레이어' 스타일의 공격수들은 이러한 롱볼 전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포스트 플레이어 스타일의 공격수들에게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영향력 및 공중볼 장악 등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방면에 걸쳐 높은 공헌도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포스트 플레이어는 1.5선 혹은 2선의 위치까지 내려와 볼을 전달받은 후,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효과적으로 볼을 키핑함으로써 충분한 공격 숫자가 확보될만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경기 상황 및 상대 수비의 움직임에 따라 직접 돌파를 시도하거나 피니쉬까지 연결하는 다재다능함까지 갖추고 있다면, 그 선수의 활용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드록바와 크라우치를 보유한 첼시와 리버풀 등이 위와 같은 롱볼 전술이나 포스트 플레이에 의한 속공을 하나의 공격루트로 확립시켜놓고 있으며, 이는 아데바요르를 앞세운 아스날도 마찬가지다. 그 밖에 세비야의 카누테, 바이에른의 토니, 팔레르모의 아마우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다. [사진: 최전방 공격수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중시하는 도나도니 감독은 토니의 가장 자연스러운 대체요원이 될 수 있는 아마우리의 발탁을 적극 고려 중에 있다.]

한편 로마에서 원톱 역할을 맡고 있는 토티의 경우 전형적인 포스트 플레이어들과는 스타일적 차이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역습시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하고 있다.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볼을 키핑하는 것에 능숙할 뿐 아니라, 2선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상대 문전을 향해 침투하는 만시니, 페로타, 타데이 등에게 '최고급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토티 특유의 재능은 스팔레티 감독에 의해 새롭게 극대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공 상황: "상대의 밀집수비를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아무리 스피드 면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팀이라 할지라도, 90분 내내 속도 면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축구에서는 속공 이외에도 지공 상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며, 이러한 경우에는 이미 밀집 대형을 갖추고 있는 상대 수비진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여부가 공격의 성패를 판가름 짓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요한 크라이프의 스타일을 계승하는 지도자들은 상대를 속도로 제압하려 하기 보다는 볼 점유율을 최대한으로 높여 지공 위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팀들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에 놓여져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바르셀로나, 인테르 밀란, 혹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대표팀 등과 같이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공격축구를 그 팀의 '정신'으로 삼고 있는 팀들은 변함 없이 위와 같은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Check Point-
지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테르의 경우 '팀 스피드의 부족', '역습 루트의 부재' 등을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실패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는 중이다. 이는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을 때의 '무기력함'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05/06 시즌 비야레알과의 원정경기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수아소의 효과적인 활용을 비롯한 역습 루트의 개발이 요구된다.



상대적으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지공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측면에서의 포커스가 "상대의 밀집 수비대형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이 간추려 볼 수 있다.

첫째,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에 있어야 한다. 지공 상황에서는 속공 상황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테크닉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지공 상황에서의 공격은 개인 전술(개인기) 및 부분 전술(컴비네이션)의 연속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공격의 완성도가 테크닉의 수준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은 진부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둘째, 공격루트가 다양해야 한다.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이미 대형을 갖춘 상태에서 상대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공격하는 팀 입장에서는 양쪽 측면과 중앙을 다양하게 공략할 수 있어야 한다. 양날개의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수들을 사이드 쪽으로 끌어내는 전형적인 공격 방법은 물론, 적극적인 중거리 슈팅 혹은 원·투 패스를 바탕으로 한 컴비네이션 공격을 시의적절하게 구사해야 한다.

셋째, 예측 불허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마법'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수퍼스타의 마법 한 방은 완성된 수비조직을 단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 펠레, 마라도나, 호나우두, 지단, 호나우디뉴와 같은 '마법사'들이 그 사실을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해 왔다.


