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르헨티나에서는 4팀이 국제, 국내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후기리그의 산로렌소, 리베르타도레스컵(남미챔피언스리그)의 보카 주니어스, 전기리그의 라누스, 그리고 어제, 수다메리카나컵(남미컵)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아르세날이 그 주인공들이다. 뛰어난 기회포착, 뛰어난 개인기량, 우승에 굶주린 감독, 패기 등은 위 4팀을 각 대회 정상에 올려놓는데 가장 큰 요소로 작용했다. 과연 어느 팀이 가장 뛰어난 팀일까?

한 해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과 평가의 시간을 갖게 된다. 축구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시기적으로 나열을 하자면 2007년 첫 우승을 맛본 팀은 산로렌소였다. 라몬 디아스를 사령탑에 앉히고 새로운 정신적 무장을 한 산로렌소는 수년간의 좌절 끝에 우승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 후 보카 주니어스에게 차례가 왔다. 후안 로만 리켈메를 앞세운 보카 군단은 뛰어난 경기력으로 상대 팀들을 지배하며 클럽사상 6번째로 남미챔피언 자리에 등극했다. 그리고 2007년 후반부에 들어서며 이변이 속출했다. 물론 아름답고 모두에게 환영 받는 그런 이변이라 할 수 있겠다. 클럽이 세워진 이래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맛보게 된 라누스. 그 환호의 여파는 지금까지 식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누스가 이뤄낸 우승은 수년 간의 끈기와 인내의 승리였다. 그리고 어제, 대미를 장식하는 남미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자그마한 클럽이 빅클럽으로 변모했다. 아르세날 데 사란디가 남미컵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린 것이다. 이제 올해 우승을 맛 본 4팀의 지난 날을 다시 되새겨 보기로 한다.



라몬 디아스 표의 산로렌소

산로렌소에게는 자극제, 적어도 자극과 의욕을 느끼게 해 줄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수년간 이곳 저곳에 치이면서 깊은 상처와 좌절을 안고 점점 희망의 빛은 꺼져가고 있을 즈음, 라파엘 사비노 산로렌소 구단주는 강력한 결정을 내린다. 지금 와서 보면 그 결정은 100% 옳은 결정이었다. 1990년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리베르 플라테의 감독으로 못해볼, 해볼 우승까지 다 쓸며 리베르의 우상으로 우뚝 선 라몬 디아스를 사령탑에 앉힌 것이다. 결과는?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간에 탄탄한 화합을 만들어냈고 강한 훈련을 통해 뛰어난 기회포착력과 기복이 없는 팀을 빚어내고야 말았다. 그리고는 결국 또 한번 후기리그 우승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다.

산로렌소는 14승 3무 2패의 성적으로 6년 만에 아르헨티나 정상에 우뚝 섰다. 그럼 이들을 지탱한 것은? 오리온 골키퍼의 안정감과 툴라, 멘데스, 보티넬리의 리더십, 중원에서 공수의 균형을 잡아주는 레데스마, 라베시의 힘의 축구, 가타 페르난데스, 실베라 등이 팀의 주춧돌이 돼 안정된 융합을 이루어 냈다. 여기에 리베로, 페레이라, 이르식, 아드리안 곤살레스와 같은 선수들이 보탬이 되며 산로렌소는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완벽한 챔피언이었다.



리켈메와 남미챔피언 ‘보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보카가 또 하나의 리베르타도레스컵을 가져가게 된 가장 큰 일등공신은 단연 후안 로만 리켈메였다. 그가 6개월간 보카에서 임대생활을 하며 보여준 모습은 적어도 아르헨티나 내에서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수준까지 올라 있었다. 7조에서 2위를 차지하며 16강까지 힘겹게 진출한 보카는 리켈메를 중심으로 남미 정상까지 거침 없이 달려나갔다. 리켈메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자로 잰듯한 킬패스가 어려운 상황마다 제때에 터져준 것이다.

16강에서 만난 벨레스(아르헨티나)는 결코 만만히 보아서는 안될 상대. 결국 1점차 득점으로 힘겹게 8강에 진출했다. 이 후 8강에서 만나 파라과이의 리베르타드. 1차전 홈 경기에서 리베르타드와 무승부를 거두며 불리한 고지에 위치했지만 원정 2차전 경기에서 리켈메의 진가가 드러나며 어렵게 예상됐던 결과를 오히려 손쉽게 해결했다. 준결승에서 보카는 당시 돌풍의 주인공인 콜롬비아의 쿠쿠타를 만났다. 원정에서 보카는 이 무명의 팀에게 1-3으로 패하며 충격에 빠졌다. 이 후 보카의 홈구장 ‘봄보네라’에서 열린 2차전 경기. 리켈메의 환상적인 프리킥을 시작으로 팔레르모와 바타글리아의 연속골로 3-0, 또 한번 어려웠던 상황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매 라운드 힘겹게, 하지만 동시에 거침 없이 질주해 온 보카는 명성으로 보나 경기력으로 보나 가장 힘들 것이라 예상됐었던 브라질의 그레미우를 합계 5-0(이 중 리켈메 3골)이라는 스코어로 브라질의 심장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우승컵을 높이 치켜 올렸다.



