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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B 슈투트가르트의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된 가운데 전 독일 축구인의 '축제' DFB 포칼의 결승전이 눈 앞으로 다가오며 독일도 06/07 시즌이 마감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로 치면 FA컵 정도되는 DFB 포칼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독일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자리로서 그 의미는 분데스리가 우승의 가치와 맞먹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토너먼트 방식인데다가 단판 승부라 유난히 이변이 자주 발생하는 대회가 바로 포칼이기도 하다. 포칼 전통에 따라 골든골이나 실버골 제도가 없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진땀나는 승부도 종종 벌어지곤 한다. 당장 올 시즌만 해도 이러한 의외성에 우리에게 익숙한 바이에른 뮌헨, 베르더 브레멘, 샬케 04,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같은 팀들은 일찌감치 베를린행 열차에서 내려야 했다.
결승전에 오른 팀은 바로 VfB 슈투트가르트와 FC 뉘른베르크이다. 슈투트가르트야 올 시즌 15년만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뤄낸 상승세를 타고 있고 뉘른베르크 역시 시즌 내내 안정적인 전력으로 다크호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두 팀이 포칼의 정점까지 올라오는 과정은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슈투트가르트는 프랑크푸르트와의 4강전에서 고전한 것을 제외하면 알레만니아 아헨 아마추어팀, SV 바벨스베르크 03, 보쿰, 헤르타 베를린 등을 비교적 쉽게 물리치고 올라왔다. 반면 뉘른베르크는 정상 문턱에 이르기까지 두 차례의 승부 차기와 한 차례의 연장전을 경험해야 했을 정도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눈여겨볼 점은 두 팀 모두 남독을 대표하는 명문팀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남독 축구하면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대명사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 두 팀의 역사가 가려지는 면이 없지 않다. 특히 바이에른의 독주가 이뤄진 9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이러한 양상이 더욱 심화됐다. 바이에른과 슈투트가르트의 남독 더비는 도르트문트-샬케의 베스트팔렌 더비나 함부르크-브레멘의 북독 더비에 비해 흥미가 떨어졌다. 남독 더비가 이럴진데, 바이에른과 뉘른베르크와의 바이에른 더비는 더 이상의 흥행 카드가 아니었고 자존심 강한 바이에른 팬들은 곧잘 원정에서 상대 서포터스들의 일그러진 표정을 기분 좋게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까지 분데스리가 우승 3회와 포칼 우승 3회의 슈투트가르트, 그리고 68년 분데스리가 우승과 더불어 3회의 포칼 우승 경력을 보유한 뉘른베르크 두 명문은 올 시즌 이러한 기류를 대단히 유의미하게 반전시켰다. 슈투트가르트는 바이에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획득 가능성을 사실상 완전히 제거시키는 멋진 승리를 이뤄냈고 뉘른베르크 역시 오트마 히츠펠트 감독의 복귀전에서 바이에른을 대파하며 라이벌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두 팀은 포칼 결승까지 오르며 '남독 전성시대'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슈바벤의 젊은 사자들
올 시즌 슈투트가르트의 우승 가능성을 예견한 전문가들이 과연 몇이나 됐을까? 물론 UEFA컵 진출 티켓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선견지명(?)을 가진 이들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슈투트가르트가 올 시즌 중상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펠릭스 마가트가 바이에른으로 떠나고 그의 유치원생들이 살길을 찾아 팀을 떠났으며 또한 기대를 받았던 '마에스트로' 지오반니 트라파토니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긴 고트립-다임러 슈타디온의 봄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2기 슈투트가르트 유치원'으로 불리는 슈바벤의 젊은 사자들은 기어이 15년만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쟁취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초반 부진한 페이스를 보였던 슈투트가르트는 시즌 중반부터 놀라운 기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우려했던 경험 부족을 깨끗하게 일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선수들의 손발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한 후반기부터는 탄탄한 조직력과 그에 따르는 강력한 공격력까지 장착하며 우승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슈투트가르트는 후반기에만 승점 38점을 얻었는데 그 어떤 팀도 같은 기간에 32점 이상의 승점을 얻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뒷심이었다.
