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바스텐 부임 후 네덜란드는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특히 반 바스텐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실력만으로 선수들을 평가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선수들이 오렌지군단의 선원이 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멈출 수는 없다. 빛을 찾고 있는 재능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GK – 넥스트 반 데 사르를 찾아서
부동의 수문장 에드빈 반 데 사르가 지키는 골문은 그 누가 보더라도 든든하다. 하지만 그런 네덜란드의 골문도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반 데 사르를 대체할만한 이렇다 할 후계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주원인이다. 현재 헹크 티머와 함께 반 데 사르의 뒤를 보좌하고 있는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만이 유일한 희망일 뿐이다. 물론 골키퍼라는 포지션 자체가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시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긴 하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두각을 나타내는 골키퍼 또한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렌지군단이 될 자격을 지닌 두 골키퍼를 소개하려 한다.

보이 바테르만(AZ 알크마르)의 성장이 눈부시다. 올 시즌 초반 브리안 반덴부셰(헤렌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때만 하더라도 그의 성장은 끝난 듯 보였다. 그러나 골키퍼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AZ가 그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고 이것이 그에게 반전의 계기를 안겨줬다. AZ에 새둥지를 튼 바테르만은 동물적인 반사신경은 물론이거니와 헤렌벤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강한 리더십까지 선보이며 AZ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또한 올 시즌 골키퍼 부문에서 미셸 보름(위트레흐트)의 활약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 올 해 활약상에서 그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대단한 활약을 펼쳐 보였다. 위트레흐트가 달성한 06/07 시즌 홈 경기 최소 실점의 영광도 그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제 2의 반 데 사르’ 라 불리며 큰 어려움 없이 네덜란드의 No.1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라던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 이제부터 긴장해야 될 지 모를 일이다.

DF – 오렌지의 고민 '스탐의 대안'
현재 네덜란드 수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낮아진 제공권과 오른쪽 측면 수비수의 부재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네덜란드에게 압도적인 제공권을 안겨줬던 얍 스탐의 은퇴 이후 이렇다 할 대형 수비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현 대표팀의 중심 수비수라 할 수 있는 죠니 헤이팅하, 요리스 마타이센, 칼리드 불라루즈 모두 중앙 수비치고는 비교적 작은 신장, 판이한 스타일 등의 이유로 스탐의 대체자가 되기엔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일각에는 ‘알렉스(PSV 에인트호벤)가 네덜란드인이었더라면’ 이라는 아쉬움의 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 선수를 보면 그러한 생각은 이내 사라질 것이다. 바로 미카엘 딩스다흐(헤렌벤)가 그 주인공이다. 아약스에 버금가는 유스 시스템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비테세 유스 출신 수비수로 엘리트 코스를 차곡차곡 밟아온 그는 어느새 리그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로 성장했다. 특히 강인한 피지컬과 높은 제공권,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는 그만의 자랑거리기도 하다. 헤렌벤이 올 시즌을 끝으로 결별하게 될 피터 한손이 그립지 않은 이유? 그에게 물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지난 해 에레디비지 올해의 팀에 선정된 바 있으며 올해 역시 강력한 후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반 바스텐이 그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가 이러한 기세를 꾸준히 이어만 갈 수 있다면, 그리고 대표팀에 차출된 후에도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다면 그는 분명 알렉스에 대한 오렌지군단의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딩스다흐만이 대안의 전부는 아니다. 이미 반 바스텐 호에서 몇 차례 시험을 거친 바 있는 U-21 대표팀의 젊은 주장 론 블라르(페예노르트), 2006년 네덜란드에게 U-21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안겨줬던 숨은 주역 하이스 라이링크(AZ 알크마르)도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장신 수비수는 아니나 올 시즌 트벤테의 수비라인을 체질개선시켜 놓은 로비 빌라르트도 오렌지군단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지오바니 반 브롱크호스트부터 팀 데 클레르, 어비 에마뉴엘손까지. 양질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왼쪽 수비에 비해 오른쪽 수비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이번 아시아투어에서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마리오 멜치오트가 눈부신 활약을 펼쳐줬으나 과연 유럽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과연 오른쪽 수비는 정말 네덜란드의 골칫거리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No” 다. 중앙 수비수가 본업인 헤이팅하를 측면으로 돌릴 만큼 네덜란드의 측면 수비 자원은 빈약하지 않다. 오히려 풍족하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이다. 그 중에서 네덜란드에 필요한 단 한 명을 고르라면? 필자의 선택은 다니 바이스(페예노르트)다. 엑셀시오르 시절부터 공격적인 라이트백으로 명성을 떨쳤던 그는 무모할 정도의 투쟁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파이터형 수비수기도 하다. 올 시즌 페예노르트의 플레이가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나 바이스의 투혼은 그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다. 특히 현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제나로 가투소, 마이클 에시앙 같은 경기 분위기를 이끌어주고 궂은 일을 도맡아 줄 선수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적임자는 바로 바이스일 것이다.