3편 전환

현대 축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제로 기술적인 면에서 축복받은 일부 팀들을 제외한 대다수 팀의 감독들은 '팀 스피드의 강화'를 통해 전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축구에 있어서의 팀 스피드란 선수 개개인의 주력에만 그 의미가 한정되진 않는다. 특히 현대 축구에서는 '전환속도'가 전체적인 팀 스피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화되어 왔으며, 그만큼 각 팀들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리고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순간에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대처능력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는 곧 감독들이 전술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공격 국면'과 '수비 국면' 이외에도 '전환되는 국면'에 주목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8~90년대에 걸쳐 현대 축구의 전술적 이론들을 정립시킨 아리고 사키가 '전환 이론'에 주목한 대표적인 지도자이며, 전환 이론의 초점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시간 및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시간을 최소화시키는 것에 맞춰져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상대로부터 볼 소유권을 탈취해낸 직후의 대처 능력에 따라 그 빠르기의 수준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 수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볼을 소유한 선수의 테크닉 및 판단의 스피드, 그리고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의 효과적인 움직임 등이다.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낸 직후, 볼을 소유한 선수는 자신이 직접 드리블로써 전방으로 치고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공급할 것인지, 혹은 볼을 키핑하며 경기의 템포를 조절할 것인지 여부를 최대한 빠르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은 전방에 열려 있는 공간을 향해 적극적으로 쇄도하거나, 패스를 전달받기 좋은 위치로 신속·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는 요한 크라이프가 강조한 '탈압박'의 개념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볼을 빼앗아낸 직후의 시점에서 볼을 빼앗긴 상대 선수가 압박을 시도해 올 경우, 그 압박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벗겨내는 과정을 의미하는 '탈압박'은 곧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의 출발점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크라이프는 "효과적인 탈압박을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과 함께 상대보다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포지셔닝 능력이 중요하다" 고 설명하는 한편, "지네딘 지단이 상대 선수들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내는 과정을 연상시켜보라" 며 지단의 플레이를 가장 알기 쉬운 예로 들었다.

실제로 상대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낼 수 있는 미드필더들은 각 팀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을 보다 매끄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밀란의 피를로를 필두로, 바르셀로나의 샤비, 로마의 피사로, 리버풀의 알론소, 맨유의 캐릭 등이 대표적이다.

-Check Point-
최근의 세리에A에서는 공격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유형의 미드필더들에게 '레지스타'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피를로(밀란), 캄비아소(인테르), 피사로(로마), 리베라니(피오렌티나), 코리니(토리노), 레데스마(라치오) 등은 포백 라인의 바로 앞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하며, 이들에게 부족한 수비력은 가투소, 비에이라, 무딘가이 등과 같이 상대 진영과 자기 진영을 끊임없이 오가며 활약할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보완한다.


효과적인 탈압박 이후의 주요 관건은 볼을 가진 선수가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하는 것'과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가 '전방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 된다. 사키의 이론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만족될 경우 그 팀은 횡패스가 아닌 전진패스를 통해 빠르게 공격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상대 수비가 대형을 갖추기 이전에 피니쉬까지 연결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적지 않은 팀들이 '장거리 드리블러'에게 공격으로 전환된 직후의 스피드를 높이는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C.호나우두, 션 라잇 필립스, 조 콜, 로벤, 리베리, 호아킨, 레넌, 나바스 등의 전형적인 윙어들은 물론, 에토, 비야, 토레스, 카카, 호비뉴, 루니, 테베스 등과 같은 공격수·공격형 미드필더 유형의 선수들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팀의 속도적 측면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 요한 크라이프와 같은 지도자들은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굳이 속도로 상대를 제압하려 할 필요가 없다" 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여전히 크라이프식 노선을 고수하는 감독들도 적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속도적 측면'이 앞으로도 계속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 (1)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국면에 있어서는 그 팀의 특성에 따라 '속공'과 '지공' 중 한 가지 방법을 유효·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에 있어서 만큼은 속도적 측면이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격시에는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 쪽으로 올라가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는 현대 축구의 특성상, 수비로의 빠른 전환속도는 모든 팀들에게 요구되는 필수조건과도 같다.

현대 축구에서는 지역 방어가 수비 전술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따라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과정은 곧 '압박을 시도하기 위한 선결조건의 마련'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지역 방어를 바탕으로 한 압박의 정의를 보다 분명히 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 방어를 바탕으로 한 압박(존 프레스)이란 단순히 한 명의 선수가 다른 한 명의 선수를 타이트하게 마크하며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선수가 다음 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을만한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제한시키는 조직적 움직임을 압박의 정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압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숫적 우위를 확보한 후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최대한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컴팩트한 대형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형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압박은 최초에 시도한 압박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상대에게 넓은 공간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림설명: 압박을 시도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숫적 우위의 확보 및 기본 대형의 정비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태에서 시도되는 압박(그림 오른쪽)은 압박의 실패시 상대에게 공간적 여유를 허용할 위험성이 크다.]