라누스의 첫 사랑

인내와 노력의 승리. 라몬 카브레로 감독은 라누스 1부 팀에 임시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임시? 그렇다. 그것이 원래 구단의 생각이었으나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 유스 팀에서 올라온 선수들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팀을 구성한 카브레로 감독은(물론 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얻었다) 노력과 희생, 그리고 끊임 없이 멋진 축구를 지향함을 바탕으로 클럽사상 첫 우승이라는 꿈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2년이라는 세월 동안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실, 라누스의 초반 목표는 리그 우승이 아닌 남미컵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의 바스코 다 가마라는 벽을 넘지 못한 라누스는 리그 우승에 모든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라싱클럽과의 무승부를 시작으로 벨레스, 아르세날, 산마르틴, 티그레, 센트랄을 제물로 삼아 연승가도를 달리며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어버렸다. 이제 인내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는 일만 남았던 것이다. 보시오, 그라이에브, 리보네토와 같은 노장 선수들의 경험과 발레리, 펠레티에레, 아코스타, 산드와 같은 젊은 패기가 완벽하게 융합된 라누스는 모든 아르헨티나의 빅클럽을 뛰어 넘어 93년 생일을 조금 남겨둔 시점에서 첫 우승을 이뤄냈다.



원정 챔피언 ‘아르세날’

원정 경기에서의 성적은 놀랄만했다. 알파로 감독이 이끄는 아르세날 데 사란디는 최근 남미컵 우승으로 모든 사람들, 심지어 자신들까지도 놀라게 했다. 남미축구를 들여다보면 국가대표 경기에서나 클럽 경기에서의 홈 텃세는 상상 밖의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데 아르세날의 홈 성적을 들여다보면 5번의 홈 경기 중 승리는 단 한번도 없었고 고작 3골만을 기록했었다. 이런 성적이라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하지만 아르세날의 경기력에는 숨겨진 카드가 있었다. 뛰어난 공중 장악력과 쿠엔카 골키퍼가 만리장성처럼 버티며 힘겨울 때마다 팀을 구해내곤 했다.

그럼 이제 아르세날의 원정 기록을 살펴보면, 첫 제물은 산로렌소였다. 산로렌소는 자신의 홈 구장인 ‘누에보 가소메트로’에서 3골을 허용하며 0-3 무너졌다. 이 후 16강에서 브라질의 고이아스는 2-3으로 패했고 8강에서 멕시코의 치바스 데 과달라하라는 1-3으로 무너졌다. 1골도 넣기 힘든 원정에서 3라운드 연속 3골을 몰아치며 준결승에 진출한 아르세날 앞에 가로막고 선 팀은 보카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리베르 플라테. 하지만 리베르가 뭐 대수인가? 1, 2차전을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마치고 승부차기에 들어선 양팀. 아르세날에게는 쿠엔카 골키퍼가 있었다. 클럽사상 처음 결승에 오르고 처음 우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아르세날은 또 한번 멕시코의 아메리카에게 3-2 원정 승리를 거두고 의기양양하게 2차전을 맞이한다. 그러나 바로 이 결승에서 아르세날은 아메리카에게 후반 38분까지 2점차로 뒤지며 우승의 문턱 앞에서 무너지나 하는 순간, 교체 투입된 안드리시가 극적인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아르세날의 우승은 그들만의 승리가 아닌 온 아르헨티나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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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프로축구 리그의 라누스가 창단 92년 만에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의 순간을 맛 봤다.

12월 3일(한국시간) 화창한 주말 오후, 축구 경기를 관전하기 위한 최고의 날씨였다.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우승자가 결정될 수도 있는 경기가 펼쳐지는 보카 주니어스의 ‘봄보네라’ 구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두 라누스와 3위 보카 주니어스가 우승컵의 향방을 가리는 중요한 열전이 보카의 홈 구장에서 펼쳐진 것. 원정 팀인 라누스의 팬들은 2,860명이라는 많지 않은 관중이 보카의 구장을 찾았으나 대부분의 팬들은 라누스의 홈 구장인 ‘기디 아리아스’ 구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관전했다.

이 경기에서 선두 라누스는 보카와 무승부만 기록해도 클럽이 생긴 후 최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으며 만약 패할 경우 2위 티그레와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2006년 12월 10일, 정확히 지난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라누스는 보카의 홈 구장에서 보카를 누르며 보카의 우승을 저지한 바 있다. 작년 전기리그에서는 라누스가 보카를 누르며 에스투디안테스가 극적으로 동점을 이루어 보카와의 결승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보카는 크루포비에사, 바르가스, 베르톨로, 알바로 곤살레스, 부에노등을 선발로 내세우며 일본에서 펼쳐질 클럽월드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라누스는 보시오, 그라이엡, 리보네토, 오요스, 벨라스케스, 블랑코, 펠레티에리, 피츨레르, 발레리, 아코스타, 산드 등 주전선수들을 모두 투입하며 리그 우승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양팀은 팽팽한 접전이 오갔다. 라누스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하여 상대의 빈틈을 공략하는 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는 지루한 공방전으로 흘러가며 전반 중반까지 양팀 모두 이렇다 할 위협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찬스는 전반 23분 보카에게 찾아왔다. 전방으로 길게 연결된 공을 팔레르모가 머리로 살짝 흘리며 부에노에게 연결되었다. 단독으로 찬스를 잡은 부에노는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아쉽게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보카의 첫 번째 위협으로 시합은 드디어 뜨거운 열기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라누스 또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벨라스케스의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기도 했고 전반 37분 아코스타가 우쪽 측면을 돌파하며 크로스한 볼을 카란타 골키퍼가 간신히 걷어내며 코너킥으로 연결되었다. 곧 이은 코너킥 상황에서 드디어 라누스의 첫 골이 터졌다. 전방으로 크로스 된 볼을 산드가 치열한 경합 끝에 연결시키며 절묘한 헤딩슛으로 보카의 골문을 열었다. 라누스의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으며 우승컵이 이제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다가오는 듯 했다.