슈투트가르트의 이러한 놀라운 경기력은 베테랑 선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력과 폭발적인 질주 본능을 가진 신예들의 투지가 적절히 맞물린 성과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자칫 경험 부족으로 무너질 수 있었던 팀의 보루로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한 베테랑 선수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젊은 팀의 색채답게 이 선수들의 절대적인 나이 또한 타 팀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오랜 경험을 보유한 이들은 튼튼한 팀 조직력의 중심에 서며 슈투트가르트 성공 시대를 활짝 열었다.
팀의 주장으로서 수비 라인의 핵심이었던 페르난도 메이라와 그를 보좌하며 커리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인 매튜 델피에르는 34경기 37실점이라는 준수한 수비력의 주역이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영입 중 하나이자 팀 공수 밸런스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분데스리가 최초의 멕시코 선수 파벨 파르도 역시 '시즌 베스트 11'에 들어갈만한 맹활약을 펼쳐줬다. 철통같은 사이드 수비를 자랑했던 루도빅 마냥과 리카르도 오소리오의 침착함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비때마다 빛났으며 막판까지 예민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여러 차례 구해낸 티모 힐데브란트 골키퍼의 공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슈투트가르트가 선제골을 넣은 경기에서 좀처럼 질줄 몰랐던 것도 전적으로 이러한 베테랑 선수들의 힘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베테랑들의 지원사격하에, 공격적 재능이 풍부한 젊은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쳐보일 수 있었다. 안정된 수비력이 뒷받침되자 토마스 히츨스페르거 - 사미 케디라 - 로베르토 힐베르트로 이어지는 에너지 충만한 미드필더 자원들은 상대 진영을 휘젓으며 공격진에 쉴새없이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로 슈투트가르트는 78회의 공격 기회를 크로스에서 얻어냈고 이 중 19골을 성공시키며 양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했는데 대부분 이러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리고 올 시즌 최고의 신데렐라로 뽑히는 역동적인 스트라이커 '슈퍼' 마리오 고메즈와 카카우는 팀 승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골을 착실히 배달, "공격진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며 슈투트가르트를 평가절하했던 전문가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고메즈와 카카우가 올 시즌 합작한 골은 도합 27골로 이것은 분데스리가의 그 어떤 투 톱보다 뛰어난 기록이며 또한 대부분 중요한 순간에 터진 순도 만점의 골들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엇갈릴 수도 있었던 이 퍼즐 조각을 완성시킨 공은 전적으로 아어민 페 감독에게 돌려야 한다. 사실 페는 처음 부임할 때까지만 해도 트라파토니라는 거장에 대한 미련을 지워내기 역부족으로 평가됐던 인물이다. 그로이터 퓌르트, SSV 로이팅겐, 한자 로스톡 등의 감독을 역임한 바 있었던 페의 감독 커리어는 슈투트가르트의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그 경력과 내공 측면에서 모두 부족했다. 더군다나 그는 슈투트가르트를 맡기 전 2년여간 감독직에서 떠나있었던 전력을 보유, 실전 감각마저 의심되던 인물이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으로 여겨졌고 페에게 좀 더 시간을 주기로 한 슈투트가르트 수뇌부의 결정은 종종 비난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욘 달 토마손, 예스퍼 그로냐르 등 팀을 대표할 만한 스타 플레이어를 미련 없이 내치고 신예 선수들을 대거 주전 라인업에 포함시킨 페의 선택은 어찌보면 오만한 도박으로까지 보였다.