사키의 이론에 따르면, 최대한 빠르게 압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항시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며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전술적 체계가 뒷받침 될 경우, 그 팀은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부터 압박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의 '최소화'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만약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된 직후 최후방 수비수들을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시키지 않고 높은 지점에 머무르게 할 경우에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수비로의 전환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 사키는 위와 같은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수비법을 크게 유행시켰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한 후 볼 소유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공격적 전술운용에 초점을 맞추는 감독으로는 프랑크 레이카르트, 마르코 반 바스텐, 후스 히딩크, 로날드 쿠만 등의 '네덜란드세'를 비롯,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로베르토 만치니, 후안데 라모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그림설명: 현대 축구에서는 위와 같이 전체적으로 컴팩트한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 국면에서 모든 필드 플레이어들이 상대 진영 쪽으로 전진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는데, 하나는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지 않고 높은 위치에서 곧바로 압박을 실시하는 방법(사키의 공격노선)이며, 다른 하나는 자기 진영 쪽으로 후퇴하여 골문과 가까운 쪽에 수비 대형을 구축한 후 압박을 실시하는 방법(카펠로의 수비노선)이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 (2)

상대 진영에서부터 전면적인 압박을 시도하는 전술은 수비로의 전환 속도를 최대 한도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약 전술적 톱니바퀴가 어긋나거나 선수들 개개인의 피지컬 컨디션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에는 상대의 역습에 넓은 배후공간을 공략당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자기 진영 쪽으로 퇴각하여 배후공간을 줄인 후 압박을 시도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할 수 있어야 한다" 며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비 전술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수비의 시작점'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수비의 시작점이 낮아지는 만큼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 역시 늦어질 수 있기에 이 부분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배후공간을 차단하기 위해 후퇴한 수비수들과 그보다 앞선에 위치한 미드필더들 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면 안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상대에게 볼을 빼앗긴 직후의 시점에서 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선수들은 1차적으로 상대 공격의 속도를 늦추는 한편, 나머지 선수들은 빠르게 볼을 가진 상대 선수보다 아래로 내려와 수비 대형에 가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압박이 시작되는 타이밍 또한 빨라질 수 있다.


[그림설명: 사키와 상반된 성향을 드러내는 카펠로는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긴 이후 곧바로 압박을 실시하기보다는 최전방 공격수 1~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볼을 가진 상대 선수(붉은 X표)를 기준으로 설정되는 '볼의 라인'보다 아래로 내려와 압박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컴팩트한 대형을 바탕으로 존 프레스를 실시한다는 점에서는 사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연설명 1: 2008년 현 시점에서 사키의 수비법과 카펠로의 수비법은 경기 상황, 상대 팀의 스타일 등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활용되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같이 극단적으로 높은 위치에서 수비를 시작하려는 팀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고자 할 경우에는 전자의 방법을, 수비적으로 신중한 경기운영을 펼치고자 할 경우에는 후자의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수비전술을 운용한다.]

[부연설명 2: 자기 진영 쪽으로 퇴각하는 거리는 그 팀의 공격 전술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 마련이며, 지공 위주의 팀들은 지나치게 후퇴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반면 '역습의 사정거리'가 긴 팀일 수록 상대 선수들을 자기 진영 깊숙한 곳까지 끌어들이는 특성을 나타낸다.]

만약 전환속도 면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자기 진영 쪽에 숫적 우위를 확보하는데 실패할 경우, 이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수비의 1차적 실패'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숫적 우위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수비수 개개인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수비를 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격에 많은 비중을 두는 팀 스타일상 위와 같은 '1차적 실패'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 팀들이 수비수 개개인의 스피드 및 1:1 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의 맥락에서다. 바르셀로나는 야야 투레, 아비달 등을 보강하며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레알 마드리드 역시 페페의 영입에 거액의 돈을 쏟아부으며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Check Point-
전방에는 섬세한 테크니션들이, 후방에는 빠르고 1:1에 강한 수비수들이 포진해 있는 아스날의 선수구성은 볼 소유권을 지배하는 공격축구를 구사하기에 매우 용이하다는 특성이 있다. 콜로 투레, 갈라스, 클리쉬, 사냐 등의 빠른 스피드와 강인한 1:1 능력은 아스날이 상대의 역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해 왔다.