첫 골을 내어준 보카도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듯이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곧 이어 부에노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또 한번 결정력이 아쉬워지며 동점골 기회를 날려 버리고 말았다.

후반 보카의 루소 감독은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 선수 교체를 지시했다. 다톨로와 가르시안을 베르톨로, 알바로 곤살레스와 교체 투입시켰다.

한편 후반전, 2위를 달리고 있던 티그레와 아르헨티노스와의 경기 소식이 날아 들었다. 아르헨티노스가 페널티킥에 힘입어 티그레를 1-0으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라누스의 리그 우승은 이제 확실시 되었다. 라누스의 팬들과 코치진은 시계바늘만 바라보며 속히 경기가 끝나기만을 고대하게 되었다.

경기 중반 부에노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으나 이번에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보시오 골키퍼가 전진하며 각도를 좁혀오자 골키퍼 위로 공을 넘기려 했으나 이를 보시오 골키퍼가 눈치 채며 사뿐히 막아 낸 것. 부에노는 곧 이어 보셀리와 교체 되었다.

보셀리는 투입되자마자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후반 22분 전방에서 팔레르모에게 연결 받은 공을 다시 팔레르모에게 이어 주었으며 팔레르모는 이를 왼발 슛으로 연결, 보시오가 지키는 골망을 흔들었다. 1-1 무승부는 양팀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경기 결과였다. 라누스는 무승부로도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으며 보카도 3위로 전기리그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누스의 팬들은 완벽한 승리를 원하고 있었다. 라누스의 선수들도 무승부 보다는 승리를 더 원했던 것인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카브레로 감독도 선수 교체를 지시하며 승리를 향한 욕구를 보여주었다. 시갈리와 벨라스케스대신 베니테스와 살로몬을 투입시켰다. 경기 막판 카란타가 산드의 슛을 가까스로 막아내고 곧 이어 블랑코의 슛도 막아내며 보카를 패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결국 추가골이 터지지 않으며 양팀은 1-1 무승부로 전기리그를 마무리 지었다.

라누스는 클럽 역사상 최초의 리그 우승컵을 차지했으며 약팀인 라누스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카브레로 감독은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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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과연 라누스가 이번 경기에서 놓친 2점에 크게 아쉬워하게 될까? 이제 아르헨티나 전기리그는 2라운드만을 남겨 놓은 가운데 선두 라누스가 보카의 충격의 패배를 틈 타 달아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라누스에게는 이번 아르헨티노스와의 0-0 무승부가 매우 쓴 맛으로 느껴졌을 것임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카와 4점차로 전기리그 우승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아쉬운 점은 라누스가 승리를 했을 경우 루소 감독이 이끄는 보카는 사실상 우승에 대한 희망이 꺼져버렸을 것이다. 한편, 라누스와 보카의 2파전으로 예상됐던 리그 막판은 티그레라는 복병이 보카를 제치고 라누스와 3점 차이로 2위로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다.



보카의 어이 없는 패배, 라누스 ‘휴’ 다행


17라운드에서도 여전히 이변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물론 남미컵 준결승에서 리베르를 꺾고 클럽사상 첫 국제대회 결승에 오른 아르세날은 결코 얕볼 수 없는 팀이었다. 아르세날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투지와 팀워크를 앞세워 경기 초반 보카를 압도했다. 전반을 2-0으로 마무리한 결과가 이를 입증하기도 한다. 사실 전반만 놓고 본다면 점수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었다. 후반 들어 다급해진 보카의 공세가 펼쳐졌지만 최소한 무승부까지도 기록하지 못한 데에는 보카 자신들의 실수와 마리오 쿠엔카 아르세날 골키퍼가 한 몫 이상을 했다. 경기가 종료되었을 때 보카 선수들의 얼굴에 당시 상황이 여지 없이 드러나 있었다. 이제부터는 남은 2경기에서 승리를 한다고 해도 라누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점수를 잃지 않는 이상 보카의 우승을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보카의 패배 소식을 경기 전 이미 입수한 라몬 카브레로 감독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라누스의 앞에는 공수에서 균형을 잃지 않은 아르헨티노스가 버티고 있었고 이런 기세에 눌려 라누스는 경기를 전혀 주도할 수가 없었다. 공격에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한 라누스는 최전방 공격수인 호세 산드도 이날만큼은 젖은 모래주머니처럼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보였다. 절호의 찬스를 잡은 라누스 선수들에게는 경험의 부족함 탓인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것이다.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카브레로 감독은 남은 2경기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긴장감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라누스의 팬들은 경기 내내 “라누스 챔피언”을 목 터져라 외쳐댔지만 결국 침묵과 실망을 안고 돌아가야 했다. 팬들 또한 인내를 가지고 3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티그레는 뚜렷한 목표 의식, 리베르는 의욕 상실

