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로드리게스(이하 에이로드).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다. 2007년 정규시즌 에이로드는 타율 3할1푼4리에 54홈런 156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아메리칸리그 선수 중 기록상으로 에이로드에 근접한 선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는 독보적이다.
이제 우리 나이로 32세. 아직 한참 더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에이로드는 벌써 개인 통산 500홈런을 달성했고 1,500타점을 돌파했다. 통산 타율도 3할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며 통산 출루율은 4할에 육박한다. 현재 성적만으로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인데 많게는 10년 더 메이저리그에서 뛴다고 가정했을 때 그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팬들은 정규시즌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로드리게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지난 두 번의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했지만 이번만은 제 몫을 해주리라 믿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의 10월은 또 실망만을 남겼다. 홈으로 건너와 치른 디비전시리즈 3차전과 4차전에서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4차전에서는 포스트시즌 57타수 만에 홈런도 쳤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그 중요성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1,2차전 동안 볼넷 2개만을 골라냈을 뿐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2차전에서 클리블랜드의 루키 투수 파우스토 카모나에게 삼진만 3개를 당하는 굴욕도 맛봤다. 홈런도 치며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4차전에서는 1회말 1사 1,2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초반 기선제압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에이로드의 올해 포스트시즌은 또 다시 기대 이하였다. 평범한 선수였다면 몰라도 그의 명성에 턱 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그래도 2005년과 2006년, 각각 1할3푼3리와 7푼1리의 포스트시즌 타율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조금은 나아진 셈이다.
사실 에이로드는 포스트시즌에 늘 약했던 선수는 아니다.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던 97년과 2000년, 그리고 양키스로 이적해 처음 가을 무대를 밟았던 2004년만 해도 그는 평균 이상의 포스트시즌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최근 3년간 로드리게스는 큰 경기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적이 많은 에이로드
잘 생긴 외모와 군계일학의 실력을 갖춘 에이로드는 언론플레이에도 비교적 능숙하다. 배리 본즈처럼 기자들을 적으로 만들지 않았으며 기억에 남는 실언을 한 적도 없다.
그러나 그에게 안티 팬들이 적지 않다. 우선 에이로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받고 있다. 일부 야구팬들은 잘생기고 야구도 잘하며 억만장자인 에이로드에게 일종의 시기와 질투의 시선을 보낸다. 여기에 더해 그는 몇 차례의 ‘더티플레이’로 팬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2004년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당시 ‘손치기 사건’ 그리고 올 초 토론토와의 원정 경기 때는 상대 팀 수비수가 뜬공을 잡는 순간 콜 플레이를 위장해 소리를 지르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다. 에이로드에게 뭔가 비난을 퍼붓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이런 행위는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었다.
안티 팬들은 에이로드가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마음껏 조롱한다. 에이로드를 놀리기에 이만큼 좋은 건수도 없다. 정규시즌에는 누구도 그의 실력을 갖고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포스트시즌 때 에이로드의 모습은 확실히 몸값을 못하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 강했던 레지 잭슨
70년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슬러거인 레지 잭슨(62, 전 뉴욕양키스선수)은 현역 시절을 놓고 비교하자면 에이로드보다 한 수 아래다. 에이로드는 87년 은퇴를 선언한 레지 잭슨의 통산 기록을 거의 따라잡았다. 특히 타율과 출루율, 삼진/볼넷 비율 등에서 잭슨은 에이로드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에이로드가 정교함을 갖춘 완벽한 이상형의 슬러거라면 잭슨은 확실히 공갈포 기질이 있었다.
또한 잭슨은 매우 건방진 선수였다. “세상에 나만한 선수는 없다”며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로 자아도취가 심했다. 직설적인 어법으로 많은 설화를 만들었고 상대 팀 선수나 감독, 심지어는 팀 동료들에게까지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독선적인 것으로는 따를 자가 없는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와 대놓고 갈등 관계를 형성할 정도로 성질이 대단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잭슨은 현재의 에이로드보다 안티 팬이 적었다. 특히 양키스의 연고지 뉴욕에서는 이런 건방지고 자기 멋대로인 잭슨이 인기만점이었다.