그 외에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펼친 폴 베르헤흐(비테세), U-21 주전 라이트백 지아니 자이벌론(헤렌벤)도 외면할 수 없는 재능들이다. 한편 올 시즌 화려한 부활을 알린 얀 크롬캄프(PSV 에인트호벤)가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는 점은 분명 본인과 네덜란드 대표팀 모두에게 안타까운 소식일 것이다.

MF – '포스트 코쿠'의 재목들
미드필더에서의 고심거리는 정통파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다. 최근 지오바니 반 브롱크호스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반 바스텐은 적어도 한번쯤은 필립 코쿠의 존재를 그리워하지 않았을까? 여기 모범 답안이 있다. 바로 다비드 멘데스 다 실바(AZ 알크마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장점 덕택에 코쿠와 종종 비교되기도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을 때 비로소 가장 빛나는 멘데스 다 실바는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하며 때로는 2선에서 위협적인 문전 쇄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덕목 중 하나인 피지컬 면에서도 강인함을 보여준다. 사실 멘데스 다 실바는 이미 반 바스텐에게 한 차례 시험을 받은 바 있으며 리그에서 당한 큰 부상으로 더 이상의 부름을 받을 수 없었던 상태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와 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코쿠의 좋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PSV의 중요한 서브 요원에서 페예노르트의 주장으로 거듭난 테오 루시우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요스트 브로어세(위트레흐트)도 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부족함이 없는 선수들이다. 이번 아시아 투어에서 처음으로 발탁된 데미 데 제우(AZ 알크마르)도 꾸준히 시험해볼 가치가 있다.

라파엘 반 데 바르트와 베슬리 슈나이더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이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진 않았을 뿐 잠재적 불안 요소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독일월드컵에서 부상을 안고 뛰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두 선수를 잘 보지 않았는가. 가장 강력한 후보는 이스마일 아이사티(PSV 에인트호벤)이다. 이미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아봤을 정도로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축척하고 있는 아이사티는 ‘재간둥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정도로 플레이 하나하나에 센스가 넘치는 선수다.

빠른 공격 전개와 드리블 돌파 능력이 돋보이는 그는 반 데 바르트, 슈나이더와는 또 다른 타입의 공격형 미드필더이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미드필더 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현재 부모의 고향인 모로코가 그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 상태며 네덜란드가 반드시 잡아야 할 재능이다. 에레디비지 정상급 미드필더들인 테오 얀센(비테세), 니키 홉스(페예노르트), 리키 크라이스(위트레흐트) 등도 후보군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스타인 스하르스(AZ 알크마르)의 장기 부상도 아쉬웠던 대목. 이번 시즌 초반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많은 기대를 모으게 했으나 발목 부상으로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있어야 했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가 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오렌지군단에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FW – 필요한 것은 조화
네덜란드 공격진은 언제나 화려하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변함이 없다. 현재 아르옌 로벤, 로빈 반 페르시, 딕 카이트에 클라스-얀 훈텔라르까지 그 면모는 화려할 정도다. 그러나 네 선수를 받쳐줄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 고민일 수도 있겠다. 특히 로벤은 잔부상에 자주 시달리는 선수며 반 페르시 역시 현재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다. 클라스-얀 훈텔라르는 아직 대표팀에 적응하는 과정이며 카이트는 단시간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마법사 스타일은 아니다.

