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님 X꺼가 헐듯 하네요


[에디터칼럼] ‘성공한 대통령’ 이 되는 법 [중앙일보]




한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 있습니다. 한 알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지요. 이명박 당선인이 5년간 위탁받은 조국이 이렇게 귀하답니다. 권력을 잡았으니 이제 권력을 쓸 차례입니다. 사람들의 등을 따습게 하고 배를 불려 주십시오. 이명박(67)은 권력을 잘 쓸 수 있습니다. 권력을 쓰는 것은 사람을 쓰는 일인데 이명박 주변엔 괜찮은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10년 전 호남 인맥에 의존해 집권했던 김대중이나 5년 전 386 운동권에 둘러싸였던 노무현보다 조건이 좋습니다.

이명박 주변엔 다양한 세대, 풍부한 경험, 이질적 성격들이 우글우글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크든 작든 자기 전문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잡종 강세의 면모라고 할까요. 대체로 근로소득세든 재산세든 세금을 평균보다 많이 냈다는 특징도 있군요. 체질적으로 세금 문제에 민감하죠. 정부의 개입도 싫어합니다. 그들은 누구일까요.

최시중(71). 이명박의 언어 콤플렉스를 고쳐줬습니다. 이명박은 대통령 도전을 저울질할 때 쇳소리와 투박한 말투가 걱정이었답니다. 그때 최시중은 “당신의 말투는 단점이 아니다. 투박한 말투로 투박하게 살아온 인생을 전달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인간의 말은 입으로 하는 것, 머리로 하는 것, 가슴으로 하는 것 세 가지가 있다. 당신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통하는 말을 할 수 있다. 그럴 만한 충분한 삶을 살아왔다.” 탈무드 같은 최시중의 인생 지혜가 이명박의 걱정을 단번에 씻어냈습니다.

이재오(63)는 어떻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 서울시장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삼국지의 장비 같은 전사이자 선봉장입니다. 국회의원 시절 이명박이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털어놓자 즉석에서 “형님이 대통령 돼야 그 구상을 실천할 수 있다”며 가슴에 불을 지른 주인공입니다. 그러곤 남이 뭐라 하든 말든 일로매진했습니다. 일을 이루는 데 이재오 같은 저돌적 캐릭터도 필요한 법이죠.

정치인 이명박은 외로웠습니다. 패거리와 세력이 없었으니까요. 이럴 때 이명박표 1호 의원으로 등록한 사람이 정두언(51)입니다. 정두언에겐 지금 ‘신권력의 디자이너’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한번도 있어본 적이 없는 것을 실현하는 사람입니다. 정두언은 공식적인 대선 전략보고서의 제목을 ‘겨울바다에서 고래잡기’로 달았죠. 12월 겨울 선거에서 대어를 낚아 올리자는 뜻이었습니다. 시원하고 유쾌하고 대담한 발상법 아닙니까. 정치에 녹아 있는 그의 예술적 감수성이 어떻게 진전될까 흥미롭습니다.

노무현에게 ‘노사모’가 있었다면 이명박한테는 등록회원 463만 명이라는 외곽 조직, ‘선진국민연대’가 있습니다. 리더 박영준(47)이 전국 243개 시·군·구 단위 지역을 여섯 번 돌며 일군 땀냄새 나는 조직입니다. 그는 이명박 386 참모들의 맏형 격입니다. 말수가 적은 경상도 사나이죠. 이상득·이명박 형제를 차례로 15년 보좌했어요. 그는 7년 전 당선인에게 “내 인생 이명박에게 걸겠다”고 말했답니다. 자기를 알아준 사람한테 사나이 인생 바친 사기(史記) 열전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인물입니다.

현대의 권력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옵니다. 소통을 장악하면 여론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강승규(45)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에서 소통을 시작합니다.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어머니』 같은 책이나 ‘마빡이 명빡이’ 같은 UCC 동영상은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이명박을 홍보 상품화한 거였죠. 재주 있는 사람들을 핀셋처럼 찍어 이명박 진영에 가담시키는 헤드헌터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강승규는 어느새 이명박 인맥의 허브가 되었습니다.

이명박 주변엔 이런저런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습니다. 열전을 읽는 기분이 들 정도지요. 권력은 생산보다 소비하기가 어렵습니다. ‘실패한 대통령’은 권력 생산에 성공했으나 권력 소비엔 실패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명박 같은 실력파가 권력 소비에 성공하기 위해 염두에 두면 좋을 게 있습니다. 보일 듯 말 듯 겸손하게 그를 도와주고 있는 주호영(48)의 좌우명을 따르는 겁니다.

“넘치는 것을 경계하라.”


전영기 정치부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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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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