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만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


진중권이 또 한마디

했군요...
앞으로 이분의 전성시대가 열릴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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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pressian.co.kr
"반론은 영어로만 받겠습니다"
[기고] "잉글리쉬 몰입 개그, …"

2008-02-02 오전 9:40:58


이제 끝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아침 회의 시간에 "Good morning" 했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썰렁' 개그를 보다 못해 가볍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인수위에서 아직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을 못 한 것 같다. 자기들의 몰입 개그에 대한 세간의 평이 매우 안 좋게 나오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영어 배우기만 해 봐라" 왜 한국말을 못 알아들을까? 일단 인수위를 대상으로 시급하게 국어 몰입 교육부터 실시해야 할 것 같다.

시민들의 비판에 "영어 배우기만 해 봐라"라고 대꾸하는 인수위원장의 반응을 보면, 이 분들과 한국말로 정상적 회화를 하는 게 가능할지 적이 의심이 든다 .어떻게 그 말이 그렇게 요약이 될까? 한국말만 한다면 국내적 망신에 그치겠지만 그 입에 영어를 장착하면 그것은 국제적 망신이 된다. "영어로도 유창하게 무식할 수 있다"는 격언은 이런 경우를 가리킴이다.

국가 경영권을 인수하는 이들의 언어 능력이 제 나라 말로 논점 하나 못 잡는 수준, 참으로 불행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국어로 논점 못 잡는 분들을 위해 분명히 해두건대, 지금 영어 교육 제대로 시키자는 데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누가 거기에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영어교육 제대로 시키겠다며 인수위가 내놓은 방안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 그게 논점이다.

우랄알타이어의 숙명

영어가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 중에서 영어만큼 안 중요한 게 있을까? 영어의 중요성에 대한 인수위의 인식 수준은 이명박 당선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막연하게 세계를 다녀 보니 영어 잘 하는 나라가 잘 살더라는 것이다. 거기에 발맞추어 <조선일보>에서는 영어 실력과 국내총생산(GDP)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설정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인수위 출범과 최근의 주가 폭락 사이에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영어 실력과 국가 경쟁력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는 말은, 영어 못 하면서 경제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의 예가 반박해준다. 게다가 이들의 말이 옳다고 해둘 경우, 국가적으로 대단히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왜? 한국어는 불행히(?) 인도유럽어족이 아니라서, 국민들이 아무리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서구인들만큼 유창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 언어적 숙명을 곧바로 경제적 숙명으로 뒤바꾸어 놓는 걸까?

▲ ⓒ사진공동취재단

영어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려면 먼저 상황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즉 영어 실력의 부족이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낳고 있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대한 솔루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본과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때문에 그 유한한 자원을 최적의 방식으로 투입하는 것이 일처리의 기본이자 상식이다. 이런 상식이 없다 보니, 일단 전 국민을 대상으로 몰입 교육의 생체실험을 하겠다는 무차별한 접근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인수위의 목표가 무엇일까? 듣자 하니 모든 국민의 영어실력을 간단한 회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란다. 거창하게 '대운하'의 경제성을 떠들다가 갑자기 '관광' 운운하던 개그가 생각난다. 물론 6년 영어공부 끝에 간단한 회화능력을 갖춘다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게 도대체 국가경쟁력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가령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 인수위원들처럼 'good morning'이라고 인사할 때가 되면, 국가경쟁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까?

언어와 정보, 그리고 경쟁력

영어가 중요한 것은 중요한 정보의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굳이 경쟁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려면, '그 정보에 어떻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접근을 보장 하느냐'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쉽게 말하면, 과학과 기술, 경제와 경영, 예술과 문화의 영역에서 '경쟁'을 하는 데에 요구되는 외국어 정보를,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적절하게, 그것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집단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적, 사회적 공학의 문제다.