반면, 티그레의 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필자에게 17라운드에서 주인공을 뽑으라면 주저 없이 티그레를 선택할 것이다. 경기 전 선두와 5점 뒤쳐진 3위... 경기 후 선두와 3점 뒤쳐진 2위... 티그레의 팬들에게는 이제 마음 졸임은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최하위 로사리오 센트랄을 상대로 의외의 고전을 하던 티그레의 결승골은 후반 48분 레안드로 라사로의 발에서 터졌다. 55분간 수적우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못했고 결국 또 한번 경기종료 직전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었다. 티그레는 다음 주 목요일(한국시간) 마지막 19라운드 경기에서 보카와 피할 수 없는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리베르의 현실은 끓어오르는 용광로와도 같다. 뚜렷한 목표가 없어진 리베르는 콜론에게마저 무릎을 꿇으며 명문 클럽이라는 명칭에 또 한번 금이 가고 말은 것이다. 게다가 콜론에게는 역사적 결과지만 리베르에게는 굴욕적인 기록이 하나 달성됐다. 리베르가 처음으로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콜론에게 패한 것이다. 파사렐라 감독 사퇴 후 아직 새 후임 감독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리베르는 라몬 디아스를 데려오는 것 마저 실패했고 이제 수면 위에 떠오르는 이름은 레오나르도 아스트라다 감독이다.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는 바로 아스트라다 감독이 현재 콜론의 지휘봉을 맡고 있다는 것. 경기 후 아스트라다 감독은 콜론과 남아있는 내년 6월까지의 계약을 지키겠다고 언급함으로써 리베르 운영진들에게는 새 감독으로 떠올렸던 이름들이 하나하나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있다. 리베르는 기쁨보다 슬픔이 배가 되어버린 한 해를 보내게 됐다.



‘빅매치’라는 말이 무색한 지루한 경기

아베야네다에서는 또 하나의 빅매치가 열렸다. 보카와 리베르의 뒤를 잇는 아르헨티나 빅3, 4인 라싱과 인데펜디엔테의 격돌. 하지만 지루한 경기만을 남기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승에서 이미 멀어진 양팀은 평생 라이벌에게 승리를 거둬 팬들에게 자그마한 기쁨을 안겨주려 했으나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경기의 재미는 고작 몇 분외에는 보여지지 않았다. 양팀 모두 승리를 취하려 하는 모습보다는 패배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 같았다. 지난 몇 주전까지 리그 선두를 확고히 지키며 보여줬던 인데펜디엔테의 뛰어난 경기력은 온데 간데 없었고 라싱은 여전히 큰 굴곡의 기복을 보여줬을 뿐이다.



너를 밟아야 내가 일어선다

강등권에서 벗어나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하위 그룹에서 미소를 지은 팀은 산마르틴과 뉴웰스였다. 산마르틴은 힘나시아 데 후후이를 상대로 3점을 챙겼으며 뉴웰스는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던 반필드를 꺾으며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반면, 센트랄과 올림포는 다시 한번 패배를 맛보며 강등의 수렁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센트랄은 티그레를 상대로 1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마지막 한 방에 날려버렸다. 올림포 또한 산소렌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한편 벨레스는 힘나시아 데 라플라타를 제물로 3-1 완승을 거두며 조금씩 팀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듯 하다.

이제 전기리그는 2막을 남겨놓고 있지만 아직 기회는 열려있다. 라누스가 클럽사상 첫 우승을 달성할 기회가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다. 티그레는 기적을 바라면서 꿈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보카는 우승보다는 오는 12월에 열릴 클럽월드컵을 향해 서서히 고개를 돌리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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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리그 막바지로 접어들고 우승후보에 대한 판도가 가려지고 있는 시점에서 3이라는 숫자는 신비의 수인 듯 하다. 우승을 놓고 다투는 팀은 셋. 라누스, 보카, 그리고 티그레. 선두와 이를 따르는 보카와의 승점차도 셋. 그리고 전기리그의 남은 경기도 셋이다. 올 전기리그는 월드컵 남미예선으로 인해 2주 동안 달콤한 휴식기간을 갖게 될 예정이다.



전기리그가 이제 3경기만을 남겨 둔 시점에서 우승의 향방은 3파전으로 나뉘게 됐다. 이번 16라운드를 통해 라누스와 보카, 그리고 티그레가 각각 승리를 거두며 마지막 우승권에 돌입하게 됐다. 라누스는 총 승점 33점으로 보카를 3점차로 따돌리고 있으며 가장 흥미로운 점은 오는 18라운드에서 이 두 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날 예정이다. 보카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티그레는 승점 28점. 몇 주전까지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인데펜디엔테는 결국 막판에 무너지며 반필드와 함께 사실상 우승의 꿈을 져버려야 했다.

