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나니와 안데르손을 이적시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 두 선수와 관련된 뉴스들이 포르투갈 언론 사이에서 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원칙적'이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때문에 최종 서명까지 한 것은 아니라는 조심스러운 의견들이 있었지만 두 선수는 물론 나니와 안데르손의 각 소속팀 구단들이 언론을 통해 맨체스터 행을 시사한 만큼 사실상 이적이나 다름이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포르팅 리스본, FC포르투 측은 이 두 선수와 관련된 협상을 위해 14시간 30분의 마라톤 협상을 펼쳤다. 하지만 협상 내용 중 이적료에 대해서는 언론마다 내용이 다르고 추가 옵션사항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단지 포르투갈 언론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나니의 이적료는 2,550만 유로, 안데르손의 이적료는 3,000만 유로에 합의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포르투갈 언론에는 영국 언론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적료에 이적 후 활약여부에 따라 추가 금액이 지급될 것이라는 내용과 나니나 안데르손의 임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언급이 없다.

허나 중요한 것은 이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엄청난 금액의 액수가 언급되었다는 사실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랜기간 관찰해 온 선수들인 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얘기인 만큼 앞으로 이들의 활약여부에 상당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C포르투에 지급할 안데르손의 이적료 3,000만 유로는 2004년 FC포르투에서 첼시로 이적할 때 포르투갈 무대에서 해외로 진출한 선수 중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운 히카르도 카르발료의 이적 금액과 타이 기록이다.


풍선이 터지기 전에 넘겨야 한다

이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나니의 협상과 관련해 스포르팅 리스본의 소아레스 프랑코 회장이 기자 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주앙 무팅요, 미구엘 벨로수, 야닉 잘로와는 달리 재계약을 거부해 온 나니의 경우 6개월 뒤면 보스먼 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더 늦으면 헐 값에 다른 팀으로 넘길 수 밖에 없는 스포르팅 리스본의 상황을 빗대서 표현한 것이다.

기자 회견장에서 프랑코 회장은 "나니와의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나니의 미래와 그의 의견을 존중하며, 팬들과 구단은 아쉽더라도 그를 이적시킬 수 밖에 없었다"는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 스포르팅 서포터들에게 나니의 이적을 시인하였다.


나니의 이적과 박지성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안데르손보다 나니의 합류에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은 그가 박지성 선수와 주전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지성은 나니와 해볼만 하다. 하지만 그것은 나니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보통 포르투갈 윙어들을 언급할 때 대부분이 루이수 피구,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시망 사브로사, 히카르도 콰레스마 등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이들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작아보이는 나니지만 이들보다 단연 뛰어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비가담이다.

그래서 나니 입장에서는 박지성과 주전경쟁이 해볼만 한 것이다. 나니의 소속팀 스포르팅 리스본의 경우 4-3-3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4-4-2를 메인 전술로 하며, 미드필드는 아래와 같이 다이아몬드 형태이고 이 중 나니는 오른쪽 미드필더다.


................로마뇰리

무팅요..........................나니

.................벨로수


따라서 팀 전술상 나니의 역할은 공격에만 그치지 않았고 수비적인 역할 또한 대단히 컸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나니의 공격포인트는 위에 언급한 선수들보다 적다. 그러나 나니는 그들과는 다른 스타일로 팀에 중요한 공헌을 해 왔기에 공격포인트가 적어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나니도 윙인 만큼 테크닉이 좋은 선수지만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나 히카르도 콰레스마처럼 눈을 즐겁게(?) 할 정도는 아니다. 나니의 테크닉은 루이스 피구처럼 상대의 역동작을 이용하기 때문에 간단하고 단순하다. 또한 올 시즌 가장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평가받는 바디 밸런스를 언급하지 않고 나니를 설명할 수 없다. 즉, 상대수비수가 거칠게 태클해도 잘 넘어지지 않고 다음 동작으로 이어나가는 능력은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에 버금간다.

나니는 아무래도 긱스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보고 영입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오랜기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는 것을 꿈꿔왔던 나니가 과연 베컴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운 호날두처럼 맨유의 레전드 긱스의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올드 트래포드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싶다

안데르손이 <아 볼라>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FC포르투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과 함께 맨유에서 그 아쉬움을 달래보겠다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그는 FC포르투에서 '양날의 검' 으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루초 곤잘레스와 함께 나섰던 경기는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풀리지 않아 종종 문제가 됐다.