시애틀에서 성장한 후 양키스로 이적한 에이로드와 마찬가지로 20대의 대부분을 오클랜드에서 보내고 31살의 나이에 핀스트라입을 입은 잭슨 역시 양키스의 순수혈통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잭슨은 양키스 제국의 역사를 장식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
스포츠 세계에서 잭슨 같은 ‘악동’ 캐릭터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레지 잭슨이 야구팬들에게 어필 한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바로 메이저리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월드시리즈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5차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잭슨의 통산 성적은 타율 3할5푼7리, 10홈런 24타점. 특히 최종 6차전에서 무려 3방의 홈런을 몰아친 1974년 월드시리즈는 잭슨을 가을의 전설로 만든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큰 경기, 그것도 중요한 순간마다 훨훨 난 잭슨의 별명이 오죽했으면 ‘Mr. October’였을까.
그의 월드시리즈 타율은 정규시즌 통산 타율(0.262)보다 1할 가까이 높았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하는 선수는 많지만 잭슨처럼 실력 이상을 발휘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잭슨은 큰 경기에서 관중들의 열기, 그리고 선수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즐기며 시합에 임하는 타고난 강심장이었다.
에이로드가 진정한 프렌차이즈 스타로 거듭나려면
다시 에이로드로 돌아와서… 그는 양키스의 새로운 전설이 되려 한다. 그는 시즌 후 FA자격을 얻게 되지만 여전히 양키스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베이브 루스,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 같은 양키스의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다. 물론 에이로드는 실력 면에서 충분히 양키스타디움 기념공원에 이름을 올릴만하다.
그러나 에이로드가 향후에도 가을 무대에서 최근 3년간의 모습을 반복한다면 그는 루스, 디마지오, 맨틀과 같은 선상에 설 수 있을지언정 그들이 받았던 만큼의 사랑을 기대하기 어렵다. 에이로드보다 통산 성적이 낮았던 레지 잭슨이 왜 그토록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답이 나올 것이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162경기고 포스트시즌은 불과 팀 당 최소 3경기, 최고 19경기다. 정규시즌에서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도 단기전 승부에서 와일드카드 팀에 패해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장면이 불합리하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한 건 팬들은 이 단기전 승부를 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오랫동안 기억한다는 것이다. 가을에 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제 우리 나이로 32세. 아직 한참 더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에이로드는 벌써 개인 통산 500홈런을 달성했고 1,500타점을 돌파했다. 통산 타율도 3할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며 통산 출루율은 4할에 육박한다. 현재 성적만으로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인데 많게는 10년 더 메이저리그에서 뛴다고 가정했을 때 그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팬들은 정규시즌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로드리게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지난 두 번의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했지만 이번만은 제 몫을 해주리라 믿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의 10월은 또 실망만을 남겼다. 홈으로 건너와 치른 디비전시리즈 3차전과 4차전에서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4차전에서는 포스트시즌 57타수 만에 홈런도 쳤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그 중요성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1,2차전 동안 볼넷 2개만을 골라냈을 뿐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2차전에서 클리블랜드의 루키 투수 파우스토 카모나에게 삼진만 3개를 당하는 굴욕도 맛봤다. 홈런도 치며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4차전에서는 1회말 1사 1,2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초반 기선제압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에이로드의 올해 포스트시즌은 또 다시 기대 이하였다. 평범한 선수였다면 몰라도 그의 명성에 턱 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그래도 2005년과 2006년, 각각 1할3푼3리와 7푼1리의 포스트시즌 타율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조금은 나아진 셈이다.
사실 에이로드는 포스트시즌에 늘 약했던 선수는 아니다.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던 97년과 2000년, 그리고 양키스로 이적해 처음 가을 무대를 밟았던 2004년만 해도 그는 평균 이상의 포스트시즌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최근 3년간 로드리게스는 큰 경기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적이 많은 에이로드
잘 생긴 외모와 군계일학의 실력을 갖춘 에이로드는 언론플레이에도 비교적 능숙하다. 배리 본즈처럼 기자들을 적으로 만들지 않았으며 기억에 남는 실언을 한 적도 없다.
그러나 그에게 안티 팬들이 적지 않다. 우선 에이로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받고 있다. 일부 야구팬들은 잘생기고 야구도 잘하며 억만장자인 에이로드에게 일종의 시기와 질투의 시선을 보낸다. 여기에 더해 그는 몇 차례의 ‘더티플레이’로 팬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2004년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당시 ‘손치기 사건’ 그리고 올 초 토론토와의 원정 경기 때는 상대 팀 수비수가 뜬공을 잡는 순간 콜 플레이를 위장해 소리를 지르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했다. 에이로드에게 뭔가 비난을 퍼붓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이런 행위는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었다.