- 사커라인 이형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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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2007/11/11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히츠펠트 "나는 옳은 결정을 했다"
올시즌 공식 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독일의 자존심 바이에른 뮌헨이 슈투트가르트와의 '남독 더비'에서 1-3으로 완패하며 올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지난 목요일(현지시간) 벌어졌던 볼튼과의 07/08 UEFA컵 40강 조별예선 2차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바이에른은 토요일 고트립-다임러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슈투트가르트와의 리그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바이에른이 리그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한 것은 2004년 5월 8일 브레멘전 이후 처음이다.

볼튼과의 경기 후 43시간 만에 슈투트가르트 원정길에 나선 바이에른은 가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을 기용했으나 확실히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며 초반부터 끌려다녔다. 반면 조금씩 기력을 찾고 있는 지난 시즌 챔피언 슈투트가르트는 활발한 좌우측 공격을 이용해 바이에른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결국 전반 10분 루도빅 마냥의 크로스를 받은 골잡이 마리오 고메즈의 헤딩 시도가 복부를 맞고 들어가는 행운이 따르며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 수비진을 공략할 만한 활발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한 바이에른은 루카 토니의 헤딩 골이 석연치 않은 반칙 선언으로 무효가 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쳐 나갔다. 그리고 슈투트가르트는 흔들리는 라이벌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전반 30분 부상에서 돌아온 로베르토 힐베르트의 패스를 일디라이 바스튀르크가 달려들며 강력한 중거리 슛팅으로 두 번째 골을 얻었고, 42분에는 문전에서의 혼전 끝에 고메즈가 쐐기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후반 25분 루시우가 팔을 흔드는 과정에서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까지 안은 바이에른은 경기 종료 4분 전 라파엘 샤퍼 골키퍼의 골킥 실수를 틈탄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슛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루카 토니가 재차 차 넣어 영패를 면하는 데 그쳤다. 바이에른은 최근 세 차례의 리그 경기에서 2무 1패에 그치는 부진한 행보를 보였고, 이날 보여준 엉성한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 결여는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그러나 바이에른은 추월을 노렸던 함부르크가 샬케 04와 1-1 무승부에 그친 덕에 시즌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내놓지 않았던 리그 1위 자리는 지켰다. 한편 전 라운드까지 3위였던 베르더 브레멘은 올시즌 돌풍의 근원인 칼스루헤를 4-0으로 대파하며 함부르크에 득실차에서 앞선 2위에 올라섰다.

- 사커라인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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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지난 여름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실추된 자존심 회복에 나섰던 바이에른 뮌헨이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순항하고 있다. 바이에른은 9경기를 치른 현재 7승 2무, 승점 23점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며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다.

올시즌 공식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바이에른은 25득점을 기록하는 와중에 단 3실점만을 기록했고 이는 최근 10년간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성적표다. 이러한 'A'학점은 영입 선수들의 맹활약과 이에 따른 기존 선수들의 분발, 그리고 대거 개편된 선수단을 원활하게 운용하고 있는 오트마 히츠펠트 감독의 지도력이 함께 빛을 발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루카 토니와 미로슬라프 클로제, 그리고 프랑크 리베리로 이어지는 신입생들의 '3각 편대'는 다방면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다. 얼마전 리그 통산 100골을 돌파한 클로제는 7경기에서 8골과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분데스리가 8월의 선수였던 리베리는 거침없는 기동력과 테크닉을 뽐내며 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토니는 잔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8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UEFA컵 1라운드에서는 두 경기 모두 결승골을 터트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태다.

신입생들에 대한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는 이 세 선수에게 쏟아지고 있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는 제 호베르투(33, Zé Roberto) 역시 바이에른의 초반 상승세에 있어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실패를 겪은 이후 98년 바이어 레버쿠젠을 통해 독일 무대에 데뷔한 제 호베르투는 지난 10년간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왼쪽 미드필더로 각광 받아왔다.