이번 시즌 종료 직전 안데르손이 돌아온 이후 경기에서는 하울 메이렐레스 대신 선발로 나섰지만 좋은 모습이 아니었고, 오히려 FC포르투는 그가 메이렐레스와 교체된 이후부터 경기가 더 잘 풀린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안데르손이 나섰을 때 FC포르투는 미드필드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안데르손은 포르투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기간이 길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그를 FC포르투의 확고한 주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것은 안데르손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FC포르투의 팀 전술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디에고가 브레멘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상당히 비슷하다. FC포르투의 미드필드는 엄연히 루초 곤잘레스에게 무게중심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안데르손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짧은 시간 포르투에서 과시한 재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 없이 유럽전역을 뒤흔들 만한 모습임이 분명했다. 따라서 포르투갈 무대를 떠나 분데스리가를 평정한 디에고처럼 안데르손 또한 자신을 필요로 하는 클럽에서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안데르손은 스콜스의 대체자인가?

위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단순히 "예 혹은 아니오" 로 대답하기는 힘들다. 사실 여기에는 정확한 답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데르손의 경우 폴 스콜스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선수이다. 그래서 안데르손의 맨유행이 더욱 놀라운 것이다. 안데르손은 그의 등번호가 가진 10번의 의미가 가지는 것처럼 엄연히 공격형 미드필더다. 윙포워드에서 활약을 하긴 했지만 콰레스마가 없었을 때였고, 아무래도 그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안성맞춤이다.


올 시즌 맨유의 한계점과 안데르손

즉, 안데르손은 브레멘의 디에고나 밀란의 카카와 비슷한 역할을 해주는 선수다. 즉, 폴 스콜스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기에 안데르손이 그의 대체자라기 보다는 맨유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지는 4-2-3-1이나 4-3-1-2로의 전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알렉스 퍼거슨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으나 안데르손을 영입했다면 분명 이러한 역할을 기대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한계점을 커버해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 생각되기에 더욱 주목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프리미어십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유럽최고가 되기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른 팀 중 유일하게 4패나 기록했고, 비록 승리를 했지만 릴이나 벤피카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첼시와의 FA컵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경기는 모두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라이언 긱스의 측면 공격이 팀 공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여기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상당히 고전한다. 특히 측면수비 커버링이 좋은 클로드 마켈렐레나 젠나로 가투소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협력수비를 하면 큰 어려움을 겪는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의 독일월드컵 4강전에서도 호날두는 비에이라와 마켈렐레의 번갈아 들어오는 협력수비에 상당히 고전하였고, 이는 밀란이나 첼시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첼시는 04/05시즌 디에고가 이끄는 FC포르투에게 패배하였고, 올 시즌 역시 그가 이끄는 브레멘에게 패배하였다. 반면 호아킨 산체스와 비센테 로드리게스와 같은 선수들도 첼시전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점을 보면 첼시는 측면 공격보다는 상대 중앙 미드필더에 의해 그들의 강력한 미드필드가 분산되었을 때 어려운 경기를 한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첼시는 미들스브러에게 0-3으로 완패했을 때도 파비우 호쳄바크를 막지 못했는데 당시 호쳄바크는 첼시의 미드필드를 뒤흔들어 놓았고 결과적으로 이는 미들스브러가 첼시로부터 승점 3점을 얻게 만들었다. 측면 공격보다는 중앙 미드필드가 강력한 리버풀이 유독 첼시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맨유가 첼시처럼 강력한 미드필드를 가진 팀을 만나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 미드필드에 부담을 주는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육중한 느낌을 주면서도 빠른 발을 가졌음은 물론 브라질리언 다운 놀라운 테크닉과 패싱력, 게다가 왼발잡이라는 개성까지 갖춘 강력한 슈팅. 안데르손은 여러모로 상대 미드필드에 부담을 주는 데 최적화 된 선수다. 따라서 맨유의 나니 영입보다 안데르손 영입이 훨씬 더 놀랍고 기대된다.

프리미어리그는 축구계에서 그 흔하다는 브라질 선수들이 별로 없다. 더군다나 올 시즌 안데르손과 비슷한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왔던 아스날의 줄리우 밥티스타나 스포르팅 리스본 소속으로 포르투갈 무대를 평정했던 미들스브러의 파비우 호쳄바크가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안데르손의 이적이 맨유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여부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깜짝 놀랄만한 영입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의 치열한 07/08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 사커라인 이창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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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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