선수층을 더욱 두텁게 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다니 쿠베르만스(AZ 알크마르), 안드벨레 슬로리(페예노르트 로테르담) 등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들을 속속히 차출하며 주축 선수들의 공백 때 활용할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네덜란드 공격진에게 선수 수급보다 더 필요한 것은 조합과 호흡이다. 선수 개개인의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아직 만족스러울 만한 호흡을 보여준 적이 드물다는 것이 걱정거리며 이 점이 그들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한편 강한 피지컬이 돋보이며 측면과 중앙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로마노 데네봄(NEC 네이메헨), 올 시즌 마법 같은 플레이로 팬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안겨줬던 산티 콜크(ADO 덴하흐)와 U-21 대표팀의 공격수 팀 얀센(RKC 발베이크)등도 한번쯤은 실험해볼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다. U-21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숨은 주역 다니엘 데 리데르(셀타 비고)도 기억해두자.

이 글은 '풋볼위클리 30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커라인 김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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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루마니아(3/24), 슬로베니아(3/28)와의 유로 2008 예선 2연전을 펼칠 네덜란드가 최종 엔트리 23인을 발표했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의 추격을 받고 있는 네덜란드는 이번 2연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선두 수성에 나설 태세. 이번 엔트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브라힘 아펠라이(PSV), 다니 쿠베르만스, 데미 데 제우(이상 AZ)의 발탁이다.

특히 아펠라이의 발탁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 동안 모로코 대표팀과 네덜란드 대표팀을 사이에 두고 고민을 해왔던 아펠라이는 결국 오렌지 유니폼을 택했고 드디어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의 부름을 받게 된 것. 이번 시즌 아펠라이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정적인 움직임과 소극적인 플레이로 성장이 정체된 것이 아니냐는 지난 시즌의 평가가 무색할 정도. 로날드 쿠만 감독의 지휘 아래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이다. 최근의 기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라파엘 반 데 바르트, 베슬리 슈나이더 등 젊은 선수들과 좋은 경쟁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

AZ 듀오, 쿠베르만스와 데 제우의 발탁도 눈여겨볼만하다. AZ의 상승세에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대표팀 승선이 언급되어왔다. 쿠베르만스의 승선은 오히려 늦은 것이 아니냐 라는 세간의 평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 강인한 피지컬과 탁월한 피니쉬 능력을 앞세워 AZ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그는 주전으로 도약한 이번 시즌 19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재 클라스-얀 훈텔라르와 딕 카이트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스코어러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네덜란드기에 쿠베르만스의 존재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데미 데 제우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대표팀에 큰 보탬이 될 전망. 다비드 멘데스 다 실바의 등장으로 주전 자리를 위협받았던 그지만 멘데스 다 실바의 부상 이후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차며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 정통파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네덜란드에게는 데 제우 역시 좋은 옵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멘데스 다 실바를 비롯해 로빈 반 페르시, 스타인 스하르스, 안드레 오이에르 등이 부상으로 탈락한 반면 부상에서 복귀한 칼리드 불라루즈는 다시 한 번 반 바스텐의 부름을 받았다. 한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던 얀 크롬캄프 역시 리그 경기에서 장기 부상을 당해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으며 대표팀 복귀가 점쳐졌던 배리 오프담도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네덜란드 대표팀 23인 엔트리(출장횟수/골)

[GK]
에드빈 반 데 사르(맨체스터 Utd, 118/0)
헹크 티머(페예노르트, 3/0)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흐(아약스, 4/0)

[DF]
칼리드 불라루즈(첼시, 19/0)
빌프레드 보우마(아스톤 빌라, 21/2)
지오바니 반 브롱크호스트(바르셀로나, 64/3)
팀 데 클레르(AZ 알크마르, 8/0)
어비 에마뉴엘손(아약스, 4/0)
죠니 헤이팅하(아약스, 24/2)
케브 얄린스(AZ 알크마르, 5/0)
요리스 마타이센(함부르크 SV, 18/2)

[MF]
이브라힘 아펠라이(PSV 에인트호벤, 0/0)
나이헬 데 용(함부르크 SV, 15/0)
대니 란자트(위건, 33/1)
클라렌세 세도르프(AC 밀란, 79/11)
베슬리 슈나이더(아약스, 31/6)
라파엘 반 데 바르트(함부르크 SV, 41/8)
데미 데 제우(AZ 알크마르, 0/0)

[FW]
라이언 바벨(아약스, 12/4)
클라스 얀 훈텔라르(아약스, 5/2)
다니 쿠베르만스(AZ 알크마르, 0/0)
딕 카이트(리버풀, 28/5)
아르옌 로벤(첼시, 27/8)

- 사커라인 김진수 -
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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