혁신은 사유에서 나온다. 인간은 모국어로 사유한다. 아무리 영어에 능통해도 사유는 한국어로 하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자기 언어로 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확장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끊임없이 외국어로 된 최신의 정보들을 입력할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한 마디로 이는 국어로 된 데이터베이스를 소유한 국어 사용자와, 외국어로 접근 가능한 정보 사이에 효율적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문제로 사고해야 한다.

영어로 된 새로운 정보를 검색하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것을 필터링하고, 거기에 접근할 유저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며, 중요한 자료는 한국어로 번역, 축적하여 모든 이에게 접근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경쟁력은 경제 주체 각각의 능력이 총합되어 나타나는 창발의 현상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영어의 접점에서 정보의 검색, 선별, 전송을 담당할 기술인력, 번역과 통역을 담당할 어학인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또 그들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의 경우 웬만한 책은 두 세 달 만에 자국어 번역이 나온다. 덕분에 유학을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자생력을 갖고 있다. 물론 한국어 사용자는 일본어 사용자 수의 절반도 안 되므로, 그저 시장에 맡겨 놓았을 경우에는 중요한 정보의 번역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그래서 거기에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고, 그거 하라고 국민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세금은 골빈 머리에 입력시켜 'good morning' 썰렁 개그나 출력하는 데에 쓰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돈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후퇴했지만, 전 과목 영어 수업이라는 발상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저 그것이 민족 감정을 해친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다. 한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언어는 본질적으로 한국어다. 아무리 영어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한국에서 정보의 생산, 가공, 유통, 축적은 모두 한국어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이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지탱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서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영어가 아니라 국어인지도 모른다.

가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한국인의 고급 문헌 해독 능력이 꼴찌라고 한다. 한 마디로 정작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고급 언어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한국어로 된 고급정보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의 비중이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것이 한국이 가진 경쟁력의 현주소다. 다른 과목까지 아예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고 했던 인수위의 한때의 주장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몰입 교육과 사교육비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은 이른바 '자율화'를 통해서 학교 간의 경쟁을 강화시키겠다는 것. 이는 대학들 사이에 존재하는 서열 구조가 앞으로 고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확장될 것이라 예견하게 한다. 초·중·고 학교 간의 경쟁은 당연히 초ㆍ중ㆍ고 학생들 사이에 무한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중력의 법칙만큼 필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위가 사교육비를 경감하겠다고 하는 것은 형용모순, 즉 기필코 '둥근 사각형'을 그려내겠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공교육의 이념은 '우리 아이들, 우리가 함께 잘 교육시키자'는 것이고, 사교육의 이념은 '내 아이의 점수는 남의 아이 점수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교육은 교양의 절대적 질의 문제가 아니라, 점수의 상대적 양의 문제다. 즉 부모들은 자기 아이의 절대적 실력을 높여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겠다는 애국심에서 그 엄청난 사교육비의 고통을 감수하는 게 아니다. 출세하지 않으면 억울한 이 더러운 세상에서 그저 낙오만 하지 말라고 시키는 것이다.

학교에서 영어를 잘 가르쳐 절대적 수준에서 모두 영어를 다 잘하게 되어도, 어차피 학생들이 서열 매겨진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에 들어가야 한다. 그 차이를 만드는 실력이라는 면에서는 어차피 학교가 학원을 따라갈 수가 없다. 한 마디로, 교육에 시장 논리를 도입해 무한경쟁의 정글로 만들어 놓겠다는 차기 정권의 교육 노선이 존재하는 한, 사교육 시장은 더 극성스럽게 번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 이는 물리의 법칙이나 수학의 공리만큼 필연적이다.

기러기 아빠를 없애겠다고 한다. 내가 알기에 기러기 아빠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입시 위주의 한국의 교육에 문제를 느껴 아이를 외국에서 제대로 교육시키겠다는 사람들이다. 다른 부류는 영어에 환장한 사회에서 출세하려면 본토에서 영어를 배우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에서 아이를 외국에 보낸 이들이다. 어느 쪽이든, 한국의 공교육이 입시라는 무한 경쟁의 아비규환에 빠져 있는 한, 이 기러기들이 철새에서 텃세로 전향할 것 같지 않다.