라누스, 우승 목전에서 방심은 금물

라누스는 우승이라는 영광의 자리를 향해 또 한번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최하위 팀인 센트랄을 상대로 아름다운 축구, 결정력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준 것이다. 골이 들어가야 할 때 들어가주었고 디에고 발레리가 팀을 이끌며 수준 높은 축구를 구사했다. 1골 외에도 나머지 3골 모두 발레리의 발에서 나오며 센트랄을 무참히 무너뜨렸다. 그럼 라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첫 째, 기복 없는 플레이와 언제나 신선한 축구, 즉 창조적인 축구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둘 째, 라누스에게는 홈 경기, 원정 경기가 그다지 중요치 않다. 어디서든 한결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 카브레로 라누스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현재 우리 팀이 어느 위치에 올라서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이제 우승 이외에는 바라볼 수 있는 곳도 없다”며 “충분히 그만한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야심차고 자신감 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제 라누스는 쉽지 않은 3경기를 앞두고 있다. 17라운드에서는 아르헨티노스와 홈 경기를, 18라운드에서는 보카와의 원정 경기,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힘나시아 라플라타를 홈으로 불러들일 예정이다. 3경기 중 어느 경기가 가장 힘들고 쉽다는 것을 평가하기 앞서 라누스는 모든 것이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보카와 티그레, “그래도 끝까지 가본다”

보카는 또 다른 우승후보다. 지난 수페르클라시코에서 리베르에게 짓밟히며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보카의 최근 뒷심은 내심 예상 밖이었다. 15라운드에서 빅매치였던 라싱을 상대로 골잔치를 벌이며 사기를 재충전한 까다로운 경기로 예상되었던 벨레스에게 또 한번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특히 팔레르모의 맹활약과 알바로 곤살레스의 깜짝 등장은 미겔 앙헬 루소 감독이 결코 클럽월드컵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과연 보카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보카가 먼저 리그 우승을 확보하려면 라누스와의 차이를 좁혀야 하는데 보카의 일정도 만만치는 않다. 17라운드에서는 아르세날과의 비교적 원만한 경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18라운드에서 선두 라누스와,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자신들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티그레와의 원정 경기가 남아 있다.

3위를 달리고 있는 티그레는 설사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박수를 받을 만한 리그를 치르고 있다. 물론 카냐 감독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티그레는 산마르틴과의 원정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가져오며 우승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티그레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들이 어떤 색깔의 축구를 구사하는지 뚜렷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롱패스를 자제하며 짧은 숏패스 위주로 경기를 이끄는 티그레의 이런 모습은 현명한 전술의 결과다.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한 팀으로 보인다. 아얄라, 에레로스, 라사로는 조용하지만 효율적인 축구를 보여주는 티그레의 3인방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 티그레의 남은 일정은 17라운드에서 최하위 센트랄과의 홈 경기, 18라운드에서 아르헨티노스와의 원정 경기 후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카와의 홈 경기를 갖게 된다.



‘우승은 저만치 날아가네’

지난 라운드에서 리베르와 산로렌소가 우승과 결별을 했다면 이번 16라운드에서는 반필드와 인데펜디엔테가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반필드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 받던 힘나시아 데 후후이와의 홈 경기에서 졸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1점만을 얻었다. 우승에서 멀어진 반필드는 설상가상으로 평생 라이벌인 라누스의 질주에 배 아파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편 인데펜디엔테는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에스투디안테스에게 무너지며 결국 불합격하고 말았다. 최근 4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어이 없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인데펜디엔테가 보여준 가장 큰 문제점은 팀이 가장 힘들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요소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데니스 혼자만으로는 북치고 장구치고, 모든 짐을 짊어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 16라운드는 결국 라싱의 미소로 시작됐다. 라싱은 최근 팀 내부에 분열이 일어나며 용광로처럼 뜨거운 문제를 안고 라플라타를 방문했다. 경기 시작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라싱은 나바로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과 백전노장 클라우디오 로페스의 활약으로 잠시나마 평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로페스의 천금 같은 2골은 팬들에게 오는 17라운드에서 맞붙게 될 평생 라이벌 인데펜디엔테와의 아베야네다 클라시코에서 승리를 취할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을 안겨줬다.

한편 리베르는 또 한번 우승과는 확실하게 벽을 쌓으며 선두 라누스와 10점차로 벌어지면서 이별을 고해야만 했다. 리베르에게 이제 남은 건 코파 수다메리카나(남미컵)의 우승뿐이다. 이를 미리 염두 한 탓인지, 파사렐라 감독은 우라칸을 상대로 2군에 가까운 팀을 내세웠다. 경기 내내 리베르의 머리 속은 남미컵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였다. 반면, 우라칸은 이런 리베르를 잘 활용하며 이번 시즌 빅클럽들과의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산체스 프레테는 동점골과 결승골을 기록하며 이날 경기의 영웅으로 팬들에게 갈채를 받았다.

“우승? 우린 살아남는게 더 급하다”

1부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하다. 올림포는 마투테 모랄레스의 극적인 골로 뉴웰스를 제압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 승리로 올림포는 자동 강등권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으며 반대로 뉴웰스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됐다. 만일 오늘 당장 리그가 막을 내린다면 뉴웰스는 2부 리그로 강등하게 될 처지에 놓였으니 말이다. 아직 후기리그라는 긴 여정이 남아있어도 변화를 주지 못하면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은 아무도 해줄 수 없는 것이다.

