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리버풀과 아스날의 31라운드 맞대결은 피터 크라우치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리버풀의 4-1완승으로 끝났다. 올시즌 아스날과 세 차례 맞대결을 모두 패한 리버풀은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아스날을 능수능란하게 요리하며 깔끔하게 승리, 3위 자리에 복귀했다. 리버풀은 알렉스와 살시도 같은 핵심수비진이 부상중인 PSV 아인트호벤과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거둔 대승이라 의미가 깊다.

리버풀은 전반 3분이 약간 넘은 시점 오른쪽에서 알바로 아르벨로아의 낮은 크로스를 크라우치가 오른발로 쓸어담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챔피언스리그를 앞둔 리버풀은 그리 서둘지 않으며 경기를 끌어가던 리버풀은 이날따라 난조를 보인 아스날의 측면을 공략했고 전반 35분 왼쪽에서 파비오 아우렐리오가 올린 크로스를 크라우치가 이번엔 헤딩의 정석을 보여주며 골로 연결 점수차를 벌였다.

후반 들며 전열을 정비한 아스날은 엠마뉴엘 아데바요르가 날린 회심의 왼발 중거리슈팅이 골대를 맞는 불운 이후, 후반15분 셋피스 상황에서 다니엘 아게르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아스날은 후반 28분이 되서야 윌리엄 갈라스가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리버풀은 8분 뒤 콜로 투레를 농락한 크라우치가 왼발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아스날은 지난 1월 앤필드에서 FA컵에서 3-1, 칼링컵에서 6-3으로 2연승을 거둔 바 있다. 그 당시 아스날도 잘했지만 그에 비해 리버풀의 경기력이 너무 떨어졌던 경기였는데 반면 이 날은 그 반대양상이었다. 리버풀은 일찌감치 앞서나가며 아스날을 상대로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경기를 끌어갔고 크라우치의 대활약까지 더해지며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쉽게 경기한 리버풀, 어렵게 경기한 아스날

숫자 기록상으로 보기엔 밀리는 게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리버풀전은 아스날에게 올시즌 최악의 경기라 할만큼 좋지 않았다. 아스날은 질베르투 실바가 선발 명단에서 빠지면서 이미 고전이 예상되었지만 패스의 뿌리인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상대의 미드필드압박에 완벽히 묶였으며 이에따라 다른 선수들까지 난조에 빠졌다.

좀체 가동되지 않던 투레-갈라스 듀오가 중앙수비를 형성한 아스날은 두 선수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종종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고 양쪽 수비까지 계속 뚫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리버풀의 원톱으로 나선 크라우치는 고립되지 않고 수비진의 이러한 헛점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였고 상대 선수들 앞에서 특유의 발재간을 선보이며 수비진을 흔들었다.

아스날은 팀의 1,2번 공격수들이 모두 시즌을 마친 상태에서 크라우치의 원맨쇼는 더욱 뼈아프게 와닿았을 것이다. 징계에서 복귀한 아데바요르가 고군분투했지만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인 공격수들의 부재는 아스날에게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한편, 크라우치는 1월 31일 웨스트햄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이후 정확히 두 달만에 골을 터뜨리며 컨디션을 회복했고 최근 두 달동안 단 한경기에만 선발로 나서며 이적설에 시달린 데 대한 분을 해트트릭으로 풀었다.

- 사커라인 배철호 -


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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