영어 수업은 물론 영어로만 하는 게 바람직하다. 누구도 거기에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목표에 이르는 방법이다. 전국의 학교를, 영어 몰입 교육 하느라 1년에 1인당 1000만 원의 학비를 낸다는 사립초등학교로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제한된 재원과 인력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그 목표에 도달할지 차분한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인수위는 거창한 목표부터 내세워놓고, 여기저기에 드러나는 구멍들을 미봉책으로 부랴부랴 땜질하기에 바쁘다.

전국의 영어 교사들은 실력도 없는 주제에 기득권만 지키려 드는 이기주의자로 만들어 놓고, 부랴부랴 영어 회화가 가능한 사람들을 소집하는 통지서 돌리기에 바쁘다. 기사는 '외국의 교포가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겠노라는 전화가 왔다'는 당선인의 말을 전한다. 한 국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고작 이런 몇 가지 일화적(anecdotal) 예뿐이다. 이래 놓고서 입시에 영어 듣기 말하기 평가를 반영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왜 저러는 것일까?

이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당연히 당선인과 인수위원장의 독특한 사고방식에 있다. 그들의 머리를 지배하는 것은 한 마디로 '영어물신주의'다. 도대체 어떤 영어가, 어떤 사람에 의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필요한지 구체적인 분석 없이, 그저 '영어=경쟁력'이라는 무차별한 논리를 들이대다 보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 과목 영어 수업을 하겠다는 무차별한 처방이 나오는 것이다. 영어 교육 정책의 토대는 세계의 공사판 돌아다니던 당선자 개인의 일화 밖에 없다.

영어로만 수업을 하는 몰입 교육에도 문제가 있다. 인수위는 문제의 해법을 교육 시스템의 내부가 아니라 주로 외부에서 찾고 있다. 왜 그럴까? 서두르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과 더불어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선택된 영역이 바로 영어다. 한 마디로 영어는 교육의 영역에서 청계천처럼 차기 정권의 업적을 과시할 하나의 상징적 영역으로 선택된 것이다. 하지만 교육은 정권의 업적으로 과시되려고 존재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사안이 아닐까?

문제가 되자, 당선자는 이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만들지 말라고 요구한다. <조선일보>도 옆에서 거든다. 하지만 지금 인수위를 비판하는 세력은 통합신당이 아니다. 민주노동당도 아니다. 그들은 지금 제 앞가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인수위 안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당장 입시를 치러야 할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다. 그런데 땜질 정책 잔뜩 쏟아놓고 한다는 게 고작 4월 총선 걱정인가?

차기정권의 철학은 '대운하와 몰입 교육으로 국운을 융성케 하자'는 것, 한 마디로 '영어로 삽질하면 선진국 된다'는 것쯤이 되겠다. 사실 운하 파서 국운을 살리는 것은 청동기 프로젝트다. 게다가 "20년 동안 생각했다"는 정책을 일주일 만에 뒤집는 데에는 어떤 처참한 아마추어리즘이 있다. "20년 동안 생각"해서 그런 안을 내놓은 분들에게, 이제 이 나라 교육을 5년 동안이나 맡겨 놓아야 한다.

PS.

악다구니 할 '명빠'들에게 한 마디. 인수위의 몰입 교육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의미에서, 이 글에 대한 반론은 오직 영어로만 받겠다. 영어 못하는 명빠들은, 유 아 오브 노 헬프, 국가 경쟁력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존재들이시오니, 잉글시쉬가 안 되면 그냥 입 다물고 계시는 게 애국애족의 지름길이라 사료된다.