초반 6경기에서 2승 2무 2패, 특히 홈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슈투트가르트였기에 페의 입지는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과소평가된 지략가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슈바벤 지방의 민요처럼 은은한 인화력을 바탕으로 베테랑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기 시작했고 이는 곧바로 성적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선수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통해 막판까지 적절한 긴장감과 강한 동기 부여를 제시한 페는 결국 자신의 감독 커리어상 첫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만약 초반 부진으로 인해 페가 경질됐다면 슈투트가르트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됐을까?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팬들에게 가정조차 싫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옛 영광의 재현을 위해
중세 찬란했던 영광의 흔적들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손꼽히는 바이에른 주의 두 번째 도시 뉘른베르크.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는 이 도시의 절경을 즐겨 찾았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전 세계를 전쟁의 위협으로 몰아넣었던 아돌프 히틀러 역시 이 도시를 유난히 좋아해 나치의 첫 번째 전당대회를 뉘른베르크에서 열었던 역사가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답게 그들의 축구팀 FC 뉘른베르크 역시 영욕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클럽이다.
1900년 창단된 뉘른베르크는 1920년대에만 5번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30년대에도 두 차례나 DFB 포칼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전성 시대를 구가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드레스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폭격을 얻어 맞은 이 도시의 아픈 기억도 뉘른베르크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그들은 48년 다시 한 번 독일 챔피언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고 68년에는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승점 순위 15위에 올라있기도 한 이 명문 클럽은 그러나 90년대에 들어 추락하기 시작했다. 92년에 7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리수 순위를 기록했고 94년에는 2부 리그 강등을, 96년에는 3부 리그 강등이라는 치욕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 후 뉘른베르크는 1부와 2부 리그를 오고가는 불안한 행보를 계속했고 2004년 다시 1부로 승격하며 명문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2005년 14위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강등의 위협에서 벗어난 뉘른베르크는 2006년 8위를 기록하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개막 이후 9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질주하기도 하는 등 놀라운 환골탈태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은 뉘른베르크의 돌풍을 주시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그 이후에도 많은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낚아채는 '다크호스'의 역할에 충실하며 상대팀을 긴장시켰다. 비록 막판 뒷심부족으로 인해 6위로 떨어졌지만 포칼에서 결승에 오르며 기어이 UEFA컵 출전 티켓을 확보, 유러피언 드림에 부풀어 있는 상태다.
뉘른베르크는 올 시즌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기조에 충실하며 강팀들을 상대로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통적으로 동유럽 선수들을 폭넓게 수용하며 스쿼드를 구축한 팀의 사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분데스리가 팀들이 남미나 아프리카 등의 개인기 좋은 용병들을 선호한 것과는 달리, 뉘른베르크는 그라운드의 어디에서나 상대를 육중하게 저지할 수 있고 피지컬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선수들로 스타팅 라인업을 구성했다. 어찌보면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이 구성은 힘과 높이의 측면에서 뉘른베르크에 이점을 제공했고 이는 팀의 강력한 압박과 역습 전술을 용이하게 했다.
실제로 미드필더 듀오로서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친 토마스 갈라섹과 얀 폴락, 98년부터 팀을 지켜오고 있는 마렉 니클은 체코 출신이고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의 마렉 민탈, 블라티슬라브 그레스코, 로베르트 비텍은 슬로바키아 출신이다. 동유럽 용병들이 스쿼드에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에 이르며, 특히 주전급 선수들의 비중은 거의 절반에 이른다. 그야말로 분데스리가의 작은 동유럽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스타급 플레이어는 없지만 뉘른베르크의 스쿼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올 시즌 12번의 클린 시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오른 라파엘 샤퍼 골키퍼가 버티는 골문은 동급 최고의 수준이며 그라우버, 안드레아스 볼프, 도미닉 라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진은 힘과 높이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를 우직하게 찍어누르며 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했다. 팀의 붙박이 왼쪽 풀백인 하비에르 피놀라는 공수 양면에서 만개된 기량을 뽐내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까지 선발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팀의 부족한 공격 전개 능력을 단번에 해결한 체코 대표팀 출신의 베테랑 토마스 갈라섹과 올 시즌에 들어서야 기대했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얀 폴락, 이 '체코 미드필더 듀오'는 뉘른베르크의 강력한 허리를 상징한다. 여기에 튀니지 대표팀 출신의 경험 많은 중앙 미드필더 자바르 음나리는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충실히하며 높은 팀 공헌도를 보였고 독일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있는 마르코 엥엘하르트는 후반기 막판 거칠고 에너지틱한 활동량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비록 팀의 주 득점원인 마렉 민탈이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뛰지는 못했지만 뉘른베르크는 득점 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도 뛰어난 로베르트 비텍과 이반 사엔코가 민탈의 몫을 상당부분 상쇄하며 승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득점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32실점으로 올 시즌 샬케와 함께 가장 막강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뉘른베르크에게 승리에 필요한 골은 1-2골 정도에 불과했다.