긴장과 열정의 전기리그. 이제 남미예선의 휴식기간이 지나고 나면 진실의 시간이 올 것이다. 과연 라누스가 보카의 압박을 견뎌내고 클럽 역사상 첫 우승의 대업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그 어느 때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결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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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3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우승을 향한 라누스의 질주 계속된다
2007/11/11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돌풍의 주역들 대결, “라누스 웃었다”

2007/11/13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보카, 벨레스에 대승

2007/11/11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라누스와 아르세날 그 아름다운 도전
올 시즌 아르헨티나 전기리그의 최고의 매치로 남은 선두 라누스와 2위 보카와의 경기가 두 경기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라누스의 라몬 카브레로 감독은 보카와의 대결이 매우 껄끄럽지만 선수들이 받는 압박감에는 전혀 두렵지 않다고 밝히며 승리를 다짐했다.



카브레로 감독은 13일(한국시간) 팀 훈련이 끝나고 아르헨티나 유명 스포츠채널 “TyC스포츠”와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우려했던 일인 보카와의 경쟁이 시작됐다”며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가장수준 높고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한 팀이라 두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누스는 1위를 뺏길 고비마다 결정적인 승부에서 승리하거나 패했어도 2위팀이 마침 같이 패하면서 선두자리를 수성해왔다. 그러나 보카만은 예외로 라누스를 끝까지 괴롭히며 선두자리를 호시탐탐 노릴 기회를 찾고 있는 상태.

끝으로 카브레로 감독은 “보카와의 정면 승부가 결코 두렵지는 않다”며 “이미 지난 2년간 중요한경기들을 겪어 왔고 이러한 압박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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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8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남미컵8강]아르세날, 치바스 꺾고 사상 첫 준결승 진출
아르헨티나에서는 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우승을 향한 선두권 싸움이 치열하다. 이런 경우 흔이들 말한다. 결국 우승은 보카나 리베르가 할거라고. 현재 시즌종료를 4라운드 남겨놓은 가운데 라누스, 보카, 인데펜디엔테, 티그레, 반필드(이상 순위별)가 승점 5점내의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보카와 인데펜디엔테 중에서 리그 우승팀이 가려질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역시 명불허전이라고 명문팀의 클럽기념관에 우승트로피 하나 더 놓여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순위싸움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소위 약팀으로 분류되던 팀들의 선전이라고 하겠다. 리그 막판 우승권에 접어들었다면 라누스와 티그레의 이번 시즌은 선전을 넘어 돌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주말 벌어진 이 두팀간의 맞대결에서 라누스가 승리하며 티그레의 돌풍을 일단 잠재우고 선두를 지켰다. 티그레로서는 아쉽게도 그 기세가 꺽이며 5위로 내려앉았지만 2부리그에서 1부로 갓 올라온 후 이정도 결과라면 대만족이다.



라누스는 아르헨티나 축구클럽들중 역사가 오래된 클럽중에 하나이다. 1915년 창단됐으니 우리로 보자면 할아버지 벌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라누스 클럽이 겪은 축구세월은 부침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축구의 승강제하에서 1부와 2부를 오가며 때론 3부로 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려 구단이 문닫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의 부진에 빠지고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때 마다 라누스 클럽을 살린 것은 바로 1915년부터 한결 같은 응원을 보내고 있는 팬들의 힘이었다.

불행이라면 불행이랄까 라누스 클럽과 팬들은 보카나 리베르의 팬들이 수없이 만끽했던 리그 우승의 기쁨을 여지껏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를 대신해 2부리그 강등의 아쉬움과 1부리그 진출의 기쁨 가운데서 파도타기를 한지 어언 100여년이 되고 있다. 그나마 좋은 기억은 90년대 중반 현 스페인의 레알베티스 엑토르 쿠페르 감독이 팀을 이끌 당시 코파콤메볼 대회(남미컵 대회 전신중의 하나)에서 타이틀을 차지한 것이 유일무이한 자랑할만한 메이저 우승의 기억이다.

90년대부터 현재까지 1부리그에 머물며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는 전력을 라누스가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년사이 클럽유소년 팀에서 키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쌓아 지난해 전반기에 리그 준우승을 하고 올해 후반기리그 현재 우승을 꿈꾸고 있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골키퍼 카를로스 보시오 선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기세대로라면 라누스는 어떤 팀에게도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팀 분위기를 말한다.

라누스 우승의 최대 난적은 바로 리그 막판 18라운드에서 만나게 될 보카와의 원정경기이다. 리베르와의 라이벌 전에서 기세가 꺽였다고는 하지만 보카는 우승자격이 있는 팀중의 팀이다. 최근 리그 우승과 12월에 일본에서 열릴 FIFA클럽월드컵 참가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 보카 부단장은 그 우승의 대가로 각각 150만불과 250만불의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독려하고 있다.



리그를 넘어 남미로 눈을 돌리면 역시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남미컵 대회 4강에 오른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클럽 아르세날 데 사란디를 주목하고 싶다. 아르세날 역시 실력이나 명성으로 치자면 라누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영세하다. 1957년 창단과 함께 하부리그에서 출발한 사란디 클럽은 1부리그로 올라오는데만 무려 45년이 걸렸다. 구단의 가장 큰 우승의 기억은 1992년 아르헨티나 3부리그격인 지역리그에서 우승하면서 2부리그 진출에 성공한 것이고 그 후 10년 세월을 기다려 2002년에 드디어 2부리그 나시오날 B를 우승하면서 1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나마 이 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사족을 붙인다면 현 FIFA부회장 겸 아르헨티나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훌리오 그론도나 회장이 창단한 구단(현재는 그의 아들 훌리토 그론도나가 구단주로 있음)이며 멕시코 월드컵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부루차가가 팀을 1부로 이끈 감독이었다는 것이다.