지난 2002년 미카엘 발락과 함께 바이에른에 입성하며 2006년까지 바이에른의 왼쪽 측면을 책임졌던 제 호베르투는 펠릭스 마가트 감독과의 불화로 인해 계약 만료와 동시에 고국 브라질로 돌아갔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국의 명문 클럽 산토스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맹활약을 펼친 제 호베르투는 자신을 바이에른으로 인도했던 히츠펠트 감독으로부터 다시 부름을 받아 지난 여름 독일로 건너왔다.

제 호베르투의 뛰어난 스피드와 테크닉을 주목한 마가트와는 달리 히츠펠트는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 능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고 그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172cm의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스피드와 깔끔한 태클 기술, 그리고 상대 선수들을 질리게 하기 충분한 활동량과 기동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히츠펠트가 원하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팀의 질주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9라운드 뉘른베르크전은 제 호베르투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경기였다. 제 호베르투는 뉘른베르크의 중원을 누비며 상대 미드필더들을 괴롭혔고 자신보다 더 체구가 큰 선수들을 상대로도 결코 밀리지 않는 전투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경기에서 제 호베르투는 무려 75%의 태클 성공률을 기록했고 정확한 전진 패스로 공격진의 공간을 창출했다. 이미 정평이 난 킥력을 바탕으로 기록한 1골과 1개의 어시스트는 말그대로 '보너스'였다.

제 호베르투는 얼마전 둥가 감독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브라질 대표팀에서의 출장 횟수를 84회에서 갈무리했다. 대표팀 일정에 응하기 위해 1년에 몇차례나 대서양을 오고 가기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둥가의 실망과는 반대로 제 호베르투의 이러한 결정은 소속팀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히츠펠트와 바이에른에게는 호재였을 것이다.

만약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 리그와 UEFA컵을 통해 구겨졌던 체면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면 그 중심에는 33살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 브라질 출신의 작은 투사가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제 호베르투를 데려오기 위해 바이에른이 지출한 비용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제 호베르투는 지난 여름의 최고 성과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 사커라인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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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샬케 04를 홈으로 불러들여 선두 수성을 위한 적시타를 노렸던 바이에른 뮌헨이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희생 플라이를 치는데 그쳤다. 그러나 바이에른은 3승 2무를 기록, 무패행진을 이어감과 동시에 1위 자리를 지켰다.

바이에른 뮌헨은 원정팀을 상대로 루카 토니와 미로슬라프 클로제 투톱을 앞세워 시종일관 골문을 두드렸으나 결정적인 찬스가 연달아 빗나가거나 상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게 막히며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특히 몸 상태를 놓고 이탈리아 대표팀과 바이에른 사이의 설전이 오고가게 한 주인공 토니는 초반 두 차례의 기회를 날리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샬케는 바이에른의 공세에 밀려 의미 있는 공격 작업을 만들어내지 못했으나 전반 종료 9분을 남겨놓고 이반 라키티치의 25미터짜리 중거리 슛이 터지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라키티치의 골은 알리안츠 아레나 개장 이후 샬케가 터트린 최초의 골이자 이번 시즌 원정팀 첫 골이었다. 라키티치는 전반 종료 직전 2-0을 만들어야 했을 기회를 잡았으나 올리버 칸의 선방에 걸리며 분루를 삼켰다.

후반 들어 샬케를 밀어부친 바이에른은 프랑크 리베리의 프리킥을 받아 터트린 토니의 헤딩슛이 노이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클로제가 재차 머리로 밀어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바이에른은 그 후 루카스 포돌스키 등을 투입하며 역전골을 얻고자 했지만 샬케의 완강한 저항으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오트마 히츠펠트 바이에른 감독은 "전반은 우리가 샬케를 압도했고 4-5차례의 찬스를 만들어 냈지만 세밀한 마지막 패스가 없었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미르코 즐롬카 샬케 감독도 "전반에는 바이에른이 경기를 잘했다. 다만 라키티치의 멋진 골 이후에 우리는 2-0을 만들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1-1은 공평했던 스코어"라며 적지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한 사실에 위안을 삼았다.

한편 바이에른 원정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은 샬케는 현지시간으로 18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페인의 강호 발렌시아를 펠틴스 아레나로 불러 들여 2위 싸움을 향한 중대한 일전을 치른다. 바이에른도 20일 포르투갈의 복병 벨레넨세와 홈에서 UEFA컵 경기를 치루며 조별 예선 진출 여부를 타진하게 된다.