남독으로 불어오는 봄바람
독일 축구의 '성지'이자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을 소화한 관록의 경기장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릴 이번 결승전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럽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15년만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슈투트가르트의 기세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뉘른베르크의 만만치 않은 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은 것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만난 아어민 페와 한스 마이어 두 감독의 겸손과 친밀함의 과시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슈투트가르트의 속도전과 뉘른베르크의 압박이 육중하게 부딪히는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뉘른베르크는 슈투트가르트와 맞붙은 최근 분데스리가 15경기에서 7승 3무 5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의 경기에서도 3:0, 4:1의 완승을 거두며 승점 6점을 쓸어담았는데 올 시즌 분데스리가 팀 중 슈투트가르트에 두 번 모두 승리를 거둔 팀은 뉘른베르크가 유일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본다면 분명 슈투트가르트에게 좋은 기억이 더 남아있다. 뉘른베르크 역사상 홈에서 가장 큰 점수차의 패배를 안긴팀도 슈투트가르트고 원정에서 가장 크게 진 것도 슈투트가르트 전이었다. 이는 모두 83/84 시즌 작성된 것으로 슈투트가르트는 홈에서 7:0, 원정에서 6:0 승리를 거두며 뉘른베르크를 그야말로 난도질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뉘른베르크는 고트립-다임러 슈타디온 원정에서 세 차례나 0:4로 대패하며 한 동안 슈투트가르트 징크스에 시달렸던 역사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후반기 들어 날카로운 날을 과시하고 있는 슈투트가르트의 창과 분데스리가 최저 실점팀인 뉘른베르크의 견고한 방패의 대결로 압축할 수 있다. 마리오 고메즈와 카카우의 투 톱, 그리고 그 뒤를 바치는 케디라, 힐베르트, 히츨스페르거 등 주전 대부분이 출장할 것으로 보이는 슈투트가르트는 초반부터 사정없이 좌우를 흔들어 뉘른베르크의 수비진을 공락한다는 각오다. 분데스리가 우승의 자신감에다 뉘른베르크를 상대로 당한 올 시즌의 2패를 설욕한다는 동기부여까지 충만한 슈투트가르트의 선수들은 '더블'을 자신하고 있다.
반면 뉘른베르크도 라인하르트, 볼프, 그라우버, 피놀라로 이어지는 베스트 포백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으며 갈라섹과 음나리로 이어지는 강력한 미드필더 라인이 슈투트가르트의 신예들을 요격할 태세를 마쳤다. 공격진에서의 공헌도가 높았던 비텍이 부상으로 인해 출장이 어렵다는 것은 그들에게 아쉬운 일이나, 막판 부상에서 돌아와 최종전에 골 맛을 본 마렉 민탈의 가세는 마이어 감독의 전술 운용폭을 넓혀줄 것이다. 또한 다음 시즌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하기로 결정한 라파엘 샤퍼 골키퍼는 새로운 팀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하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경기를 단순히 두 팀의 승부에 100% 포인트를 맞추기에는 좀 더 주목받아야 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에른이라는 거함에 종속되어 한 동안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주목받지 못한 두 남독 명문들의 기지개가 그것이다. 또한 공히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두 팀인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한 판 승부가 될 것이다. 승리하는 팀이야 클럽의 트로피 보관대에 또 하나의 보관품을 진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지만, 패배하는 팀 역시 그것이 올 시즌의 좌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누가 거대한 포칼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에 관계없이 우리는 故 손기정 옹의 자취가 남아있는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남독으로 불어오는 봄바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사커라인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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