2002년 1부리그로 올라온 후 아르세날은 2부리그 강등을 당하지 않으며 리그 중위권 전력으로 팀 입지를 굳힌다. 급기야 최근 2번의 리그에서 연속으로 5위에 오르며 이번 시즌 후반기 남미클럽대항전에 명함을 내밀었다. 32강에서 아르헨티나 리그 디펜딩 챔피언 산 로렌소를 꺽고 16강에 올라 브라질의 고이아스를 이기고 8강에 올랐다. 멕시코의 명문 치바스 과달라하라와의 홈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기며 4강진출 전망을 어둡게 했다. 과달라하라 2차원정에서 고전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적같이 1대 3 원정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운명의 4강전 상대는 바로 같은 아르헨티나 팀인 리베르 플라테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연상케 한다. 마침 오늘 열린 사란디 홈1차전에서 두 팀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0대 0으로 비겼다. 결승행 티켓의 향방은 리베르의 홈 모누멘탈 구장에서 가려지게 됐다.

아르세날과 라누스. 각각 남미컵과 리그에서 우승을 향한 8부능선을 넘고 있다. 자금력과 선수구성에서 월등한 다른 우승후보들에 비해 부족한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다. 여기에서 멈춘다한들 아무도 질책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오직 승자만을 기록한다. 보카나 리베르가 수십회 우승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아르세날과 라누스가 한번 우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변을 일으키며 예상치 못한 팀의 우승은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다. 구단과 선수 본인들에게는 여기까지 오기까지 그 동안 함께 고생한 노력이 헛되지 않길 바랄 것이고 나아가 역사의 한 페이지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 간절할 것이다. 오랜 우승을 꿈꾸며 그린 한세기와 반세기, 과연 누가 그 화폭에 화룡점정할 수 있을까.

사진|AP

[남미축구전문가 장기현의 리베르타도레스 이야기]
장기현은 '라이언 킹' 이동국의 미들스브러 입단을 성사시킨 FIFA선수 에이전트이자 남미축구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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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우승자를 가리기 위해 마지막 고삐를 당기는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15라운드는 매 경기마다 중요한 경기들로 넘쳐났다. 1, 2위를 달리고 있던 돌풍의 주역들 라누스와 티그레의 경기는 결국 라누스가 미소를 지었고 보카가 라싱클럽과의 빅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2위로 뛰어 오르면서 오는 18라운드 봄보네라 홈 구장에서 라누스와의 결정적인 마지막 한판 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편, 리베르와 인데펜디엔테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를 추격하는데 실패하며 우승과 한 발자국 멀어지는 상황으로 몰렸다.



피날레를 눈앞에 둔 전기리그는 점점 치열하면서도 재미있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양상이 15라운드에서도 그대로 들어났다. 종료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 막상막하의 접전, 수많은 더비전, 이런 많은 경기들이 이번 라운드를 장식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라누스와 보카. 이 두 팀이 우승을 거머쥘 후보로 자리잡은 것이다. 한 팀은 돌풍과 이변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또 한 팀은 수많은 역사와 스토리가 숨어있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최근 보여줬던 졸전을 뒤엎고 우승을 향해 다시 한번 일어섰다. 물론 4경기가 남은 현 시점에서 인데펜디엔테, 티그레, 반필드, 리베르, 아르헨티노스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선 라누스

2007년 전기리그를 자신들의 색깔로 만들고 있는 라누스. 라몬 카브레로가 이끄는 라누스는 매우 까다로웠던 티그레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팬들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 호세 산드와 마티아스 프리츨레르는 라누스의 2골을 만들어내며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열기를 더욱 거세게 만들었다. 이 날 라누스의 팬들은 경기 후, 자리를 뜨지 않고 연신 “라누스 우승”을 외쳐댔다.

사기로 팽배한 라누스를 가장 가까이서, 또한 두려움을 줄 수 있는 팀이 바로 미겔 앙헬 루소 감독의 보카다. 하루 전날 열린 경기에서 보카는 라싱클럽의 홈 구장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선두에 3점 차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18라운드에서 맞붙을 보카와 라누스의 경기다. 팬들에게는 이번 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로 남을 듯 하다.



조금씩 멀어지는 우승의 꿈

인데펜디엔테는 보카의 막판 뒷심을 배워야 할 듯하다. 리그 초반 끊임 없는 질주를 달리던 트로글리오 감독의 인데펜디엔테는 후반부에 들어서며 경기력 난조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점차 우승괘도에서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리베르와의 힘든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 점도 있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승부를 거두며 아쉬운 1점만을 챙기게 됐다.