진중권/중앙대 교수






진중권 “‘하이, 찰리! 밥 먹었니’가 도대체 국가경쟁력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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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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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죠? 오늘 2부에서는 영어개혁안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뜨겁게 해보려고 합니다.
영어 공교육은 제2의 청계천 사업이다.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교육 강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한 말입니다.
핵심은 2010년부터 모든 초중고 영어수업을 영어로 하겠다, 그것도 회화 중심으로 하겠다, 영어교육 하나만은 확실히 바꿔보겠다는 인수위의 의지가 엿보이는데요,
이른바 영어공교육 완성 계획을 놓고 지금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팽팽합니다.
인수위의 결정, 문제가 있다고 하시는 분입니다. 문화평론가죠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 교수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이슈와 사람 진행) / 안녕하세요?

= 진중권 (문화평론가, 중앙대 겸임교수) / 안녕하십니까?


# 대통령직 인수위가 제시한 영어 공교육 강화 로드맵,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 일단은 영어가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필요한지에 대한 분석이 없습니다 지금.
예컨대 어떤 종류의 영어가 어떤 부분에서 필요하고 어떤 부문에서 어떤 영어 인력이 필요한지, 이런 것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하나도 없이 그저 온 국민에게 일상회화를 시키면 될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전 국민을 상대로 생태실험을 하겠다는 황당한 발상을 하는 거죠.

이건 공학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거든요.
예를 들어 영어가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고급정보가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고급정보를 담고 있는 문헌의 상당수가 영어로 돼있다는 건데, 경쟁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 정보를 어떻게 접근할 것이며 누가 접근할 것이며, 정보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어떻게 검색하고 그걸 어떻게 번역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느냐 하는 엔지니어링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거든요.
전 국민에게 다 몰입교육을 시키겠다고 하니까 좀 황당한 거죠. 예를 들어서 기껏 목표 하나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영어회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건데,

“하이~ 찰리! 밥 먹었니, 똥 쌌니” 라고 말하는 게 도대체 국가경쟁력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그게 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독학으로 공부를 더 해갈 수도 있고, 응용해서 뭔가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저 같은 경우 영어회화를 전혀 못하지만 영어 문헌을 보는 데 아무 지장이 없고, 지금도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럼 영어가 중요하다는 자체에 대해서는 일단 동의는 하십니까?

= 영어가 중요하다는 건데, 어떤 영어가 어떻게 중요하느냐 라고 얘기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컨대 일본 같은 경우만 봐도 영어 문헌이 중요한 건 2~3개월이면 벌써 번역돼서 일본어로 축적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정보를 자국어로 축적해놓는 것, 바꿔놓는 시스템들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하나도 없이 지금 전 국민 대상으로 영어 회화 가르치겠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국가에서 내놓는 방안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다는 거죠.


# 그럼 지금 어차피 영어수업을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영어수업 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게 인수위에서 영어수업은 영어로 하겠다는 방안이거든요. 처음 몰입교육 얘기가 나왔다가 조금 더 줄어들어서 말입니다.


= 영어수업을 영어로 하겠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래야 할 부분이 있고요. 하지만 회화중심이 돼서는 안 되고 읽고 쓰고 이해하고 이런 게 더 중요한 게 예를 들어 제가 그런 경험을 많이 하거든요.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사람인데 대화를 하는 걸 보면 한심한 겁니다, 정말.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여러 가지가 균형을 맞추는 가운데 회화 하나도 더 잘할 수 있는 이런 영어 수업이 바람직 할 것이다?

= 또 하나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야 하거든요? 보면 군대 빼주겠다든지 이런 식의 거의 땜빵 처방들인데, 그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영어수업이 가능한 교사들을 어떻게 지금 체계 내에서 만들어낼 것이냐 이렇게 가야지, 지금 여기저기 뒤져서 영어 좀 할 수 있는 사람 빼서 학교에 투입시키겠다는 식의 무슨 전시상황 같은 식으로 간다는 건 제가 볼 때 좀 황당하다는 거죠.


# 그런 교사들이 나올 때 까지만 그런 식으로 전용교사를 둬서 영어 잘하는 분들을 활용한다는 것은...

= 일단은 그런 교사들을 양성할 계획부터 세우라는 겁니다. 이 시스템 내에서. 왜 자꾸 바깥에서 땜빵을 하냐는 얘기죠.
자기야 5년 하고 끝나면 되지만 국가는 자기가 끝난 다음에도 영원히 가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정권과 정권을 넘어서는 초정권적인 차원에서 영속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으라는 거죠.