안티 팬들은 에이로드가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마음껏 조롱한다. 에이로드를 놀리기에 이만큼 좋은 건수도 없다. 정규시즌에는 누구도 그의 실력을 갖고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포스트시즌 때 에이로드의 모습은 확실히 몸값을 못하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 강했던 레지 잭슨
70년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슬러거인 레지 잭슨(62, 전 뉴욕양키스선수)은 현역 시절을 놓고 비교하자면 에이로드보다 한 수 아래다. 에이로드는 87년 은퇴를 선언한 레지 잭슨의 통산 기록을 거의 따라잡았다. 특히 타율과 출루율, 삼진/볼넷 비율 등에서 잭슨은 에이로드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에이로드가 정교함을 갖춘 완벽한 이상형의 슬러거라면 잭슨은 확실히 공갈포 기질이 있었다.
또한 잭슨은 매우 건방진 선수였다. “세상에 나만한 선수는 없다”며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로 자아도취가 심했다. 직설적인 어법으로 많은 설화를 만들었고 상대 팀 선수나 감독, 심지어는 팀 동료들에게까지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독선적인 것으로는 따를 자가 없는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와 대놓고 갈등 관계를 형성할 정도로 성질이 대단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잭슨은 현재의 에이로드보다 안티 팬이 적었다. 특히 양키스의 연고지 뉴욕에서는 이런 건방지고 자기 멋대로인 잭슨이 인기만점이었다.
시애틀에서 성장한 후 양키스로 이적한 에이로드와 마찬가지로 20대의 대부분을 오클랜드에서 보내고 31살의 나이에 핀스트라입을 입은 잭슨 역시 양키스의 순수혈통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잭슨은 양키스 제국의 역사를 장식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
스포츠 세계에서 잭슨 같은 ‘악동’ 캐릭터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레지 잭슨이 야구팬들에게 어필 한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바로 메이저리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월드시리즈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이다. 5차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잭슨의 통산 성적은 타율 3할5푼7리, 10홈런 24타점. 특히 최종 6차전에서 무려 3방의 홈런을 몰아친 1974년 월드시리즈는 잭슨을 가을의 전설로 만든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큰 경기, 그것도 중요한 순간마다 훨훨 난 잭슨의 별명이 오죽했으면 ‘Mr. October’였을까.
그의 월드시리즈 타율은 정규시즌 통산 타율(0.262)보다 1할 가까이 높았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하는 선수는 많지만 잭슨처럼 실력 이상을 발휘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잭슨은 큰 경기에서 관중들의 열기, 그리고 선수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즐기며 시합에 임하는 타고난 강심장이었다.
에이로드가 진정한 프렌차이즈 스타로 거듭나려면
다시 에이로드로 돌아와서… 그는 양키스의 새로운 전설이 되려 한다. 그는 시즌 후 FA자격을 얻게 되지만 여전히 양키스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베이브 루스,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 같은 양키스의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다. 물론 에이로드는 실력 면에서 충분히 양키스타디움 기념공원에 이름을 올릴만하다.
그러나 에이로드가 향후에도 가을 무대에서 최근 3년간의 모습을 반복한다면 그는 루스, 디마지오, 맨틀과 같은 선상에 설 수 있을지언정 그들이 받았던 만큼의 사랑을 기대하기 어렵다. 에이로드보다 통산 성적이 낮았던 레지 잭슨이 왜 그토록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답이 나올 것이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162경기고 포스트시즌은 불과 팀 당 최소 3경기, 최고 19경기다. 정규시즌에서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도 단기전 승부에서 와일드카드 팀에 패해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장면이 불합리하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한 건 팬들은 이 단기전 승부를 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오랫동안 기억한다는 것이다. 가을에 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정진구 jingooj@donga.com
[ 저작권자 : MLBPARK (http://mlbpark.donga.com) ]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위 기사의 무단 전재 및 발췌를 금합니다. ]
'야구 > 기사 혹은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불 붙은 산동네, 창단 첫 WS 눈앞 (0) | 2007/10/16 |
|---|---|
| 콜로라도 상승세는 계속된다. 2차전도 가져가다..+_+ (0) | 2007/10/13 |
| 에이로드와 레지 잭슨 (0) | 2007/10/11 |
| 인디언즈, 9년만에 ALCS 진출 (0) | 2007/10/10 |
| 뉴욕 양키스 ‘기사회생’ 보스턴 스윕 (0) | 2007/10/08 |
| 애리조나-콜로라도 NLCS 진출 (0) | 2007/10/08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