- 사커라인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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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힘은 확실히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상처 받은 거인' 바이에른 뮌헨이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숙적 베르더 브레멘을 4:0으로 대파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베저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브레멘과의 시즌 2라운드에서 프랑크 리베리, 루카 토니 등 이적생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이로서 바이에른은 개막전에서 한자 로스톡에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3:0으로 승리한 것에 이어 또 한 번 기분 좋은 휘파람을 불었다.

지난 시즌 브레멘과의 두 차례 리그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며 약세를 드러냈던 바이에른은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 토니를 최전방에 내세우고 그 뒤를 프랑크 리베리로 하여금 보좌하게 하는 공격적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브레멘은 허리의 버팀목인 토어스텐 프링스와 팀 보로프스키가 모두 부상으로 결장하며 힘겨운 승부를 예고하고 있었다.

전반 30분까지의 경기 양상은 비교적 대등하게 흘러갔다. 프랑크 바우만과 유리카 브라네스, 그리고 다니엘 옌센까지 세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투입한 브레멘은 허리 싸움에서 쉽게 바이에른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중앙에서의 몇 차례 패스를 통해 바이에른 수비 라인의 허점을 노리는 모습 역시 그 날카로움이 살아 있었다. 여기에 리베리의 강력한 중거리 슛팅 등 몇 차례 찬스를 막아낸 팀 비제 골키퍼의 선방도 빛을 발했다.

그러나 승부는 루카 토니가 페널티 킥을 얻어내면서 급격히 바이에른 쪽으로 기울기에 이른다. 토니는 페트리 파사넨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파울을 얻어내며 첫 골의 기회를 제공했고 리베리는 대담하게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칩 샷을 성공시키며 바이에른은 전반을 앞선 채 끝낼 수 있었다.

후반 들어서는 바이에른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베저 슈타디온을 가득 메운 브레멘 홈 팬들의 실망을 샀다. 브레멘의 공격진은 무딘 모습으로 별다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그나마의 찬스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위협적인 슛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반면 바이에른은 수비적인 측면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면서도 효율적인 역습으로 브레멘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이 중심에는 리베리가 있었다.

바이에른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뮌헨에 입성한 리베리는 정교하면서도 한 템포 빠른 전진 패스로 바이에른 공격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동시에 때로는 폭발적인 주력과 유연한 드리블링을 선보이며 직접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후반 6분 바이에른은 브레멘 수비수들이 대거 세트-피스 상황에 가담한 틈을 타 하밋 알틴톱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었고 중앙으로 연결된 크로스를 토니가 침착하게 잡아놓은 뒤 왼발로 밀어넣어 2:0을 만들었다. 후반 35분에 터진 세 번째 골도 비슷한 장면이었다.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에 있던 토니에게 리베리가 정교한 전진 패스를 내줬고 토니는 다시 오른쪽에서 공격에 가담한 알틴톱에게 내준 것을 알틴톱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리베리는 저돌적인 주력으로 상대 문전을 파고 들어 브레멘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며 간접적으로 골에 공헌했다.

사실상 추격 의지를 상실한 브레멘은 그 이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급기야 안드레아스 오틀의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을 얻어맞고 'KO'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바이에른은 100% 정비되지 않은 수비진만으로도 브레멘의 화력을 거의 완벽히 막아냈으며 역습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올시즌 자신들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것을 증명했다.

반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브레멘은 부바카 사노고, 휴고 알메이다로 이어진 공격진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올시즌의 과제를 다시 한 번 실감한 한 판이었다. 디에구는 수비수 사이에 고립됐고 카를로스 알베르투는 아직까지 자신의 역할이 명백하게 정립되지 않은 듯 산만한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페어 메르테사커와 나우두가 중심이 된 포백 수비는 너무 많은 공간을 허용, 지난 시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함을 시사했다.

한편 브레멘의 간판 스타에서 적으로 베저 슈타디온을 방문한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경기 시작에 앞서 브레멘 구단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 받음과 동시에 브레멘 팬들의 엄청난 야유를 감당해야 했다.

그 외에 2라운드에서 가장 '빅 매치'로 손꼽혔던 샬케와 도르트문트의 베스트팔렌 더비에서는 홈 팀 샬케가 4:1 승리를 거두며 도르트문트 원정 응원단의 얼굴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