#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렇게 공교육에서 영어수업을 제대로 하게 되면 사교육은 줄어들 거라는 게 인수위의 생각입니다.

= 그 분들이 잘못 생각하는 건데요, 그건 기초적인 상식 위반입니다. 사교육이라는 것은 예컨대 우리 아이 영어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깥에 내보내는 분들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애국심에서 자기 아이들을 내보내는 게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더 낫게 만들겠다, 그러니까 사교육이라는 것은 교육의 절대적 질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지금 인수위에서 하는 교육방향 전체가 소위 경쟁력이라는 명목 하에 대학들 줄 세우고, 고등학교들 줄 세우고 더 나가서는 중학교들까지도 다 서열화 해서 줄 세우고 무한경쟁에 집어넣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상대적이라는 말씀, 그러니까 영어를 다 잘하게 되면 그 중에서도 서열이 생기게 될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 영어를 아무리 다 잘한다 하더라도 대학에 가려면 남들보다 잘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학이 지금 서열이 다 돼 있는데. 그러니까 또다시 학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고 학원이 바로 그것을 바라거든요.



# 지금 인수위의 교육개혁안이 여러 가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혹시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할 부분이 있나요?

= 제가 볼 때 영어라는 것에 대해 다른 조건이 좀 필요하거든요. 언어가 문제가 되는 것은 고급정보의 문제입니다.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언어능력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에는 OECD 국가 중에서 전문 국어 해독능력도 지금 떨어지거든요. 가장 꼴찌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말을 하면서도 한국말로 된 전문 문헌들을 못 읽는다는 거죠.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영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영어가 아니라 정말 경쟁력이 필요한 기술적인 과학적인 인문학적인 사회학적인 고급정보들에 대한 영어접근,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 지식데이터로 만들 것인가 하는 엔지니어링... 이런 관점에서 거기에 필요한 인력들, 이런 것들이 돼야 하는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금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영어몰입교육도 지금은 전혀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하지만 이것도 점차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있을텐데, 강하게 반대하시겠군요.

= 영어몰입교육이 일단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초등학생들 데리고 “하이~ 샘!” 이런 걸 가르치는 건 가능해요.
예컨대 제가 독문어학원을 다녔는데 거기서 초급반은 한국선생님들이 주로 합니다. 하지만 중급으로 올라가면 다 원어민 선생님들이 하거든요. 그 분들도 유학 가서 5년씩 있다가 그걸 위해서 또 2년씩 훈련받고 이런 분들인데도 초급만 맡거든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다른 수업을 한다, 한국 사람들은 사고를 한국말로 하거든요. 가장 섬세한 사고는 한국말로 하는데 그걸 어떻게 영어로 얼마나 많은 내용들을 전달할 수 있겠냐는 거죠.



# 단계적으로도 영어몰입교육은 시행이 힘들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 불필요하다는 겁니다. 어차피 한국 사람들은 한국말로 사고하기 때문에 한국말로 정보를 생산하고 축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중앙대학교의 진중권 교수 만나봤습니다.

- CBS 이슈와 사람 : 오후 2시 / 진행: 김현정 PD 연출: 손근필 김현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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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파일 있으면 찾아서 듣고 싶네요. 3문단 요약

1. “하이~ 찰리! 밥 먹었니, 똥 쌌니” 라고 말하는 게 도대체 국가경쟁력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2. 자기야 5년 하고 끝나면 되지만 국가는 자기가 끝난 다음에도 영원히 가는 거거든요.