인데펜디엔테의 뒤로 반필드와 티그레가 1점 차이로 따라 붙고 있다. 반필드는 산마르틴에게 1-0 신승을 거두며 남은 4경기를 통해 우승을 희망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고 티그레는 선두 라누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도 한 계단 주저앉아 버렸다. 그 뒤로 리베르와 아르헨티노스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사실상 우승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리베르는 리그 우승보다는 남미컵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순위 싸움 없어도 라이벌전은 언제나 치열하다

4년 만에 치러진 산로렌소와 우라칸의 더비전은 결국 1-1로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산로렌소에게는 쓴 맛으로, 우라칸에게는 승리 같은 1점을 안겨줬다. 관심을 받았던 또 다른 더비전, 라플라타 더비전에서는 에스투디안테스가 힘나시아를 누르고 미소를 지었다. 후안 마누엘 살게이로의 천금같은 골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기에 충분했다. 반면 힘나시아는 라플라타 시립 구장에서 단 한번도 에스투디안테스를 누르지 못한 기록을 또 다시 다음 번으로 미뤄야 했다.

점차 윤곽을 드러내면서 막판까지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는 전기리그의 후반. 조금만 더 나아가면 라누스는 역사적인 첫 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라누스 팬들의 환상적인 꿈을 누가 앗아갈 수 있을까? 보카가 라누스의 파티를 깰 수 있을까?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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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3 - [축구/기사 혹은 칼럼] - 우승을 향한 라누스의 질주 계속된다
아르헨티나의 전기리그 돌풍을 일으키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누스가 또 다른 돌풍의 핵 티그레를 제압하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5일(한국시간) 라누스는 홈구장에 열린 티그레와 리그 15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터진 세트플레이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먼저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쪽은 라누스. 전반 6분, 호세 산드가 이슬라스 골키퍼와 1대1상황을 맞이했으나 이슬라스 골키퍼가 선방으로 잘 막아 냈다. 이 후 전반 15분, 펠레티에리가 아얄라에게 빼앗은 공을 빠르게 발레리에게 연결시켜줬고 발레리는 이를 비글리에리에게 우측으로 연결한 것을 수비수를 따돌리고 페널티 박스로 들어온 블랑코에게 넘겨줬다. 이를 티그레 수비수 페레로가 파울로 저지하며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 산드가 이슬라스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며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라누스가 먼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반면 티그레는 보시오 라누스 골키퍼에게 이렇다 할 위협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라누스는 볼 점유에서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며 티그레를 압박했다. 하지만 티그레도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전반 33분, 데레로스가 좌측을 돌파하며 중앙으로 크로스한 것을 라사로가 헤딩으로 마무리 지으며 1-1 동점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슬라스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으로 라누스의 공격을 잘 막아 낸 티그레는 결국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고 전반을 1-1로 마무리 했다. 그리고 후반 시작 40초 만에 티그레가 역전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 했다. 로만 마르티네스가 에레로스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로 보시오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라누스 또한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세바스티안 블랑코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으나 아주 아쉽게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양팀은 두 돌풍의 팀답게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후반 13분, 블랑코가 다시 한번 중거리 슛을 날려봤으나 골대 상단으로 넘어갔고 결국 후반 15분 균형을 깨뜨리는 골이 터졌다. 라누스의 프리킥 찬스에서 슛 대신 패스를 택한 라누스는 프리츨러가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하며 승부를 2-1로 만드는데 성공한 것.
일격을 당한 티그레는 조급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났고 이에 티그레의 카냐 감독은 빠른 선수 교체를 시도했다. 루스쿨레다와 카스타뇨를 빼고 토레스와 스탕을 투입한 것이다.

한편 라누스의 카브레로 감독도 티그레의 전술에 맞서 라우타로 아코스타를 비글리에리 대신 투입시키며 역습을 노렸으며 블랑코를 대신해 살로몬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라누스가 수비 전술로 전환하며 점수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티그레는 경기 후반부 총력을 가동시키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탄탄한 라누스의 수비벽에 막혔으며 라누스는 끊임 없는 역습시도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결국 흥미 진진했던 경기는 결국 라누스의 2-1 승리로 돌아가면서 이번 승리로 단독선두를 지키며 2위 티그레를 3위로 밀어 내었다.

한편 라싱을 3-0으로 격파한 보카가 라누스를 3점 차이로 추격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으며 올 시즌 우승 향방은 18라운드에서 펼쳐질 보카와 라누스간의 경기에서 결정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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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올시즌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돌풍의 핵’ 라누스가 선두질주를 위한 발판마련에 나선다.

라몬 카브레로 감독이 이끄는 라누스는 이번 주말 열릴 15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2위를 기록중인또 다른 돌풍의 주역 티그레와 맞붙는다.



이번 경기는 라누스가 우승을 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 반면 티그레도 라누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려면 반드시 이번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야 한다. 따라서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브레로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지난번 산마르틴 데 산후안과의 경기에 출전했던 레오나르도 시갈리와 마르코스 아기레를 대신해 로돌포 그라이엡과 세바스티안 블랑코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로돌포 그라에입은 지난 마지막 경기에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였으나 이번 티그레와의 경기에 복귀하여 우측 날개로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블랑코의 경우 아기레를 대신해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전망이며 공격진에는 산티아고 비글리에리와 호세 산드가 출전한다.

라누스의 예상 출전 명단 4-4-2
카를로스 보시오 (GK)
그라이엡, 왈테르 리보네토, 산티아고 오요스, 막시밀리아노 말라스케스(이상 DF)
블랑코, 아구스틴 펠레티에리, 마티아스 프리츨러, 디에고 발레리(이상 MF)
비글리에리, 산드 (이상 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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