3. 어차피 한국 사람들은 한국말로 사고하기 때문에 한국말로 정보를 생산하고 축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평화방송 출연 … "영어 필요한 사람들만 충실히 가르쳐라"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방향은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조장하고요 공교육의 황폐화를 낳을 거라고 본다"며 "인수위에 계신 분들의 생각이 너무 과격한 시장주의 탈레반"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28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인수위의 교육정책 수정안을 "실용도 아닌 멍청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진 교수는 "한 마디로 미쳤다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거든요"라며 인수위원들을 "일종의 빈 라덴 같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교수는 인수위 교육 정책의 목표와 방안을 싸잡아 비판했다. 진 교수는 "사교육이란 건 교육의 절대적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잘 가르친다, 그러면 사교육을 안 할 것이다. 이건 뭔가 좀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 교수는 "2년 동안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2년 동안 미국에 가 어학만 배우라고 해도 힘들다. 학생들 가르쳐 보면 한국말로 해도 수업 잘 못 따라온다"며 영어몰입교육의 비현실성을 언급했다.

필리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진 교수는 "두 나라의 경쟁력을 비교해 보라는 겁니다. 어느 나라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라며 "외국어라는 것은 국가 경쟁력에 물론 조금 도움이 된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영어 교육에 대한 해법을 진중권 교수는 '공학'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나라 택시 딱 타 보세요. 창문 옆에 뭐가 딱 붙어 있어요. 전화만 걸면 얼마든지 통화가 됩니다. 공학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우리나라 직업 중에서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외국 사람 만나서 외국어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도대체 몇 퍼센트나 되겠습니까"라며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 그 사람들은 충실하게 가르치면 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최훈길 기자 chamnamu@mediatoday.co.kr


진중권 "인수위는 ㅁ ㅣ친 '시장주의 탈레반'이다"



"그건 실용도 아니고 한마디로 멍청한 것이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28일 인수위의 영어 몰입교육 방침을 질타하며 인수위를 '시장주의 탈레반'에 비유했다.

진 교수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우선 인수위의 교육정책 수정안에 대해 "우리나라 교육이 잘 안되는 것은 역시 지나친 경쟁논리 때문"이라며 "이런 시장 논리를 학교교육에다 무차별적으로 적용시키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방향은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조장하고요 공교육의 황폐화를 낳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벌써 강남의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특히 영어 몰입교육 방침에 대해 "한 마디로 ㅁ ㅣ쳤다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다"며 "인수위에 계신 분들의 생각이 너무 과격하다. 시장주의 탈레반이라고 할까요, 시장주의 원리주의라고 할까요. 일종의 빈 라덴 같은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다른 수업을 전부 영어로 진행하겠다는 거 아니냐"며 "이것만 봐도 이 분들 지금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며 거듭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지금 학교 선생님들 전체를 2010년이라면 2년 후 아니냐? 2년 동안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2년동안 미국에 가 가지고 어학만 배우라고 이렇게 연수를 보내놓은 다음에 데리고 와도 힘들다는 얘기"라며 "그리고 수업의 질이 당연히 떨어질 텐데 모국어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외국어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영역, 이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애들 가르쳐 보지 않아서 그러신 모양인데 학생들 가르쳐 보면 한국말로 해도 수업 잘 못 따라온다"고 비판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영어 몰입교육을 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란 인수위 주장에 대해서도 "그러니까 한심한 문제다. 이건 간단한 산수 문제"라며 "쉽게 말하면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잘 가르친다, 그러면 사교육을 안할 것이다, 이건 뭔가 좀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쟁심리를 고조시키는 한, 학교에서 영어를 잘 가르쳐도 자신의 자녀가 더 영어를 잘하도록 하기 위한 사교육이 팽배할 것이란 지적.

그는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라도 영어 몰입교육을 해야 한다는 인수위 주장에 대해서도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 그 사람들은 충실하게 가르치면 되는 것이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은 자기 전공 더 열심히 하고, 영어 배우는 시간에. 그게 경쟁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직업 중에서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외국 사람 만나서 외국어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도대체 몇 퍼센트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인수위 교육방침에 대해 "그건 실용도 아니고요 그건 멍청한 것이다. 한 마디로"라고 결론내렸다.

/ 임지욱 기자 (tgpark@views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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